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많이 들어본 단어들의 나열입니다. 이상의 문구들은 이동통신 3사의 3G(3rd Generation), 즉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의 광고 어구들입니다. 요즘 멍하니 TV를 보다가, 느낀 점이 있어 이동통신 회사들의 광고에 주목하고 있답니다. 여기서는 특히 SHOW쪽의 광고에 대해서 논의를 펼칠 건데요. 잠시 논의의 편의를 위해 지금의 이동통신 시장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국내 이동통신의 역사는 10년 주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1980년대 중반에 시작된 1세대 이동통신은 88올림픽을 기점으로 본격화되었습니다. 1세대는 원래 군이나 경찰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하던 이동통신이 민간에 보급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AMPS라는 북미식 기줄 표준이 활용되었구요. 1990년대 중후반부터 CDMA방식을 활용하여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신한 2G, 즉 2세대 이동통신이 꽃피기 시작L습니다. 북미식인 CDMA와 유럽식인 GSM 두 기술표준을 놓고 고심했던 정보통신부는 세계적으로 덜 사용되는 CDMA방식을 채택했는데, 그 이유는 걸음마 수준인 국내 이동통신 산업이 자생력을 가질 때까지 일단 보호 육성하기 위해서였다죠. 기술표준이 다른 것은 일종의 보호무역 장벽이 되어 실제로 이 시기에 우리나라 이동통신 산업은 독자적인 기술력을 갖추며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 3세대 이동통신은 2007년 3월 ‘SHOW' 런칭을 시작으로 본격화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유럽식인 WCDMA와 북미식인 CDMA EV-DV 두 개 기술을 복수 표준으로 채택했으나, KTF와 SKT가 유럽식 WCDMA를 사용하고 있어 사실상 단일 기술표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WCDMA는 전 세계의 90퍼센트가 채택할 3G 세계표준이기 때문에 2G에서 18개국만 가능했던 해외 로밍이 이제 3G에서는 145개국으로 확대될 수 있었습니다. 3G는 기존의 음성 위주 서비스에서 영상과 고속 무선인터넷을 특징으로 이동통신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1) 3rd Generation
3G가 광고에도 큰 영향을 끼쳤나 봅니다. 최근 이동통신 회사들의 광고를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혁신적인 SHOW의 광고로 촉발된 광고경쟁이 광고의 판도를 많이 바꿔놓았죠. 그것은 아마도 엄청난 파급력을 떨친 SHOW마케팅의 결과일 것입니다. 2G시장의 만년 2등 KTF를 3G의 1등 SHOW로 만들어 놓았으니까요. (물론 3세대 시장을 내다보고 특별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기까지 한 KTF의 All-in전략을 무시할 순 없습니다만, 마케팅이 주요한 역할을 한 건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SHOW 이후로 마케팅의 질적 경쟁이 심화된 것은 아마도 그래서 일 것입니다. SHOW의 3G전략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2G시장에서 만년 2등 브랜드였던 KTF로는 3G에서 승리할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비록 가치가 있긴 하지만, KTF라는 브랜드이미지와 과감히 단절하고 새로운 SHOW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겠다. 그래서 새로운 3G의 바다에서 승리하겠다. 비록 그 바다가 아직 열릴지 장담할 순 없지만, 열리지 않았다면 우리가 열고라도 뛰어들겠다. SHOW라는 이름에서도 보이듯이 영상통화를 중점으로 그 바다를 개척하겠다. 그렇기에 SHOW의 핵심 포지셔닝은 ‘혁신(innovative), 즐거움(fun), 언제어디서나(ubiquitous)’이다. ‘쇼를 하라. SHOW'
SHOW의 이러한 전략은 정확하게 먹혀들어갔습니다. 2G에서 3G로 넘어오면서 KTF라는 브랜드네임을 과감히 버린 SHOW의 전략덕분에 SKT도 거기에 끌려가듯이 T라는 새로운 3G브랜드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그로 인해 SKT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2G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상실했습니다. T라는 브랜드로 마케팅을 시작하긴 했지만, 준비기간의 차이와 기술적인 문제 등이 겹쳐서 3G시장에서의 핵심적인 이미지조차 잡지 못하고 있죠. T는 ‘생각대로 T’라는 모토로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장동건과 비 등의 유명한 배우들을 이용한 ‘되고송’<u>[생각대로 하면 되고~]</u>에서 보이듯 SHOW와 같은 영상통화를 핵심 포지션으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비비디 바비디 부’<u>[생각만하면 생각대로 비비디 바비디 부~]</u>를 거쳐, Show의 성공적인 소닉 브랜딩(Sonic branding-소리만 들어도 그 브랜드를 떠올릴 수 있게 반복적인 멜로디를 주입하는 방법)기법에서 <u>[빰~빠밤 빰 빰 빰빰 빰빰의 반복]</u>에서 모티브를 얻은 ‘See The Unseen'<u>[약간의 TV, 약간의 인터넷, 전화 약간 합치면 못 보던 세상. See The Unseen SK broadband]</u>까지 다다랐죠. 