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 믿음
병장 임정우 03-25 15:13 | HIT : 192
사람들은 가족과 친구들, 수많은 타인들에게 둘러 쌓인채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때론 싸우며 살아간다. 나 이외의 사람들은 내가 될수 없기에 나를 제외한 모두는 곧 타인이다. 하지만 나는 그네들을 단순히 타인이라 생각하지 못한다.
나에게 가족이란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워서 크게 고민한 적이 없다. 아버지 가게일을 도와드렸던 반년동안은 고지식한 아버지에게 원망도 하긴 했지만, 그때는 나이도 좀 들었을 때였고, 불쾌함이 지나자 오히려 인간인 아버지를 알게 되어서 좋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오히려 가족 이외의 사람들이 나에겐 엄청난 수수께끼와 같았다. 아이일 때는 아무것도 몰랐다. 아는데 꺼내어 내밀지 못하는건지, 아니면 실제로 몰랐던 것인지는 지금도 여전히 모른다. 하여간 타인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보다 신기한건 실제로 본적이 없다.
사람이 수단과 목적 사이에서 저울질되는 세계의 자연스러움에 휩쓸려가는 천진함의 왜소함은 어느 누구 탓도 아니고 오직 나와 너의 원죄였다. 우리 속의 넘실대는 사소한 이익, 유치하고 가벼운 생각들은 치열한 불꽃을 튀기며 다툰다. 세계의 자연스러움과 인간관계의 사소함은 같은 흐름이면서 서로 다른 방향을 쳐다보며 미소짓는다. 난 이것이 지독한 아이러니임을 알지만 벗어날수 없다고 결심한다. 이 무한한 굴레, 만약 이 굴레에 말려든다면 도저히 벗어날수도 해결할 수도 없다. 나는 계속해서 고민하고 생각하였고 몇 초만에 까먹기를 반복하는 끈적이는 사색 속에 수도 없이 담궈지며 지쳐간다. 그리고 죽지 않고 묻는다.
나는 누구지? 너는 누구지? 우리는 누구지?
나는 그 순간 근본적인 질문을 내지른 나 자신이 대견스러워 웃겠지만 인식 너머의 세상은 아무런 대꾸가 없다. 잠시후 미칠듯한 속도로 나를 앞지르면서 경멸의 웃음소리를 지를뿐이었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던 누구와 만나던 세상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나역시 움직이지 않았지만 말도안되게도 세상은 어느순간 나를 한참이나 앞질러 버린다. 똑같은 방식으로 수많은 인연들은 나를 공유하고 들뜨게 하고 웃게하고 울게 하고 아프게 하며 사라져 간다. 슬픔은 슬픔이 흐리해지는 방향으로 가기에 나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미래의 기쁨은 항상 과거의 기쁨보다 모자르는 만큼의 상실감으로 나를 산산히 무너뜨린다. 공허한 뱃속은 무의미한 사색을 다시한번 요구한다.
이처럼 나는 내가 나에 대해 아는만큼 어리석고, 또한 모르는 만큼 멍청하다. 너에 대해 아는 만큼 주저하고, 너를 모르기에 두려워 한다. 우리를 도저히 나누지 못하면서 나누려고 애를 쓴다.
내가 할수있는 유일한 저항은 실제 존재하는지 가물거리는 타인을 항하고 있는 믿음이라는 줄을 부여잡는 것 뿐인데, 그 줄이 존재하건 하지 않건 잡는다는 동기 자체가 나에게 어떤 진리보다 더한 진리처럼 다가 올때가 있다. 내 생각들은 거의 무가치함 것임이 확실하지만 믿는다는 동기 자체가 진리보다 순결하다면 나에게도 어쩌면 구원의 길이 있지 않을까.
병장 이승일
그렇게,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고 그랬죠. 그래서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고 믿었습니다. 허나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할 뿐이더군요.. 03-26 *
병장 임정우
하하하, 도저히 웃지 않을수 없군요. 정말로 그렇네요. 03-26
상병 박재탁
타인에 대한 믿음이 굴레가 되면 어떡하죠?!
으 졸려.. 03-26
병장 임정우
믿음 자체는 불완전해요. 그나마 순결할수 있는건 믿음을 출발시키는 동기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덜덜덜) 03-26
병장 박성민
관념적으로 말고,
현실적으로
누군가를, 온전히, 그자체로서 순수하게 믿는다는건 가능할까요? 03-26
병장 임정우
성민 / 몰라요. (으앙~) 03-26
병장 박성민
정우/ 저도. 저거 써놓고
당황했어요. 이런; 이건. 답이 없는 질문이잖아. 맙소사. 03-26
병장 이승일
정우 /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이전보다 ............. 03-26 *
병장 임정우
승일 / 그렇고 말고요... 03-26
병장 배진호
무의미한 사색이 사색으로 끝나게 되는것일까 아니면 어떠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것일까
에 관련된 이야기를 잘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것은 사실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내가 하루를 살고 열심히 살고 무엇을 행하던...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삶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면..
그것을 왜 행하며 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조차도 마련할 수 없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노력하고 열심히 살기 위해서는
몇가지 이유와 근거가 필요합니다.. 몇몇의 사람들은..
아예 노력하고 열심히 사는것 자체를 포기하지만
물론 열심히 산다라는 정의 자체도 모호하긴 합니다..
그냥 생활과 감정에 충실한것이 열심히 사는것인지
명예를 얻고 좋은 관계들을 유지하면서 살아가는것이
열심히 사는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인류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하는 것이 열심히
사는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저 자신 조차도 그 열심히라는
것이 과연 어떤의미인지도 모르면서 하루하루를 버겁게 살아
가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때로는 나의 노력에 대한 댓가들을
나의 노력에 대한 결실들을 몇가지 자신에 대한 보상으로
마련하거나 여러가지 대안들을 찾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금방 시들해 버리고 말지요..
마치 우리가 게임에서 레벨을 올리고 보상을 받기 위해
레벨이 올라가는 보상을 얻기 위해 처음에는 단지 재미로
시작했지만 그러한 보상을 얻기 위한 게임으로 바뀌어
버린 이후로.. 결국에 이 게임에서 없애는 무의미한 시간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고.. 마치 그 게임을 다시
떠나게 되는 것과 어쩌면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게임들을 찾게되는 자신의 모습..
이것은 우리가 늘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고 하는
모습을 조금은 대변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그 때문에 신을 믿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드네요 동기가 불순하지만..
어쩌면 그렇게 자신의 존재의 사유와 어떠한
자신의 소멸에 대한 두려움으로 단지 신의 끝자락에서
그렇게 매달리고 살아가는 것에도 조금의 만족은 있을 테니까요..
사색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적인 결론을 도출한다는 의미에서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유가 결국은 우리를 몇가지 방향으로 이동하게끔 하는 요소
가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지요.. 그것이 진실이든
그렇지 않든 말이죠...
그렇다고 해서 사유를 하지 않는 사람을 다르게 보는 것 또한
좋은 방향은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누구는 사유를 함으로써
몇가지를 얻고 다른 몇몇은 사유가 아닌 어떤 행동에 의해서 몇가지
를 얻을 수도 있는것이고.. 아니면 때로는 사유하지 않음이 조금더
자신에게 유리할 경우도 있을테니까요..
마지 아는것은 힘이다와 모르는 것이 약이다라는 두가지 말들이
서로 공존하는 것 처럼 말이죠..
물론 약간은 다른 의미의 사용이겠지만 말이죠..
결론은 모든 선택은 자신에게 있고 사유는
그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것이라는 것이겠지요.. 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