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필진 분들이 선정해주신 2005년 최고의 책 (병장 구태우/051231) 
 
 
 
 
안녕하세요. 리장 태우 입니다. 책마을에서는 연말 특집을 맞아 필진 분들께서 2005년 가장 인상깊게 읽은 책에 대한 서평과 책을 소개해드리는 특집을 마련하엿습니다. 2006년 주민 여러분의 독서에 좋은 지표가 되기를 바랍니다. 항상 책마을의 필진으로서 좋은 칼럼을 써주시는 필진 분들에게 새해 인사라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부탁드립니다.


병장 한상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 정문태, 한계레신문사
->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여전히 살육이 시작되고 있다. 이러함을 알리는것이 전선기자의 사명이고 희망이다. 어쩌면 우리가 정말 생소하다고 말할 수 있는 종군기자.. 아시아의 분쟁지역을 돌아다니며 보고 느낀것을 우리에게 전달하고 자한다.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동티모르전쟁, 아프카니스탄전쟁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인 버마(미얀마)의 내전 힘의 논리속에 이루어지는 전쟁 그속의 진정한 진실은무엇인지에 관해 저자는 단지 사진기와 펜으로만 말할뿐이다.


상병 김상희

<삶의 한가운데>, 루이제 린저
->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함께 독일 문학의 큰 감동을 주었던 작품, 자유에 대한 갈망, 운명에 대한 강한 믿음과 자신의 삶에 대한 애정 때문에 빠져들수 밖에 없는 매력적인 여인 니나의 삶, 이 책을 2005년 최고의 책으로 추천합니다.


병장 허원영

<어제의 세계>, 슈테판 츠바이크
-> 슈테판 츠바이크는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20세기 초 독일 문학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가 자살하기 전에 쓴 마지막 작품이기도 한 이 회고록은, '이성과 계몽'의 19세기 후반 유럽세계가 양차대전으로 어떻게 무너져 가는지를 보여준다. 릴케, 발레리, 프로이트 등의 거목을 중심으로 한 당시의 문학/사상적 지도로 읽어도 매우 흥미롭지만, 이 작품의 진짜 가치는 대전 이후의 세대인 우리들이 양차대전 사이에 잃은 것과 얻은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가르쳐 주는 데에 있다.


7급 하지연

"서평에 앞서.."

서평을 쓰기 앞서 이 부분이 나에게 가장 취약한 부분임을 밝혀야 할 것 같다.
나란 사람은 책을 읽는 순간 완전히 동화되어버리기 때문에 이렇듯 심약한 심장으로 냉정하게 객관적 자세를 취할 수가 없다. 영화를 찍는 배우들이 자신을 작품과 완전히 동화시킨다는 말을 나는 믿는다. 나는 감정의 전이가 빠르고 또 오래 지속되는 사람으로 슬픈 책을 읽으면 오래 오래 힘들고 즐거운 책을 읽으면 꿈속에서도 불꽃이 펑펑 터지는 사람이다. 그런 순간이 지나면 책의 내용은 대체로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아마도 그런 느낌들은 내 혈관을 타고 언젠가 불쑥 튀어나올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그 책 어떠했냐고 물어보면 내 대답이란 것이 기껏 ‘응 좋아’ ‘응 좀 그래’ ‘잘 생각이 잘 안나’ 이 정도다. 그러니 명색이 북 클럽에서 칼럼을 쓴다는 사람으로 독서후기를 쓰기는 진작에 틀려버렸다. 사실 이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나 고민 많이 했었다. 이렇게 고백하고 나니 속이 시원하기는 한데 또 다른 분에게 많이 미안하다. 칼럼을 쓰던 초기에는 내게 이런 병이 있는 줄 모르고 서너 차례 시도를 했었지만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좋다’ 여기서 더 발전을 하지 못했다. 짧은 서평이라 하니 가슴을 쓸어내리며 위안을 해보지만 끝이 어찌될지는 모르겠다. 이런 불치병을 밝히고 일찌감치 칼럼진을 떠나 혼자 놀아야 했을지도 모른다. 

<남자 VS 남자 혹은 사람 VS 사람>, 정혜신
->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내가 좋아하는 분야가 있는데 심리분석과 인물평전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가 결합했으니 무척 즐겁다. 사실 이 두 분야는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무척 따분하겠지만 고맙게도 작가인 정혜신 정신 전문의의 글 솜씨가 무척 유려하고도 ‘스마트’ 하다. 이토록 자신감에 차있고 확신하는 의사를 만나기란 정말 어렵지 않은가. 여담이지만 어제 감기로 이비인후과를 갔는데 의사 선생님에게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했더니 ‘뭐 감기 걸리면 다 그래 어깨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온몸도 쑤시고’ 그런 진단을 받고 진료비를 내고 나왔다. 그에 비해 정혜신 박사는 조곤조곤 내 병명을 설명하듯 자기인식이나 열등감, 직업의식 등등을 거침없이 비교하며 쉽게 풀어 설명을 해준다. 물론 비교당한 인물도 읽는 사람들도 모두 동의할 수 는 없겠지만 특별한 인물들의 내면을 한번쯤 들여다본다는 은밀한 욕구을 정신병리학적으로 충족시켜주는 재미있는 책이다.


