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베스트선정-내글내생각] 군복무자 가산점 제도에 대해(병장 윤원일)
병장 김상열 2008-04-16 09:47:53, 조회: 662, 추천:0
군복무자에 대한 (공무원 시험 등 국가 임용 시험에서) 가산점 제도가 재시행 된다고 합니다. 2003년엔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아 폐지되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아임뷁 하면서 살아난 악법(!)이 달갑지만은 않은 모양이라 각종 개혁과 개편의 가면을 쓰고 슬그머니 고개를 내민건 아닌가 하는 모종의 음모설(?)을 제기해보는 바입니다.
뭐, 아니면 말구요.
아래 글은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가족, 사적소유, 국가의 기원>을 읽고 썼던 글입니다. 한번쯤 생각해보고 이야기 나누었으면 하는 문제라서요. 글이 문제 된다면 알아서 지워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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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는 기본적으로 남성사회입니다. 여성에 대한 파쇼적인 기질이 집단화하여, 여성이란 ‘우선 발목잡고 넘어뜨리고 보는’ 존재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합니다. 물론 상당한 왜곡과 모순이 공존하는 곳이다보니 개개인의 가치관을 모두 획일적인 저급함으로 판단하는데는 무리가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현재 우리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억압적인가를 보여주는 한 단면임은 분명합니다. 푸리에는 여성해방이 이루어진 정도가 인간의 보편적 해방을 측정하는 척도라고 말했고, 엥겔스는 혁명의 최후방에서 깃발을 드높일 자들은 여성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렇듯 ‘여성문제’라고 일컬어지는 배타적 폭력의 문제는 그 어떤 의제 설정자(Agenda Setter)도 그 자체 담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포섭자의 위치에 존재하기에 쉽사리 해결하기 힘든 원론적 딜레마를 지니고 있습니다. 엥겔스가 모든 인간, 모든 계급혁명의 최후에 여성해방이 일어날 것이라 말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의 ‘페미니즘 담론’은 수많은 이해관계와 편견, 전략의 취약성과 전근대적 상상력 등에 의해 더욱 심하게 왜곡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 어느 곳보다도 남성 중심적인 사회 구조 속에서 ‘여성해방’의 목소리는 단박에 ‘골통 페미니스트’ 정도로 매도되어 버리고 맙니다. 이런 현실에서 본질적이고 자성적인 대안이 탄생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며, 이런 굳건한 남성성의 세계를 허물기 위한 갖은 노력들은 역설적으로 그 벽의 견고화를 재생산하는데 기여합니다. 군복무자 가산점제도 폐지여부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논쟁들은 현재 한국사회 ‘페미니즘’ 담론의 수준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습니다.
아무리 군대가 좋아졌고, 자기개발의 여건이 보장된다 하더라도 황금 같은 이십대 초반의 나이에 2년의 자유를 박탈당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백이면 구십구, 남성들은 군대가 자신의 인생에 있어 침체기라고 생각하며 그 기간동안의 기회비용을 보상받고 싶어 합니다. 이렇듯 국가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이유로 남성들은 여성에 비해 ‘명백한’ 손해를 보는 셈입니다. 그래서 국가에서는 자신들이 주체로 시행하는 시험에 있어 군복무 남성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명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시험에서 만점을 맞은 남성과 여성이 있고, 가산점 제도에 의해 여성이 탈락하게 되었다면 남성의 박탈당한 2년의 시간에 대한 손해보상은 국가가 지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 지게 되는 것입니다. 남성의 입장에서 보면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는 격이 되는 것입니다. 이는 분명 국가가 제도적으로 차별을 인정하는 일종의 위법이며, 책임회피성 선심행위에 지나지 않습니다. 굳건한 남성의 사회를 유지하고자하는 보수적인 제도적, 법률적 국가권력은 여성해방을 억압하는 가장 강력한 기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남성들이 나라를 지키는 덕에 여성들이 그동안 발 뻗고 잘 수 있지 않았느냐, 그러니 그 정도의 피해는 감수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로 대항하고자 한다면 부디 창을 닫아주십시오. 앵똘레랑스까지 인정할 수 있는 아량은 없으니까.)
