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월베스트선정-내글내생각] 공군 정기외박 폐지, 성과제 외박으로의 전환(병장 이기중)  
병장 김상열   2008-04-16 09:41:56, 조회: 892, 추천:0 

개요

1월 2일, 국방부는 병역제도 개선에 따른 병 복무기간 단축과 관련하여 정기휴가 및 외출(박) 일수의 조정과 신병 위로휴가 폐지를 발표한다. 언론에서 이슈가 된 것은 흔히 '100일 휴가'로 불리우는 신병 위로 휴가의 폐지였으나, 사실상 본 지침으로 인해 가장 피해를 본 것은 6주 2박3일의 정기외박이 4주 1일2일 '한도'내의 '성과제' 외박으로 바뀌게 된 공군이다. 공군은 국방부지침에 따라 1월 4일부로 정기외박의 폐지, 성과제 외박으로의 전환을 내용으로 하는 지침을 각급 부대에 하달하였으며, 성과제의 구체적인 내용은 적시하지 않아 각급부대에서는 혼란이 일어나는 가운데 일부부대가 선도적으로 예정되었던 병사들의 외박을 취소함으로써 병사들의 불만이 상승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방부 열린게시판에는 100일휴가폐지보다는 공군 외박 폐지에 관한 글이 주로 올라오고 있으며, 공군 홈페이지에도 정기외박 폐지에 항의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인사관리 측면에서의 검토

최근 국제화 시대, 무한경쟁시대를 맞이하여 기업에서는 능력주의 인사관리기법의 도입이 대두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임금형태에서의 성과급의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생산성 향상 등의 장점을 들어 성과급의 도입을 주장하나, 노조 측에서는 갈등의 증폭, 그로 인한 단결의 약화, 실질 임금의 하락, 중간 관리자에 대한 종업원의 종속 심화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 지침은 기업에서 성과급이 어떠한 방식으로 도입되고 있으며, 노조에서 왜 이를 반대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주어지던 정기외박을 성과제 외박으로 전환한 것은 기본급처럼 인식되던 매년 주어지던 보너스를 인센티브제로 전환한 것과 비슷하다. 성과제 외박의 도입은 실질적으로 외박을 줄이려는 의도에 다름 아니다. 게다가, 공군본부의 지침에는 성과제 외박의 도입의 목적 중 하나로 '간부의 지휘권 강화'를 들고 있다. 이는 간부에 대한 병사의 종속을 심화시키겠다는 의도를 드러내놓고 이야기한 것이다. 어떤 기업에서도, 성과급을 도입하면서 '종업원에 대한 중간관리자의 권한 강화'라는 의도를, 비록 이면에 갖고 있을지라도, 대놓고 얘기하진 못한다. 종업원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군이 병사들을 얼마나 무시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군은 생산집단이 아니며, 병사는 의사결정자도 실무자도 아닌 실무보조자에 불과하다. 따라서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없다. 생산성 향상이라는 성과제의 이점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성과제 외박의 도입으로 인한 간부와 병사간의 갈등, 병사와 병사간의 갈등은 명확히 예상되는 단점이며, 이로 인한 단결력의 저하, 사기 저하는 치명적이다. 기업에서도 경쟁심화로 인한 갈등의 비용이 생산성 향상의 효과를 초과하는 경우가 발생하여 성과제 도입을 주저하곤 하는데, 능률향상보다 조직보존이 중요하며, 단결과 사기가 그 어느 조직보다도 중요한 군이라는 조직에, 성과제를 도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법적인 검토

민사법적으로 볼 때, 공군 병의 입대과정은 '6주 2박3일 정기외박'등의 내용을 담은 모집공고를 청약의 유인으로, 병의 입대신청을 청약으로, 합격통지를 승낙으로 하는, 병역의무를 전제로 하는 근로계약 내지 고용계약과 유사한 형태의 특수계약이라 할 수 있다. 정기외박은 3개월이나 더 긴 복무기간에도 불구하고 공군을 선택하도록 한 계약의 주요부분이며, 이에 대한 일방적인 변경은 신뢰이익의 중대한 침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 민사소송으로 다투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현실적으로, 복무기간은 세달 더 길고, 나오는 횟수는 똑같다면, 누가 공군을 지원할지 의문이다. 벌써 다음 차수 지원자들이 속속 입대를 취소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는 공군의 존폐위기까지 불러올 수도 있다.


