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베스트선정-내글내생각] 하이브리드로 살아가기
병장 정영목 2008-07-14 14:02:52, 조회: 526, 추천:1
이동석 님의 댓글을 읽고 쓴 글입니다. 좋은 소재를 주신 이동석 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여전히 1000자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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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학위 전공은 소프트웨어 공학입니다. 앞에 M.자라는 칭호도 붙었기 때문에, 나름 휘황찬란하지요. 그러나 이 글에서 솔직히 밝히건대, 전 하이브리드입니다.
하이브리드로 살아가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전문화가 심화되는 이 시대에 이것 저것 건드려 보는 잡학의 공부는 때로 무능력자로의 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닙니다. 진정 깊이 파려면 진정 넓게 파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세상의 변화와 관련된 일이 그렇습니다. 그런 일에는 종합적인 시각이 필요합니다. 인문사회학적 지식은 물론 과학 기술에 대한 눈도 키워야 하고 타인과의 공감 능력도 갖춰야 하며 때로는 우주를 연구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 분야마저 전문화 될 수도 있습니다만, 그럴 경우 그것은 대상의 위상이 변했기 때문이지 심층 세계는 여전히 종합적인 지식을 요구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세상의 변화라는 문제와 소프트웨어 공학이라는 학문이 각기 완전히 다른 영역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따지고 보면, 정치 시스템 또한 소프트웨어입니다. 각 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훌륭하다 한들 그것을 합당하게 연결할 방법이 없으면 온전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겠지요. 정치 시스템은 그만큼 중요한 소프트웨어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직까지도 너무나 경직되어 있어서 새로운 것과 호환이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 이 소프트웨어를 좀 더 유연하고 강건하게 만들고자 합니다.
방법은 많습니다. 제러미 리프킨처럼 사회 비평가로서의 경력을 쌓아도 되고, 노암 촘스키처럼 양심적인 학자가 되어도 됩니다. 조지 오웰처럼 현 세계를 담아 내는 소설을 써도 되겠지요. 그리 자신은 없지만 정치에도 뜻을 두고 있습니다. 잘 보면, 하이브리드이긴 하지만 말과 글로 승부하려는 일정한 경향성이 있습니다. 깊게 파기 위해서 넓게 파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넓게 파기 위해서 깊게 팔 수도 있습니다. 요는, 그 두 행위가 별개가 아니라는 것.
혹시 압니까. 무술가가 될지도.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라면요.
* 책마을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8-27 13:37)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8-12-08
10:39:03
병장 어영조
무협지에는 종종 만류귀종이라는 말이 나오죠. 2008-07-14
14:28:28
병장 이태형
저도 하이브리드가 좋아요.
여기와서 착각이었다는 걸 깨달았지만, 잡지식은 참 많다고 생각했었던 지난 날.
아직 겪어보질 못했으니 한우물만 파는 게 더 좋을까 그 반대일까 헷갈립니다.
그래서 경험이란 게 필요한건지도.
정보처리 필터링도. 2008-07-14
14:31:23
병장 정영목
어영조 님// 어떤 뜻인지요? 무협지는 조예가 부족해서요. 2008-07-14
14:31:28
병장 어영조
정영목//만가지 종류의 무기라든지, 무술이라든지 방법의 그 끝은 결국 같다는 이야기죠.
일정한 방향성이나 목적성을 가진다는 생각은 조금 위험할수도 있겠지만
학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심리학이든, 물리학이든 결국 그 오의(?!)는 같다고 생각해요. 2008-07-14
14:39:04
병장 황인준
만류귀종 요즘 제가 자주 써 버릇하는 말이라죠(웃음).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라면.. 이라, 저 역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답니다.
아직 방법을 찾지 못해서 그렇지.. 2008-07-14
15:01:07
병장 이동석
이런 길을 이런 방향으로 걸어오셨기에 지금의 영목님이 계신거로군요.
(뭔가 말이 이상한가?)
다른 글에서 보니 게임도 즐기신듯 한데 (흐흐)
게임도 하면서 이런 잡학의 길을 걸어오신데에는 호기심이 절대적으로 작용했을수도 있겠군요. 더불어 그 호기심을 채우는 행동력까지.
그리고 그 근간엔 세계변혁에의 의지!
