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의 기도 (병장 김동환/051207) 
 
 
 
 
이 글은 강승민님의 칼럼을 보기전에 완성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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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어제와 같고 내일도 오늘과 같을 대다수의 군인들에게 춥고 긴 겨울은 심심하게만 

다가오기 마련이지만 개인적으로 지난 주는 황우석 박사와 MBC PD수첩의 공방으로 

심심할 틈이 없었던 한주였다. 

YTN의 특종보도에 MBC가 3단 승룡권을 맞고 사건이 잠시 진정국면으로 접어든 지금,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가 조작된 것인지 아니면 MBC가 헛다리를 짚은것인지, 향후 이 사건이 어느 방향으로 

흐르게 될 것인지에 대한 나름의 판단을 해 보는것도 물론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애시당초 황우석 박사의 연구결과에 대한 한점의 의혹도 가져보지 않았던 터라 그보다는 이번 사건으로 

작은 변화가 일 것이라 기대되는 대중과 방송언론과의 관계에 대해 더욱 주목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언론은 어디라고 생각하시나요?’

매년 시사저널에서 연말쯤 되면 이같은 조사를 한다. 시사저널 이외에도 다른 몇몇 매체에서 연령별 

설문에 기초한 이런 순위조사를 실시한다. 잠깐 글에서 눈을 떼고 곰곰이 생각해보자. 올해의 답은 뭘까?

정답은 몇 년째 KBS다. 과거 안티조선운동이 한창이던 당시까지 조선일보가 1위를 고수했으나 

몇 년전 부터인가 KBS가 그 자리를 꿰차고 있다. 진보진영의 안티조선 운동이 자연스럽게 눈에 

띄지 않게 된 이유는 조선일보가 변화했기 때문이 아니다. 바로 조선일보를 위시한 오프라인 인쇄매체가 

더 이상 위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자연스러운 인식의 변화 때문이다. 

'영향력 있는 신문 1위'가 이렇게 흐지부지 물러나는 사이 어쨌든 주류의 몫은 신문에서 

방송으로 이양됐다. 설상가상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이 뉴스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신문이 발행하는 부수는 

밀레니엄 이전과 점점 급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형편이다. 사정이 이러니 언론이라면 ‘신문’을 떠올리던 

이전의 패러다임은 이미 그 밥그릇을 상당부분 잃었으며 한참 더 쫓겨갈 여지 또한 남아있음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이렇게 방송이 영향력있는 매체로 급부상하게 된 것은 그 태생적 장점에서 기인한다. 신문으로 대표되는 

활자매체는 시각만을 압박하고 정보를 받아들이는 속도와 양을 독자가 결정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반면 

방송매체의 보도는 시각과 청각을 파고들며 시청자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속도와 그 방향을 보도를 만드는 사람이 

설정하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는 정보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해볼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다. 

접근성만 보장된다면 기본적으로 방송은 신문보다 위력이 클 수 밖에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시청자에게 청각과 시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양질의 정보가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되는 

방송의 형식은 좋은데 그 내용의 진위와 관계없이 시청자는 제공되는 정보에 쉽게 의식화 된다는 것이다. 

몇 달전 각 방송의 9시뉴스에서 떠들었던 ‘쓰레기 만두’ 보도 때문에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만두회사 ‘도투락’을 비롯한 중소 만두제조 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했던 것이 그 좋은 예다. 보도가 나간 이후 

몇 달만에 만두회사들이 진실을 밝혀냈지만 이미 아무도 만두를 사먹지 않게 된 것이다.

9시 뉴스에 브로콜리가 암 예방에 좋다는 보도가 나가면 다음날 마트에 브로콜리가 동나고 

민물고기 양식에 사용하는 말라카이트 그린이 발암물질이라고 보도되면 민물고기 매출이 뚝 떨어지는 류의 일은 

이미 흔한 풍경이다. 아무도 뉴스보도의 진실성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 대중의 대다수는 의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들은 이미 9시 뉴스로 대표되는 방송보도에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방송이 점점 오만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쓰레기 만두’보도 이후 

보도내용과 다른 진실이 밝혀졌고 오도로 인한 막대한 피해자가 발생했지만 공중파 방송 어느 곳에서도 

자사의 잘못된 보도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 무책임함 이외에도 이미 방송이 

한국 사회에서 상당한 권력을 획득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이번 황우석 박사와 PD수첩의 논란은 이러한 권력을 기반으로 한 방송의 오만한 판단에서 기인했다. 