그래서 저는 한 번 싸워볼 생각입니다. 
----------------------------------------------

04|병장 노재현  
역시나 저도 같은생각입니다.

6주에 2박3일을 보고 지원해서...

서류심사. 면접심사. 체력심사까지 마치고 입대하였지만..

뒤통수맞은격이 되었네요..

모집공고시 앞으로 추후 외박은 4주에 1박2일..8주에 2박3일이라고 

어느 누가 공고만 해줬더라도..저와 같은 공군 장병들은..

다른선택을 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공군 병 모집..상당한 난관이 예상되는군요..
2008-01-07 11:15:07  

02|병장 이재민  
게다가 4주에 1박 2일이 아니라 '한달'에 1박 2일이지요
4주와 한달의 차이는 실제적으로 게산을 해 보시면 꽤 큽니다

그리고 
제가 놀라는 것은 다른것보다
1박 2일로 하향평준화 시키면서 인센티브제를 도입했다는 점이죠
일반기업에서 이렇게 하는 case는 제가 알기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은..
2008-01-07 11:37:15  
  
병장 안근홍
공군에게는.. 참 타격이 크겠군요. 흐음. 
2008-01-07 11:39:56  

02|병장 김준호  
저도 한 번 싸워보고 싶네요. 궁인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보이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죠.
2008-01-07 15:21:39  

02|병장 이기중  
공군본부 법무실 법률상담 페이지에 했던 질문-답변, 재질문-재답변을 올립니다.

1. 국방부 지침에 의거, 병사의 외박 기준을 기존 6주 2박3일에서 1월 1박2일(성과제)로 바꾼 지침을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호의 ‘처분’으로 볼 수 있는지, 아니면 이 경우 외박신청이 개정된 지침에 의하여 거부될때 그것을 ‘거부처분’으로 보고 그에 대하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인지. 

2. 병사의 휴가 및 외박에 대하여는 군인복무규율에 완벽한 입법불비의 상태로 보이는데, 이 경우 병사의 외박을 행정소송법 제12조의 ‘법률상 이익’으로 볼 수 없는지, 아니면 관습법으로 인정할 여지가 있는 것인지. 

3. 위 두 가지가 부정되어 행정소송의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경우, 민법적으로 공군병의 입대과정을 ‘6주 2박3일의 외박’이 포함된 공군병모집 공고를 청약의 유인으로, 입대신청을 청약으로, 합격통지를 승낙으로 하는 일종의 특수계약관계로 보고, 계약의 중요내용의 일방적인 변경인 새로운 외박지침을 ‘신뢰이익의 위반’으로 보아 국가손해배상청구 등 민사소송제기가 가능한지 알고 싶습니다. 

4. 아울러 본 지침에 관하여 행정소송 또는 민사소송을 공동으로 제기하거나 공동소송인을 모집하는 행위가 군인복무규율 제12조의 ‘집단행위의 금지’의 위반에 해당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

안녕하세요. 공군군사법원 법률지원센터 윤원일 법무관입니다. 

차례대로 답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질문하신 내용을 보니 법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가지신 분이신 것 같습니다. 

일단 처분의 개념 자체를 여기다가 쓰지는 않겠습니다. 그런데 국방부장관의 지침이 행정법상의 처분이 될 수 있는 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위 지침의 성격이 무엇인지 문제됩니다. 