세계변혁을 꿈꾸며 잡학을 지향한다했지만 결국 게으름만 피우고 편식만 해온 제게 한가지 좋은 단서가 된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쓰고 나니 뭔가 과잉?)
그건 그렇고.
제 중학시절 꿈은 다크 메이지였습니다.
9써클의 마법으로다가 다 바꿔버리려고 했지요. 하하. 2008-07-14
16:22:41
병장 윤형주
도요타가 선호하는 T자형 인간이 떠오르는 군요
ㅡ 부분은 두루두루 섭렵하는 것이고
| 부분은 선택된 어느 한 부분에서 쭉~ 나아가고 나아지는 것이죠
본인도 현재는 ㅡ 으로 살고 있습니다만 정보나 넘쳐나는 이 시대에는
전문성이라는건 거의 필수적인 자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08-07-14
17:16:42
병장 정영목
이태형 님// 둘다 합시다. 하하.
어영조 님// 그런 뜻이었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황인준 님// 전 세상만사 세옹지마라는 말을 요새 즐겨 쓴답니다.
이동석 님// 저 또한 게으른데, (잘한 게 있다면) 다만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윤형주 님// 도요타. 배울 것이 많은 조직이죠. 일일신우일신이란 말이 어울리는 곳이랄까요. 2008-07-14
17:42:14
상병 최광준
윤형주//
학창시절 아버지가 제 성적표를 보시고 항상 하던 말씀이셨는데..
그런 이야기가 있었군요. 저보고 'ㅣ' 부분을 키우라고 하셨다는~ 2008-07-14
21:52:02
일병 이동열
전문화된 사회이기에 오히려 전문화된 기형인이 나타버린것같습니다.
자신의 분야외에는 아무것도 모를정도로(땀)
그래서인지 오히려 전인교육이니 통합교육이니라는 이야기도 나오는것 같구요
아무튼, 저는 깊게 파기위해서 넓게 파려고 노력중입니다(웃음) 2008-07-15
08:47:34
상병 전영호
프로그래머가 되려는 길을 걷는 한사람으로써..
글쓰는게 너무나도 좋아서..
결국.. 게임시나리오 작가의 길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게임시나리오 작가.. 우리나라에서는
유명하신 분을 찾아보기가 힘든것 같다는.. 2008-07-15
09:09:02
일병 김세현
넓게 알고 깊게 아는 사람은 널리고 널렸죠 이젠..(웃음) 그 가운데 공통적으로 흐르고 있는 사리를 찾고자 하는 시도도 극에 달하고 있구요.. 그런 사람들은 이제 넘치고 넘치는 양적 질적 모두 우수한 바다에서 돋보이기 위해 '특이함'에 목숨을 걸죠..전문화된 두 분야를 결합한다든가..시대에 소외시 되던 가치를 상업적 영역으로 끌어온다든가 하는 식의... 다만 저같은 소시민은 그 다양성 자체를 향유하는데서 삶의 소소한 의미를 찾는 재미로 살아가는 중이랄까요(웃음) 그러다가 필꽂히는 부분이 있으면 빠져들고 하는 식의..재미있는게 최고지!(웃음) 2008-07-15
10:51:00
병장 이태형
게임시나리오 작가
리차드 크낙 or 멧젠 아저씨(웃음)
아아, 워크 소설 시리즈 해외서적으론 있는데 너무 비싸.......
그래도 언젠간 사고 말래요.
낄낄. 2008-07-15
18:54:00
상병 권용성
Know-How의 시대는 지났고
Know-Where의 시대죠.
개인이 이것저것 다 잘하면 좋겠지만 한계가 있으니..
결국 하이브리드는 힘들다는것?
덧붙여 과는 전자정보인데, 왜케 전자쪽은 안 기는지 [...] 2008-07-16
02:28:51
병장 정영목
이태형 님//
근데 사실 워크 스토리... 점점 막장이긴 합니다.
말퓨리온마저 타락 어쩌구 하면서 레이드 보스로 나올까봐 걱정입니다.
꽤 좋아하는 캐릭턴데 (...) 2008-07-16
07:28:08
병장 이재민
저도 하이브리드를 꿈꿨는데
현실은 증기기관차..(칙칙폭폭) 2008-07-18
13: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