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son3 (상병 안대섭/051129) 
 
 
 
 
지난 일요일 점심즈음, 취침 분위기에 커텐 사이로 나즈막한 햇살만 살짝 비추는 나른한 내무실에 혼자 앉아 입만 헤~벌린채 TV만 쳐다보는 나에게 어느샌가 다가온 후임 한명이 한창 짝짓기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는 화면을 가리키며 말을 걸어왔다.

'웃기지 않습니까? 저 프로그램이 여자 하나가 남자 여러명 두고 한명을 찍는건데, 남자가 하나고 여자가 여러명이면 성차별이라고 난리났을거 아닙니까? 이거 역차별 아닙니까?'





최근 많은 남성들이 '역차별'이라는 가해와 피해의 역학 관계에 대한 신선한 발상 전환적 단어를 인지하게 된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이제 더이상 팔짱끼고 그윽한 눈길로 다 받아주어라, 하는 마초적 미덕은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Run for your life!
물론 차별과 역차별이니 어쩌구 하는 논란들은 천장에 매달려 사정없이 바람 가르는 소리를 내는 무거운 추의 진자 운동만큼이나 불안하고 끝간데 없어 보이기는 한다. 그때문에 따지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가 먼저 추를 떠밀었나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어하지만 왠걸, 부자연스럽게 한쪽 방향으로 추를 쏠려 묶어 놓았던 끈이 이제서야 느슨해졌을 뿐일테다. 



고로 나는 친애하는 후임에게 다음과 같은 세가지 화두를 던진다.


Q.1

교무실 벽엔 연도별 서울대 합격생 숫자가 표와 그래프로 작성되어 있고 발랑 까진 대머리가 무솔리니를 연상시키는 학생주임 선생님을 비롯하야 전 교직원 일동이 신자유주의적 경쟁 체제에서 단 한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과거의 영광을 찾겠다는 결연한 각오를 다지는, 딴건 내세울게 없는, 내가 다니던 별볼일 없는 시골 자칭 명문고와 지금 내 여동생이 지금 다니는 청정 무공해 교육을 표방하는 모 대안고등학교에 똑같이 '3학년 담임 선생은 서울대 합격생 頭당 100을 보너스로 받는다카더라'라는 소문을 퍼뜨렸을 경우 각각의 학교 학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Q.2

19세기 후반 갓 블레스드 글로리 오브 팍스 아메리카나(열광! 열광!)에 인디언청이 발족했을 당시 백인청을 함께 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역차별이다, 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 필요한 낯의 두께와 재질은 대략 어느 정도일까?


Q.3

임의의 결혼식 장면을 상상해보자. 보통 신랑쪽 아버지보다 신부쪽 아버지의 이미지가 더 구체화하기 쉬운데, 그 이유를 생각해보자.





병장 이 혁 (2005-11-29 11:40:59)  
어렵군요.  

상병 김희곤 (2005-11-29 11:59:24)  
차별 역차별 구조를 논하기 전에 그런 것들이 나오게 된 환경, 배경 이런 것들을 고려하라는 뜻인가요?

그렇다면 마찬가지 이유에서 자신들의 주장이 여성 전체의 의견인양 주장하는 극단적 페미니즘에 대해 역차별 논쟁을 벌일 필요성에 대해서는 느끼지 않나요? 

물론 사회의 변화를 위해 극단적인 주장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그것에 대한 제재 또한 필요한 것일듯 싶네요.  

병장 조영찬 (2005-11-29 11:59:35)  
3번 - 신부쪽 아버지의 이미지가 더 구체화하기 쉬운이유.

결혼식이 순서에 의해 진행되다 보면, 신부쪽 아버지가 신부를 데리고
신랑에게 넘겨주죠(?). 신랑쪽 아버지는 그냥 자리에 앉아계시구요.
대중매체에서 대부분 이 순간에 의미를 두며 부각 시키기에 신부쪽 
아버지가 더 잘 구체화되는 것 같네요.  

상병 주영준 (2005-11-29 12:12:09)  
'역차별'이니 '남성주의'니 하는 사고의 혁명가들이 너무 많이 배변되는 소화불량 세계인게죠. 후.