가산점제도가 단지 여성에 그치지 않고 ‘(장애 등의 이유로 군복무를 할 수 없는)미복무자’에게도 역시 차별적으로 작용해왔기에 결국 헌법재판소에 의해서 위법 판결을 받아 제도는 폐지되었지만, 사실 가산점제도 폐지를 위해 페미니즘 운동가들이 보여줬던 움직임은 아직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나 건강하지 못한 우리사회 여성운동계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여성해방’을 말할 때 여성의 입장에서는 남성성의 거대담론을 부셔야하는 공격자의 위치에 존재해야 하기에 여성의 진보가 남성의 후퇴처럼 남성들에게 인식되어 반감을 사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이 앞에서 말했던 설정자가 구조에 포섭되어 나타나는 딜레마입니다. 모든 인간이 생태적으로 갖게 되는 성질에 의해 이해관계는 자연발생적으로 탄생하며, 그렇기에 여성해방을 주장하는 모든 이론과 움직임은 더욱 치밀하고 전략적이어야합니다. 하지만 군복무 가산점 제도 폐지를 주장해오던 몇몇 단체들은 문제의 포커스를 인간 보편의 평등과 자유, 그리고 이를 억압하는 거대담론의 해체가 아닌 여성개별에 대한 남성개별의 착취, 권력의 야만성, 남성성에 대한 여성성의 차별적 지위보장에 맞춘 덕에(?) 전국민적, 인륜적 동의를 이끌어내는데 실패했고, 결과적으로 소기의 성과는 달성해내었을 망정 궁극적으로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는 앞으로의 여성해방운동에 두고두고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여성운동의 정당성은 인정한다고 할지라도 페미니스트들이 설치는 꼴이 보기 싫어 동의할 수 없다’는 식의 일부 인식들은 분명 자신의 차별적, 배타적, 폭력적 기득권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남성들이 주로 취하는 피난처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여성문제의 본질은 인권과 자유입니다. 남성에 대한 여성의, 여성에 대한 남성의 어떠한 것이 아니라 인간 보편의, 개개인의 권리와 자유, 평등의 보장이 궁극적으로 추구되어야할 가치인 것입니다. 인권진보의 지체를 유교적인 전통적 역사의식으로 돌리는 일은 일견 정당하게 생각되면서도 결국 패배자의 자기변명처럼 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전근대적 상상력이 판치는 세상에 만족하려는 게으름 때문이거나, 답보상태에 대한 성찰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절실히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더욱 더 치열해져야 할 것입니다. 백년이나 지났지만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라는 맑스의 주장은 여전히 따끔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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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장 조승현A
(하지만 ‘여성운동의 정당성은 인정한다고 할지라도 페미니스트들이 설치는 꼴이 보기 싫어 동의할 수 없다’는 식의 일부 인식들은 분명 자신의 차별적, 배타적, 폭력적 기득권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남성들이 주로 취하는 피난처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부분에서 무지하게 뜨끔했습니다.
제 사유의 한계인지, 인성의 부족인지, 포섭자이기 때문에 어쩔수없는 딜레마인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 겠어요.
2008-02-20 21:09:45
03|병장 김상열
공감합니다. 저도 뜨끔(땀).
군필자들을 그냥 무시하고 넘어간다면 상관없겠습니다만, 그들이 '역차별'을 이야기 하기 때문에 국가는 어떤 방식으로든 보상을 해줘야 할 듯 합니다. 하지만 '군필자'들만의 보상이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여성들에게 피해가 갈 수 밖에 없고, 여성들은 또 차별을 이야기 하고. 이거 뭐.... 최고의 해결책은 징병제 폐지겠네요.