그런데 군인복무규율 43조에 의하면 위 규율의 시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 중 국방부 및 그 직할부대 또는 직할기관에 근무하는 장병에 대하여는 국방부장관이, 각군 소속의 장병에 대하여는 각군 참모총장이 이를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위 지침은 시행규칙에 준하는 내용의 지침, 즉 법규명령의 성격을 지니는 행정규칙에 해당한다고 할 것입니다. 법규명령의 성격을 지니는 행정규칙이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학설의 대립은 있으나 대법원 판례는 법규명령의 성격을 지니는 행정규칙에 대하여 법률상의 이익에 대한 개별적, 직접적, 구체적인 침해가 있는 행위라고 할 수 없다고 하여 처분의 대상이 되지 않음을 명백히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 지침 자체를 처분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대해서 다투가 위해서는 외박거부처분 자체에 대하여 허가권자를 상대로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여야 합니다.(외박의 구조 역시 외박의 신청 및 허가권자의 허가라는 구조를 전제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2. 병사의 휴가 및 외박에 대하여 군인복무규율이 입법의 불비 상태에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원칙적으로 국민의 권리 의무에 관한 입법 사항은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에 의한 법률에 정하고 있어야 하나 여러 이유로 인하여 위임입법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령인 군인복무규율 제42조에는 병의 휴가나 외박을 제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외박에 대해서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으며, 39조 이하에서 휴가의 종류에 대하여 정하고 있습니다.(병사의 휴가는 연가의 개념에 포함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입법의 불비 상태로 보기 힘들고 병사의 외박을 군인복무규율이라는 법률에 의하여 보호되는 법률상 이익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3. 처음부터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은 공법적으로 부과된 의무를 이행하는 것으로 국가의 병역 의부 이행 처분과 의무자들의 처분에 대한 수행인 것 뿐이지 계약으로 볼 수 없습니다. 적어도 유급지원병 또는 장기군복무자의 경우 공법상 계약으로 분류해 볼 수 있겠습니다.

4. 공동소송인의 모집 행위는 군무에 관한 일이라고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공동소송인 전부가 군인이어야 할 수 밖에 없으므로 공동소송인 모집행위는 집단행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집단행위의 금지 위반에 해당될 소지가 다분히 있어 보입니다.

수고하십시오.

--------------------------------------------------------------------

1. 군인복무규율 제39조의2 제1항에는 ‘군인은 연 21일 이내의 연가일수를 갖는다’고 규정되어 있으며, 제40조 제2항에는 ‘허가권자 및 기타절차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각군 참모총장이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실제로 각군 병사의 휴가일수는 각군규정에 정하여져 있을 뿐인데, 그렇다면 각군 참모총장의 재량권으로 휴가일수를 줄이는 것이 무한정 허용 가능한 것인지,

2. 외박에 관하여는 제42조에 ‘지휘관은 부대임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긴급한 경우 부대원의 외출 · 외박 및 휴가를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을뿐이고 그 개념에 대하여 정한 바 없으며 공군규정에서 6주에 2박3일 정기외박을 규정하고 있을 뿐임을 이유로 하여 이 또한 공군참모총장의 재량으로 외박을 무한정 줄이는 것이 가능한지,

3. 공군병의 입대과정을 계약이 아닌 병역 의무 이행 처분과 그 처분에 대한 수행으로만 볼 경우, 모집공고에서 제시된 6주 2박3일의 정기외박등 복무 및 병영생활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공군은 얼마든지 사후 변경할 권한을 가지며 어떠한 법적인 책임도 지지 않는 것인지, 일정한 복무여건의 제시와 그에 따른 지원에도 불구하고, 또한 몇년간 해당 정기외박규정이 적용되었음을 이유로 하여 형성된 기대가 있음에도, ‘신뢰이익의 보호’는 논할 이유가 없는 것인지 질문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공군군사법원 윤원일 법무관입니다. 

1. 각군 참모총장의 휴가일수에 대한 재량권이 무한대로 주어져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재량권의 행사는 성문법 및 불문법에 의한 제한을 받게 됩니다. 

