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베스트-내글내생각] 식민주의를 바라보는 한국 대학생들의 관점에 관한 논의  
일병 김소망   2009-02-08 02:14:17, 조회: 403, 추천:1 

근현대사를 공부하는 한국 대학생들에게 있어 "식민주의"와 "근대화" 양자간의 연관성 여부는 치열한 고민을 불러일으키는 문제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한국의 현재를 만든 주체가 누구인가에 관한 문제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매우 정치적인 시점에서 다루어질 수 밖에 없었으며 일찍이 "식민지 근대화론"과 "식민지 수탈론"의 대결로 구체화 되었다. "식민지 수탈론"은 한국학계가 식민지 시대를 바라보는 기존의 시각으로서 식민정책이 한국의 근대화를 "방해한" 측면을 부각시킨다. 이는 '자본주의 맹아론'과 상통하는 것으로 근세 시대 한국에서 싹트고 있던 근대화의 움직임이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인해 단절되었다는 주장이다. 한편 식민지 근대화론은 "식민지 수탈론"이 지나치게 민족주의적인 측면에 경도되어 식민지 시대 동안 이루어진 일정한 성과를 무시했다는 비판과 함께 일제의 식민정책이 한반도 산업화와 효율적 행정체계를 성립시킴으로써 1960년대부터 시작된 고성장의 발판을 마련하였다는 논리를 전개한다. 이처럼 치열한 고민의 결실로 나타난 두 이론은 모두 한계를 드러낸다. "식민지 수탈론"은 일본 제국주의의 폭력성을 부각시켜 그것을 비판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지만 식민지 시기에 이루어졌던 일련의 근대적 성과들을 무시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한편 식민지 근대화론은 나름대로의 '객관적', '실증적' 방법을 통해 식민지 시대를 새롭게 조명한 공이 있지만 피식민지 지역의 민중들의 고통을 '성장통' 정도로 외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일본 극우세력의 정치적 논리로 이용될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그 한계점이 명확하다. 
'근대화'와 '식민주의' 양자간의 연관성 여부를 풀어내고자 한 이 두 이론이 한계성을 지니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서구의 '현재'를 중심으로 놓고 동양을 바라본 서구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개념인 '근대'를 바라보는 관점에 문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근대란 좋은 것[善]'이라는 관점을 너무나도 쉽게 수용하고, 근대 자체를 규범화 하면서 '근대주의적'인 틀 안에서 논의를 한정한 것이 두 이론의 가장 큰 맹점인 것이다. 결국 식민지 시대와 현재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서는 '근대'라는 틀에서 탈피할 수 있는 새로운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보았을 때 탈근대주의의 영향을 바탕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공부하고 있는 우리 대학생들의 움직임은 매우 긍정적으로 볼만하다. 우리 대학생들은 식민지 시대를 지배-피지배의 단선적 구조로 바라보는 것을 지양하고 보다 섬세하게 접근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서구의 현재를 기준으로 한 서구 중심적 근대를 지양하고 새로운 개념을 찾아가려는 모습은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흘러가지는 않는 듯 하다.
탈근대주의를 바탕으로 식민지 시대를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보려는 시도는 분명 신선한 시도이며 식민지 시대 연구의 객관성을 보다 더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점이 있다. 식민지 시대사를 단선적 구조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탈피함으로써 연구의 객관성은 한층 향상되었지만 이 시기를 '몰가치적'으로 바라보려는 태도1)를 바탕으로 탈근대주의를 받아들인 것은 큰 문제점을 지닌다. 만약 식민지 시대를 단순 설명하고자 한다면 몰가치적인 시각은 그다지 문제될 이유가 없다. 그러나 피식민 민족에게 있어 식민지 시대는 결코 몰가치적일 수 없다. 그것은 현재와의 연속성에서 연원한다. 굳이 식민지 시대의 잔재라고 평가받는 권위주의에 관해 언급하지 않더라도 '문명화'를 내세우며 팽창주의적 침략을 일삼던 '제국'들이 지금은 '경제적 풍요, 빈곤퇴치'를 내세우며 '세계화'라는 이름 하에 자행하는 경제적인 제국주의 양상, 그리고 이러한 '세계화'라는 이름 속에서 왜곡되어 가는 후발국 지식인들의 자화상 등은 식민주의가 연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식민주의가 지닌 이러한 부정적 연속성을 외면한 채 단순한 사실관계 규명만을 목적으로 삼는다면 그것이야말로 객관성을 결여한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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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필자가 보기에 최근 우리 대학생들이 식민지 시대를 몰가치적으로 바라보려는 시각은 다음에서 연원한다고 생각된다.