사족: 예전에 책마을에 올라왔던 오기환씨 글을 명예의 전당에 올렸습니다. 이 글 읽고 저장해 놨던 글을 다시 읽어 봤는데, 행여나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봐.
http://56.10.1.114:90/?article_srl=610494
2008-02-20 21:34:30
02|병장 이기중
예전 NSC 시절에 군가산점 문제에 대해 쓴 글이 있었는데, 저장을 해두지 않았군요. 설마 새 정부 들어서 살아나리라곤.
여성이 차별받고 있다면 차별의 주체까지는 아니더라도 수혜를 받는 것이 남성이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요.
따라서 차별의 철폐는 남성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남성이 페미니즘에 적대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인지상정. 다만 그것이 그토록 저열하고 노골적일 수 있는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가부장적 문화와 아무 것도 책임져주지 않는 국가 덕에 일상화된 만인의 만인에 대한 착취라는, 한국적 특성 덕입니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운동의 전략전술을 논할 실익은 거의 0으로 수축합니다. 여성운동이 아무리 인류보편의 원칙을 내걸고 잘 알아듣게 설명해봤자 군대에서 받은 설움을 고스란히 여성에 대한 적대감으로 치환하는 많은 한국 남성들의 태도가 바뀔리 없다고 보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공무원 시험 볼 것도 아닌 예비역들이 군가산점 문제에 흥분하는 걸 보면, 한심해 보여요.
2008-02-21 08:31:24
병장 박준연
오늘의 주요보도에 보니 보수신문의 사설에는 당장 시행해야한다는 말이 난무하고 한겨레에는 다시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담긴 칼럼이 나왔더라구요. 밖에서도 이 문제가 굉장한 논란이 되긴 되나봐요. 뭐 각설하고 <군가산점제도는 국가가 피해를 보상하는 것이 아닌 여성을 주축으로 하는 미복무자가 피해를 보상하는 것이다> 라는 말 한마디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세상은 그게 아닌가봐요..
2008-02-21 15:19:59
02|병장 장윤호
지금 굉장히 헷갈립니다. 댓글을 쓰면서도 확신이 안서네요.
군필자와 비군필자를 합하면 전 사회구성원과 다름없는 집합이 됩니다. 그러므로 군필자에게 차별적인 손해/혜택을 준다면 그 여집합인 비군필자에게는 어차피 상대적인 이익/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2년여의 군생활이라는 것을 손해로 인식한다면 그 균형을 맞추려는 행정적인 시도는 군필자들에 대한 혜택, 즉, 그 여집합에 대한 차별행위일 수 밖에 없겠죠. 군 가산점 때문에 비군필자가 시험에서 떨어지는 것은, 국가가 하지 않은 보상을 비군필자가 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기존에 얻은 상대적인 이익을 환수한다는 개념일 것입니다.
이 행정작용이 위헌인지 아닌지는 법을 몰라서 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종로에서 뺨맞고...의 비유는 어색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종로에서 군필자가 뺨을 맞고, 몇년 뒤에 비군필자가 또 뺨을 맞은 셈이죠...공평하게...
물론 이러한 집합적 인식은 그릇된 것입니다. 애초에 모두가 뺨을 맞을 필요가 없다면 좋겠죠. 그래서 징병제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구요.
제 생각에 군가산점 논란이 가져온 가장 큰 악영향은 여성운동 이미지 악화도 있겠지만, 군필자와 여성, 장애인을 포함한 비군필자 간의 경쟁관계를 부각시킨다는 점, 다시말하면 전 사회적인 경쟁체제를 상정한다는 것입니다. 성별차이와 장애여부에 따라 편을 갈라 이해관계를 따지며 경쟁하는, 우리 사회가 이렇게 살벌한 곳이었던가요. 사회통합에 저해된다는 낡은 논리 때문이라기보다는, 이것은 무한경쟁이라는 시장주의적 관습이 우리네 삶에 얼마나 깊숙히 침투했는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생각도 듭니다...
