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글-내글내생각] 우리는 우리의 글에 저작권을 요구한다.  
병장 정병훈   2008-12-30 20:54:38, 조회: 348, 추천:4 

                                                                   <시작하기 앞서>
                              1. 1월 1일에 설탕 나갑니다. 그리고 훈련 하고, 20일 정도 있다가 마지막 설탕 나갑니다. 
                              2. 그래서 시간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뽑아 내고 있습니다. 개인정비 시간을 활용해서 말이죠.
                              3. 오해 하지마세요. 책마을을 위해서가 아니라, 절 위해서 입니다.
                              4. 조금은 안타까운 모습도 보이고, 옳지 않은 것 같아서 글로 표현 합니다.
                              5. 저는 소소한 관심 필요 없습니다. 진정으로 대할 분들의 관심만 받겠습니다.
                              6. 멋진 괴수를 키워보세요. [다마고치 - 괴수편]
                              7. 다음으론, 그 동욱님이 올려준 글에 대해서 쓰고 싶은데, 과연 어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저작권을 요구하는 책마을의 주민.

오늘도 힘든 하루를 끝내고 누워서 채널 [V]를 보고 있던 중 화면 하단에 얇은 하얀 선이 생기고 그곳에 뭔 시답잖은 글이 우에서 좌로 이동하는 걸 발견 했다. 뭐, 사실 자주 그런 광고성, 혹은 예고성 문장을 봐 왔기 때문에 그다지 크게 반응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오늘도 그렇게 큰 관심 없이 뮤직 비디오를 보고 들으며, 잠을 청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아.」

음반 복제 및 불법 다운로드는 저작권법에 어긋난다는 내용이다. 결국 형사 처분을 받을 수도 있으며, 되도록 정품 CD 구매를 요구하는 내용의 글이다. 한 두번, 글은 반복 되더니 이내 지쳤는지 사라졌다. 그런 글들이 우리에게 무슨 소용일까. 사실, 음반을 사 본 입장에서 음반가격이 노동의 대가보다 싸긴 하지만, 무료로도 얻을 수 있는 현실에선 대단히 비싼 가격임에는 틀림이 없다. 슬픈 현실이지만 가상이 아닌 현실이기 때문에 더욱 슬픈 것이리. 결국 우리는 관심 없고 듣기 좋은 노래들을 불법으로 다운 받거나 불온한 방법을 통해 획득한다. 글들도 지쳤는지, 아무리 방송을 해도 낳아 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인지 자취를 감췄다. 뭐, 이런 시답잖은 생각을 하면서 잠을 청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아!」

결국 우리는 도둑놈이라는 별칭을 모두 달고 있는 것이다. MP3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 부당한 방법으로 노래를 얻지 않은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는지, CDP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 불법 복제 CD 한 장이라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는지.(아, 있다면 박수 쳐 드리겠습니다. 짝짝짝) 그 외의 대다수는 결국은 도둑놈이 되는 것이다. 그 음악의 가치가 어찌 되었건, 창작의 고통을 안고 태어난 작품을 주인의 허락 없이 사용 하고 소유 한다는 것은 정확히 따지면 절도이다. 그것을 말하는 법이 저작권법이고, 우리는 법 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몸들이 된 것이다. 그런 내용의 문구가 방금 화면 하단에서 흘러 나왔다가 흘러 들어갔다. 스르륵 잠이 들려고 하고 있었는데.

「아!!」

잠은 들지 않고, 헛생각이 들었다. 작곡가들은 열심히 작곡을 한다. 작사가들 또한 멋진 가사 말을 만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다. 그러나 그들의 고통 속에서 태어난 음악은 결국은 우리가 행한 절도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받게 되고 그들의 행위는 처참히 짓밟히게 된다. 이 악순환은 결국 훌륭한 작곡가의 영감을 떨어트리고, 위대한 작사가의 펜을 부러뜨리는 결과를 초래 할 것이라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원하는 음악을 듣지 못한다. 그들의 피를 빨아 먹으면서 더욱 좋은 음악을 원하는 것은 도둑놈들 중에 아주 악질이다. 

