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글-내글내생각]'MTV시대의 달리' 미쉘공드리 파헤치기!  
병장 이현승   2008-09-05 18:59:03, 조회: 297, 추천:3 

‘MTV 시대의 달리’ 미쉘 공드리 파헤치기!


*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혹 관련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반복과 일치화를 통한 공감각적 심상 불러일으키기.
2. 아날로그적 감수성으로 승부하기.
3. 능청스러운, 기억과 무의식의 재단사.
4. ‘MTV시대의 달리’



“사실 나는 내 작품의 많은 부분은 꿈의 유혹을 받고 있다.꿈속에서 더 정확한 사운드를 듣고 그에 맞춰 작업을 실행한다.”             
                                                                                                                                          -미쉘 공드리-
  


<1> 반복과 일치화를 통한 공감각적 심상 불러일으키기.

우리나라 대부분의 뮤직비디오는 음악의 ‘음’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가사와 음색에 초점을 맞추어 스토리를 갖춘 뮤직비디오가 주를 이룬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쉘공드리의 뮤직비디오 구성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점은 음악 그 자체이다. 그는 특정 대상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그것을 도구 삼아 소리와 영상의 일치화를 시도한다. 미쉘공드리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 아닐까 싶은 Chemical Brothers 의 뮤직 비디오 <Star Guitar>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엔 음악이 흐르고 평범하기 그지없는 기차 밖 풍경이 지나간다. 그 빠른 흐름 속엔 나무도 있고, 전선주도 있고, 갖가지 건물들도 있다. 헌데 유심히 영상을 들여다보면 곧, 그것들이 심상치 않은 배치를 보이며 지나간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를테면 빠르게 지나가는 길 위에 큰 기둥과 작은 전신주가 연이어 지나간다면, 큰 기둥 하나가 ‘쿵’소리, 작은 전선주 하나가 ‘짝’소리 이렇게 대입하면 음악과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쿵 짝 쿵 짝짝’ 이런 음이 들린다면 영상에서는 <기둥 전선주 기둥 전선주전선주> 이런 식의 풍경이 지난 간다고 보면 된다. 같은 식으로, 특정 효과음의 볼륨을 조절하면 풍경속의 산이 높아졌다 낮아지고, 한 음이 길게 이어지면 반대편 선로에 기차가 쭉 지나가는 신기하리만치 정확한 현상이 진행된다. 마치 영상의 악보화라고 할까. (비트 매니아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이해가 빠르실 것이다) 분명 별다를 거 없이, 지겨우리만치 같은 풍경이 ‘반복’ 되는 가운데서도 새로운 음들이 어디서 어떻게 영상화되어 튀어 나올지 모르는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역시 비슷한 일렉트로닉 뮤지션 Daft Punk의 뮤직비디오 <Around The World> 에서는 풍경이 사람으로 바뀐다. 마치 ’인간이퀄라이저‘를 형상화한 것 같은 스튜디오 안에서 갖가지 색깔 쫄쫄이 옷을 입은 사람들이 각자의 위치에 맞게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는 통통 튀는  박자에 맞추어 발을 내밀거나 어깨를 들썩이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기를 ’반복‘ 한다. 이 사람들(아니 음표들이라고 바도 무방하다)의 몸짓을 보고 음악을 듣고 있으면 아기자기 하거니와 이렇게 음을 형상화 할 수 있다는 것에 감탄 하게 된다. 

위에서 예를 든 두 뮤직비디오와 같이 우리가 영상과 음악의 일치화를 만끽할수록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해 진다. 즉, 결과적으로 반복을 통해 공감각적共感覺 심상을 소환함으로써 같은 음을 여러 번 사용하여 트렌스적 환상을 일으키는 일렉트로닉 음악의 속성과 아주 잘 맞아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일렉트로닉음악은 기본적으로 박자가 강한 음악이면서, 여기에 수십 가지 음악소스 들을 이용해 빈틈없는 화음을 이루어 내는 장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두 가지 작품 에서 보여준 장점은 영상을 꾸밀 때 박자에 알맞게 사물들을 운용하며, 많은 음들을 서로 튀지 않게 대상과 적절히 매치하고, 그 소리들을 영상으로 변환 시키는 데 탁월한 재능이 발휘된다는 것이다.


<2> 아날로그적 감수성으로 승부하기.