2008-02-22 08:53:52
02|병장 이기중
군가산점은 오로지 공무원 시험에 적용될 뿐입니다. 인생에 대한 가점도 아니고, 모은다고 회사에서 포상휴가를 주는 그런 가점도 아닙니다. 군필자 전체가 보상을 받는것도 아니고, 미필자 전체가 보상을 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요즘 공무원 시험 보는 수가 엄청나게 많으니 여기에 걸린 사람 수가 적진 않습니다만, 공무원 시험 응시생 내에서 미필자에게 군필자에 비해 페널티를 적용하는 것이 군필자 전체에 대한 보상인양 운위되는 것은 사깁니다.
그리고, 군 생활로 인해 입은 손해를 국가가 보상한다는 것과 미필자가 보상한다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나라의 어떤 복지제도도, 세금을 통한 소득재분배나 쿼터제를 통한 실질적 기회의 평등 보장이 아닌, 피해를 입지 않은 계층이 피해계층에게 직접 보상하는 방식은 쓰지 않습니다. 이건 무슨 사고만 나면 국가는 책임 안지고 국민성금으로 해결하는 방식과 비슷하죠.
2008-02-22 09:20:52
병장 박준연
윤호 / 새로운 담론을 생산하고 창조하는 문제는 단번에 주체들 간의 조화로운 삶에 의한 자율적 조율로 귀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는 지금 이것을 미시파시즘에서 파생된 거시파시즘으로 보고 싶은데요, 현재 문제는 비대칭적 권력관계 혹은 힘의 불균형 속에서 다수자가 소수자에게 행사하는 권력일 것입니다. 뭐 쉽게 말하면 다수성이 지배의 상태를 전제하는 것이지 그 역이 아닙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여성, 장애인, 면제자 등은 소수자입니다. 소수자화는 지금까지 모든 다수자의 편에서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특권으로 유지되어 왔던 모든 권력의 형태를 의문시하고, 소수자의 편에 섬으로써 지배의 효과를 전복하고 기존의 권력관계로부터 탈피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非파시스트적 삶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 소수자화와 여성화는 반드시 검토 대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이 문제가 보스파시즘, 조직파시즘, 위계주의, 권위주의, 능력주의 등의 다양한 얼굴로 나타나지만 이 모든 것은 '남근지배체제'와 착종되어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의 태도로부터 파시즘의 모든 흔적을 지우는 작업은 지배적 다수에게 부여되어 왔던 모든 특권을 의문시하고 전복하는 행동과 함께 가야하며, 이 전복의 대상에 가부장주의, 남성우월주의와 성차별주의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남성들이 일상적 관계의 수위에서 소수자들의 희생과 예속을 대가로 자신이 누리는 지배적 특권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그 지배 효과의 수혜자나 공모자로서 가담하기를 계속한다면, 그 남성들은 다수자로서의 자신의 남성우월주의적 관점을 자신이 주변으로 은연중에 투사할 것이며, 그 경우 이번 군가산점 문제처럼 권력의 파시즘적 극의 일부로서 작동하게 될 것입니다.
2008-02-22 09:24:21
02|병장 장윤호
기중 / 그렇군요. 공무원시험에 국한된다면 정당성이 없어지죠. 그런데 제가 궁금한 점은 이것이 정말 비군필자(미필자는 '아직'복무하지 않았다는 의미같아서...)가 군필자에 대해 '보상'을 하는 개념이라 말할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일종의 지연된 이익의 획득이 아닐까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입대전에 한 여성학 교수님이 군가산점 문제에 대하여 쓰신 논문에서는 여성에게도 사회복무제를 도입한다면 군필자에 대하여 이루어지는 어느정도의 인센티브에 대해서 동의를 하는 것으로 보았거든요. 이런 식으로 전사회적으로 인센티브제가 도입된다면 그 때도 보상의 주체는 비군필자일까요?
