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베스트선정-내글내생각]8等身 예술론과 '관계의 비관계'가 오후만 있던 목요일에 던져주는 여운  
병장 문두환   2008-09-18 15:31:14, 조회: 372, 추천:3 

  #1. 오래된 기억

  그는 볼품없는 수염을 기르고 있었고 퀭-한 얼굴과 수척한 몸매를 소유하고 있었다. 끼니를 자주 거르는 것인지 원래 마른 체질인 것인지는 분간하기 어려웠지만 어찌되었든 그에 대한 첫 인상은 이러했다. 영화예술학과 교수 황**. 내 옆자리에 앉은 선배로부터 그에 대한 설명이 계속 이어졌지만 그런 말들과는 별개로 독립영화협회 대표이고 우리대학 교수라는 분이 왜 이런 곳에 이렇게 남루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것인지, 스무살 세상 물정 모르는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첫 만남에서 그가 꺼내 든 이야기는 ‘우주’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의 사사(師事)를 제대로 전수받지 못한 탓일까. 지금은 그가 했던 말을 태반은 잊어버렸지만 아무튼 그의 말의 요지는 너와 나, 그리고 세상 그리고 사고를 확장하여 이 우주라는 것까지 생각하더라도 모든 것은 ‘연결’되었다는 것이다. 하나의 요인이 다른 무엇의 영향을 주거나 원인이 될 수 있기에, 그러므로 서로간의 ‘연결고리’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었다. 말하는 도중 그는 조금 흥분했었는지 침을 튀어가며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의 말이 그런대로 이해가 되었기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의 표시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천막지붕 위로 쏟아져 내리는 뜨거운 햇볕에 천막 안의 공기는 몹시도 텁텁했다. 더운 여름이었다. 눈이 부시다 못해 시릴 정도로 맑은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고 천막 앞으로 무수한 발길이 옮겨지고 있었다. 오후의 나른함과 햇살이 품고 있는 따뜻한 훈김에 나는 그만 졸리울 지경이었다. 그때였다. 나와 대화를 하고 있던 그는 별안간 천막 밖으로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다. “총장님! 이것이 대학입니까!!부끄럽지도 않습니까!!?” 그의 소리침에 지나가는 학생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일제히 내가 있는 천막으로 시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의 소리침을 들은 장년의 남성은 인상을 찌푸리며 우리 앞을 총총히 떠났다. 대화의 산통은 이미 깨져버렸다. 나는 그가 소리친 대상이 누구였는지가 몹시 궁금했으나 물어보기에는 천막안의 분위기는 이미 무거워져 버렸다. 

  며칠 후 나는 학교 정문 앞에서 “이사장님! 8等身으로 만들지 않아 죄송합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서 있는 남자를 보았다. **대학교 회화과 전 교수 김**. 사람의 이력이라는 것이 이렇게도 간결하게 설명될 수 있는 것일까. 어쨌든 교수 앞에 ‘전’자가 붙었으니 그는 이제 더 이상 우리대학의 교수가 아니라는 설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 있는 그의 앞으로 학생들은 무신경한 모습으로 지나쳐갔다. 그래도 한때는 한 교정 안에서 가르침과 배움을 나누던 관계였을진대, 그가 서 있는 이유조차 궁금해 하지 않는 무관심에 조금쯤은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는 교수재임용에 탈락하여 그 자리에 섰다. 재미있었던 것은 재임용 탈락의 배경이었다. 그는 학교에서 요구하는 만큼 수업을 진행했고, 작품을 제출했다. 문제는 작품의 내용이었다. 그는 5等身 모자(母子)상을 만들었고 그것이 전통적인 미(美)의 표현이라고 이야기 했다. 이사장은 소위 ‘8等身 예술론’을 들고 나와 그의 작품을 정면으로 내리깍았고 그의 작품을 8等身으로 고치라고 강요하였다.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날씨가 좋은 날 연꽃이나 그려 보라는 지시로 회화과 학생들이 몰려 나가 연꽃을 그려야 했고 이사장의 딸을 위해 작업공간을 내주어야 했고 겨울이면 난방도 되지 않아 시린 손을 부비며 수업을 들어야 하고 건물위험도 평가에서 ‘위험’을 받은 건물에서 수업을 진행해야 했고 예술가의 정신이 무참히 짓밟혀야 했던 현실에 분노했다. 그는 혼자서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부당한 권력에 맞서고 있었다. 김**교수의 1인시위를 시작으로 학교문제는 가시화되었고 2년 후에 우리대학은 교육부 종합감사를 받았다. 그 결과 ‘113억 환수조치’가 이루어졌다. 