다만, 참모총장의 휴가일수 제한에 대하여 성문법인 법령에 의한 제한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공군규정에 의할 경우 휴가일수의 제한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나와 있고, 군조직의 특수성상 일종의 특별권력관계에서 오는 제약에 따라 위법성 심사의 기준이 완화될 수 있으며, 군인복무규율에서 휴가제도를 정하고 있는 자체가 휴가라는 제도를 보장하는 것이지 구체적으로 휴가일수를 얼마는 보장해주어야 한다는 것까지는 아닙니다.(규정이 정하는 내용에 따라 장기복무군인의 경우 역시 휴가 일수가 20일 미만으로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물론 장기복무자의 경우 특정공무원에 해당한다는 국가공무원법의 내용상 국가공무원의 휴가일수에 비교하여 많은 차이가 날 경우 비례의 원칙 위배 등을 이유로 휴가 제한 지침에 대한 헌법소원 내지 휴가 거부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을 것이고, 병사의 경우 역시 무한정으로 휴가일수를 줄이는 것에 대하여는 비례의 원칙 위배 등을 이유로 그 위법성을 다툴 수는 있을 것입니다. 

2. 외박을 줄이는 재량권의 행사가 재량권의 범위 내의 행위라면 외박을 줄이는 것이 가능할 것이지만, 재량권의 범위 밖의 행위라면 물론 위법한 재량권행사가 될 것입니다. 재량권의 판단 기준에 대하여는 결국 군부대의 운영상황, 병사의 외박시 잔여 병사 현황, 외박을 나가는 병사들의 평소 사기 및 업무량 등 많은 사정을 참작하여야 할 것입니다. 

3. 신뢰이익 보호에 있어서 이익이라 함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이익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귀하께서 2번 질문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군인복무규율에는 지휘관의 외박제한에 관한 근거 규정을 두고 있으며 이 규정에 근거한 외박제한권의 행사는 입대 당시부터 예견 가능한 것이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몇년간 해당 정기외박규정이 적용되었다 할지라도 그것만으로 신뢰이익이 형성되었다고 보기 힘듦니다.(예를 들어서 종부세의 과세기준이 10년 동안 유지되었다고 할지라도 과세당국에서 과세기준을 조정할 경우 비례의 원칙 위배는 별론 신뢰이익 위반이 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따라서 이 경우 신뢰이익 위반이 인정되기는 힘듦니다. 

수고하십시오.
2008-01-07 16:38:59  

02|병장 이기중  
결국 이번 지침은 '부당'한 것으로는 볼 수 있어도 '위법'한 것으로 보긴 힘들고, 따라서 행정소송으로 다투긴 힘들다고 보입니다.(행정소송법은 오로지 '위법'한 처분에 대해서만 다툴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병사의 휴가 및 외박은 기본권인줄로만 알았지만, 결국 국방부장관 내지 참모총장 마음대로 얼마든지 제한될 수 있었던 것이지요.

민사소송으로 다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선, 재답변의 3번의 허점에서 보여지듯,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대체 누가 입대 당시부터 정기외박의 제한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다는 것인지요. 모집공고에는 6주 2박3일 외박 '보장'이라고 써놓고는.
2008-01-07 16:43:18  

03|상병 조현식  
비례의 원칙에 따라서, 공군의 6주 2박 3일 외박규정에 따라 공군의 복무기간이 육군보다 3개월 길었던게 아니던가요?
지금와서 육-해-공 동일하게 맞춰놓으면, 의무임에도 3개월 더하는 공군병들은 다 바보인가요?
2008-01-07 17:03:00  

04|병장 노재현  
방금 공본 법무실에서 확인하고왔습니다..

이기중 병장님 대단하시네요..역시 법무실에서 근무하셔서 그런지..

공동소송인의 모집행위 자체가  집단행위 금지 위반에 속한다니..

울수도 웃을수도 없는 상황이군요..

이기중 병장님 말씀대로 누가 입대당시 정기외박의 제한 가능성을 예견할수 있겠습니까?!

08년도 공군에서 하달된 공군수첩뒷면에..
공군장병 모집요강을 살펴보면...

◎ 특   전
ㆍ훈련과 교육성적에 따라 희망부대 배속가능
ㆍ6주마다 2박3일 외박 실시
ㆍ복무 중 국가기술자격 취득 기회부여

라고 적혀져 있지만..두번째 항목이 무색하게됐군요...