상병 강승민

<오래된 정원>, 황석영
-> 내가 이책을 읽지 않았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잊고 있었다. 그러니깐 고등학교때 1권을 손에 쥐고 슬금슬금 읽다가 지쳐서 놓아버린 후 나는 지금까지 황석영의 이 걸작을 읽었었다고 착각했었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전에 이 소설이 임상수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부대 도서관에서 다시 집어들었을 때조차 나는 의심했었다. 이제는 공지영의 소설이나 조정래, 공선옥의 그런 소설들이 지겹다고 느껴질 때, 김영하와 같은 글빨로 비리한 삶을 탱탱하게 꾸려나가고 싶을 때 이 책이 다시 나에게 도착했다. 
때로는 아무리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던 시가 있었다. 기형도의 시가 그랬다. 행갈이와 언어선택이 어설펏다고 고등학교 문학시간에 발표를 하던때가 생각난다. 마치 이제는 기형도가 없으면 안되는 것처럼 나는 그 당시, 몽매하게 <오래된 정원>을 대했던 나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황석영의 <오래된 정원>은 이념소설은 절대 아니고 그렇다고해서 미학적 선언문은 더더욱 아니다. 그냥 한 인간이 신념을 지키고 살아가기 위해 지리한 '일상'을 어떻게 숭고하게 살았는가라는 생의 절규에 가까운 서정시이다. 사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게 죽음보다 인간의 시간, 특히 일상이라고 본다. 동지와의 굳건한 신념을 다짐했지만 어김없이 무너지는 순간은 우리네들의 일상이다. 어느 시인의 시구중 가난한 달동네의 미순이와 아버지가 죽은 것이 아니라 그네들의 시간이, 일상이, 生活이 죽었다는 것처럼 우리는 처절하게 일상앞에서 무너지기 마련이다. 황석영의 이 소설은 80년, 그 희뿌옇던 시간을 보낸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연애담이자 우리세대들에게 '살아보이는' 인물들을 나타낸 걸작이다. 
단지 방에서 담배나 홀짝이며 슬금슬금 읽었던 이 책이 이제서야 눈물을 쏟아내게 하는 건 역시 에술은 인간에 의해, 인간을 통해 만들어 진다는 것을 세삼스럽게 느끼게 해준다. 

덧붙임>
우리나라의 암울한 시간을 체험하기 위한 사람이 읽어도 좋지만, 성장의 딜레마에 놓인 이들이 읽어도 무관하다. 어쩌피 성장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치열한 이데올로기의 전쟁아닌가? 
나는 어떤 언어를 쓸것인가? 여러개의 언어를 공장처럼 지어놓고 그 중 제일 나은 것을 이용할 것인가? 그건 전적으로 당신들의 선택이다. 


병장 구태우

<에드거스노 자서전>, 에드거스노 
-> 2차대전 전,후로 냉전시대를 거치면서 아직까지 세계는 끝나지 않는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역사는 현재를 다시 볼수 있는 거울이자 지표가 된다. 우리가 지금 몸살을 앓고 있는 역사의 현장도 뒤돌아 본다면 과거의 연장선 속에 있다. 종군기자로서 로맨티스트이자 여행자의 시선으로 격동의 현근대사에 대한 냉철한 묘사와 중국과 러시아의 사람들의 혁명과 새로운 세상을 위한 갈망을 잘 묘사하고 있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무엇을 배웠는가? 묻는다면 나는 자신있게 이 책의 부제를 이야기하고 싶다. "시작을 향한 여행" 우리는 현재를 알기 위한다면 과거의 역사 속을 여행할 필요가 있다. 그것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좀 더 객관적인 눈으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p.s: 필진 분들을 포함한 촌장님과 저의 서평도 추가 하였습니다. 필진 분들이 선정한 책이지만, 운영진의 서평이 추가되어있어서 눈쌀을 찌푸리시는 주민 분들(없으시겠지만)이 계시다면, 웃으면서 넘어가주세요. 조금 더 좋은 책을 소개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추가하였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계시지 않은 필진분들의 서평은 추가되는 즉시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