  #2. 관계의 비관계
  
  어제 뉴스를 보니 2090년에는 10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어제는 9월 중순, 가을인데도 참 경이롭게 기온이 34도까지 올라가는 이상현상을 보였다. 모 시사잡지의 ‘따뜻해서 아픈 나의 지구여’라는 타이틀과 함께 백곰이 백곰을 잡아먹는 기이한 표지사진이 눈앞으로 다가온 느낌이었다. 엘리뇨현상과 나니뇨현상으로 인한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이들이 있는 반면 한쪽에서는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저 하룻동안 엄청난 양의 석유를 태우고 있다. 밀가루 값이 오르고 유가폭등에 따라 경제가 급속도로 악화되어 서민경제가 죽어나가고 있다는데 “아, 외제차를 사면 뭘 해. 도로가 꽉 막혀서 달리는 맛이 안나잖아. 기름값이나 더 올랐으면 좋겠다. 그래야 서울시내에 차가 안 다니지.”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이들도 있다. 경제위기도 지났다는데 자살하는 사람의 수는 경제위기때보다 더 많다. 빈부격차가 갈수록 커지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심해져서’라는 진단이 나오기도 한다. ‘88만원세대’라느니 신빈곤으로 통칭되는 극빈층이 600만이고 노동인구의 70%가 비정규직이라는 말은 이제 낯설지도 않다. 하긴, 지구 한쪽에서는 넘쳐나는 음식물쓰레기로 골치 아파 하는데 또 다른 한쪽에서는 기아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는 아이러니에 비하면 보다 노멀한 일일까.

  “뭐, 따지고 보면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남극인지 북극인지에서 빙하가 녹든 말든 그래서 해수면이 높아져 국가적 이민을 생각해야 하는 투발루에 태어나지 않았으니 그만이고 밀가루값이 오르든 석유값이 오르든 안정된 직장 하나 꿰 차고 앉았으면 그만 아닌가.”

  사실 나에게는 이렇게 말 할 정도의 배짱과 자신감이 없다. 그래서 대학교 1학년때 황** 교수의 이야기를 듣고 그렇게 고개를 주억거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가끔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명제가 옳은지를 고민해 보게 되는 때가 있다.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내 일’이 아니면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간의 사회성이 발동되는 범위는 그들의 가정과 친족까지로 한정되는 것일까. 하긴, 요즘은 돈 때문에 가족끼리도 칼부림을 한다는데. 세상엔 워낙 재미난 것이 많고 그 재미를 즐기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Must Have의 조건으로 ‘Money'가 끼어들지 않던가. 소비적이고 향락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자신을 제외한 다른 이들의 고통이 눈에 들어오고 귀에 들어올 여유가 있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이상할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행복한 이기주의’는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이론만큼 실현불가능한 이론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공동체란 인간과 인간이 서로에게 의지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구조이거늘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원자화 되고 개인주의화 되면서 현대인에게는 자신과 인접해있는 일이 아니라면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쉽게 생각하는 근성이 생겨난 듯 하다. 대학교 등록금이 연2~3%의 물가성장률과 상관없이 해마다 8~10%의 인상률을 기록해 왔고 이제는 전국사립대학의 이월적립금액이 4조 8천억원이 되고 있다는 사실과, 그 돈이 교육용 부지를 산다는 미명아래 땅투기로 사용된다는 사실에는 관심이없다. 어디 자신이 다니는 대학문제 뿐이겠는가. 인간은 항상 ‘조직’에 속하게 된다는 조직론의 기본원리를 대입하지 않더라도 인간은 사회와 연관을 맺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회의 문제가 곧 개인의 문제가 환원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개인의 문제가 사회의 문제로 확산되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현대사회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런 모습은 ‘관계’가 ‘비관계’로 ‘표현’된다는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3. 이타주의자가 되지 못하면서 이기주의자도 될 수 없는 자의 위의 두 단락에 대한 설명을 가장한 변명