화이트로 지워야되겠습니다..
2008-01-07 17:13:38  

병장 김현진  
비법적인 차원에서 비판이 가능하다면 그 또한 문제가 있는 거지요. 

어디서 "6주 2박 3일이나 4주 1박 2일이나 12주 기준 6일로 같지 않냐?"고 하는 글을 봤는데, 웃어넘기지요. 실제 밖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으며, 교통비가 늘어납니다(특히 애매하게 먼 경우). 6주 2박 3일이라는 건, 공군 입대를 원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미 있는 병사들에 의해 합의된 균형이었단 말이지요. 연가를 잘라 붙일 수 있으니까 그렇게 하면 되지 않느냐구요? 그건 식칼로 면도하는 꼴입니다. 병사들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일을 굳이 하는 저의가 궁금합니다.

정 이렇게 적용하고 싶었다면, 백일휴가 폐지와 마찬가지로 08년 1월 입대자부터 해야 합당합니다. 기중 님의 글로 보아 법적인 측면에서 다룰 수는 없겠지만, 대다수의 공군 병사, 입대 신청자, 부모들은 '사기당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것보다, 저는 '성과제'라는 말을 들으니 열이 확 치밀어 오르더군요. 제대도 얼마 안 남았는데, 도저히 남의 일처럼 들리지 않았던 건 이것 때문입니다. 성과제라 함은 기본적으로 "병사들이 일을 잘 하지 않는다"는 인식에서 근거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병사들은 없으며, 모두 자기 위치에서 소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군인은 유지 자체가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면서 하는 일에 비해 월급을 많이 받는 상당수 간부들의 경우에 비교해보면, 정말, 어이 없고 자존심 상할 일이지요. 

그러면서 외박의 권한이 간부(정확히 누구에게 넘어가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에게 주어집니다. 외박을 나가고 싶다면 간부 개인의 사조직처럼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거지요. 외박을 빌미로 매일, 그리고 주말에도 잔업을 시킬 수도 있습니다. 간부의 눈 밖에 나면 일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나갈 수 없습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 보이더군요. 이런 빌어먹을 경우가. 허울 좋은 국방의 '의무'라는 말 때문에 병사들을 착취하는 것까지 정당화되는 게 지금의 현실이네요.


정책의 취지와 효과는 엄연히 다릅니다. 특히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경우엔 더더욱 그렇지요. 이 상황이라면 현장에서는 '태업'도 빈번히 일어날 수 있을 것 같군요. "쥐꼬리만한 성과제 외박에 휘둘리느라 고생하기 싫으니까, 대충 시간 때우고 제대하겠다"는 심산으로 건성건성 행동한다 해도, 규정만 어기지 않는다면 아무런 실효적 제재가 불가능합니다. 간부의 지휘권한을 확대하기 위해서 펼친 정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는 거지요.

아마 '주말에 나가서 쉬게 하고, 주중 근무를 빼먹지 않게 하자'는 심산이었을 것 같은데, 당사자들의 불만을 가중시키면 업무효율은 효율대로 떨어지고 갈등도 커집니다. '혁신 프로젝트'나 '프로게이머 팀'을 이용해 쌓아온 이미지는 한꺼번에 무너지고, 아니 이미 무너졌지요. 

결국,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인력'입니다. 앞으로 신병을 보기 힘들겠네요. 외박 조건도 육군과 비슷해지고 휴가도 줄었는데 복무기간은 3개월이나 길다. 공군 가면 비행기 다 타는 줄 착각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올 리가 없지요. 도대체 자폭이나 다름없는 걸 왜 했는지 이해가 안 되네요. 
2008-01-07 18:59:10  
  
병장 장재혁
..뭔가 왈가왈부 말이 많은데요...

저희 물개부대 
제주도 지사에서는 8주에 2박 3일. 
목포 지사에서는 8주에 3박 4일.
부산 지사는 3주에 1박 2일 + 6주에 2박 3일(둘다 가능)이 있습니다.

저희들은 정기외박이 폐지 되지는 않아서 그런지 별다른 말은 없지만,

지금 현 실정에서도 크게 불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서...

