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H.I.S - Scene 6  
상병 이석재   2009-01-17 09:56:28, 조회: 63, 추천:0 

Scene 6– 지중해의 마지막 통일제국

이번 여섯번째 씬을 시작하기전에 미리 밝히고자 할 것이 있습니다. 일단 로마시대를 다루는 부분으로서 많이 읽어보셨던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의 이야기와 비슷하지 않느냐. 라는 얘기를 하시는 분들이 있을거 같아서 미리 말해두는 바입니다. 

사실, 그렇지 않다고는 할 수 없군요. 하지만 제가 책마을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남긴 “시오오 나나미, 혹은 우아한 냉혹?” 이라는 글에서 밝힌 적이 있습니다.(주1) 시오오 나나미의 책은 접근방법에서는 가장 편한 길일지는 몰라도 그 목적지가 잘못될 수 있다고, 주관적인 생각을 집어넣었을 경우 독자들마저 자신만의 주관적인 생각에 빠질 수 있다. 라는 의미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 가장 이해하기 쉬운 시오오 나나미에서 나왔던 소스를 기반삼아, 제가 알고 있는 것들을 뿌리고 있는 것입니다. 최대한 오류를 피해야 할 테니까요. 심지어는 타키투스 같은 로마 역사가들도 자신들의 역사를 기록할 때 보고싶은것만 보고, 듣고싶은것만 듣고 적은 것들이 많은데, 그런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겠지요. 각설하고.

로마는 이제 최고의 전성기라는 5현제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네르바-트라야누스-하드리아누스-안토니누스 피우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주2)에 이르는 5현제시대에 로마는 최대의 전성기를 누립니다. 이민족들은 아직 멍청해서 로마제국에게 번번히 격퇴당하고, 트라야누스는 지금의 루마니아 지방을 일시적으로 점령하는가 하며, 하드리아누스는 브리타니아 지역을 새롭게 정비합니다. 뭐 이런저런 것들이 있지만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들’ 이라는 장자상속체계가 아닌 ‘선양’이라는 가장 불안한 세습체계를 유지한 것입니다. 물론 그 뒤의 황제들이 모두 똑똑하고 잘나서 선양은 문제가 안되었습니다. 일단 선임자들이 후임자들을 잘 골라서 후임 황제로 임명했으니까요. 

하지만, 마르쿠스 시대에 와서 로마는 점차 위험에 접어듭니다. 북쪽 이민족들은 이제 로마를 상대하는 방법을 알았으며, 동쪽에는 ‘아메케네스 페르시아’를 본받자고 일어난 ‘사산조 페르시아’가 로마령 중동을 계속 노리고 있었으니까요. 마르쿠스는 곳곳을 다니면서 이 흐름을 막아보려고 했습니다만. 동쪽 중국에서부터 시작된 거대한 물결을 그 혼자서(주3)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마르쿠스의 죽음이후에 로마는 ‘군인황제시대’로 접어들면서, 자연스런 계승이 아닌 무력과 쿠데타에 의한 계승으로 변화되게 됩니다. 그 군인황제 시대동안 로마를 살릴만한 황제는 등장했지만 모두 단명으로 끝나고, 결국 로마는 회생할 시간을 잡지못한채 게르만족, 훈족, 페르시아인들, 사막 유목민들에 의해 이탈리아 반도까지 유린당하자, 결국 서로마제국과 동로마제국으로 분열됩니다.

로마의 멸망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견이 없습니다. 이민족의 침략에 의한 로마인들의 대처 방안이 미숙했던 것이라고 볼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들은 로마제국 최대의 위기 아래서 내전이라는 형태로 힘을 모두 소진했으며, 더욱이 새롭게 등장하는 기독교인들또한 로마제국에 적대적이였으면 적대적이였지 우호적은 아니였습니다. 예수가 로마인들에 의해서 죽었으니까요. 그러다보니 로마인들은 내외환이 수없이 쏘아지자 더 이상 극복할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무너진 것이였습니다. 군인황제시대동안 새로운 대농장인 ‘라티푼디움’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곳에서 사람들은 자유를 상실한채 소농들이 ‘노예’처럼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라티푼디움이 중세에 새롭게 등장하기 시작하는 중세의 기본적인 경제체제인 장원의 기본형이 된 것입니다. 