첫째, 87년 6월 항쟁 이후 우리 사회가 점차 민주화 되면서 일제 식민주의의 잔재였던 권위주의가 점차 해체됨에 따라 식민지 시절에 대한 기억도 덩달아 퇴색되기 시작했다는 점

둘째, 87년 체제가 새로운 대안을 요구받고 각종 운동이 쇠퇴함에 따라 식민지 시대를 '가치함의적'으로 연구해왔던 기존의 연구에 대한 반작용이 생겼을 것

셋째, 식민지 근대화론 등 식민지 시대를 '실증적'으로 보고자 하는 논의가 학계에서 선풍을 일으켰던 것 
* 책마을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9-03-11 13:21)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6-01
15:22:58 

 

병장 김민규 
  음, 그래요. 

한 가지 지적해보고 싶습니다. 몰가치적 관점은 어쩌면 이데올로기의 개입에 대한 강박적 배제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식민에 대한 민족적(당시까지는 민족적 집합체로서의 대한민국이 존재했으니) 반발이 두 개의 갈래로 이루어졌는데, 지금까지의 논의는 이쪽에서는 저쪽의 시도들을 부정하고, 저쪽에서는 이쪽을 부정하는 내분의 양상을 보여왔지요. 현재의 근현대사 연구의 시각이 단지 탈근대화적 접근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마도 현실적 상황 - 公共安全의 기치아래 강요되어왔던 반대쪽에 대한 부정을 탈피하기 위해서 학자들이 선택할 수 있었던 전략적 접근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그러니까 가치판단의 영역에 여지를 남겨놓고 사실 위주의 접근을 함으로서 보다 폭넓은 논의가 가능해졌으리라는 것이죠. 음, 아마도 주석의 2)와 닿아 있는 부분을 굳이 풀어서 부연한 셈이 된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저같이 빈깡통들은 이런 글을 보면 당황해요. 그러니까, 그 자체로 석사논문도 쓸 수 있을 정도의 논의들이 막 튀어나오겠는데 디테일한 친절한 설명을 배제한채 큰 줄기만 보게 되니까, 아니- 이게 도저히 소화가 안 되는거죠. 머리야. 후다닥 밥이나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2009-02-08
08:11:38
  

 

일병 김소망 
  민규 / 현재의 근현대사 연구의 시각이 탈근대화적인 접근만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것이 요즘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반대쪽에 대한 부정을 탈피하기 위한 학자들의 전략적 접근"이 사실위주의 접근으로이어졌다는 주장은 저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신선하게 들려오는군요. 한 번 깊이 생각해 볼만한 것 같습니다. 2009-02-08
08:28:28
  

 

상병 정해룡 
  당근 다먹고 낮과 밤이 바뀐세계를 향해 가겠습니다 

졸업 논문을 보는듯한 이글은 저에게 혼돈의 아우라만 남기는군요 (울음) 2009-02-08
08:28:33
  

 

병장 김민규 
  전공생도 아니고 그냥 잠시 기웃거린 정도의 기초교양만을 가지고 있는 저로서는 사실 뭔가 이렇다할만한 나름의 관점을 갖는다는것이 쉽지 않기에, 그저 제게 역사를 전달해준 선생님들의 시각을 답습하고 마는 수용자로 아직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몰가치가 더 마음에 편하게 다가왔는지 몰라요. 뭐 근데 팩트를 나열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아무런 가치판단이 개입되지 않는가는 또 따로 생각해봐야 할 문제겠지요. 나무 몇 그루에만 집착하면 자칫 숲을 오해할 소지가 있으니까요. 