진정 PD수첩에서 황우석 박사 연구의 진위를 가려내는 것을 그 목적으로 했다면 자신들이 언론 외 분야에서

아마추어임을 감안하고 일찌감치 의혹을 공론화시켜 자연스럽게 과학계에서 전문적인 검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이끌었어야 했다. 그러나 이미 밝혀진 PD수첩 기자들의 강압적이고 불법적인 취재과정은 진실을 밝혀내는 것 보다는 

미리 확고한 취재의 결론을 내려두고 어떻게든 세계적인 과학자를 꺼꾸러트려 특종을 잡아보겠다는 목적으로 

그들이 취재에 임했음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진심으로 소름끼치는 것은 이번 PD수첩의 상대자가 

황우석 박사보다 국내외 인지도가 부족하고 약간은 어긋난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네티즌의 보호도 없을 

그저 적당히 유명한 과학자였다면 논란의 여지도 없이 그는 자신의 연구결과를 유린당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PD수첩은 취재 결과에 대한 타당성도 획득하지 못했고 취재 과정에 대한 윤리성은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됐다. 결국 오류가 증명되지 않은, 연구논문의 무고함을 사이언스가 다시 한번 보증한 

황우석 박사만 이래저래 심적, 인적, 물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셈이다. 이는 옳지 않은 일이다. 

국민의 알권리를 핑계삼아 취재원의 인권을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고 

타인의 신념을 끊을 작정으로 칼을 휘둘러놓고 ‘비판 언론’이라는 방패로 책임지지 않는 것 또한 

옳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나는 내친김에 모든 언론들이 문제 있다고 질타하는 그 ’삐뚤어진 네티즌들‘이 

좀더 강하게 PD수첩과 MBC를 흔들어주길 원한다. 지금 그들의 뇌리에 인상적인 본보기를 남겨주지 않으면 

언제 또 무고한 ’제 2의 황우석 박사‘가 희생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논란이 잠시 진정국면에 접어든 지금, 돌아보면 이번 사건으로 우리 사회는 많은 것을 잃고 또 얻었다. 

우선 추락한 과학계의 국제 신뢰도와 몇 달 분량의 줄기세포 연구, 황우석 박사의 개인적인 건강을 잃은 반면 

좀더 정교한 논문과 합법적으로 다량의 난자를 공급받아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됐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랑하던 방송은 좀더 조심스러워지고 사회 아젠다를 제시하고 그 방향을 점검해주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충분히 상기했으리라 본다. 삐뚤어진 애국심을 보여준 네티즌들에게서 이번 문제의 

해결을 떠나 열광적인 월드컵 응원의 이면에 가려져있었던 또 다른 사회적인 문제를 포착할 수 있었고 

우리 사회의 관용도가 어느 정도인지 진단해 볼 수 있었던 것도 수확이라면 하나의 수확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언론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그 배경을 떠나 무엇보다 다수의 대중이 현격히 권력화되던 

방송언론에게 보내던 무의식적인 신뢰를 스스로 깨고, 강요된 정보를 한 단계 걸러서 받아들였다는 점이 

무척 놀랍고 또 반갑다.  또한 이런 압도적인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도 대중의 삐뚤어진 민족적 파시즘을 짚어내고 

다양성의 부재를 지적하는 소신 있는 글쟁이들이 적지 않음이 다행스럽다. 




심심하지 않았던 한주의 끝으로 건강이 많이 상했다는 황우석 박사의 쾌차를 기도해본다. 그의 살신성인이 

다시는 그가 원하는 과학 이외의 영역까지 끌려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상병 유인호 (2005-12-07 20:53:03)  
공감합니다.!!
TV를 보실때는 항상 비판하는 자세가 필요한거 같습니다.
아무리 공적으로 기사를 썼다하여고 고위층의 압박이나 개인의 주장등 보이지 않는 것들이 들어가 있으니 말입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회사하나를 죽일려는 듯한 화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지금도 콘프라이드에서 애벌래가 나왔다면서 실제 애벌래를 스크린으로 보여주는데 어찌누가 그걸 사먹을수 있겠습니까???
걱정입니다. 쯧쯧  

병장 김대현 (2005-12-08 08:48:10)  
거대한 공룡과 싸우기 위해서는 자신도 거대한 공룡이 되어야 했던 거겠죠..  

상병 이천용 (2005-12-08 11:45:09)  
'진심으로 소름끼치는 것은 이번 PD수첩의 상대자가 황우석 박사보다 국내외 인지도가 부족하고 약간은 어긋난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네티즌의 보호도 없을 그저 적당히 유명한 과학자였다면 논란의 여지도 없이 그는 자신의 연구결과를 유린당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 말 진심으로 공감합니다.  

병장 김대현 (2005-12-08 12:40:49)  
제 생각에는 PD수첩의 보도로 인해 불거진 황우석 교수에 대한 마녀사냥보다
그걸 보고 격분(?)한 국민들이 저지른 PD수첩에 대한 마녀사냥이 몇 배는 더 위험했다고 보는데요.

