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우리 회장님 
 병장 진규언 05-11 14:16 | HIT : 252 



 대머리를 위한 변명 (금주 매경이코노미 발췌)

1981 년 29세의 나이로 급작스럽게 그룹을 물려받은 대머리 아저씨가 있다. 그는 늘 외로운 황제로 아랫것들 위에 군림하였다. 아버지뻘인 사장들을 통솔하기 위해 머리를 올백으로 넘기고, 얼음장같이 차가운 카리스마에 몸을 맡겼다. 경호원들의 숫자는 그의 권위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한 소품에 불과했다. 

 言 : 뭔가 구린 냄새가 나지만 여기까지는 그렇다 치자. 

 겉으로는 매서운 눈빛의 대머리지만 한겹 벗겨보면 자신의 여린 속마음을 감추기 위한 과잉 처세인지 모른다. 사적으로는 눈물 많고 정 많은 '열혈청년'이라는 평이다. 특히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형제간 재산분쟁을 겪은 대머리의 자식사랑은 남달랐다. 일찍부터 내면에 싹텄던 피해의식과 폭력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폭행의 피해자가 못난 자식놈이 아니라 자신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사건이 눈덩이처럼 커진 측면이 있다. 

 言 : 슬슬 재미있어 지려 한다. 흥미진진한 소설을 보고 있다. 하지만 다음을 보면 까무라칠 정도의 개그를 발견할 수 있다.

 세상은 대머리를 비난한다. 가뜩이나 심각한 반기업 정서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피해자의 주장대로라면 친히 가죽장갑을 끼고 친절하시게도 쇠파이프까지 손수 휘두른 그의 죄과는 무겁고 엄중하다. 사건에 대해 좀더 생각해보자. 이 사건의 발단은 폭력을 먼저 행사한 깡패들에 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폭력범이 재벌 회장에게 죽도록 얻어맞고도 보복이 두려워 벌벌 떠는 힘없고 착한 서민으로 둔갑해버렸다. 여론은 주먹질을 먼저 시작한 자보다 사적인 보복에 나선 자에게, 단지 돈 많은 재벌이라는 이유로 화살을 돌린다. 

 言 : 아 그러세요 ? 주먹질을 먼저 시작한 깡패님들에게는 사적인 보복도 가능하다고 이야기 하고 싶으신건가봐요. 그런데 어쩌지요. 당신네들의 나라는 법치국가이며 사적인 폭력은 금지 되어있는걸로 아는데요. 헹여나 '공인'이기에 자신이 행하는 것은 '공적인' 폭력이라고 여겼다면 할말 없지만요. 참 대단들 하세요. 저도 이제 사적인 보복에 나서야 할까봐요.

 언론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문제로 부풀려 보도하기에 바쁘고, 국민들은 잘도 속아넘어 간다. 법이 아니라 사적인 보복에 나선 대머리의 행동은 물론 잘못했지만 마녀사냥식 여론 재판은 안된다. 대머리의 아들은 억울한 피해자였다. 법적인 절차를 밟아 가해자를 처벌하려면 시간도 걸리고 언론 매체에 흥미위주로 보도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성정이 급한 대머리가 직접 나섰다면 이런 이유일 개연성이 높다. 

 言 : 그래요. 억울한 피해자인 대머리의 아들이 법적 절차를 기다리기 힘들어서, 그리고 성정이 급한 대머리가 나서서 '직접' 왕림해주시다니요. 흥미위주의 보도를 피하기 위해서 사적 제재를 가했을 공산이 크다라. 정말 대단들 하세요. 좋았어. 그런데, 대머리의 아들이 억울한 피해자임은 무슨 재주로 증명하지. 내 고민해 보리다. 

 당사자가 억울하다고 주장하면 그의 변론을 충분히 들어주어야 한다. 법원의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선입견을 갖지 말아야 한다. 

 言 : 이건 또 뭔 소리신지. 억울한 피해자라고 이미 판결까지 내려주신 마당에, 법원의 판단 따위가 무어 그리 대수인지. 

 대머리는 자식에게 한없이 완벽해 보이고 싶은 이 시대의 '평범한' 아버지와 다를 바 없다. 그래서인지 이 사건은 왠지 짠하기까지 하다.

 言 : ........