그냥 지역별로 다르다는걸 말씀드리고 싶은겁니다.
(부대장이 정하는 것이기도 하고..딱히 불만은 없다는거죠 뭐..)
2008-01-07 19:45:26  

병장 김현진  
재혁// ..."나는 별 피해가 없으니 상관 없습니다" 라고 말하는 거랑 똑같이 들리는군요.
2008-01-07 19:56:32  

  
병장 장재혁
아아..그렇게 전달되었다면 죄송하구요..
저희 물개부대의 실황을 전달해드린다는게 표현이 저렇게 되었네요.

맨 마지막 문장은 사족이라고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사과드립니다.

제 본의는 아래 심수홍 병장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2008-01-08 08:54:55  

02|병장 심수홍  
저희 해군도 26개월 복무에

6주 2박3일 외박
35일 연가인데

아직 별 말이 없는것으로 보아

공군이 말그대로 "선도적으로" 시행했나보군요.

사실 저렇게 바뀌면 해,공군이 누가 갈까 싶습니다

뛰어난 인재를 뽑기위해 지원제에 면접도 보고 이것저것 하는데

뭔가 잘 맞지 않는것 같습니다.
2008-01-07 20:38:38  
  
병장 박준연
와우, 기중씨. 법무실에 저도 문의해볼까 고민하긴 했었는데.. 역시 대단하십니다..!
마지막에 '집단 행위의 금지'까지 한번 물어봐주시는 센스가 무척이나 돋보였습니다.(웃음)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08-01-08 08:10:36  

03|상병 조현식  
이 글, 인터넷에서도 나오더군요.. 정말 수고하시는것 같습니다.
2008-01-08 08:50:11  

02|병장 이기중  
현진/그렇죠. 항상 혁신혁신 외치면서 경영서적을 읽고 6시그마 같은 개념이나 주워섬기는 간부들이 늘 병사들에게 성과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외치더니만, 드디어 일을 친겁니다. 그리고 법적으로는, 행정법적으로 다툴 수 없을 것 같다는 말이고, 민사소송으로 가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렇게까지 하려니 막상 귀찮긴 하네요..

준연/사실은 두 번째 질문할때, 집단행위금지 위반의 양형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보려다 너무 막나가는것 같아서 참았어요(웃음)

현식/이 글을(기억에 의존해 쓴거라 완전 같진 않습니다만) 블로그에도 올렸는데, 공군 외박이 요 며칠간 상위 검색어가 되면서 블로그 방문자가 폭주하더군요. 왠지 후덜덜해서 프로필 사진을 재빨리 바꿨습니다. 근데 사실 법적인 부분은 어설프게 아는거라 틀릴 수도 있는데 이 사람 저 사람 퍼가니 부끄럽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그래요.

인터넷과 인트라넷에서 합법과 불법을 오가며 할 수 있는건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총장과의 대화를 안했더라구요. 누군가가 총장과의 대화에 글을 올렸고, 재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을 받았답니다. 사실 현실적으로는, 다음 차수 입대자들이 입대를 많이 취소하고 있기 때문에 뭔가 지침의 변화가 있긴 있을 것 같아요.
2008-01-08 10:03:04  

01|병장 최진일  
=================================================================================

먼저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함병장의 노고를 치하하며,
용기를 내어 건의해 준데 대하여 고맙게 생각합니다.
  
병 복무기간 단축에 따른 휴가, 외박제도와 관련하여 공군병사들에게 불리하거나
타군과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도록 공군의 특석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방향으로
재검토 후 필요시 국방부에 건의할 수 있도록 관련부서에 지시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함병장의 건의에 고마움을 전하며, 앞으로도 보다 뜻깊은 
병영생활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랍니다.

