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Economic-Report] 미시적 관점 
 
 
 
 
부족하지만 깊이 생각해주시고 답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보운님의 글을 읽으면서 얄팍한 지식만으로는 답변을 하는 것이 힘겹습니다.
하지만, 정말 다루고 싶은 것,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점점 많아집니다.
경영을 배우면서, 기업의 가치 추구, 사회적 책임과 관련하여 많은 것을 배웠지만,
결국 이윤추구라는 목적이 덩쿨나무처럼 뿌리박혀 있는 모습에,
진정한 가치를 어떻게 하면 발견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경제학에 대한 찬양.
경제학을
‘인간 생활의 유지·발전에 필요한 재화를 획득·이용하는 과정의 일체 활동‘으로
간단히 정의하기에는, 아직 피어나지 않은 꽃봉오리를 잘라 버리는 행위와도 같습니다.
경제학은 돈에 관한 학문이기 이전에,
경제학은 인간의 선택에 관한 학문이며, 각각의 선택이 합리적인 선택이 되도록 돕는 학문입니다.
언제까지나 Maslow의 1단계, 2단계의 욕구에서 머물러 있는 그런 자들의
매우 유용한 도구로서만 머물러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경제학은 다른 학문에 비하면, 그 역사가 터무니없이 짧지 않습니까 -경영학은 더욱 짧으며…-
지금의 주주 중심적 경영과 이기적인 경제학은 비유하건데, 예전 갈릴레오 시절 천동설과 같다고 봅니다. -이것이 지금의 경제, 경영학이 기초부터 잘못됐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저는 경제학이 ‘세계를 포용’할 수 있는 거대함부터, 개인의 세밀한 부분까지 다룰 수 있는 섬세함을 이미 보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길을 가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이런 학문을 겨우 우리를 조금 더 먹여주고, 입혀주는데 쓰기에는 돼지에게 진주를 주는 격인, 너무 아까운 학문입니다.



들어가기 전. 보운님께서 거시적 차원에서 보셨다면, 저는 이를 지극히 개인적 차원으로 축소시켜 설명해 보겠습니다.

기업활동의 공동체적 관점에서의 분석에 대해

사실 기업이라는 것이 ‘주식회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기업부터, partnership, 합명회사, 합자회사 등등 수많은 유형으로 나뉘어집니다.
한가지 경우-주식회사-에 한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논한다면, 서로 다른 형태의 기업에 대해서도 과연 같은 논리를 제시할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학문이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라면, 절대적인 잣대가 있을 것이며, 그 잣대가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주식회사의 경우 보통 규모가 크고, 그만큼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도 크다고 할 수 있음으로,
먼저 다루는 것이 순서일 수도 있으나, 다른 기업유형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는 것이 우려됩니다.
기업형태의 한 극단적인 형태를 보면,
스스로가 주주이며, 경영자, 그리고 고용인이며, 소비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자급자족‘이 그 예입니다.
한 개인에게서 일어나는 일을 공동체적 관점으로 분석한다는 것이 어폐가 있을 수 있으나,
공동체가 ‘한 몸’으로써 각각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을 이상적 형태로 보고,
이 개인이 가진 자아 각각의 역할과 갈등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면,
공동체적 관점에서의 기업활동 역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주주 중심 주의의 문제점은
각 집단간의 갈등이 존재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쉽게 상대 집단을 파괴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를 마치 종자씨를 먹어버리는 행위로 설명하고 싶습니다.
과연 자급자족의 형태에서 각기 다른 자아상을 서로 파괴하는 현상이 일어났는가? 라고 묻고 싶습니다.
마찬가지로, 가족경영기업에서 서로 독특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서로를 다치게 하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돈(이윤)이 목적이 아닌 이유
돈 그 자체로는 아무 가치가 없습니다.
특히 ‘법정화폐’ 체제 하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저 물질적 교환성이 ‘매우매우’ 풍부한 가상적 가치일 뿐입니다.
돈에 대한 개인의 철학 문제이겠지만, 돈을 벌겠다는 그 이면에는 Maslow의 1단계와 2단계의 욕구를 충족시키겠다는 ‘진짜 목적’이 머물고 있지 않습니까?
물론 이것을 추구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Maslow가 말하는 고차원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면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기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스스로 버리려는 목표설정이 아닐까 묻고 싶습니다.
돈만으로는 그 이상의 단계를 추구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가치의 저장을 통해, 현대사회가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는 것을 반증하는 행위가 아닌가 싶습니다.
기업운영의 새로운 가치를 밝혀내고, 이를 맹목적 이윤추구의 대체수단으로 제시할 수 있다면, 일련의 모든 문제들이 해결되리라는 믿음 아닌 믿음을 가져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