페미니즘 논쟁에 앞서서 언제나 드는 생각은-제게도 해당되는 말이겠지만-제대로 된 페미니즘 개론서와 관련 통계를 한번쯤은 살펴보는 정도의 예의를 가져달라는 생각이에요. 개인적으로 강준만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예전 어느 인터뷰에서 그가 한 말이었던 '나 인터뷰하려면 내가 쓴 책도 좀 읽고 칼럼도 읽고 언론학 공부도 좀 하고 오는 게 예의 아니냐'라는 발언을 지지하는 편이거든요. '인터뷰'라는 게 이럴진데 논쟁은 더욱 큰 예의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 아닐까 해요.

특히나 페미니즘처럼, 첨예한데다 굉장히 발달된 이론을 가지고 진지한 논쟁을 원한다면. 타 분과 학문에 확실히 '남성'이며 '군인'으로 이루어진 책마을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영역이기에 더구나.

계몽적 언사로 받아들이지는 않았으면 해요. 그저 제 생각이 이렇다. 정도니까.  

병장 김동환 (2005-11-29 13:16:51)  
자고로 '있는 놈이 더하다'고
옛말이 거의 틀린게 없어요. 후후.  

병장 구태우 (2005-11-29 14:22:06)  
즐겁게 읽었습니다. 막상 구체화 시키려니 쉽지 않군요. 머리 속에는 무솔리니의 이미지와 학생 주임 선생님박중우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잘 읽었습니다.  

상병 정치환 (2005-11-29 19:08:24)  
Q.2
19세기 후반 갓 블레스드 글로리 오브 팍스 아메리카나(열광! 열광!)에 인디언청이 발족했을 당시 백인청을 함께 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역차별이다, 라는 주장을 하기위해 필요한 낯의 두께와 재질보다는 그전에 사전지식이 얼마나 필요한가 라고 질문을 바꿔야될듯.
한마디로 무슨말인지 모르겠다는 말.  

상병 김강록 (2005-11-29 20:25:33)  
치환님 / 그러니까, 정부에 '여성부'라는 장관급 부서를 둘 정도의 상황이라면 여성 인권이 그만큼 신장되어서인지 아니면 여성들이 별도의 부서를 두어야 할 만큼 차별 당하고 있어서인지 둘 중의 어느 것일까 하는 문제와 같은 겁니다. '남성부'가 없는 것은, 남성이 정부로부터 차별당하고 있다는 뜻일까요?  

상병 정치환 (2005-11-30 00:14:17)  
아...그런뜻이군요 대충 알겠어요. 감사합니다.  

상병 노지훈 (2005-11-30 01:25:24)  
남자 하나에 여자 여러명인 프로그램이 있다는... S 라고 아주 선정적이던데요 처음보는 사람끼리 스킨쉽의 강도가...
1. 상관하고 싶지 않고
2.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주장이지만 두께는 모르겠고 재질은 흑색이라면...?
3. 시집을 보내야 하는 입장에서 딸을 빼앗기는 아버지의 이미지가 더 부각되는것 같습니다. 
차별 역차별 따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완전한 평등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부분적인 불평등들 속에서 그래도 좋은 조건인 남성의 입장에서 투정 부릴 생각은 없습니다.  

병장 박지수 (2005-11-30 08:58:25)  
XTM 에서 하는 "S" 토요일 아침에 즐겁게 보고 있죠  

병장 정명기 (2005-11-30 12:23:35)  
글쎄요. "여성부"가 대외적으로는 "성 평등부"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이 부서가 하려는 일이 뭔지 참 궁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외국인들에겐 "양성 평등부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는거잖아요. 

아참. 그리고 "역차별"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할말이 있습니다.
왜 하필이면 "역"차별이지요? 기존 "여성에 대한 차별"이 "정상적인 차별"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듯 한데.

"차별이면 그냥 차별이라고 말하는게 어때요?"라고 하고 싶습니다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은듯 합니다.  

상병 류경철 (2005-11-30 15:10:32)  
남자건 여자건, 서울대건 아니건, 백인이든 아니든, 
그것들을 구분짓는것 자체가 이미 차별의 시작이죠. 

차별에 차별을 더해 더 견고해져버린걸,  

상병 노지훈 (2005-11-30 16:28:45)  
그런데 제목들이 에픽하이를 연상시키네요  

상병 노현웅 (2005-12-01 07:34:36)  
기득권의 앓는 소리 없는 사회적 약자 보호 정책이 어디 있겠습니까?

60, 70년대 미국의 흑인 정책이 좋은 예일 것 같습니다.  

병장 김우중 (2005-12-03 17:41:58)  
우리 고등학교때도 그랫었는데,
頭당 100, 그돈받은뒤부턴가 담임선생을 못보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