음악의 역사가 시작 된 지는 상당한 시간이 있었지만, 나는 음악이 항상 발전 한다고 생각 하진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위대한 작곡가들은 탄생하는 게 옳은 이치지만, MP3가 보급 되고 컴퓨터가 발달 할수록 음악은 도태 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또한 해 봤다. 우리의 도둑질로 정말 유능한 작곡가는 더 이상 곡을 쓸 여력을 잃고 있다. 우리의 도둑질에 유능한 작사가는 펜을 살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 

마찬가지다. 이 공간을 무참히 버리고, 다시 돌아오면서 이제 이 공간에 대한 논의가 될 만한 글은 쓰지 않겠다고 했지만, 보인다. 수많은 사람들의 아우성이. 어제 오늘만 해도 세 네 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글에 댓글이 달리지 않는다고 울상을 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물론 그것이 무슨 문제랴. 그것도 나와. 그러나 다르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저작권법이 여타 예술 및 창조물에 대한 총체적인 법이지만, 음악만을 놓고 보자면 음악가들의 정당한 권리와 정당한 보수를 보장해 주는 법이다. 그들이 땀 흘려 노력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어느 누구도 그들의 창작물을 함부로 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좀 더 힘을 내서 그들만의 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작권이 온당히 지켜진다면 분명 음악계는 엄청난 발전을 이룰 것이며, 음악시장은 거대한 기업으로 다시 성장 할 것이다. 그것은 음악가들에게도 좋은 일이며, 음악을 듣는 우리들에게도 좋은 일임에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책마을의 글들은 저작권을 갖긴 하지만, 작가가 '읽어 주십시오.' 하고 올려놓은 글임에 다른 대가를 바라는 것은 옳지 않다. 즉, '내 글에 댓글을 달아 주세요.', '내 글을 좀 읽어 주세요.' 등의 말은 통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글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인가. 그럼 우리에게는 책임이란 없는 것인가. 저작권의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는 당연히 올라온 글에게 값을 지불 해 줘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돈을 줘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작은 댓글을 달아 주는 것으로도 값을 지불 하는 행위가 된다는 것이다. 

어떤 글이라도 진지하게 올라온 글들은 창작의 고통을 안고 태어났다. '봐 주세요.' 하면서 올라온 글이지만, 글을 읽고 뭔가 느꼈음에도 그냥 백스페이스를 눌러 나가버리는 것은 예의 법도에 어긋나는 행위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이 어떠한 값을 원하는 것이 아닌, 작은 관심임에도 베풀지 못한다면 이 또한 도둑놈의 심보라는 것이다. 결국 음악을 들을 때 돈을 내지 않고 음악을 듣는 것과 이곳에서 글을 읽을 때 조금의 관심 표현도 하지 않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뜻이 통하는 일이 아닐까.

물론 그런 일은 없겠지만, 관심에 고픈 많은 작가들은 결국 그리움에 죽을 것이고, 무관심에 죽을 것이다. 이곳에 살고 있다고 하는 일명 '괴수'를 보고 싶다면 과감하게 관심을 표현 하라. 어느새 용기를 얻은 새끼 괴수들은 성장해 다들 보고 싶어 하는 괴수의 모습으로 우리들의 앞에 나타날 것이다. 그들에게 조금의 관심과 애정을 준다면, 그들에겐 돈 보다도 큰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공개적으로 글을 올리는 곳이라고 읽는 자에게 조금의 책임이 없을 것이란 생각은 위험한 생각이다. 괴수를 죽이는 것도, 괴수를 키우는 것도 읽는 자의 몫이기 때문에.

                                                                     '괴수'를 보고 싶은가. '괴수'를 키워라.
* 책마을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9-01-02 14:12)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6
13:09:13 

 

일병 한성용 
  우오오......... 절대적으로 옳은 소리...(그러니까... 어떻게 고심하면서 쓴 제 글 설정을 읽고... 아시죠?(탕!) 2008-12-30
20:57:33
  

 

병장 김민규 
  햐 이건 다른 말을 할 수가 없는데.... 
가지로 2008-12-30
20:58:16
  

 

상병 김지웅 
  일단 가지로를 외쳐드리죠, 간만에 저의 매마른 심금을 울리는 텍스트가 나왔군요. 

사람들은 관심을 받고 싶어합니다. 