여기에 이르러서는 기존에 유명연예인과 자본력을 중점으로 하던 광고방식에서 어느 정도 탈피하여 유명하지 않은 W&Whale이란 가수를 내세우는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생각대로 T‘로 다시 돌아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u>[생각대로 해. 그게 답이야]</u> 이대로라면 예전 KTF가 그랬듯이 3G시장에서는 T가 만년 2등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T는 핵심 포지셔닝 자체가 없으니까요. T=영상통화라는 이미지가 형성되기도 전에 ‘See The Unseen'에서 보이듯 무선인터넷까지 브랜드 이미지를 확장한 결과입니다. 그래서 지금 T는 굉장히 애매한 입장에 처해있습니다. 그들이 버티는 것은 단지 ’부자는 망해도 3년 간다‘라는 속담을 증명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2G 시장에서도 항상 3위의 굳건한(?) 입지를 자랑하던 LGT가 장래성은 더 밝아 보입니다. 뒤늦게 'OZ'라는 3G브랜드를 런칭했지만, 'OZ'의 핵심 이미지를 무선인터넷으로 굳히는데 성공했죠. 런칭 초기부터 꾸준히 <u>[we live in OZ]</u>를 밀고 나간 OZ는 연예인을 이용한 마케팅을 주로 펼쳤습니다. '맨발의 기봉이'<u>[연예인들은 저렇듯 OZ를 일상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당신은?]</u> 등 연예인들이 OZ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주요전략이죠. SHOW와 T가 새로운 3G 시장을 가장 어필하기 쉬운 ‘영상통화’로 개척하고 있을 때, LGT는 오히려 후발주자의 이점을 찾은 것이죠. 개척된 시장에서 아직 선점되지 않은 무선인터넷은 LGT에게 기회였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지금 3세대 이동통신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새로운 3G 시장에서 어떻게든 차별화하려는 광고들입니다만, 신기하게도 일종의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더군요. 그것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기존과의 단절. 세 브랜드 모두 기존의 2G 브랜드와의 단절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둘째, 새로운 세상이 이미 펼쳐져 있음을 강조. 모두 3G라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져 있다고 강조하는 마케팅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각각의 브랜드와 열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새로운 세상이 열려 있으니, 당신은 뒤떨어져 있다고 말이죠.
2) 『impossible is possible』의 한계
사실 '당신이 모르던 세상이 있다는 류'의 광고는 아주 고전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와 제 지인은 논쟁을 할 때, 이러한 광고들을 묶어서 『impossible is possible』류의 광고들이라고 불렀었습니다. 그것은 [impossible is nothing]이라는 아디다스의 광고가 그러한 류의 광고 형상을 가장 표면에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내용으로 광고를 했던 아디다스는 자신의 브랜드에 개척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우길 원했습니다. 당신이 좌절하는 동안에 누군가는 그것에 굴하지 않고 불가능을 극복하고 있다. 아디다스를 통해서. 『impossible is possible』류의 광고는 최근에도 계속 보이고 있는데요. Olleh KT의 [Olleh!]광고도 그 중 하나죠. 당신이 wow라고 외치는 순간, 누군가는 Olleh!를 외치고 있다. KT를 통해서.
저와 제 지인은 『impossible is possible』류의 광고들에 대해 얘기하면서, 그 광고가 가지고 있는 허구성에 주목했습니다. 우리는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인식에는 어느 정도 동의했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개인마다 다를 수 있는 생각의 자유이니까요. 다만, 그 광고가 항상 불가능을 극복하는 요소로 각 회사의 소비재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식을 느꼈죠. ‘불가능(혹은 새로움에의 도달)은 아무것도 아니다. 단, 000을 통해서만’. 소비재를 통한 불가능의 극복 혹은 새로움으로의 도달이라는 환상은 우리가 보기에 너무 위험해보였습니다. 불가능의 극복이라는 것이 상품의 소비를 위해 악용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였지만, 역으로 생각했을 때 문제는 더 커보였습니다. ‘상품의 소비를 통하지 않고는 당신은 절대 불가능을 극복하고 새로움에 도달할 수 없다.’
