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군과의 대담 - 잘못된 방법은 잘못된 결과를.
병장 박수영 06-01 16:34 | HIT : 250
[ 제 글은 그다지 정교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살살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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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방법으로 얻은 결과에 의미는 없어' 라고 허여멀건 한 파일럿 S씨는 말했다.
자. 거두절미하고 해체해 보자.(…)
잘못된 방법으로 얻은 결과에 의미는 없다.
이 명제는 사실 상당히 추상적이다. 일단 파일럿 S씨는 그다지 총명한 분이 아니므로 그의 지식수준과 가치관을 추정하여 명제를 파악해보면.
잘못된 방법 : 상식적인 기준에서 부도덕적이고 정당하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모든 행위
결과 : 그 방법으로 도출된 모든 성과(output)
['의미는 없다'는 너무나 애매모호하므로 일단은 위의 2개를 이용도?하겠다]
이 명제를 보고 다음과 같은 2가지 상황을 상상했다고 하자.
1.ATM 기기에서 돈을 인출하여 나오는 C양의 핸드백을 소매치기 하여 얻은 100만원
2. 국방의 의무를 위해 이 한 몸 다 바쳐 대략 15개월에 걸쳐 열심히 저축한 100만원
그렇다면 우리의 평균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으로 2번은 1번보다 의미가 있다고 본다.
[ 논리와 이성을 떠나서 그냥 저런 상황을 듣는 순간. 아. 2번이 1번보다 낫다고 볼것이다]
100 만원이라는 결과물을 손에 넣는 것은 1번의 방법도 2번의 방법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어째서 1번의 100만원은 2번의 100만원에 비해서 그 의미가 그 가치가 퇴색되는가?
S 씨에게 물어보겠다.
S : 왜냐하면 남의 돈을 강탈하는 것. 그것은 범죄이기 때문입니다. 처단받아야 마땅한 행위입니다. 그렇게 얻은 100만원에 의미는 없습니다.
하지만 100만원이라는 돈을 손에 얻었다는 면에서 양쪽의 결과는 똑같지 않습니까?
S : 그렇지 않죠. 설령 그 악한 100만원을 손에 넣었다 하더라도, C는 바로 경찰에
연락을 할 것이고, 그 악당은 곧 수갑을 찬 채 100만원을 써보지도 못하고 감옥에
가게 되겠군요.
자. 우리는 여기서 의문점을 하나 제시하겠습니다. 경우 1로 획득한 100만원과 경우 2로 획득한 100만원은 같은 결과가 아니라는 말씀이시군요? 왜냐하면 경우 1의 돈은 상대적으로 경우 2에 비해서 '위험성'이라는 불안요소를 내포하고 있으니까요.
S: 예. 그렇다고 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이 범죄자가 너무나 지능적이고 교활하고 영민하여 절대 자신이 경찰에게 잡히지도 않아 100만원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면요?
S: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범죄자의 마음속에는 '죄책감'이라는 것이 남아 있을 겁니다. 훌륭한 마음가짐의 2번의 '성취감'과는 다른 경우죠.
만약 이 범죄자가 '죄책감'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이 성취감을 경우 1만큼 느낀다고 하면요?
S: … 누굽니까? 그 범죄자는.
뭐. L씨라고 해두겠습니다.
정리하겠다. 경우 1과 경우 2의 의미가 달라지는 것은 결국 '결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결과'라는 면을 단순한 물질적 성과나 어떤 하나의 사건만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행위'가 일으킨 모든 성과를 '결과'라고 본다면, 경우 1과 경우 2의 결과는 같지 않을 수도 있다.
경우 2의 경우 얻은 100만원은 상당히 견고하다. 그 돈은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자신의 것이 되었으며, 제도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정당하다.
경우 1의 경우 얻은 100만원은 상당히 취약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불법적인 경로를 통했기 때문에 사회에서 지탄받으며, 최악의 경우 100만원을 빼앗기고 자신에게 도덕적이고 사회적인 책임을 물을 위험성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같지 않을 수도 있다'라는 것에 주목하자.
우리의 히어로 L씨는 100만원을 강탈한 후 기어스를 통해 피해자 C양의 기억을 소거하는 데 성공했다. C양은 어떠한 상황하에서도 돈을 뺏겼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 외의 관찰자는 없었다. 감시카메라는 L군의 방해로 인해 그 부분 만이 훌륭히 편집되었다. 너무나 훌륭히 편집되어 SECOM은 눈치채지 못한다. 만의 하나의 경우를 대비해 L씨는 SECOM 직원에게 기어스를 걸어 '이상을 눈치채지 못하게 했다'라고 하자. L씨는 이 일련의 작업의 완벽함으로부터 큰 성취감과 기쁨을 얻었다.
경우 3 L씨는 잘못된 방법으로 100만원을 얻었으나, 모든 위험성으로부터 완벽히 탈피했다. 도덕적 죄책감은 느끼지 못한다.
이때 경우 2의 100만원의 안전성과 경우 3의 100만원은 물질적인 의미로 완전히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경우 3의 100만원은 의미가 경우 2에 비해서 퇴색된다고 볼 수 있는가?
S 씨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S : 그렇다 하더라도 의미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분명 그 C양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100만원을 잃어버리지 않았습니까? 그것은 분명 악의적인 행위로써 심판받아야 합니다.
그 C양은 돈에 대해 아무런 가치를 두고 있지 않아 L에게 주러 가던 길이었다고 하면요?
S : 그럼 뭐하러 L은 그 짓을 합니까?