2008-02-22 10:52:53
02|상병 주해성
5년전에 이문제에 대해 토론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쉽게도 5년이 지났지만 개인적인 성장도,사회전반적인 인식도 그다지 바뀐 것 같지 않습니다.
당시 제가 내린 해결책은 군 가산점 제도 대신 세금 감면 혜택이나, 국민연금 추가 배당같은 것 이었는데요
첫직장을 잡고 군복무한 만큼의 기간동안 세금 감면하면 괜찮을 것 같다 생각했었습니다. (쫌 뜬구름 같군요)
준연 / 질문입니다. (정말 몰라서 묻는거에요)
다수자가 소수자에게 행사하는 힘(군가산점)의 원인은 결국 다수자에게 (일방적으로) 가해지는 군복무 때문입니다. 이런 군복무 또한 '권력'에 일종으로 사용되어졌을 지는 모르나, 적어도 지금은 소수자에게 부여된 '특권'입니다.
저는 지배적 다수에게 부여됐던 특권뿐만 아니라 소수자에게 부여됐던 특권또한 전복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아이러니 하게) 소수자의 특권이 사라진다면 이런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되는데,
현재 어떠한 명목으로 남성만 군대에 가는지 궁금합니다. 또 여성부나 힘의 불균형을 없애려고 노력하는 이들은 이 소수자에게 부여된 특권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합니다.
2008-02-22 11:09:56
03|병장 김영훈
군 복무로 인해 유무형의 피해가 발생하고 국가가 그에 대한 보상을 어떤 형태로든 해주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군 가산점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위에도 말씀하신 것 처럼 모든 군필자가 공무원 시험을 보는 것도 아니고 그로 인해 혜택을 보는 사람은 극히 일부일 뿐이죠. 군 가산점이라는 건 현실적인 보상을 해줄 능력이 없는 국가에서 하는 일종의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군 가산점제가 부활하면 자신에게 어떤 보상이 주어지는 '듯한' 심리적인 느낌은 받을 수 있겠죠. 하지만 정말로 주어지는 건 없어요. 제대로 된 보상이 아니란 말입니다.
더 이상 해묵은 군 가산점이라는 떡밥에 낚이지 말고 제대로 된 것을 요구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여성이나 복무하지 않는 소수자에 대한 공격은 잘못된 목표 설정으로 인한 쓸데없는 싸움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쩌면 이런 논쟁이 벌어지는 걸 바라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죠. 정작 비판받아야 할 사람들은 이 기회를 타서 슬쩍 모습을 감출 수 있으니까요.
2008-02-22 11:18:40
02|병장 장윤호
준연 / 단어들이 무척 어렵네요(땀) 나중에 여성운동과 딜레마에 대하여 글을 쓰려고 하는데, 함께 답하려고 합니다.
2008-02-22 11:24:40
병장 박준연
해성 / 해성님의 말대로 소수자에 대한 '특권'을 인정한다면 '여성들도 군대에 가라'라고 말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군에서 키가 180이상인 사람을 사역에 착출시켰는데, 키가 180이하인 사람들은 가만히 있으면 되는 것입니다. 키가 작아 사역에 착출되지 않았는데 그것을 특권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요? 저는 소수자에게 부여된 '특권'이라는 말에 쉽게 고개를 끄덕일 수가 없습니다.
현재 어떠한 명목으로 남성만 군대에 가는지는 저 역시 궁금합니다만, '군대'라는 문제는 결코 오롯이 한가지 이유로는 설명될 수 없을 것입니다. 사회적 상황과 정치적, 문화적, 경제적 상황 등등이 모두 종합되고 사회적 합의를 이룬 후 징병정책이 결정된 것이겠지요.
