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메이드 (7급 하지연/051017) 
 
 
 
 
어제는 가만히 TV를 보다가 문득 거실 벽에 붙어있는 탁자가 새삼 눈에 들어왔다. 커다란 소나무 원목을 반으로 뚝 잘라 다리를 삼고 그 위에 상판을 얹어 니스칠을 한 굉장히 투박한 탁자인데 그 크기가 두 사람이 밥을 먹자니 밥그릇은 바닥으로 밀려날 것 같고 거실에 차받침으로 두자니 커피가 턱밑에 닿을 것 처럼 그 키가 어중간해 이것을 도대체 어떻게 할까 버릴까 많이 고민했지만 그 투박함이 애잔해 차마 버리지 못하고 거실 구석에 화병 받침대로 쓰고 있다. 
이 탁자의 사연은 이웃에 살던 설계를 하는 후배가 이사를 가면서 자기가 손수 만든 것 이라 도저히 못 버리겠다며 주고 간 것인데 뭐 이런 걸 나에게 맡겼나 내심 불만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처음엔 베란다 구석에 던져두었다가 단지 거실 한 귀퉁이가 허전하다는 이유만으로 무턱대고 사들인 목단 꽃 화병 받침대로 다시 거실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가끔 집에 놀러온 친구들이 특이하다고 하는 한마디로 버티고 있다.

이 탁자를 만든 후배의 작품이 또 하나 우리 집 거실 벽에 걸려있는데 그 크기가 어찌나 큰지(과연 미술관 갤러리 사이즈이다) 소파 뒤 빈 벽의 공간을 거의 차지하여 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이 그림 역시 결혼을 하게 된 지금의 와이프가 싫어해서(어련하겠나) 잠시 우리 집에 맡겨달라고 한 것인데 벌써 2년도 넘게 우리 집 벽에 걸려있다. 그가 졸업을 앞두고 유럽배낭여행을 갔다가 프랑스 어디 지방을 여행 했을 때 그 성당 벽을 보고 기억이 오래 남아 그려 보았다는데 벽에 난 작은 창문들 사이로 빛이 들어오는 걸 묘사했다는 설명이 아니면 아무리 한참을 들여다봐도 도대체 뭔지 도통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세월을 같이 지내고 자주 보다 보니 이상하게 정이 가고 애착이 가는 녀석들이 되어버렸다. 아마도 우리 부모님들이 새집 이사 갈 때 마다 못 버리고 이사 짐 어디 구석에 챙기는 손때 묻은 나일론 바가지에 느끼는 그런 감정과 비슷한 게 아닐까. 한 10년쯤 보다보면 물건에게도 생명력을 느끼게 되는 것은 그것들이 한 사람과 오래 함께 지내는 동안 저 혼자 살아있다고 믿는 게 아닐까

무언가 손으로 만들었다고 하면 마음이 약해진다. 그런 걸 선물 받으면 모양이야 둘째 치고 왠지 귀하고 대접받는듯한 기분이 느껴진다. 가끔 동생이 타파 통에다 이제 갓 제빵 기술을 배웠다고 신나서 굽운 쿠키를 담아오는데 크기가 거의 어른 손바닥만하고 가끔 산성지가 떨어지지 않아 입 안에서 종이가 씹히고 쇼트닝을 잔뜩 넣어(처음에는 뭐든 많이 넣으면 좋은줄 안다) 딱딱하고 듬뿍 넣은 호두나 아몬드가 거칠게 씹혀 입안이 얼얼할 정도이다. 그러나 사다먹는 쿠키에 들어간 씁쓸한 베이킹 소다의 맛에 비하면 그 모양의 투박함을 탓할 일이 아니다. 초콜렛은 또 어떤가 가끔 지인이 만들어 주는 수제 다크초콜렛은 원래도 초콜렛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나를 염치없이 단것만 탐하는 고약한 사람으로 만들어 서랍 속에 꼭꼭 숨겨놓고 누가 볼 새라 하나씩 입속에 넣고 우물거리는 쪼잔한 인물로 만들고야 말았다. 나를 생각하여 듬뿍 넣었다는 다크초콜렛은 카카오 매스가 70% 가까이 되어서 입에서 잘 녹지 않아 쫀득하게 씹히는 쌉쌀한 뒷맛에 묘한 매력을 느낀다. 한통을 다 먹어도 물리지가 않는다. 이제 슈퍼에서 파는 달콤한 밀크 초콜렛의 맛을 더 이상 즐길 수 없다는 슬픔이 있지만 그 맛에 빠져들면 헤어 나올 길이 없다. 옛사람들이 악마의 음식이라고 한 이유가 명백해진다.