황우석 교수를 사람들이 '추앙'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이 업적 하나를 세우면 나머지 그들의 팬들은 그를 엄호사격하고 보호해줘야 하나요?
그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네티즌"이 오히려 황교수를 망치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마치 박정희가 경제발전 하겠다고 하면 입닥치고 찬성 찍어주는 분위기로 가야하는 것처럼요.
문희준이 락하겠다고 하면 문희준 팬들은 무조건 '보좌'해줘야 되구요.
아, 오해는 마십시오. 저는 황우석 교수와 박정희와 문희준을 비교한 것이 아니라
황우석을 추앙하는 사람들과 박정희를 추앙하는 사람들과 문희준을 추앙(?)하는 사람들을 비교한 것이니까요.
단적으로 말해서, 외국 언론들이 보기에는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딴지를 건 PD수첩의 보도보다
그걸 보고 姑僿漫 하나같이 황우석 교수를 보호하자(?) 식으로 나오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여론이
더욱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의심스럽게" 만드는 건덕지가 될 것 같습니다.

업적은 업적으로 평가받으면 되는 겁니다. 그게 중심입니다.
또 그정도 업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업적 외적인 면은 어느정도 태연할 수 있는 굳은 심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업적의 가치와 그 업적에 대한 국민정서를 구별 못하는 건 우리나라의 큰 병폐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업적이 언론플레이나 그놈의 '국민정서'에 얼마나 쉽게 윤색될 수 있는지,
또 그렇게 떠받들어놓은 우리의 영웅은 그런 업적 외적인 태클에 얼마나 허약한지.
연구 주제의 비중으로 보나, 연구 과정의 문제로 보나,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비판을 황우석 교수는 예상하지 못했던 건지.
황우석 교수는 한국민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지 않으면 아예 연구를 할 수 없는 교수로 
우리들 스스로가 그렇게 만들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말입니다.
저는 황교수가 왜 그렇게 쓰러져있어야 하는지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왜 황교수가 연구를 멈춰야 하고, 왜 PD수첩이 몰리듯 폐지되어야 하고, 왜 국민이 이렇게 들끓어야 하는지,
우리에겐 비평에 대한 면역이 이다지도 없는 것일까, 한탄스럽습니다.  

일병 남정현 (2005-12-08 12:56:07)  
음....제가 리플을 쓰려고 했는데 대현님이 잘 말하셨네요 

저도 궁금합니다. 왜 쓰러지고 폐지되고 들끓는지.  

병장 김동환 (2005-12-08 14:05:46)  
/대현님께

황교수님이 왜 쓰러지셨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현대인이 앓고 있는 병들이 그렇듯
스트레스가 그 원인이 아닐런지요.

사람들이 왜 황우석박사를 추앙하는지, 박정희씨를 추앙하는지, 문희준씨를 추앙하는지는
그분들의 추종자들에게 여쭤보십시오. 제가 드릴수 있는 힌트란 그분들을 좋아하니까 추앙하는게 
아닐까요? 좀더 잘해주고 싶고 챙겨주고 싶고.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건 제 글 내용과는 별 관련이 없으므로 이정도 언급에서 그쳐야 할 것 같구요. 

업적은 업적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생각.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PD수첩은 황우석 박사의 연구를 끝내 평가해내지 못했습니다. 사이언스가 윤리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황우석 박사의 논문의 신뢰도는 변함이 없다는 보증을 했고 황우석 박사는 연구실에 복귀하는대로
후속 논문 2개를 발표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자. 이렇게 황우석 박사는 평가 받았습니다.

지금 PD수첩은 그들의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강압과 협박, 몰래카메라로 취재한 내용을
취재원이 방송에 내보내지 말라고 하자 '국민의 알 권리를 지켜야 한다'며 묵살하고 끝끝내 그 내용을
방영했으면 한답니다. 분명 취재윤리를 때려잡고, 취재원의 인권을 철근같이 씹어먹으며, 멀쩡히 잘 달리는
연구실에서 황박사를 뛰어내리게 하고서 당당해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언론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이 
박힌 사람이라면 저는 아니 흥분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언론에 아예 담을 쌓고 지내시는 분은 아닌듯 싶은데
이런 취재 형태를 보고도 그걸 '비평'이라는 두글자로 요약할 수 있는 강심장이시라니
대현님과 같은 나라에 살고 있을것이 분명한 저는 그런 튼튼한 심장을 가지지 못해 한탄스럽습니다.  