3) 『SHOW』류의 등장
이동통신 3사의 광고를 보면 이들도 대부분 『impossible is possible』류의 광고에 속함을 알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시장의 개척이라는 물리적 환경의 영향이 컸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까지 살펴본 이동통신 3사의 광고를 <SHOW>류의 광고로 따로 분류해서 논의하려고 합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논리구성에서의 차이점 때문인데요. 과거 제 지인과 분석한 『impossible is possible』류의 광고는 대체로 ‘색다른 세상은 이미 존재한다. 그것은 이미 기존에 존재하고 있었다. 다만 당신이 그것을 모를 뿐이다. 당신은 우리를 통해서 그 세상으로 진입할 수 있다. 진입하지 못한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당신은 선택받은 소수의 세상에 들어간다. 우리를 통해서’ 라는 구성을 보입니다. 반면 지금의 <SHOW>류의 광고는 ‘새로운 세상은 이미 존재한다. 그것은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던 과거와는 단절된 세상이다. 지금은 모두들 그곳에 살고 있다.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모두와 다르게, 당신은 아직도 이전의 낡은 세상에 남아있다. 당신은 시대에 뒤쳐진 선택받지 못한 소수이다. 어서 이 새로운 세상으로 진입하라. 우리와 함께’라는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마케팅 용어로는 계획적 진부화(planned obsolescence)라고 합니다. 새 상품 판매를 위해 아직 수명이 남아있는 구 상품을 빠르게 도태시키는 것이죠. 계획적 진부화의 쉬운 사례는 ‘마하3’입니다. 세계 최초 3종 면도날인 마하3의 성공요인은 사실 3중날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교체시기를 알려주는 인디케이터 윤활밴드였습니다.(면도기의 파란색부분) 질레트의 주 수익은 사실 면도기가 아니라, 면도날에서 발생하기에 질레트는 면도날을 소비자들이 많이 교체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렇기에 인디케이터 밴드를 부착해서 기존에 쓰던 면도날을 빠르게 교체하게 하는 방법을 개발했죠. 사실 인디케이터의 색깔이 변한다고 해서 수명이 다 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그렇게 인식하는 것뿐이죠.
잡설이 조금 길어진 것 같군요. 『impossible is possible』류의 광고가 지금의 3G에 와서 <SHOW>류의 광고로 변화된 것은 저에게 큰 시사점을 주었습니다. 광고는 그 사회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완전히 사회와 떨어져서 존재하는 광고는 불가능하죠. 중동과 유럽의 광고가 다르고, 미국과 우리의 광고가 다르듯, 광고는 그 사회를 반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SHOW』류 광고의 등장은 우리 사회에서 더욱 커진 변화에의 욕망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과거의 『impossible is possible』에서 기존의 사회에 조그마한 환상을 덧씌운다던가, 당신은 선택받았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등의 조그마한 수정으로는 만족하지 못할 정도로 말이죠. 그래서 기존과의 단절. 그리고 모두가 새로운 세상으로 진입했다는 환상이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4) SHOW의 프레임워크(frame work)
이렇게 광고들을 분석하는 동안 저는, 예전에 묻어두었던 의문 하나를 다시금 꺼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사회를 새롭게 변화시킬 것인가?’
단지 마케팅적인 면이 아니라, 현실적인 사회에서 우리는 사회변화에 대한 욕망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그래서 저는 SHOW의 전략을 조금 더 분석해서 그에 대한 답을 조금 얻어오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SHOW』류의 광고는 말 그대로 SHOW의 마케팅과 전략에 영향을 받은 광고의 일군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SHOW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3G라는 시장을 개척한 방식에서 사회를 재구성할 실마리를 조금은 찾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SHOW는 모든 광고와 전략들을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그렇기에 SHOW는 큰 틀을 가지고, 연속적인 광고의 효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대중들의 인식을 분석하면서 큰 틀 안에서 세부적인 수정만 이루어졌죠. 다른 광고들도 물론 스토리적인 CF를 구성하기도 하고, 티저를 통한 여러 매체의 관심을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SHOW는 런칭 초기부터 큰 틀을 잡고 마케팅의 연속성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처음 시작은 티저광고였죠. ‘지루함의 종말’<u>[무덤이 나오는 광고]</u>, ‘새로움의 탄생’<u>[정자와 난자가 나오는 광고]</u>로 시작해서 SHOW에 대한 관심을 어느 정도 유도했습니다. 그리고는 ‘혁신(innovative), 즐거움(fun), 언제어디서나(ubiquitous)’라는 포지셔닝을 지속적으로 밀고 나갔습니다. ‘백남준편’<u>[백남준-혁신(innovative)이미지]</u>, ‘발명품편’<u>[머리에 쓰는 우산등-즐거움(fun)]</u>, 그리고 ‘글로벌 로밍편’<u>[영상통화로 프랑스에 간 여자 친구 대신 요리주문-언제어디서나(ubiquitous)]</u>등의 지속적인 광고와 더불어서 거리에서도 홍보를 시작했죠. 여름에 쇼-아이스카, ‘SHOWCASE'에서 영상통화로 하는 가위바위보, 그리고 ’SHOW당‘등의 프로모션 활동을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모두 활발히 활동했습니다.