  몇 년전의 기억이 불현듯 떠오른 이유는 아마도 그때처럼 투명한 하늘에 안개를 뚫고 들어온 따뜻한 햇볕 때문일 것이다. 인생을 십수년 먼저 살아온 선배로서의 우정어린 조언과, 유달리 빛나던 그의 눈과 비록 횡설수설(물론 나만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나는 그의 화법에 익숙하지 않았고 그의 언어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미숙했었기 때문이다)하긴 했지만 20분 가량의 모든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유대’의 의미를 돈독하게 해 주었던 언어였음은 분명하다. 그때의 그 시간들이 지금 떠올랐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

  내가 다니던 대학이 이런저런 과정을 겪고 난 뒤에야 조금씩 정상화의 길을 밟았던 이유는 그때 당시의 많은 사람들이 ‘나’와 ‘대학’이라는 사회적 공간과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람’이 바뀌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학도 바뀐 셈이다. 사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와 대학과의 연결고리, 나와 사회와의 연결고리, 나와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찾는다면 사람을 사랑하고 사회를 사랑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문제는, 그것을 찾는 것이 어렵다는 것일뿐.

  서로 떼어져 상관 없는 것처럼 보이는 문제들 속에서 서로간의 관계를 찾아나가다 보면 사회를 보다 건강하고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이 열리게 될까. 나는 아직도 그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연결고리’를 찾는 것에 미숙하다. 그리고 너무도 많은 선택과 고민의 여지를 남겨 두고 있다. 활기찬 캠퍼스의 푸르른 잔디와는 너무도 상치되도록 허술하게 서 있던 천막에 대한 기억과 ‘관계의 비관계’에 대한 짤막한 고민은 느즈막한 오후의 여유 속에서 또 쉽게 잊혀져 가고 있다. 위의 장황한 단락제목이 이 미완결된 고민을 위한 방패막이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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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8-12-08
20:25:46 

 

병장 허 설 
  2003년즈음에 학내 신문사 기자자격으로 찾아가 뵈었던 적이 있습니다.. 

주간교수의 압박으로 기사화되지는 못했기에 여전히 부채의식으로 남아있는 일이네요 2008-09-18
16:42:50
  

 

병장 이태형 
  어렵군요. 2008-09-18
19:10:43
  

 

병장 김태형 
  제가 봤을 때 대학사회는 아직도 이상합니다. 쩝. 2008-09-18
19:56:45
  

 

병장 이동석 
  제목만 난해해요, 
본문 죽어. 2008-09-19
05:56:08
 

 

상병 이우중 
  동석님 그 '죽어'는... 

마르코? 2008-09-19
06:15:33
  

 

병장 이동석 
  와. 우중님, 완전 죽어. 
(죽으란 말은 아니에요.) 2008-09-19
06:18:33
 

 

병장 이동석 
  관계 
그것도 특히 대학사회의 관계에 대해선 참 할말이 많습니다만, 
쩝, 오늘도 저문강에 삽을 씻으러 가야겠습니다. 아아, 담배도 없네요. 달도 쓸쓸하네요. 