아- 어렵군요. 2009-02-08
09:20:14
  

 

병장 이지훈 
  매우 잘 봤습니다. 우선, 질문 하나. 소망님 입장은 식민지 시대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역사적 관점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건가요? 아니면, 존재할 수 없다는 건가요? 

식민지 수탈론이나 식민지 근대화론이나 경제 분야에 너무 치우친 관점이 아닌가 싶어요. 경제 연구로부터 나온 관점을 전 영역을 설명하는데 사용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원래 경제사를 설명하려는 것이라면 이해하겠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이 두 가지 '론'들이 경제 분야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잖아요. 분명 '경제사'의 틀에서 다루어지지 않고 '역사학'의 틀에서 다루어지고 있지요. 70년대 이후 한국의 경제적 성공을 설명하기 위해 경제 분야에 연구를 치중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그 때는 그러한 설명이 필요했으니까요. 여러 모로 쓸모가 많았을테니까요. 

경제사의 연구를 위해서는 풍부한 사료가 필요한데 식민지 시대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사료가 그렇게 많지 않다고 들었어요. 덕분에 정해진 사료로 많은 해석이 오갈 수밖에 없고, 이것이 수탈론과 근대화론 등이 등장하는데 일조하는 것 중 한 가지가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식민지 근대화론과 탈근대주의를 바탕으로 한 관점의 차이는 '근대'라는 개념을 제외시킨 것밖에 없나요? 결국 식민지 시대를 겪은 '우리'에게는 식민지 근대화론의 한계나 탈근대주의의 한계나 비슷한 것이 아닌가 해서요. 2009-02-08
10:24:27
  

 

상병 이석현 
  식민지 시대사를 단선적 구조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탈피함으로써 연구의 객관성은 한층 향상되었지만 이 시기를 '몰가치적'으로 바라보려는 태도를 바탕으로 탈근대주의를 받아들인 것은 큰 문제점을 지닌다. 만약 식민지 시대를 단순 설명하고자 한다면 몰가치적인 시각은 그다지 문제될 이유가 없다. 그러나 피식민 민족에게 있어 식민지 시대는 결코 몰가치적일 수 없다. 그것은 현재와의 연속성에서 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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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역사는 어느정도의 사실 아래 그 나라의 관점에서 해석하여야 한다'라는 주장과 어떤 점에서 다른지 궁금하군요. 만약 같은 것이라면 그것이 주관적인 해석을 강조했다는 말, 즉 '식민지 수탈론'의 시각과는 어떤점에서 다른 것인지(물론 그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궁긍하네요. 
그리고 역사가 '단순한 사실'을 열거하여 설명하는 서술이 아니라면 어떤 것을 역사라고 생각하시는 지요? 역사가의 주관성이 들어간 역사? 

마지막으로 괜히 역사 얘기가 나와서 그런지 '인류의 역사는 승리자의 역사이며 지배층의 역사이다'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한데요. 이시각에 비춰볼때 현대의 '엘리트 주의'는 괜한 말이 아닌 실질적인 사실이 아닙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2009-02-08
12:27:02
  

 

상병 이석재 
  잘 봤습니다. 책마을의 역사학파분들이 제가 머릿속으로만 가지고 있던 의문을 잘 드러내주셨군요. 김민규님이 빈 깡통이면 전 뭐인것입니까 허허 김소망님의 주제는 '식민지 경제사'의 몰가치적인 접근방식에 대한 비판이랄까. 뭐 그런정도일까요. 사실 얼마나 많은 대학생들이 이 주제에 대해서 논의할까만은.. 2009-02-08
13:42:23
  

 

병장 박찬걸 
  하기사 역사는 원래 주관적이죠. 우리가 생각하는 안중근 의사, 이봉창 의사. 일본에서 보면 결국 테러범이랑 다를게 없어요. 2009-02-08
13:52:23
  

 

일병 이신호 
  역사는 승리자들을 위한 기록일 수 밖에 없다는 건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는 승리자와 패배자를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하기 때문에 이러한 논쟁이 오고 가는 것 같습니다. 뭐 그냥 그렇다고요. 하하. (이해를 못해서 끄적이는 1人) 2009-02-08
20:18:28
  