손으로 짠 질 좋은 캐시미어는 그 무게만큼 금으로 값을 치를 정도로 귀하다. 베틀에 손수 짠 명주도 그러하고 시원한 여름모시는 너무도 비싼 만큼 귀하다.
어렸을 때는 엄마가 짜준 스웨터를 촌스럽다고 화를 내며 친구의 알록달록한 편물 스웨터를 부러워했다.  그때 엄마가 떠준 스웨터의 실이란 것이 실은 아버지나 형, 오빠 누구 것의 스웨터를 풀어 짠 것이었고 겨울엔 바람이 숭숭 세어 들어오는 안감도 없는 그것이 어찌나 추운지 옷만 두껍고 무거웠지 방한이라고 해봐야 한겨울에 삼베옷 여러 벌 껴입은 꼴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실이 어찌나 잘 나오는지 포근하고 가볍고 색상도 곱고 화려하다. 사실 스웨터 한 장을 뜨려 면 꼬박 열흘은 걸리고 실 값도 만만치 않아 수공비를 합쳐 주고 나면 스웨터 한 장 값이 거의 20만원에 가깝다. 여자친구가 서툰 솜씨로 스웨터나 목도리를 짜주거들랑 아무소리 말고 감격해하며 받도록 하자. 그런 여자친구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건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충분히 헤아려야 한다. 그런데 그런 여자 친구가 요즘 세상에 있기는 한걸까

친구들이 비웃는 취미 중에 하나가 맥주를 만드는 것이다.(음 하하) 벌써 몇 번이나 실패해서 더 이상 아무도 기대하지 않지만 사실은 비밀인데 요 근래 드디어 성공을 했다. 포인트는 온도와 물 조절이었다. 맥주를 만들려면 보통 짧게 잡아도 2달이 걸린다. 그동안 밤에 물을 마시기 위해 일어났다가 주방탁자에 물끄러미 앉아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는 맥주 발효통을 넋을 잃고 바라보기도 했다.
변명하자면 이건 굉장히 묘한 재미이다. 알다시피 맥주야 슈퍼에 가면 세계 각국에서 만든 유명한 맥주를 모두 맛볼 수 있는데 궂이 이렇게 궁상을 떨고 있는 건 나도 모른다. 그냥 묘한 재미에 빠져들게 된 것인데 이유가 있을 리 만무하다. 저녁에 목이 긴 유리컵에 거품 많은 맥주를 한잔 가득 따라서(만든 맥주는 거품이 풍성하다) 인삼 절편 한 조각을 잘게 잘라 안주삼아 베란다에 앉아 야경을 보며 마시는 맛이란 중독이라도 해도 어쩔수 없이 빠져든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어떤 물건이 필요할 때 내가 만드는 것보다 내가 야근해서 받은 돈으로 그 물건을 사는 것이 훨씬 효율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가끔은 기꺼이 그 법칙을 거스르고 서투르게 몰두하게 된다. 옛날에 할머니가 손재주 좋은 사람 손재주로 먹고살게 된다고 무엇인가 부시럭거리며 만지작거리는 나를 못마땅해 하셨는데 다행스럽게도 나는 손재주도 없고 또 손재주로 먹고살지도 않는다. 옛날의 손재주란 가난과 빈곤의 상징이었다. 특히 여자들의 손재주란 것이 삯바느질이나 남의 부엌어미처럼 그 일이 힘든 만큼 제대로 셈을 못 받는 그런 일이었다. 
그러나 세월은 변했고 그래서 그런지 무엇인가 뚝딱 만들어내고 음식 잘하는 사람이 무척이나 부럽다. 손수 나무를 자르고 다듬어서 집을 짓는 사람을 보면 아마도 환장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집 근처 목공 수업을 하는 데가 있나 알아보았더니 차로 한 시간은 너끈히 가야될 거리라 포기하고 말았는데 나에게 있어 내손으로 무엇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나의 로망이다. 
어떤 사람은 난을 가꾸고, 분재를 하고, 수석을 하고, 모형을 만들고 십자수를 하고, 퀼트를 한다. 종교학자들이 들으면 큰일 날 소리라고 하겠지만 나는 가끔 이런 몰두가 우리를 구원하게 하는 종교가 아닌가 생각한다. 
30초가 지나면 음식값이 할인된다는 맥도날드에서 배달 시킨 지 30분이 지나면 공짜가 되는 피자까지 뭐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손으로 만든 걸 그리워하고 서툴지만 무엇인가를 만들어 보겠다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아스팔트 킨트들의 피 속에 흐르는 결핍의 형태일까. 공유하지 못하는 과거에 대한 회귀일까. 
나이가 들어 생체리듬이 느려지는 만큼 이제 그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된 것이 다만 행복할 따름이다.