공드리가 연출한 개러지 락 밴드 The White Stripes 의 뮤직 비디오 <Hardest Button to Button>을 보자.  역시 노래가 연주되고 평범한 도시 풍경에 기타와 드럼이 등장한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드럼 한 박자마다 실제 영상 속 드럼이 하나씩 늘어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노래가 계속 연주 될수록 길 끝에서부터 화면 바로 앞까지 자기복제를 연속하며 드럼과 기타로 한쪽 화면을 가득 채워 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장소가 바뀌면서 계속 된다. 지하철, 고가도로 밑, 공원.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에 생뚱맞게도 드럼과 기타가 덮어버리는 시츄에이션은 듣는 이의 묘한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한 박자 한 박자씩 끊어지는 영상은 쿵쿵 진격하는 듯 울리는 드럼비트와 짧게 끊어 치는 스트로크 주법*이 강조된 이 노래를 표현하는 데는 이보다 적격일 수가 없다고 느껴진다.(이 역시 <1>에서 언급했던 것과 비슷한 효과를 가져 온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이 영상에 컴퓨터 그래픽은 단 한 컷도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순전히 노가다로 드럼하나 놓고 한 컷, 다시 한 세트 추가해서 또 한 컷, 이런 식으로 4분여에 달하는 시간을 채우는 것이다. 마치 아이들 장난 같이 보이면서도 화면을 가득 덮은 드럼세트가 위치를 바꾸면서 움직이는 컷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 노력에 박수라도 쳐주고 싶다. 뮤직비디오 뿐 아니라 영화 쪽은 자못 황당하기 까지 하다. 영화 <수면의 과학>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꿈속에서 억눌린 욕망을 표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은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그만의 꿈속에서 거대해진 손을 이용해 직장 동료를 괴롭히는 것으로 갈음 하고자 하는데 우스꽝스럽게도 그 거대한 손은 종이로 만들어 져 흡사 문방구에서 파는 장난감 같은 느낌이 든다. 그가 연출한 다른 영화 <이터널 선샤인>에서는 짐캐리가 탁자보다도 작아지는 상상 장면이 나오는데 이 역시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탁자를 짐캐리의 몇 백배 크기로 늘려 제작을 한 다음 짐캐리가 그 밑으로 들어가서 마치 자신이 작아진 듯 연기해 영상을 찍은 것이다. 

따라서 그의 제작방법은 지극히도 아날로그 식이다. 특정 대상을 과장, 과대, 과다 또는 반대로 표현을 하고 싶다면 그만큼의 사람이나 대상의 개체 수, 크기를 실제적으로 조정 하여 나타낸다. 그에 부합하게 화면에 등장하는 소품이나 배경들 또한 최신식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질 ㅡ오히려 조악하다는 표현이 맞을ㅡ 정도이고, 동시에 동심을 건드리는 소재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마치 초등학교 공작시간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일일이 오려 붙인 종이 배경, 솜으로 만든 구름, 골판지로 이루어진 드럼 등이 그의 영상에서 주요하게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다. 이것 또한 그를 이해하는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데, 그것은 디지털시대의 우리에겐 이미 과거의 유물이 되어버린 종이와 같은 소재를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때의 종이와 같은 소재는 마치 미술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사물의 재인식再認識’ 의 기능을 지시한다. 주변의 딱딱하며 기계적인 풍경들을 친숙한 소재로 표현하여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것. 즉, 사물의 아날로그화를 담당하는 도구들이다. 공드리가 아날로그적 제작의도에 맞게 도구들이 설정했거나, 반대로 도구를 보고 아날로그적 제작 방법을 생각해 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기계가 대세인 세상에서 생활의 달인들이 주목받고, 감정이 없는 로봇이 사랑을 하는 영화를 바라는 것처럼, 우리들은 모두 최신식 기계들을 바라면서도, 그것들이 인간적이길 바란다. 공드리가 이러한 노력(마치 디지털효과에 반대 하는 것과 같은 아날로그적 노력)을 함으로써 노리는 것은 디지털시대를 대표하는 수단인 영화, CF, 뮤직비디오의 인공적인 느낌을 지우고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데 있다. 그리고 이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그를 최첨단 기술의 모토롤라, HP 등의 광고를 찍게 만들고, 유행의 최전선에 있는 일렉트로닉 뮤직비디오의 감독으로 그를 이름나게 하고 있는 것이다. 


* 스트로크 주법 : 기타를 짧게 끊어 쳐서 경쾌하고 청량한 느낌을 나게 하는 연주법


<3> 능청스러운, 기억과 무의식의 재단사.