병장 김대현 (2005-12-08 15:45:26)  
좀더 잘해주고 싶고 챙겨주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그것이 당사자에게 꼭 긍정적으로 돌아가는 건 아니겠지요.
(정말 그래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동환님 말씀을 빌자면)
박정희에게 잘해주고 싶고, 챙겨주고 싶어서 박정희를 그렇게 열렬히 옹호한 분들이
박정희의 이름에 금칠을 하는데 별반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처럼요.
문희준이 골수팬들의 어이없는 행각에 더 욕을 먹는 것도 비슷하구요.
저는 박정희보다 박정희의 이름을 연호하는 사람들을 훨씬 싫어합니다.
같은 원리로, 저는 황우석교수를 매우 아끼고 좋아합니다만
황우석교수를 추종하는 무리들의 때려잡자 식, "그분 가는 길에 꽃을 뿌리자" 식의 분위기는,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PD수첩 잘했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PD수첩 잘못했다는 얘기에 국한해서, 동환님 말씀은 백번천번 지당합니다.
더불어, 제가 하는 얘기가 PD수첩 별 잘못한 것도 없는데 뭘 그러냐는 식으로 들렸다면 그건 오해십니다.
하지만, 종종 "잘못했음" 그 자체만큼이나 "잘못했음"이 다뤄지는 태도나 표현도 중요해질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의 姑乍 PD수첩이 잘못한 것보다 더 많은 부분들이 도매금으로 매장당할 위기에 처해 있는 것 같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더불어, 동환님이 "좀더 강하게 PD수첩과 MBC를 흔들어주길" 바라는 만큼,
저 또한 "좀더 강하게 황우석 교수와 그의 연구에 딸린 윤리문제를 흔들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흔들릴 건 흔들려야 하고, 또 흔들린 만큼 얻어지는 열매가 있는 거겠지요.
하지만 결과는, 황우석 교수님은 드러누웠고 PD수첩은 폐지되었습니다.
이건 흔드는 차원이 아니라 상호 공멸의 길로 가는 거죠.
그게 꼭 드러누워야 할 일이고 폐지해야 하는 일인지 그것이 궁금하다는 겁니다.
드러눕히기 위해, 폐지시키기 위해 흔들었던 건 아니지 않습니까.
비판 하나 허물 하나에 찍혀서 드러눕고 없애고 하는 그 풍토가 안타깝더라는 겁니다.
PD수첩의 보도 하나 때문에 굳이 "멀쩡히 잘 달리는 연구실에서 황박사가 뛰어내릴" 필요는 없었을 거라는 얘깁니다.
그리고 그렇게 허약한 체질이, 황우석 교수 몸져누운 그 병원 계단에 진달래꽃 뿌리는 그 팬들의 심성과 닿아있는게 아닌가 해서 말입니다.
그런 그분들에게, 황우석 교수의 연구 속 앞으로도 계속 불거질 윤리 문제에 귀기울일 여유가 있을지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저는 동환님의 주장이 잘못되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동환님의 주장 속에 빠져 있는 부분을 통해서도 
사건에 깊숙히 접근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은 겁니다.
안 드러눕고도, 안 없애고도, 양쪽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마치, 저의 글도 또 동환님의 글도 서로 다른 입장에서 사태를 보고 있듯이,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동환님이 말씀하신 것과 다른 의미에서) 그 튼튼한 심장, 그거 한번 가져볼 만 합니다.  

병장 김동환 (2005-12-08 17:59:46)  
/대현님께

추가해주신 댓글로 대현님의 뜻을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PD수첩'으로 대표할 수 있을 저널리즘 언론에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방송언론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없는 상황에서
방송언론이 자신들의 권력을 저널리즘이라는 합법적인 수단으로 휘두르기 시작하면
대다수 힘없고 입짧은 취재물들은 그냥 밥이 되버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은
꼭 모두가 같이 인지했으면 하는 취지에서 이번 칼럼을 썼습니다. 

간곡한 대현님의 설명에도
애시당초 PD수첩이 취재 결과를 정해두고 비윤리적인 취재방법을 택했을때
이미 윈윈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심장에 대해 언급해주신 부분또한 개인적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황우석이라는 개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과학자가 과학만 잘하는 것도 
그가 하늘에서 받은 축복인데 왜 튼튼한 심장까지 가지지 못했냐고 다그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름대로 무척 언론을 사랑하기에 
이번에는 책임을 확실히 지고 정당하고 예리하게 
다음번에는 꼭 상생의 도를 걷는 언론으로 다시 태어났으면 하는 바램 간절하군요.  

병장 이준오 (2005-12-08 19:11:38)  
미국에서 취재윤리를 때려잡고, 취재원의 인권을 철근같이 씹어먹으며, 달리는 MBC본사 2층 첫번째방에서 뛰어내린 나 피디수첩 취재진은 오늘부터 피디수첩 엔터테이먼트로 전업할 것을 판결합니다. 아싸! 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