2008-02-22 15:16:57
02|병장 이기중
현재 군필자가 공무원으로 채용시 군복무연수를 근속연수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2호봉만큼의 월급이 오르는 거지요.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2년간의 감금, 강제근로, 수많은 기본권의 침해는 그 어떤 것으로도 보상이 불가능한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http://www.ezsam.mil:7003/kms/jsp/cyberdigm/webclient/kms2/KMMainFrame.jsp
여기에서 판례-사건번호 98헌마363로 검색하면 군가산점제도 위헌확인 판결문이 나오네요. 관심있으신 분은 한 번 찾아보시는 것도. 남성만 병역의무를 지는 것에 대한 헌재의 판결도 있었던 것 같은데, 찾을 수가 없네요.
논리적으로야 남성만 군대를 가야할 이유는 없습니다만, 국가의 부당한 폭력을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굳이 확장시켜야 하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군대 안가는거 하나 빼곤 여성이 평생 입어야 하는 손해가 남성의 그것에 비해 훨씬 큰 나라라, 군대까지 보내고 싶진 않아요. 현실적으로야 원래 군대에 갈 필요가 없던 사람들을 군대에 보낸다는 것이, 엄청난 저항을 일으킬게 분명하기 때문에 바꿀 수가 없는 것이겠지요. '억울하면 여자들도 군대가라'고 하는 남자들도 막상 여자들도 의무복무를 해야 한다고 하면 대부분 반대할걸요.
2008-02-22 17:20:51
02|병장 정찬용
후아! 역시 여기는 기타 다른 곳과 다르군요. 아하, 참. 밖에서 이런 내용의 글이 나온다면 일단 내용 무시하고 악플만 수십개씩 쏟아지곤 하는데. 거기서 뭔가 사람들 계몽시켜보겠다고 설치면 진흙탕 개싸움만 하게 되죠. 킥킥.
군 복무자들에 대해서 좀 더 실질적인 해결책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군복무 가산점을 찬성한다고 설문조사에 응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그것의 혜택이 공무원 시험에만 편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나 싶네요. 저도 동기랑 며칠전에 이야기해보기전까지는 몰랐어요. (땀) 그리고 그 이야기를 주변에 하면, 몰랐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구요. 뭐, 대부분 '군복무 가산점' 이라는 단어 자체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아요.
기중// 제가 그 글 저장해 놨는데. 드릴까요?
2008-02-23 10:42:31
병장 박준연
찬용 / 저도 주세요.(웃음)
2008-02-25 07:33:14
02|상병 주해성
준연// 저는 여자만 군대를 안가는 것이다 라 생각하는데 준연님은 남자만 군대를 가는 것이다.라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군복무가 사회전체를 위한 일인데, 그것을 한 집단에게 일방적으로 위임 시키고 있습니다.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군복무에 한해서) 혜택을 보고 있다면 그것은 '특혜'가 아닐까요?
기중// '일방적'으로도 폭력적이지만, '한 집단'에게도 폭력적입니다.
막상 여성들이 의무복무를 해야할때 남자들이 반대하는 이유의 근원이 마초니즘이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요.
2008-02-25 08:58:17
병장 박준연
해성 / 어떻게 보면 '냉정한' 말이 될수도 있겠으나, 남자들은 '병역의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의무'는 당연히 이행해야 하는 것일 뿐, 그것을 이행했다고 해서 '가산점'을 받을 권리는 없습니다. 담배나 술을 꼬박꼬박 사먹어서 간접세를 꾸준히 냈다고 가산점을 주는 것도 아니고 의료보험을 꾸준히 냈다고 해서 병원을 더 싸게 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해성님이 말씀하신 한 집단에게 일방적으로 위임시키고 있다는 말의 화살은 비복무자에게 쏘아지는게 아닌, 그 정책을 만들고 통과시킨 국회와 정부에 돌아가야 함이 마땅합니다.