   그의 주요작인 영화 <이터널선샤인>을 보자. 이 영화는 인간 무의식無意識의 완전한 영상화를 시도한다. 현실과 기억, 과거와 꿈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이 너무나도 모호하고 또한 정교해서 영화를 보는 내내 어느 시점에 있는지도 헷갈릴 정도이다. 한 가지 예로, 영화 속 조엘(짐캐리분)이 기억을 지우는 동안의 무의식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는데, 조엘의 기억이 소멸감에 따라 남은 과거의 잔상殘像들은 부정확하고, 사실과는 상관없이 자신이 만들어낸 이미지로 채워진다. 사람의 얼굴은 마치 점토로 빚어 놓은 듯 두루뭉술하고, 말은 실제보다도 훨씬 늘어지게 들려온다. 가장 행복했던 과거의 기분에 휩싸여있다가도 순식간에 창피했던 기억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어느 새 다시 지옥 같은 현실로 돌아오기도 하는 이런 장면 들이 계속된다. 

이러한 영상은 물론 실제 우리들의 무의식과도 매우 닮아 있다. 우리의 기억은 언제나 정확하지 않으며, 우리의 상상력은 어느 곳에서 다른 어느 곳으로 그 어떤 장벽에 개의치 않고 닿을 수 있다. 대학교 강의실에 앉아 미래의 취업에 대해 고민하다가도 저 반대편에 앉은 여학우의 늘씬한 다리를 보게 되면, 어느 새 판타지(?)의 장소로 쉽게 이동해 버리는 것이다. 우리의 기억 역시 마찬가지여서 어제 술 마시다가 무슨 짓을 했던가 하고 떠올려보면, 그것들은 모두 뒤죽박죽이라 어느 게 먼저였는지 조차 기억이 나질 않는가 하면, 나는 분명 여자 친구와 키스 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아침엔 조교누나가 뺨을 때리는 이런 상황도 버젓이 행해진다. 이처럼 우리의 무의식은 제약도 없고, 매순간 이루어지는 즉각성을 띄며, 이 세상에 없는 그 무엇을 떠올릴 수 있는 창조력을 지닌 것이다. 

미쉘 공드리의 영상은 그러한 속성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다. 상상속의 이미지와 현실속의 이미지는 한 화면에서 자연스럽게 접합된다. 꿈에서도 현실로 자유스럽게 넘어오며. (이것은 컷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 장면에서도 그 경계를 무시하며 진행 된다) 어렴풋한 기억에 대한 것들은 불확실하게 나타나 그것들을 대체 할 수 있는 ‘무의식의 창조물’들로 치환된다. 예를 들어 영화 속 실제 존재하는 것들이 무의식속에서는 다른 무엇들, 일테면 주인공이 욕망하는 것들로 바뀌어 나타나는 것이다. 
그는 마치 재단사와 같이 의식과 무의식을 오려내고 붙여내어 교묘하게 연결함으로써 무의식이 사실은 현실이라고 대놓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방식이 억지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재기 넘치고, 유머러스하게 표현되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이 너무나도 능글맞다는 것을 인정하며 속아 넘어가 주는 것이다.  



<4> ‘MTV시대의 달리’ 

MTV시대는 실로 많은 것들로 우리의 눈과 귀에 축복을 내려 주었지만 동시에 수많은 정보의 범람 속에서 탁월함을 잊어버린 복제품을 양산하는 데도 역시 주력 했다. 공드리는 복제품의 수렁 속에서 그만의 상상력과 고집으로 그의 세계를 풀어나간다. 이는 묘하게도 20세기 초현실주의 화가 달리와 그 면모가 닮아 있다. 달리는 그 시대에서 그리 환영받지 못하였지만, 고집과 강단이 있는 인물(그는 언제나 피카소보다 위라고 생각했으며, 무의식을 표현하는데 주력 했고, 같은 행동을 수백 번 반복해서 초현실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이었으며 꿈속에서 살았고, 그것으로 작품을 만들어 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디지털로 축복받은 MTV시대의 공드리 또한 그에 못지않다. 달리가 관념觀念적인 것들로 우리의 무의식을 화폭에 그려냈다면, 그는 좀 더 구체화시키고 누구나 한번 상상했을 법한 것들로 꿈을 포장해 영상으로 표현해낸다. 그때와는 다르게 많은 영상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더욱 입체적이고, 직접적인 부분의 표현까지 가능하게 된 것이 차이라면 차이일 테다. (달리가 <안달루시아의 개> 라는 영화 작품에 참여 했고, 역시 무의식과 관련된 영상들을 보여주었지만 그때의 영화 기술과 지금을 비교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달리의 그림도 그 당시에는 철학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 받아 현대미술에서 ’정신착란자의 그림’이라는 평을 당한 것처럼, 공드리 역시 주 종목인 영화에서 그러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 찰리 카우프만을 만난 <이터널선샤인>은 뛰어난 연출력으로 관객과 비평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하였지만, 오직 그의 힘으로 해낸 <수면의 과학>은 뜬구름 잡는 듯한 의식세계에만 주목하여 인물들 간의 내적 내러티브가 부족하고, 이야기가 약하다는 단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러나 그러한 문제점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풍부한 상상력과 기발한 연출로 뮤직비디오, 영화, CF 에 이르기 까지 전방위적인 활동을 통해 창작열을 불태우고 있으며, 최근에는 다른 아티스트들과의 협업도 마다하지 않는 열린 자세를 보여 주고 있다. (올해 9월 개봉 예정인 <도쿄 삼연작> 은 세계적인 감독 레오까락스, 봉준호와 함께 했다.) 