 言 : .................

 言 : .............................정말 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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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병 이기중 
 정말 짠하네요... 
 어제 뉴스 보니까 폭력조직이 하나도 아니고 무려 셋이나 동원됐다던데. 덜덜덜... 05-11   

 일병 황인준 
 회장>깡패>아들 
 흠. 약육강식의 세계인가요? 
 법은 어디로 가고. 쩝. 05-11   

 일병 임승관 
 매경의 논리와 진규언 병장님의 반론...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도 매경의 논리에 딴지를 살짝 걸어볼까 합니다. 
 하나그룹의 대머리 아저씨가 한 행동은 이미 많은 질타를 받고 있고 일부 하나기업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다라는 평을 받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왜 매경에서 저런 글을 올렸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제가 모든 글을 읽을 때 비판적으로 읽는 습관이 있는 것처럼.....(제가 이런 습관이 있는 이유는 그게 잘 난것처럼 보인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어서입니다.) 매경도 이미 형성된 여론에 딴지를 걸고 싶은 습관이 있어서 그런가...하는 생각도 들고...(그럼 매경도 잘 나보이나...) 
 암튼 진규언 병장님의 통쾌한 발언에 한표 던지고 싶습니다. 05-11   

 병장 이승일 
 정말 안타깝게도 제가 재벌이어 본 적이 없어서 매경에 공감은 못하겠지만, 뭐 경제인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억울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자기가 가진 것은 당연하게 보이고, 잃어버린 것엔 발악하니까요. 
 언론에서 오히려 너무 오버하는게 아닌가 해요. 폭력사건을 이렇게 크게 보도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에서 재벌이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반증할 뿐이니까요. 뭐, 근데 사실이니깐 어쩔 수 없겠습니다 만, 사람들에게 재확인 시켜주는 것 같아서 약간 좀 그렇군요. 무슨 황족이 범죄 저지른 것 처럼 야단이길래요. 정말로 '재벌도 법앞에서 똑같은 사람 아니냐' 라고 말하고 싶다면, 그냥 똑같이 대하고 똑같은 정도의 관심만 보여주는게 현명한 선택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개인적으론 조용히 깔끔하게 구속 때리고 징역 한 2년 때리고 그냥 끝났으면 좋겠지만, 또 이렇게 언론에서 떠들어 댔기 때문에 그나마 이 정도 까지 공정한 수사가 되었으리라는 추측을 해보고 나면.... 쩝,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나봅니다. 헤헤. 

 근데 매경은 아무리 봐도 바보같네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걸 문제삼자는게 아니라, 그런 생각을 그렇게 표출하면 반감만 살게 뻔할텐데 왜저럴까요. 경제인들이 자숙하자는 논평을 썼다면, 그들이 무엇을 잃었을까요? 오히려 얻었을텐데. 05-11 * 

 병장 김청하 
 으하하하하하하 
 낄낄낄낄낄낄 
.......... 
 어 
.... 
 왜 웃었지 
........... 05-12   

 병장 김청하 
 뱀다리 하나는 조금 위험한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보안관님께서 명확한 판단을 내려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뱀다리 두번째에 대해서, 관련주가는 도리어 올랐다고 하던데요. (....) 05-12   

 병장 권태조 
 요즘 개콘하고 웃찻사가 못웃기니 매경이 팔걷고 웃겨주는 듯합니다. 05-13   

 병장 김지민 
 에, 확실히 뱀다리 하나는 좀 위험하네요 
 혹시 모를 사태를 위해 수정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무래도. 그렇지요? 

 잘 읽었습니다. 언제나 같은 사건이 일어나더라도 인식이 다른 것은 행위 주체가 다르기 때문이죠. 언론이 비판하고 있는 것은 다만 우리 회장님 하나 뿐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규언님 말씀처럼 그런 인식의 차이에 기반하는 일종의 불공평성을 감안 하더라도, 이번 사건이 위 기사에서처럼 정당성 내지는 동정을 내포하는 이해로 발전하기는 힘들어 보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05-14   

 병장 진규언 
 청하님, 보안관님의 우려에 낼롬 수정했습니다. 

 저도 엄밀히 말하면 승일님처럼 매경이 굳이 이런 시각을 만천하에 드러낼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가깝습니다. 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