병장 한상천 (2005-10-17 11:09:28)  
홍대에 특히나 헨드메이드 제품을 파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MDF라고 하는 맞춤식 가구집이 많은데
나가면 정말로 책장을 하나 주문하고 싶습니다. 제맘에 들도록 이쁘게 만들어 줬으면...
그리고 주말마다 열리는 벼룩시장에는 페인팅한 옷들과 가지 각색의 제품을 노상에서 파는 젊은 이들을
많이 만날 수 가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핸드폰 줄을 사셨는데 조그만한 구슬을 꿰어서 그것을 이쁘게 시집가는 각시를 표현했는데
너무 이쁘더군요..  

병장 김지건 (2005-10-17 11:25:10)  
여유가 느껴지는군요. 무엇보다 전 이런 담담하고 소탈한 문체가 정말 좋습니다아~
으음...정말 양산대박(!?) 지향의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존재라는건...
그리 따지고 보면 특별해지기도 참 쉬운 세상인데~ 거참...아하핫~  

상병 김동환 (2005-10-17 11:41:13)  
70% 다크초콜릿은 너무 달아서 전 두조각도 못먹을듯.(땀)
저도 직접 뭔가 하는것에 무척 애착이 강한데 그러고보니 그런 취향에
효율성과 대량생산이 강요된 현대사회의 풍경이 영향을 미친것 같기도 해요. 뭐든 똑같은건 싫으니까. 

바야흐로 로빈슨 크루소는 현대인의 로망? 하하.  

상병 최무강 (2005-10-17 11:50:12)  
제과 제빵은 저도 배워 보고 싶은 것중 하나. 직접 만들어서 먹으면 무지 맛있어 보이더군요.

나가면 요리학원에 다닐 계획만 잡고 있습니다. 하하하. 한식 양식 제과 제빵 가리지 않고 모두 배워서

혼자 살아도 맛있는거 해먹을수 있는 스킬을 연마 할려구요. 문제는 흠.. 돈이랑 시간이군요. 흐흣..  

병장 김태경 (2005-10-17 12:45:50)  
카카오 함량이 70% 나 되는 다크 초콜릿은 절대! 달지 않아요. 씁쓸하죠..
저도 중독되어서... 다른 것들은 그냥 쉽게 주지만 괜찮은 다크초코릿은 정말 남주기 힘들어요.

으.. 핸드메이드의 매력이 글속에 흠뻑 묻어있네요. 부러운 삶인걸요!  