물론, 로마제국을 살리기 위해 디오클레티아누스, 콘스탄티누스등이 전제군주정을 새롭게 확립하기도 하고, ‘부제’를 통해 통치권을 이양하는가 하면, 기독교를 새롭게 채택함으로서 기독교의 힘을 빌어보려고도 했습니다만,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사후 서로마와 동로마로 완전히 갈라지게 되었고, 그나마 경제적인 우위권을 가지고 있던 동로마와는 달리, 정치적인 중심지에 불과했던 이탈리아, 갈리아등 서로마제국은 순식간의 이민족들에 의해 멸망해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그렇게 로마제국은 멸망하고 서유럽 곳곳에는 이민족 국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 지역의 반달왕국, 이탈리아에 동고트 왕국, 프랑스의 프랑크 왕국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훈족을 피해 새롭게 로마제국의 영토에 자리잡기 시작했으며 일부 이민족들은 동로마제국의 발칸반도로 들어서 그리스 영토를 유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민족들중 결국 끝까지 살아남은 나라는 프랑크의 프랑크왕국 뿐이였습니다. 뭐 세계사 시간에서는 ‘이동거리가 짧아서 많은 힘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으며, 로마인들과 동화되려는 시도를 하였다’라고 합니다. 후자가 가장 맞는 얘기라고 할 수 있겠군요. 프랑크왕국의 사람들은 자신의 정치적인 권력을 유지하고 원주민들이라고 할 수 있는 로마인들을 손쉽게 통치하기 위해 기독교를 받아들인 것이지요. 이 이후의 얘기는 나중에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짧게 짧게

다음 이시간에는 중국의 춘추전국과 진나라를 다룬 이후에, 동로마제국의 초기 역사를 다룬다음 프랑크 왕국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 중간에 간단하게 인도, 중동, 아프리카, 아메리카 역사를 한데 엮은 것 칼럼도 하나 만들어야겠지요. 현재까지 그들은 역사의 '주'가 아닌 '부'에 속한 사람들이였으니까요. 

주1-링크는 달지 않습니다. 스킬이 없어서가 아니라. 검색해서 찾아보는 습관을 기르도록 합시다[과연 이유가 그걸까…]  

주2-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금 베니스에 있는 마르쿠스의 동상은 사실 중세시대에는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동상으로 잘못 알려져 왔습니다. 만약 ‘기독교를 받아들이지 않은’ 황제였던 마르쿠스의 동상이라는 걸 알았더라면 파괴되었겠지요.

주3-거대한 물결: 한나라 무제는 북쪽의 흉노를 공격해 격퇴시켰습니다. 자신들의 거주지를 잃은 흉노는 점차 서쪽으로 서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결국 러시아를 거쳐 동유럽에 들어옵니다. 동유럽에 살고 있던 게르만족은 흉노(훈족)에게 밀려 점차 로마제국의 국경을 넘나들기 시작했던거죠. 이 거대한 도미노 물결을 일으킨 한나라 무제는 정작 그 사실을 몰랐을테지만.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6
13:41:01 

 

상병 이지훈 
  으음 조회수 0의 상콤함이로군요 

역사의 "주"와 "부"를 나누시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앞으로의 석재님 칼럼을 읽을 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2009-01-17
10:02:57
  

 

상병 이석재 
  흠, 한 시대를 이끌어나간 지역을 주, 로 잡고 그 주 외의 지역을 부로 잡았습니다. 예를들어 고대시대에는 중동, 중국, 지중해유역이, 중세에는 유럽과 중동을, 근대,현대에는 아메리카 대륙이 주가 되겠지요. 물론 다른 지역도 자신만의 문화를 발전시켜 나갔으므로 주와 부를 나누는것은 조금 그렇지만, 고대시대에 아메리카, 아프리카의 문화는 '자신들의'문화를 발전시켜 나간 것이지, 그것이 다른 문화에까지 전파되어 영향을 미친 수준까지는 아니였으므로 주와 부로 나눈것입니다. 2009-01-17
10:19:24
  

 

상병 박지훈 
  석재// 

음 그렇군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그나저나 사소한 질문인데 왜 Six라 하지 않고 6 이라 하셨는지? 

H.I.S가 10여 편이 넘어갈 것을 '이제' 확신하신 건가요? 흐흐 2009-01-17
14:53:19
  

 

상병 이석재 
  ....사실 그렇습니다[삐질] 2009-01-17
15:51:52
  

 

상병 이지훈 
  석재// 

아이고 잘못해서 동기이름으로 댓글 달아버렸네요 위에 허허 

같은 컴 쓰다보니 흐흐 2009-01-17
16:34:30
  

 

병장 이동석 
  흐흐, 그런데 동기이름도 지훈이라니 재밌군요. 

잘 읽었습니다. 2009-01-18
10:1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