이미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모두 등장해 버린 지금, 인간의 꿈과 무의식은 마르지 않는 창작력의 샘과 같다. 후배 아티스트들은 앞 다투어 그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고, 사람들은 그의 영화를 보며 피안彼岸의 세계들을 꿈꾼다. 어쩌면, 20세기 초반에 등장한 초현실주의는 한물간 테마이거니와 이미 현실로도 실현되어 버린 재미없는 것들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특유의 연출과 감수성으로 승부하는 영상은 디지털시대에 재탄생, 재조명 될 수 있었으며, 그 전략은 주효했다. 바로 그런 점이 이시대의 달리, ‘미쉘 공드리’가 부각되는 점이다. 앞으로도 우리의 상상력의 한계를 자극시켜줄 만한 새로운 작품으로 모두의 기대를 채워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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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1

첫째로 영상을 직접 보여주지 못해서 너무 아쉽습니다. 사바넷이었다면 하나하나 링크시키면서 설명할 수 있어서 좋았을 텐데요. 글로 영상을 설명하려니 많은 부분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둘째로 공드리의 CF를 다루지 못한 것입니다. 그의 CF 역시도 위에서 말한 특징들이 많이 들어나며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특히 리바이스(실소를 금치 못할 겁니다)나 에어프랑스 CF는 꼭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셋째로 아쉬운 건 하늘지킴이분들은 다 아실 저희 부대찌개 ‘오라이’가 있어서 전력을 다해 글을 쓰지 못한 점입니다. 틈틈이 글을 써온 거라 글의 짜임새가 부족하고 뒷심도 많이 달리지만 그래도 이제 하나의 글을 뿜었으니 8월달 주민분들은 좋은 글들 읽으러 가겠습니다.


사족2

이 글을 쓰며 다시 한번 제 글쓰기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요즘에 제 글쓰기는 나열과 열거를 주로 이용하고, 화제에 대한 각각의 생각들을 엮어서 단락// 단락// 단락// 이렇게 쭉 써놓은 뒤, 앞뒤를 맞추는 식으로 글을 쓰고 있는 데요. 뭐 대단하게 말했지만 그냥 뒤죽박죽 글을 써놓고 나중에 수습하는 식입니다. 근데 이게 아무리 지우고 쓰는 게 쉬운 키보드 글쓰기라지만 이렇게 쓰다 보니 왠지 모르게 단어 선택이 진중하지 못하고, 쓸데없는 잡설 까지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지어 펜을 들고 일기를 쓸 때도 이러거든요. 앞으로는 종이에 써서 옮기는 방향으로 글을 써 나가는 연습을 할 예정입니다. 덧붙여 혹시 다른 주민 분들도 그러시진 않으신가 궁금합니다.






* 책마을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9-01-12 20:41)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6
13:13:37 

 

 
  수면의 과학을 참 재밌게 봤었드랬죠 

잘 봤습니다 2008-09-05
19:21:06
  

 

병장 이동석 
  제가 제일 배우고 싶은것들 리스트를 뽑아보자면, 
상위권에 랭크 되는게 미셸 공드리의 영상이지요. 

현승님 오랜만이네요. 자주자주 내질러주세요. 