상병 김동환 (2005-10-17 13:29:23)  
아하. 실은 초코렛을 좋아하지 않아요. 단맛이 싫어서. 
그냥 뭐가 많이 들어갔다니 그 소름돋는 단맛부터 떠올랐네요.(땀)
음.. 카카오가 많이 들어가면 쓴거구나..(메모메모)  

상병 박민수 (2005-10-17 13:46:18)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황홀한 감정에 흠뻑 젖을 수 있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저의 경우는 선물을 하게 될 경우, 종종-시간이 허락한다면- 무언가를 만들어 주게 됩니다. 얼마전 전역한 선임에게-좋아했던 형- 책을 선물해 주며 책갈피를 만들어 넣어줬었고. 여자친구가 모리셋의 곡을 듣고 "내가 기타 같은 악기를 다룰 줄 알면 저런 곡을 연주했을거야."라는 말이 기억에 남아 결국에 그녀가 좋아하는 화투장을 잘라 붙여 기타를 커스텀해서 준 적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사진첩을 만들어 준다거나, 아무튼 이것저것 만들어 본 게 꽤나 많은 거 같네요. 그 때마다, 무언가를 만들 때마다, 알 수 없는 기운이 몸에 감도는 것을 느낍니다. 정화되는 것만 같은 느낌. 그것을 만드는 내내 어떤 기대감과 흥미로움에 즐거워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정성껏 만든 그것을 전해주면서 느끼는 뿌듯함이란. 아, 생각만 해도 '황홀'하네요. 
지연님의 글을 읽으니,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 그리고 만들어진 어떤 것에 대한 지연님의 애착이 강하게 느껴지네요. 음. 저도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맥주. 를 꼭 만들어 보고 싶어요. 호호.  

병장 김석안 (2005-10-17 14:13:55)  
예전에 일을 하던 카페가 떠올랐습니다. 내 인생의 가장찬란했던 시기. 그곳에서 케揚 팔았습니다. 인맥의 루트로 모 특급호텔에서 제작한 케揚 가져다와 파는 것이죠. 지배인님이 케揚揚 보러 가시면 제 파트타임이 끝나도 가지 않고 곧잘 기다린곤 했습니다. 차에 한가득 케揚 싣고 오시면 언른 인사부터하고 케揚 내리기 시작하죠. 그리곤 제가 썰곤 했습니다. 그래야 몰래 케 한조각을 먹을 수 있었거든요.
잘못잘랐다는 핑계와 함께. 그때 먹던 다크코촐릿과 마카다미아 케揚 맛은 잊을수가 없군요. 케揚 싫어하던 제게 케揚 맛을 알게 해주었고, 케揚 생각나서 멀리서 들른 손님을 보면 먼저 들어온 것을 팔아 처분해야 함은 물론인데 방금 들어온 케揚 꺼내 주곤 했습니다.
지연님의 글을 읽고 눈을 감으면 다크초콜릿의 달콤 쌉쌀한 맛이 생각나는 군요. 함께 일하던 가족들과 머핀이며 엔젤케, 쿠키를 구우면 좁다란 카페 안에 달콤한 향이 가득했죠. 갓구운 머핀을 뜨뜻한 밀크티 한잔과 함께 어울리면 세상 그어떤 맛도 부럽지 않았던 시절이었죠. 그때의 그 향기와 추억들이 그리워 지는 군요.  

상병 함대식 (2005-10-17 14:23:02)  
핸드메이드라는 글만 보아도 흐믓해 지는 세상이 살기 좋은거 같습니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그런 삶을 살고 있는거 같아서 매우 부럽습니다.  