그 와중에 물론 T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3G 시장을 키우기 위해 SHOW측이 의도한 것이었습니다. 잠시 나왔던 ‘SHOW의 주파수 우위를 설명하는 광고’를 기억하십니까? <u>[세계 WCDA주파수는 2기가 쇼는 환호했다. 1.8기가에서 시작했으니까. 0.8기가-SKT는 준비가 한창일 때]</u>라는 광고가 나오고, 삽질하는 SK의 그림이 나왔었죠(웃음).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광고 기간 자체도 짧았거니와, 광고의 타겟이 놀랍게도 소비자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이 광고의 타겟은 SKT였습니다. 그들을 자극해서 새로운 시장으로 뛰쳐나오게 만들기 위한 광고였죠. 그 전략은 성공해서 3G시장은 T덕분에 더욱 커져갔고, SHOW의 이미지는 거대해진 시장 안에서 오히려 굳건해졌습니다. 혁신과 즐거움이 어느 정도 굳건해지자 이제 SHOW는 영상통화라는 핵심이미지에 대한 마케팅에 중점을 둡니다. ‘고향부모편’<u>[아들아~우리는 암것도 필요 없다. 옆집 가서 티비본다~]</u>등의 일련의 시리지를 통해 일상생활 속에 SHOW를 집어넣기 시작했죠. 이 이후로 ‘1살의 쇼’<u>[일어서는 아이]</u>, ‘20살의 쇼’<u>[아름아! MT와~]</u>, ‘7살의 쇼’<u>[대통령되면 아빠 뭐 사줄래? 짜장면]</u> ‘100살의 쇼’<u>[할머니~100살까지 사세요―100살 잔치]</u>등 일련의 시리즈로 영상통화=SHOW라는 이미지가 더욱 굳건해졌죠. 그리고 최근에는 다시 ‘혁신’이미지를 강조하는 ‘때문에’ 시리즈가 등장합니다. 이 광고는 후발주자들이 성장함에 따라 ‘혁신’이라는 SHOW의 이미지 강화할 필요성이 있어서 만들어진 것이죠.
사실 SHOW라는 브랜드명 자체도 엄청난 고려를 통해서 나온 이름입니다. 400개의 브랜드네임이 예선을 통해 [W], [What], [Vyond], [Wing], [SHOW]라는 5개로 간추려졌습니다. 이 최종안에서 가장 차별화될수 있고, KTF의 브랜드 이미지를 벗어버릴 수 있을 정도의 파격적인 이름을 고른것이 SHOW였습니다. 이렇게 SHOW는 등장할 때부터 철저히 자신의 ‘SHOW’라는 브랜드에 대한 고려로 완성되었습니다.
5) 자, 이제 우리는?
이러한 일련의 전략을 저는, 프레임워크(frame work)의 구체적 양상을 제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이제 SHOW라는 단어를 받아들일 때 우리는 철저히 SHOW측이 만들어놓은 프레임에서 받아들입니다. 그냥 단어인 쇼조차 말이죠. 쇼라는 단어 자체는 원래 ‘쇼하고 있네’. ‘생쇼’등의 부정적 어감이었지만, 새롭게 구성된 프레임에 의해 긍정적으로 다시 태어났죠. 사실 레이코프씨의 저서를 읽으면서 가장 의문이 되었던 점은 구성되어있는 프레임(frame)의 분석은 철저하지만, 정확히 그 프레임이 형성된 과정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현실의 가벼운 사례에서 그 적용방법을 고민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제 이러한 SHOW의 프레임워크(frame work)를 우리가 사회를 변화시키고 재구성하는데도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봅니다.
우리가 이런 SHOW가 시사하는 방식의 프레임워크(frame work)를 사용한다면?
기존과의 철저한 단절을 꾀하고, 새로운 세상을 제시한다. 장기적인 틀에서 고민하고, 계획적 진부화를 이루어낸다. 그 과정에서 상상력은 필수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상상력만이 기존의 패러다임을 뛰어넘을 수 있으니까요. 이러한 프레임워크(frame work)는 충분히 우리의 작은 학생사회나 더 넓은 사회에 있어서도 적용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점은 그 방법의 도덕성에 대한 문제인데요. 이러한 방법적인 것에 너무 치중하다보면 우리가 소위 말하는 ‘이미지 정치’와 다를 게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프레임의 재구성이 실천의 표현방식으로만 나타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SHOW가 자신의 역량을 올인해서 논위피폰을 만들고 기지국을 개편하고, 쇼킹스폰서와 같은 상품을 개발하는 노력을 한 것처럼 말이죠. 그렇게만 된다면, 그것은 ‘이미지 정치’를 넘어선 사회를 재구성하는 프레임워크(frame work)의 기초형태를 시사해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