신문에서 감자칩과 인터넷 밈 이라는 글을 보다가 생각해볼 만한 부분을 발견하여 일부를 발췌해본다.


… 적어도 현 시점까지의 인터넷은 빠르고 짧은 정보를 선호한다. 디바이스도, 플랫폼도, 매체도, 이용자도 그렇다. ‘빠르고 짧다’는 표현은 어쩌면 동어반복인데, 인터넷 세상에서 어떤 정보가 빨리 전파되려면 짧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데 지식은 대개 짧지 않다. 지식이란 정보들이 논리에 따라 연결되어 있는 구조물이다. 깊은 지식일수록 규모가 크고 구조가 복잡하다. 따라서 문맥이 중요하다. 책 한 권을 문장 단위로 분리해서 마구 흐뜨러뜨린 뒤 순서 없이 읽는다면, 그 책의 모든 글자를 다 본다 해도 제대로 이해하는 내용은 아주 적을 게다. 그게 인터넷이고 소셜미디어다.


문맥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시선을 잡아끈다. 사실 문맥을 읽어내는 것은 모든 일에서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마주하는 일상은 항상 거대한 카오스 덩이리이고, 그 안에 친절한 3줄 요약 같은 건 없다. 중요한 인사이트는 장면이 아니라 거대한 줄기를 아우르는 문맥에서 온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문맥을 읽어내는 일, 업무에서 문맥을 읽어내는 일, 심지어는 30여년 짜리 대서사 같은 내 인생에서의 문맥을 읽어내는 일. 내가 마주하는 문맥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