2008-02-25 09:11:58
02|상병 주해성
준연/ 제 어휘력과 서술실력이 떨어져 혹시나 하는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군복무자에게 어떠한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것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 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시험에 대한 '군가산점'이 문제가 된다면 좀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습니다. 제 의문 대상은 아닙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군가산점 제도'를 야기시킨 '한 집단에게 위임' 에 대한 그들의 '생각'입니다.(그래서 제 화살은 유효합니다.) 사실 어떠한 논리나 근거로 저 문제에 관해 얘기하는지는 아직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허나 그것을 내가 정해놓은 것이 아니다, 난 180cm 이하라서 상관없다라 얘기한다면 그것은 너무 이기적이고 그들의 외침은 남녀평등이나 부당한 폭력이 아닌 여성들이 피해입고 있는 이익으로 보이게 될 것 입니다.
저는 그들이 궁극적으로 '평등하지 않은 군복무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남근지배체제는 깨지지 못하리라 생각합니다
2008-02-25 10:08:04
02|병장 장윤호
준연 /헌법에는 국방의 의무를 지는 주체가 남성이 아닌 국민으로 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 하위법에서는 모르겠지만...
해성/ 제가 제대로 된 답변을 해드릴지 잘 모르겠네요(땀)
일정 기준에 맞지 않는 국민들을 병역의무대상에서 제외한 것에는 준연씨가 말씀하신대로 수없이 다양한 사회적, 관습적 맥락에서 잠정적으로 도출된 결론이겠죠. 이것이 마초적인 사회문화 내에서 결정된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어떤 여성주의자들은 이것을 타파해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여성주의 내부에서 여성도 군 복무(또는 사회복무)를 하자고 이야기 한지도 꽤 된 걸로 알고 있어요. 제가 입대하기 전에 이미 이야기가 있었으니...
하지만 반대로 '군대' 그 자체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기도 해요. 이건 기존헌법에서 탈피해야 이야기 할 수 있는 문제이긴 하는데, 국가적 폭력을 공고히 하는 군대에 자진해서 들어간다는 것이 많은 여성주의자들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지죠. 넓게 보면 현 징병제에서는 사상과 종교의 자유를 위한 대체복무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것이 선결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전 그 정도로 합리적으로 징병제가 완비된다면, 여성의 군 복무도 가능한 것이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성을 군복무의 대상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기존 징병제에 대한 관습적인 인정이 전제된다는 문제점이 있어요. 군생활 힘들다고 그렇게 이야기하는 남성들이 우글우글하면서도, 우리 사회에서는 징병제 자체에 대한 물음이 제기되지는 않죠. 징병제에 대한 이야기는 없이, 남녀의 대결적 구도가 만들어지는 것이야말로 핵심에서 빗나가게 되는 결정적인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이 댓글 좀 위험한가요?(웃음)
2008-02-25 12:49:53
병장 박준연
윤호 / 국방의 의무는 '국민'이 갖는 의무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의무는 수행하지 않으면 처벌 받을 수는 있어도, 이행했다고 해서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성과 장애인 등 처음부터 의무가 면제된 사람들의 징병을 주장할 수는 있어도, 처음부터 면제된 의무를 안했다고 해서 개인의 권리와 생존권(취업권)을 박탈하거나 감수할 수 없다는 말을 제가 표현하려고 했었는데 제 어휘력의 부족으로 잘못 전달된 듯 싶습니다. 그리고 위험정도는 아직까진 괜찮은 것 같아요.(웃음)
해성 / 쪽지 드렸습니다.
2008-02-25 17:06:00
02|병장 이기중
정말 놀라운 것은 20개의 리플이 달릴 동안 악플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웃음)
대체복무제도 도입계획이 군복무기간단축과 함께 발표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입이 될지 모르겠어요.
현재도 공익, 상근, 병역특례업체, 박사특례 등등으로 빠지는 인원이 신검대상자의 50%에 달한다고 하는데, 이 남자들이 군대를 갔다오지 않았기 때문에 사회생활 하면서 여성만큼의 차별을 받는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군요. 사실 요즘엔 연예인들 말고는 공익 갔다고 욕하는 분위기도 아니지요.