전 아조 근본없이 글을 배워와서인지 정말 로또 터지듯이 제 마음에 드는글이 튀어나올때말고는 전부 구려터졌는데, 그 로또 맞는 날에 글을 쓸때 누군가가 말을 걸거나 작업을 걸거나 하면 바로 그 로또는 꽝이더군요. 
환장하겠습니다. 글쓰기 책이라도 읽어봐야겠어요. 초등학교 교과서. 2008-09-05
19:59:31
 

 

병장 이동석 
  음, 수면의 과학, 평은 좀 안좋았지만, 전 개인적으로 (명시적인)서사구조로만 영화를 판단하는 평론은 좀 식상하다고 생각해요. 이건 이명세의 영화에도 해당되는 말이지만, 어쨌거나, 

현승님 글쓰기에서 단락을 더 많이 만들어서 몇개를 추리고 또 각각에는 덧붙이는 성형수술만 좀 해주시면, 판타스틱한 글이 나올것이라 생각해요. 물론, 저도 그러지 못하곤 있지만, 이건 뭐 거의 잡지에라도 싣고 싶을정도로군요. 무빅의 가벼워 둥둥 뜨는 기사보다 훨씬 나은것 같은데요? 2008-09-05
20:20:07
 

 

상병 홍석기 
  잘 읽었습니다. 이런 글에 잘 읽었다는 말만 하고 가긴 좀 뭐해서(핑계...), 영화에는 문외한 (무뇌한에 더 가깝겠습니다만) 이지만 염치 불구하고 몇 가지 좀 물어볼게요. 

1. 공드리는 지극히도 '아날로그'적인 제작방식을 고수했고, 그럼으로써 비인간적인 디지털 소재의 이질감을 제거하고 관객들의 동감을 이끌어내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렇다면 이와 반대로 CG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곳곳에 CG의 허구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같은 접점에 닿을 수 있지 않을까...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혹시 공드리가 그러한 표현 방식을 사용한 적이 있는지? 또, CG(한번도 안 쓸수는 없었겠죠)는 공드리에 의해 어떤 방식으로 쓰여지는지 궁금합니다. 


2. 언급하신 공드리의 작품 중 뮤직비디오 작품들, 즉 <Star Guitar>나 <Hardest Button to Button>의 경우 리듬에 따라 기둥가 전신주가 다르게 등장한다던지 드럼 한 박자마다 드럼이 늘어난다던지 한다는 점을 봐서는 '현실 속 무의식' 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이고, 영화<이터널 선샤인>이나 <수면의 과학> 경우 현실에 반하는 명제로서의 무의식- 예를 들면 꿈- 같은 '무의식 속 현실' 에 초점을 맞춘것으로 보이는데요. (물론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일 가능성이 농후합니다만...) CF나 뮤비 같은 경우 뚜렷한 지향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현실 속 무의식'에 매달릴 수 없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공드리의 진의는 '경계 넘기'에 있을지, '무의식'에 있을 지 궁금합니다. 


덧. 확실히 키보드로 쓰다 보니 글이 가볍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일단 생각나는대로 쓰고 나중에 고쳐야겠다' 라고 다짐해놓고 다 써 놓으면 고치기도 귀찮고...타이핑의 속도감의 글의 속도감이 말려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그런데 또 종이에 펜으로 적으려면 펜이 그렇게 무거울 수가 없더군요. 저는 당분간 가벼운 글에서 탈출하지 못할 듯 합니다. (흑) 2008-09-08
14:19:23
  

 

병장 이현승 
  1. 제 글이 단락으로 나눠서 (제가 생각하는) 공드리의 특출난 장점만을 소개 했기에 CG 부분에 대한 묘사가 안타깝게도 들어가지 못했네요. 예. 물론 CG는 사용됩니다. 하지만 그것이 메인효과는 아닙니다. 에어프랑스 광고는 의도적으로 또한 우연의 일치로 비행기가 특정한 장소에 지나가게 하죠. 이를 테면 창밖에 비행기가 지나가다가 창안에 있는 내 모니터에 닿으면 그 다음 부터는 커서의 이동이 비행기가 지나가는 방향대로 움직이면서 글씨가 써지는 식으로요. 말도 안 되는 장면이지만 분명 비행기가 그렇게 지나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그것을 표현 하려면 CG가 필요하지요. 공드리의 방법은 전혀 생경한 물체나 현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있을 법한 장면을 화면에 구현하기 위해 CG를 사용합니다. 