=================================================================================

총장의 답변이라고 하더군요.
어떻게 될지 좀 더 지켜봐야 겠습니다.
2008-01-08 10:43:10  

04|병장 노재현  
제발 우리 참모총장님 합리적인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2008-01-08 11:35:27  

03|병장 김상열  
와, 잘봤습니다.
'군복무 단축시행'이 부대까지 내려오는데는 몇달씩이나 걸리고, 설문조사도 하고 하더니
정기외박 폐지는 어찌나 스피드하게 하달되는지. 
2008-01-08 11:48:17  

02|병장 정찬용  
우와, 위험한 리플도 있고.. 이글 정말 대단하군요. 최고입니다. 정말 이런분들이 계셔서 다행입니다.
2008-01-08 12:23:40  

04|병장 노재현  
태클은 아니지만 어떤글이 위험한 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좀 위험하긴 한가요?! 흠흠..
2008-01-08 12:51:39  

02|병장 박동희  
말많은 정기외박폐지.. 이런식으로 대처하셨군요. 

좋은결과있었으면 좋겠네요..
2008-01-08 12:39:10  

02|병장 이재민  
참모총장님도 참모총장님이지만 국방부에서 합리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네요
공군 내용은 국방부에서 정해준 내용을 충실히 따른거라..
2008-01-08 13:04:24  

02|상병 박상욱  
인트라넷 참새방앗간에서 글을 읽고 책마을의 그분인가 싶었는데 더 솔직한(그리고 더욱 논리정연한) 글이 여기 있었네요.  이기중 병장님같은 분이 계셔서 다행이에요. 

이 상황이 타개되는 시나리오들 중 가장 빠르고 수월한 방향은

차기 몇 차수동안 공군 입대자 급감 -> 인력수급 비상 ->
문제를 '실감'한 본부 정책요원들과 국방부 사이의 의견 재조율  -> 
기존 외박제 복원 또는 새로운 인센티브 부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편 어제 국방일보 헤드라인에는 공군이 병사의 전문화를 시행한다고 나와 있었습니다. 각자의 전문성과 자질에 맞는 일을 주고, 간단한 문서 기안권 등을 주어 과거보다 고급인력으로 활용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할 일이 많아지고 책임이 늘어났다면, 그에 따른 혜택 또한 늘어나야 마땅합니다. 유`무형의 동기 부여 없이는, 허울 뿐인 전문화에 가까워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외박이 없어진 다음날 본 그 기사는 헛웃음만 일으켰을 뿐입니다.
2008-01-08 14:32:21  

03|병장 문혁  
이기중병장님 대단하십니다. 이렇게 전문성있게 조목조목 논리에 맞게 설명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2008-01-09 10:26:35  

병장 김현진  
[오늘 11비 공지사항에 뜬 내용입니다. 참고하시길.]1. 관련근거 : 국방부 병영문화쟁책팀-115('08.1.8) 병 목무단축관련 국방부 시행지침 적용(시달)

2. 위 관련근거에 따라 병 복무단축관련 외박(출), 신병위로휴가제도 적용을 다음과 같이 지시하니
   차질 없이 시행바랍니다.

    가. 기존제도 적용 대상 : 현재 복무하고 있는 병, 훈련기관(부대)에 입대하여 교육받고 있는 병,
                              기 모집요강을 보고 지원하여 합격 후 입대 대기하고 있는 병
                              * 외박 : 정기제로 6주 단위 3일, 신병위로휴가 8주 3박 4일

    나. 개선제도 적용 대상 : 차후 개선된 모집요강에 의해 입대하는 병

    다. 행정사항
         1) 각 부서(대대)장은 본 내용을 전파하여 시행바랍니다.(본부문서 접수후 하달 예정)
         2) 연가의 경우 복무개월과 연계하여 줄어드는 점을 숙지하여 명확히 시행바랍니다.2008-01-09 17:18:06  
  
다른 곳도 곧 문서가 내려오겠지요.

사실 정책을 발표할 때부터 예견되었던 일입니다. 일단은 다행입니다만, 이러먼 공군 지원자가 줄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니만큼, 여러 차원에서 개선될 겁니다.

인터넷 검색하다가 기중씨의 글 봤습니다. 어떤 분이 다음 아고라 글에 링크를 걸어 놓았더라구요.

여담이지만, 저는 대대원들을 위해, 대대장님이랑 소위 '쇼부'라는 걸 치려고 글을 쓰고 있었지요...(긁적)
2008-01-09 17: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