그런데, 투발루랑 언급된 나라 오스트리아 맞아요? 
오스트리아는 내륙 아닌가요? 2008-09-19
06:37:48
 

 

병장 문두환 
  일전에 한 기사에서 투발루와 '오스...'였는데 생각해 보니 오스트리아는 내륙인 것 같네요(먼 곳). 역시 전 불확실한 정보 유포의 달인...벌써 20년이 넘게 해 온 일이라 능수능란하게 해치울줄 알았는데 역시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인가요? 
내용 수정했습니다. 이따 네이놈에서 검색해보고 결과를 알려드릴..(머뭇) 

/허설님 

제가 다니던 학교에 대한 내용을 알고 있다는 것 자체로 굉장히 반갑습니다. 
03년에 학교를 오셨다는 말로 대략 학번이 공개되신건가요?으흐흐. 
지금도 학교가 조용한 것은 아닙니다만. 
확실히 무언가가 바뀐 것 같긴 한데 그 바뀐 분위기가 못 견딜 정도로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그게 뭘까요. 아하하... 2008-09-19
07:12:03
  

 

이병 홍명교 
  황모 교수님이라면 황철민 교수님이 맞나요?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님이죠? 독립영화계의 큰형님, 삼촌이라고 불리우는 분이죠. 김동원 감독(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송환>, <상계동올림픽> 등 연출)과 함께 초창기(80년대 후반)부터 계속 거침없이, 한국독립영화계를 이끌어온 분들이죠. 정말 멋진 분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정신도 잃지 않고 있구요. 차승재나 이은(<파업전야>의 서울영상집단 출신으로 지금은 모 영화사 대표이며 주식놀음에 한창 재미보다가 주가폭락과 영화산업 침체로 다시 )같은 사람들보다 백배 낫지요. 얼마전 계속 암투병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완쾌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멋진 분들이 계속 우리의 길을 밝혀줘야 할텐데 말이죠. 
03년의 그 경악할만한 뉴스는 저도 기억이 나네요. 너무 황당해서 실소를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팔等身이 아니라 5等身이라는 이유로 교수를 제멋대로 자르다니... 이 문제는 세종대 재단의 비상식성을 폭로하기에 충분했고, 이후 계속 재단과 학생-교수 사이의 싸움이 있었던 거로 알고 있습니다. 
이기주의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저로서는 세상의 삶이 이타 또는 이기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고 생각하고 싶진 않지만, 아무튼 세상엔 억압과 폭력에 굴하지 않고 멋지고 당당하게 살아야할 이유가 충분히 있는 것 같습니다. 저렇게 멋진 형님들이 우리의 앞길을 밝혀주고 있잖아요. 2008-09-19
08:36:34
  

 

상병 이동열 
  읽으며 제가 속해있던 대학사회도 생각이 나네요- 
본관 앞 천막이며... 법정시비까지 갔었던 일련의 사건들... 
그 사건의 성격이 글에서 말하는 사건과는 다르지만 문득 스쳐지나갔습니다 
사실 저같은 경우에는 방법론적으로 그들과 많이 달랐지만... 

아무튼 저또한 이기주의와 이타주의-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싶지는 않지만 
그 이름의 굴레를 벗어나 두환님이 말씀하시는 '연결고리'를 찾기위해 헤매여야할것같습니다(웃음) 2008-09-19
09:28:22
  

 

이병 홍명교 
  동열 / 
저도 그 생각이 나네요. 말도 많고 고민도 많았던 05,06년이었죠? 
참 많이도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걱정도 되고... 그랬었죠. 
그러다가 그쪽이었던 여자친구랑도 헤어지고. 
에고. 별 생각이 다 나네요. 
아 갑자기 슬퍼지네. 2008-09-19
11:35:10
  

 

상병 이우중 
  아, 맞다. 
우리 학교 위에, 그러니까 신이문쪽에 있는 한예종이 일대오천 지도에서 '한국종합예술고등학교'라고 표기되어 있길래 제가 지형정보단에 건의사항 올려서 정정해 달라고 했어요. 

뭐, 그냥 그렇다고요. 하하하. 잘했죠? 2008-09-19
12:45:13
  

 

상병 이동열 
  명교님// 
사건의 발단이었던 모그룹 회장 철학박사학위 수여에서부터 
법원 판결이 나기까지해서 05년에서 07년에 이르는 대장정이었지요(땀) 
그일로 이래저래 이야기하는 날들이 많았는데- 새삼 떠올랐습니다(울음) 2008-09-19
12:47:52
  

 

병장 허 설 
  아마 두환님이 생각하신 학번보다는 위일거에요 

어영부영하다가 많이 늦게 왔거든요(웃음) 

사실, 기사화도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죠. 