 

상병 김예찬 
  저도 요새 일부 대학생들의 일제시대에 대한 몰가치적 시선이 어디서 나왔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제 생각에는 민족주의 담론에 대한 기존 학계의 비판적 흐름이 일부 대학생들에게 유쾌하지 못한 방식으로 이식된 것 같습니다. 요새 인터넷 상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 중에 '쿨게이'라는게 있죠? 저 같은 경우는 기본적으로 어떠한 이념에도 회의적이고 냉소적이며, 주로 이런저런 논쟁에 있어서 실증적 방식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을 대충 '쿨게이'라고 보는데 일제시대에 대한 웹 상의 논의에 있어서도 '쿨게이'들에 의해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죠. 2009-02-09
08:29:29
 

 

일병 김소망 
  지훈 / 식민지 시대를 제대로 설명할 만한 역사적 관점이 "없다"라고 말할 수는 없겠습니다. 식민지 근대화론이나 식민지 수탈론과 같은 근대주의적인 논의들 역시 나름의 체계성을 가지고 식민지 시대를 잘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제국"들의 "근대기획"에 속해있었던 식민주의를 비판하는데 있어서 "근대화"라는 단어를 바탕으로 논의를 전개해 나간다는 것은 개에게 자신의 주인을 물라고 시키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생각 하에 탈근대주의적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것이지요. 그리고 탈근대주의적 접근은 "근대" 자체에 대한 비판이지 "근대"를 제외시킨다는 표현은 아닙니다. 2009-02-09
10:13:27
  

 

상병 장형순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관점에 따라 역사마저도 상반된 평가를 받게 된다는 것은, 사실이 표현의 대상이 될때 표현하는 이의 개입은 정당한가. 사실을 사실로서 전달하기 위해 다큐멘터리에서의 개입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입니다. (물론 반대로 다양한 관점의 생산물이 등장해야 더 재밌다고는 생각하지만 일단 원론적으로.) 


그리고 
1."식민지 시대를 지배-피지배의 단선적 구조로 바라보는 것을 지양하고 보다 섬세하게 접근하기 위한 노력" 
2."서구의 현재를 기준으로 한 서구 중심적 근대를 지양하고 새로운 개념을 찾아가려는 모습" 

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2009-02-09
10:22:11
  

 

일병 김소망 
  예찬 / 네 저도 "민족주의" 담론에 대한 학계의 비판적 흐름이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식되었다는 사실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민족주의"를 비판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 이것이 "민족 허무주의"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저도 불쾌할 뿐입니다. 사실 "민족"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내기 위한 여러 요소들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민족"이라는 개념 자체는 허구성이 짙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이 시점에서 "민족"의 존재를(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부정하기는 어렵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해방투쟁(식민지 해방투쟁이든 약소민족의 반제투쟁이든)에 있어서 좋은 무기로 쓰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대학생들 사이에 민족허무주의가 만연하고 있다는 사실은 유쾌한 사실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민족주의는 반역이다"라는 책을 내며 임지현 선생은 자신이 민족주의를 비판하는 것은 "민족을 사랑하는 나만의 방법이다"라고 표현하지 않았었습니까? 그리고 다른 저서에서는 "ㅇ회애국주의"라는 형태의 민족주의를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하였구요. 

그리고 민족주의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식민지적 기억이 극우파와 탈민족주의의 기묘한 동거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약간 문제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2009-02-09
10:23:09
  

 

일병 김소망 
  형순 / 1. 식민지 시대를 지배-피지배의 단선적 구조로 바라보려는 것을 지양하고 보다 섬세하게 접근하기 위한 노력 : 이는 식민주의가 단순히 지배민족에서 피지배 민족에게 전해지는, 단선적인 구조가 아니라 양자간 상호 소통의 측면이 강하다라는 점에 주목해 접근하는 노력을 말합니다. 예컨대, 일제시대 전파된 여러 일본식 신문화가 한국의 지식인들에게 일방적으로 전파된 것이 아니라 한국인들에 의해 새로운 창조의 과정을 거쳐 나름의 독자적인 모습을 갖추었다는 점 등에 대한 연구가 이에 속하지요. 