상병 강재훈 (2005-10-17 14:57:48)  
나무 만지는 일을 하시는 아버지를 둔지라 집에 수제 가구가 몇개 있죠
어렸을적 어린 아들을 낚시에 데리고 가고 싶어서 낚시터에 앉아 있을수 있는 작디 작은 의자부터
지금은 제 방 구조에 맞게 만들어 주신 벽걸이(?)책장 그리고 원래 있던 벽장을 뜯어내서
그 구석에 각에 맞게 만들어주신 컴퓨터 책상 어머니가 뭐좀 만들어 달라시면 언제나 딴청으로
일관하시던 아버지가 제가 필요하다는건 바로바로 만들어주십니다
다 커서 애정표현도 안하고 70키로가 넘어가는 덩치로 어그적 어그적 다니고 언제나 친구들과의
우정을 과시하며 새벽이나 되야 집구석으로 기어 들어오는 외아들이 뭐 그리 좋으신지...
문득 핸드메이드 얘기가 나와서 생각해보니 손이란 사랑인것 같네요  

병장 손현태 (2005-10-17 17:22:23)  
하하.. 맥도날드 30초... 그때쯔음 맥도날드에서 일했었는데....
근데.. 진짜 30초를 재는 사람도 있더군요.. 허허...  

병장 한상원 (2005-10-17 17:38:57)  
이야. 맥주라니.(감탄감탄) 박완서 씨 글 같애요. 제가 음식을 제외하고 만들 수 있는(제작이란 의미에서) 유일한 것은 종이꽃이라죠. 윽.  

상병 이상승 (2005-10-18 09:29:56)  
핸드 메이드. 효율성과 합리성을 따지는 요즘 세상에서 손수 무엇을 만들어 쓴다는 것은 이리석은 짓이죠. 
그러나 과연 역행일지... 
헷세의 환상 동화 중 인류의 순환을 그린 작품이 있어요. 농사, 기계, 지식, 그리고 자연. 이런 이미지로 이야기가 흘러가죠. 또 쏘로우나 니어링의 일대기를 엿보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며 자급자족하는 삶의 아름다운을 엿보게 됩니다. 
몇 달 전 에코 라이프 스타일러인 '대니얼 서'의 다큐물을 보고, 그런 삶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내가 창조한 핸드 메이드로 살아가는 것 왠지 마음이 끌리지 않나요?  

병장 이재영 (2005-10-18 11:12:29)  
공예과에 다니는 여동생을 두고 있습니다

이것저것 처음엔 자기 좋은 악세사리 하나하나부터

간단하게쓰이는 컵 찻상

그러더니 요즘은 자개를 배운다고 한창이더군요

참 이녀석을 보면 부럽기 그지 없습니다.

재료값만 충분히 주면 오래비 장가갈때 가구를 다 만들어준다고는 하는데 후훗.  

병장 김지건 (2005-10-18 13:49:44)  
재영님 정말 부럽기 그지없삽나이다!!! 참으로 착한 동생...그것도 여동생이라닛!
내달 전역하면 울 오마니한테 김치담그는 법을 배울 생각이에요. 우리동네 병사식당이 웬일인지 요즘 안그래도 공업용 락스(!?)냄새나는 '양산된' 김치를 쬐끔씩(정말 몇조각만) 줘서 더더욱 집김치 맛이 그립거든요. 젓갈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비비기까지 완벽하게! 군 오기 전에는 같이 김치 비비자고 하면 귀찮다고 정말 싫어했었는데 말이죠. 자랑컨대, 저희집(전라남도) 김치 정말 맛있습니다~(푸훗)  

상병 김대식 (2005-10-19 09:11:54)  
아 다크 초콜릿.  

병장 김도형 (2005-10-21 17:20:45)  
어릴 적에 쪼물락거려서 만든 찰흙인형이나 '조립식 로봇'(프라모델이라는 용어를 붙이기에도 뭐한 그런 것) 혹은 상상력이 총동원되어 만들어진 기괴한 레고로봇을 들고 뛰어가면서 '엄마 이거 내가 만들었다~' 하는 그 한 마디가 얼마나 가슴뿌듯한 기억이었는지, 부모님이 웃으며 하시는 말씀 '잘했네' 한 마디에 얼마나 좋아했었는지. 사실 핸드메이드 라는 말을 즐겨하기엔 제가 너무 현대적이지 못하고 그냥 '손으로 만든거' 라고 하면 지금도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보다 전부 좋게 느껴져요. 할 줄 아는 건 하나도 없지만(민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