반면, 사회복무제도를 여성에게 확대할 때, 대부분의 여성이 군대가 아닌 사회복무를 택한다면 그들은 여전히도 '군대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비난 받을 겁니다. 그렇다면 모두가 군대를 간다면 해결될까요? 아마도 보직의 문제를 걸고 넘어지겠죠. 여군의 대부분은 현재도 전투병과보다는 간호, 행정, 정훈 등에 치중되어 있으니. 지금도 군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렇지 않은가요. 구별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 여성에 대한 증오는 표면적 이유로 무엇을 갖다 붙이든, 뿌리깊은 가부장적 의식에서 나온 거라고 봅니다.
징병제 폐지의 가장 큰 걸림돌은 '국민 정서'인듯. 작년에 대대 없어지면서 느낀건데, 그냥 머릿수만 채우는 남아도는 병력이 너무 많아요. 예산이야 사실 이지스함 들이고 전투기 들이는 비용에 비하면 껌값일테고, 국방부에서도 모병제의 타당성을 검토해봤다고 하는데, 언제쯤이나 현실화 될 수 있을런지.
2008-02-25 17:31:43
병장 김현진
현재 알려진 대로의 군 가산점에 대해서는 반대합니다. 문제의 핵심을 짚고 있지 못한 것 같거든요.
이전 군 가산점 제도 폐지에 불만을 가진 일부(어느 정도의 비율인지는 모르겠으나) 남성들은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지 않는 여성들이 자신들에게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여성에게는 병역에 관한, 혹은 그에 비견될 만한 의무가 부과되어 있지 않지요. 그게 이전 가부장제 사회였다면 (어차피 여성은 남성에 종속되므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경쟁자가 늘어난 지금은 다르지요. 그리고 앞으로는 더 달라질 겁니다. 20대 초반의 2년은, 말 그대로 황금기죠.
그렇다면 여성에 대한 사회복무제도가 기중씨께서 생각하는 것처럼 쓸모없는 것만은 아닐 겁니다. 사회를 위해 여성 또한 어느 정도의 희생을 한다는 것은, 비록 우리처럼 '삽질'을 하지 않는다 해도 좋은 건 좋은 거니까요.
여성에 대한 차별은, 준연씨 지적대로 분명히 잔존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것 자체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이며, 병역의 문제와는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물론 그것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는 건 맞지만, 그렇게 해서는 아무 것도 풀리지 않을 것 같네요.
이 사회에 존재하는 남녀 갈등의 구조는 '군 가산점'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풀 수 없습니다. 정확한 근거는 댈 수 없지만 단정할 수는 있어요. 최악의 싸움터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더 길게 이야기를 잇고 싶지가 않군요. 실은 댓글도 안 달려고 했는데(하하)
2008-02-26 08:38:47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6
13:25:25
병장 이동석
쩝,
마구 들끓었다가 기중님과 준연님께서 할말을 다 해주셨군요.
(그건 그렇고 폭파될때 이글이 전면부에 있었다면 상당히 위험하지 않았을까 하는?
사실 위험한 생각이란건 존재하지 않는데 말이죠)
이젠 전 회장단에서 착수 해놓은 사업 죄다 취소할판이던데
그렇다면
군 가산점제도 출동하시겠군요.
발의한 의원들은 사바넷에서 용자 취급 받을테고
사바넷은 또 들끓을테고
징병제 국가에서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병역이행자를 만족시키는 방법말고
그게 뭔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요정도도 위험한가?) 2008-07-10
07:16:01
상병 최규호
제 생각은 여성 남성으로 나눌께 아니고
군필자 미필자로 나뉘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리고 이렇게 하려면 국가 차원에서 여성들도 군대 갈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하면 되는거 아닌가요?
그 선택에서 여성들이 얼마나 군대 가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서도 ..
군복무 기간 1년이하로 줄이고 좋네 여자반 남자반 뭐가 불만임 여기에 2008-11-07
14:2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