2. 서양인들이 말하는 "근대"라는 개념은 "서구의 현재"를 중심으로 놓고 동양 사회를 "전통사회(Traditional Society)"로 바라보는 측면이 매우 강합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Traditional"이란 "후진적인"이라는 의미로 통하겠지요. 따라서 "근대"라는 개념은 서구 중심적인 개념일 수 밖에 없겠습니다. 물론 "Traditional"한 사회에 속해있는 국가 역시 언젠가는 "근대적인" 국가로 발돋움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나름 개방적인 형태의 표현이기는 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그 용어가 "시간적 차이"를 설명하는 것으로 쓰인다면 몰가치적인 표현이 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것이 당시(아니, 지금도) 서구와 동양의 실질적 파워 차이를 고려했을 때 과연 얼마나 몰가치적인 표현일까요? 결국은 지극히 서구중심적인 표현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탈근대주의는 바로 이 "근대"라는 개념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학문적 시도가 되겠습니다. 2009-02-09
10:33:40
  

 

일병 김소망 
  참고로 저는 "탈근대주의"에 대해 아는 것이 없습니다. 여기저기에서 "탈근대주의", "탈근대주의" 운운하는데, 그것의 정확한 개념을 콕 찝어서 말할 수 없겠습니다. 다만 논문이나 저서를 보았을 때, "아, 이 논문은 탈근대주의(Postmodernism)의 영향을 받았구나. 이해할 때 골머리 좀 썩겠는데? 집중하고 보자" 라는 식으로 "대충 어떠한 영향"인지만 파악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어떠한 ism이든.. 그것의 정확한 정의는 불가능 한 것인데.... 탈근대주의는 더욱 더 그러한 것 같습니다. 2009-02-09
10:36:19
  

 

일병 김소망 
  석현 / '인류의 역사는 승리자의 역사이며 지배층의 역사이다'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한데요. 이시각에 비춰볼때 현대의 '엘리트 주의'는 괜한 말이 아닌 실질적인 사실이 아닙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뭐라고 쉽게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다"라고 대답할만한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질문은 "역사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의 작은 가지 정도로 생각되니까요. 만약에 그 질문의 답을 안다면 역사를 공부할 필요가 뭐가 있을까 싶네요. 아마 그 질문의 답을 알았더라면(그리고 안다고 자만심에 빠졌더라면) 전 아마 돈되는 경영학이나 행정학 등을 전공하고 있었을 겁니다. 어쩌면 정치학을 전공할지도... 하하 2009-02-09
10:48:03
  

 

병장 김무준 
  오오 어렵다. 오오오. 2009-02-11
02:54:07
  

 

상병 윤현상 
  글을 읽은지 3일정도 되었을까요. 굉장히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어서 뭔가 리플을 달고 싶었는데 근현대사의 연구동향에 대해서는 사실 아는 것이 별로 없는지라, 지금까지 무슨말을 해야 좋을까 계속 고민했네요. 
"탈근대주의"를 한마디로 꼭 집어 설명하기 어려운 것은(물론 한마디로 정의될 수 있는 사상이란 없지만, 불완전하게나마 대략적인 설명이 가능하단 의미로 사용하자면), 탈근대주의라는 이즘 자체가 근대주의의 극복이라는 대명제만 설정할 뿐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 아닐까생각해 봅니다. 탈근대주의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역사인식의 기틀이 되는 (서양 중심으로 규정된) 시대구분법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데, 정작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역사인식의 기틀이 잡히지 못하고, 그 때문에 논의의 중심이 잡히지 못하고 있는게 아닐까요. 대안을 제공하지 않고 비판하기만 하는 것은 불완전한 것이고, 비판이 그 자체로 변화를 일으킬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현재의 탈근대주의가 가지는 한계는 그런 부분에 있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본문에서 언급해주신, 탈근대주의가 몰가치적으로 "수용"된 문제점이 아니라 탈근대주의 자체가 가지는 한계랄까요. 
뭐, 이런 생각이 들었다는 거지요. 2009-02-11
18:40:50
  

 

상병 진수유 
  잘 읽었습니다. 2009-03-31
10:1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