이 기사를 준비하기전, 비슷한 상황에 계신 S대의 김교수님의 기사화가 실패했었거든요. 


시간이 지나 세상을 알게된 후 

피하고, 조심해야 할 것이 많아진 지금, 그떄의 열정과 無知가 가끔 그리워지내요 2008-09-19
16:27:05
  

 

이병 홍명교 
  이우중/ 
하하. 고마워요. 가끔 그런 지도가 있더라구요. 엄연히 "한국예술종합학교"인데. 
택시타면 가끔 모르는 분들이 계셔서, 
"옛날 안기부 자리요."라고 말하면 아는 분들도 있구요. 

이번에 나드리 나가서 갔더니 옛 안기부 건물은 결국 폭파되었고 
휘황찬란하게 학교 축제는 시작되고 있더라구요. 
기이한 풍경이었어요. 
부서지고 폐허가된 안기부 자리. 그리고 그 옆의 축제. 2008-09-19
17:13:15
  

 

이병 홍명교 
  동열/ 
그러게요. 학교 옮기고, 올해 군대 오기 직전에 좋은 소식 들었죠. 모두 복학됐다는. 

아무튼 옛 여자친구에게 술에 기대어 전화해봐야 이미 늦었더라구요. 
시간은 정말 잔인해요. 
그땐 뭐가 그렇게 다르다고 혐오스러운 표정까지 지어대며 왜 그리 싸웠는지... 2008-09-19
17:29:32
  

 

병장 문두환 
  황교수님은 제가 가까이 다가가지 못해서 그렇지 정말 좋아하는 교수님 중에 한 분이었습니다. 늘 '내 교수실로 놀러와'라고 하셔놓고는 문이 잠겨 있거나 언제 와야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으신걸 보면....정말 오는걸 바라지는 않았던 걸까요?(울음)저 역시 이제 학교를 떠난지 꽤 지난터라 소식은 못 듣고 있구요. 저녁밥 먹고 나서 어차피 학교는 자주 가야 하니 그때는 찾아뵈어야죠. 

생각보다 많은 주민분들이 이 사건을 알고 있어서 조금 당황했다고 해야 할까요.흐흐흣. 

허설님, 그런데 도대체 그 못된 주간교수는 누구인가요? 
예전에 저희대학 학보도 발행정지가 된 적이 있어서요. 2008-09-19
17:31:40
  

 

병장 허 설 
  원망스럽긴 하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기에 
그 분이 못된 분이라는 말씀에 동의할 수는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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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학보도 대가 센 분들이 몇 분 계셨었죠 
두환님도 몇 안되는 학보 독자중 한 분이셨나보네요 2008-09-20
18:52:16
  

 

이병 고광복 
  서로 연결되어 있고 하나의 요인이 다른 무엇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두환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그런 점에서 작게는 나와 맺어지는 인연 하나하나에, 크게는 사회 현상, 사건 하나하나에 따스한 관심의 시선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물론 저도 그렇구요.)은 무지함 때문인지, 아니면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원래 사람은 이기적으로 태어났기 때문인지... 자신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될 때에만 관심을 갖거나 분노를 느끼거나 행동을 하거나 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과 무관한 일, 정의롭지 못한 일에는 침묵하나 자신의 불이익에 대해선 참지못하는 개개인을 보다보면 어느덧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뭐~ 어떤 가치를 추구할지,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 알 수 없는 "신은 죽은" 이 사회에서 자신의 일만 잘하면 되지 다른 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겠냐 하는 사람들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을 던져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우리 인간 사회는 서로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서로 간의 연결고리를 찾는 과정이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그에 대한 반응들을 개방적으로 받아들이는 두환님의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으면 진정 의사소통이 무엇인지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래간만에 들어와서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2008-09-20
23:1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