L 씨는 C2 씨가 그것을 주려고 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죠.
S : 아무튼 100번 양보하여 완벽히 같은 결과가 주어졌다 하더라도, L이 한 행동은 사회와 조직에 있어서 불법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그 행동이 집단의 안전을 위협할 요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분명 막아야 할 일이겠지요.
그런 행동이 중첩되어도 집단의 안전을 방해하지 않을 이상적인 경우라고 하면요
S : 그런건 이상일 뿐입니다. 현실에서는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렇군요. 즉, 어떤 방법으로도 '잘못된 방법'은 '의미가 없는 결과'만을 낳게 된다고 하시는 거군요. 그리고 '잘못된 방법'이 '의미가 있는 결과'를 낳을 수는 없다고.
S : 그렇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게 바로 그겁니다.
정말로 잘못된 방법이던 잘된 방법이던,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완벽히 같은 결과'를 만들어낸 다면 그 결과의 의미는 동등하다. 하지만 그 '완벽한 같은 결과'가 현실에선 절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정된 공간을 만들어 A와 B라는 사람을 집어 넣었다. 두 사람에게 한자 50자가 적힌 종이를 주고 하루에 2시간씩 외우도록 시켰다. 대신 그 대가로 C는 일정량의 보수를 약속했다. A는 정말로 성실하게 하루에 2시간씩 한자를 꼬박꼬박 외웠고, B는 대충대충 보기도 하고 말기도 했다. 하지만 C는 A와 B가 열심히 하고 있는지 절대 알 수가 없다. 약속된 일주일이 지나 A와 B는 밀실을 나왔다.
C : 제가 말씀드린 것을 성실하게 수행하셨나요?
A : 예
B : 예
만약 이곳에서 이 세계가 종결된다면 두 사람의 결과의 가치는 이 상태로는 동등하다. 왜냐하면 A가 가지고 있는 한자의 지식과 B가 가지고 있는 한자의 지식이 누군가에게 관측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하지만 만약 C가 테스트 용지를 하나 가지고 와서 시험을 해보았다고 해보자.
A 는 100점 B는 20점이 나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으리라. B는 성실히 임무를 수행하지 않았구나.
그러므로 B의 성실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따라서 B의 평가는 깎아내려가게 되고 그것은 차후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즉, 우리가 어떤 방법으로던 시도하는 행위는 지극히 '현실적으로' 누군가에게 관측이 되고 또한 다른 결과를 가지고 온다. 열심히 군생활은 한 A도 전역, 대충 시간 때운 B도 전역 이라고 해서 똑 같은 결과가 아니다. A의 동료들은 A의 성실함과 근면함에 대해 높은 가치를 부여할 것이고, 혹시라도 사회에서 조우하게 되었을 때도 그에 대해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가질 것이다. 반대로 B의 경우 안 좋은 평가를 가지고 시작하게 되겠지.
그래요. S씨. 당신 말이 맞아요.
우린 이론과 이상의 세계가 아닌 현실의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에.
'잘못된 방법으로 얻은 결과에 의미는 없어'라는 말은 맞는 거 같네요.
S : 핫핫핫. 역시 제 말이 맞지 않습니까?
당신 역시 잘못된 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언행불일치라는 사실만 제외하면요.
'사람을 죽여선 안돼' 하면서 열심히 로봇으로 연장질 하고 계시더군요.
S: ………….
< 끗>
상병 김현진
재미있는 글이군요.
S 가 누군지는 충분히 누군지 알겠습니다.(S. 끼루룩이.)
그리고 R이 아니라 L이랍니다. 06-01
병장 배진호
가장 중요한 건 양심 입니다.. 즉 마지막 자존심..
첫번쨰 사람은 마지막 자존심을 판것이고..
두번째 사람은 최소한 마지막 자존심은 지킨 것이죠..
결과적으로 똑같은 것으로 보이지만..
인간으로써의 내재적인 가치에 있어서 첫번째인 사람은
인간으로써 스스로 지녀야할 덕목을 포기한 것이죠..
그렇다고 인간이 아닌가?
인간이겠죠.. 대신 나사풀린 인간이라고 할까요?
무엇인가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에는 찜찜해진 상태라고 할까요?
그런 인간다움을 스스로 버린것이지요..
그 상황이 얼마나 힘들고 비참했는지와는 관계 없이 말이죠..
스스로 다독거리겠지만 말이죠.. 난 잘못하지 않았어..
아내를 위해서 그런거야 자식을 위해서...
그런건 모두 핑계일뿐이죠...
차라리 장기를 파는게 현명한 일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우리는 최소한으로 첫번째와 같은 선택을 한번이상을
한상태라는 것이죠..
그것이 분명 어쩔 수 없음이 분명하지만 말이죠..
그게 조금은 안타까운 현실이예요.. 간혹
1 번째를 2번째로 돌릴수 없음을 미리 판단한 사람들은
1 번째를 2번째 처럼 지속적으로 해도 괜찮다고 지레 짐작해 버리곤 하죠... 06-01
상병 김현진
그의 행동은 정신적 외상에 근거합니다. 고로 그것은 '신념'이 아니라 '트라우마'일 뿐이지요. 이런 그를 '합리적으로' 비판하는 것도 무리가 있지 않나 싶어요. 06-01
병장 이승일
S 는 천재이신 것 같아요. 06-02 *
병장 강세희
중간에 경우1과 경우2가 바뀐것 같은데 확인부탁드려요. 06-04
병장 박수영
바뀌었군요(땀) 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