다른 예로 공드리와 관련된 유튜브 동영상 중 Star Guitar Making Film 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어떻게 만들었나보니 오선지와 같은 악보에다가 ‘음’에 해당하는 형체를 직접 펜으로 그리더군요. 그러니까 제작방식은 분명 아날로그입니다. 만약 공드리가 정말 대인배라면 손수 그린 오선지대로 세트를 짓고 그것을 기차에 타고 찍음으로써 해결이 가능 하였겠지만(할리우드가서 찍어야 할지도.....) 그렇게 하지 않았죠. 기타 광고에서도 CG가 많이 등장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라는 느낌이 들지, 절대 CG가 주인공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CG를 사용하는 경우는 표현의 한계가 느껴졌을 때 써먹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2.글쎄요. 사실 감독의 진의를 제가 파악하는 건 속단할 수 있긴 한데.. 제 생각엔 글에서 밝혔듯이 공드리는 ‘무의식도 사실은 현실이라고 주장’합니다. 영화라는 게 감독의 내면을 더 잘 보여주는 매체이고 표현의 허용이 어디까지나 감독에게 일임되어 있는 (100%는 아니겠지만) 것이기에 그것이 더 잘 드러나긴 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광고나 뮤비는 각각 상품을 홍보해야 하고, 음악을 표현해야기 때문에 줄창 뜬구름을 잡듯, 무의식만 팔수는 없을 겁니다. 아마도 그 속성에 맞춰서 경계의 비율을 조절하는 건 아닐지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2008-10-09
08:55:37
  

 

병장 이동석 
  음, 강조하는 의미인가요? (농담) 

답변 잘 읽었습니다. 

이상하네요, 이 글이 이리 조용하게 묻히다니? 2008-10-09
10:56:30
 

 

병장 이동석 
  첫째 이유, 달리가 누군지 몰라 감이 안온다. 
둘째, 미셀 공드리도 듣보잡이다. 

뭐 이런 이유일까요? 2008-10-09
10:58:01
 

 

병장 이현승 
  제 나름의 역량을 발휘한 글인데 말이죠. 하하. 

그래도 동석님과 석기님의 칭찬을 받았으니 그걸로 만족 할랍니다. 2008-10-09
13:55:38
  

 

병장 문두환 
  맙소사, 한 동안 잊고 있었던 글이었는데 이제야 재발견했군요. 정말 미쉘 공드리가 누군지 저는 알지도 못하지만 이번 설탕 때는 꼭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가지로! 2009-01-11
14:16:08
  

 

병장 이동석 
  다시 봤더니 가지로-도 안 외치고 뻘댓글만 달아놨군요. 

가지로- 2009-01-11
19:32:02
 

 

병장 이우중 
  비카인드리와인드의 개봉을 맞이하야 가지로 2009-01-11
21:57:35
  

 

병장 이동석 
  비카인드 리와인드를 극장에서 볼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흑. 2009-01-11
22:01:29
 

 

상병 김요셉 
  어라라, 이런 글이 있었군요. 이게 어째서 이제서야 여기로 왔을까요오. 2009-01-13
07:20:30
  

 

병장 이동석 
  뭐, 어떤것이든 타이밍이 중요한거 아니겠습니까아. 2009-01-13
21:14:30
 

 

상병 김정용 
  공드리는 너무... 귀엽죠! 

현승님 덕분에 나가면 MV 많이 찾아보게 될 듯 해요 2009-01-14
05:57:41
  

 

상병 이석재 
  달리만 알지 공드리는 모릅니다. 허허, 그래도 잘쓰신거 같아요! -가지로 2009-01-15
08:31:15
  

 

병장 이재성 
  집에 미셸 공드리 뮤직비디오를 모아놓고 있었는데 이런 글을 보니 반갑네요. 
미셸 공드리 이전 작들의 몽롱한듯한 느낌을 좋아해서 오히려 너무 명확한 편이었던 비카인드 리와인드는 그다지 와닿지는 않았지만 뮤직비디오에서 자주 쓰였던 소도구들의 기발한 활용을 무더기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번 봄직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에 언급된 것 외에도 falling love with a girl, let forever be 등등 기발한 뮤직비디오가 많죠. 본지 오래되서 다 기억은 안나지만... 
미셸공드리 뮤직비디오를 모아서 making film과 함께 dvd로 나온 것도 있던데 관심있으면 그걸 봐도 괜찮을 것 같네요. 미셸공드리 외에 크리스커닝햄, 스파이크리 꺼도 같이 나왔던걸로 기억하는데.. 2009-01-25
10:5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