세상에 하나뿐인 하나의 존재이기 때문일까요, 

어린 갓난 아기나, 아흔살 먹은 할아버지까지도 자기 자신을 위한 따뜻한 관심을 받고 싶어 합니다. 예전에 병훈님과 쪽지로 이런 이야기를 한적이 있죠, 

"글을 정말 공을들여 뽑아 올렸는데 사람들의 관심이 저조하면 힘이 풀린다" 

이런 내용의 글이었을 겁니다. 병훈님께서도 아시겠지만 저는 글을 쉽게 쓰지 못하는 초급 글쟁입니다. 이런 제가 감히 연재를 시작하고, 실제이야기지만 하루 꼬박 6시간을 매달려야 한편이 뽑히더군요, 그리고 그걸 다듬고 다듬어서 지금 쓰고 있는 연재물을 게시 합니다. 저또한 여느 사람처럼 댓글이 많이달리면 힘이납니다. 도중에 포기하고 싶었던 연재를 " 이분들을 위해 다시한번 이어가보자" 란 생각으로 하루종일 메모장에다 두들기고, 지우기를 반복합니다. 물론 댓글에 연연한다는 소리가 아니라, 저또한 관심을 받고싶었던 한 사람에 불과한거겠죠. 

저에게 책마을에 글을 쓰는건 단지 저를 알리고 싶어서 일까요? 관심이 받고싶어서, 우울한 군생활을 이렇게나마 조금이라도 관심을 받으면서 지내고 싶어서 글을 쓰는 걸까요,, 

이렇게 누구한테든지 저의 사정을 이야기 하고싶었어요, 
어린애처럼 때도써보고, 투정도 부려보고 싶었어요, 관심좀 가져달라. 내 글좀 봐달라. 
내글에 댓글좀 달아달라. 재밌게 봣으면 재밌다고 말을 해달라,, 

이제 맘이 후련하네요.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음악적인 예는 정말 탁월합니다. 박수를 쳐드리고 싶어요 - 짝짝짝짝 

그런의미로 예전에 병훈씨로 돌아와요, 응? 2008-12-30
21:46:19
  

 

병장 김도환 
  가지로...윗 분 말씀대로 일단 이 말이 먼저 튀어나오는 군요. 

댓글 관련 문제는 입사전 소설카페 같은곳에서도 많이 봐오던 문제였습니다. 

역시 책, 글, 창작 관련 사이트에는 어김없이 등장하는게 바로 이 댓글 문제 인거 같은데요. 

자신의 글, 아니 자신이 열정을 다해 창조해놓은 그 무언가에 다른 이들의 관심과 찬사가 달려드는데 기뻐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웃음) 

괴수를 보고 싶은가, 괴수를 키워라 


왠지 마음에 닿는 문구군요 2008-12-31
03:04:50
  

 

병장 정병훈 
  / 이상 민규형을 제외하고 쪽지로 만나 봤습니다. 
민규형은 별도로 김훈선생님의 '화장' 독서후기 올려주면 찾아가겠습니다.(기대x9999999) 2008-12-31
09:27:21
  

 

상병 김요셉 
  이거, 적나라한데요. 
하물며 가리타니 고진 같은 양반도 아무도 자기 글을 읽지 않는다며 투정을 부리더니, 급기야 근대문학이 끝났네 어쩌네 난리를 쳤는데 말이죠. 흐흐흐 2008-12-31
09:33:17
  

 

상병 차종기 
  가지로오- 이 말밖에 할 말이 없네요. 2008-12-31
10:10:02
  

 

병장 장지훈 
  저는 글쓰기를 업으로 삼을것도 전문적으로 배울것도 아니지만 병훈님을 비롯한 책마을 몇몇분의 글들을 보고 있자면 자격지심이 생기는 것은 왜일까요. 

음반에 대한한 우리들의 이데올로기-가 점점 심화 되는것 같네요. 
도둑놈 심보가 강하긴 하지만 장치적으로 풀어버린 문제를 법적으로 제제하려니 힘이 드는것은 역시 마찮가지라고 해야할까요. 

가령. 최고시속 80Km의 속도를 내는 자동차만 세상에 있다면 일반 국도에서 과속차량을 절대 볼수 없게 되겠죠. 

이미 장치적으로 풀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법적인 제제를 그 후에 가할수 밖에 없는 현실이 사람을 모두 도둑놈 심보로 몰아 넣는것과 같을수도 있겟죠. 

컴퓨터- 라는 무궁무진한 활용방안을 갖고 있는 장치를 보급하는데만 급급했으며 그에 따라 사회에 미칠수 있는 악영향을 크게 생각치 않았을수도 있겟죠. 

언제나 잘못-을 먼저 하고 그 후에 제제-를 가하는 현실이 안타깝긴 하지만 그렇다고 처음부터 제제-를 가할수 없으니 세상은 모순의 천지일수도 있겟네요. 2008-12-31
10:53:44
  

 

병장 박찬걸 
  저 같은 경우는 음반을 한번 사보기 시작하니까 그 뒤로 계속 사고 싶은 중독성이 생기더라고요. 부대에서 산것만 해도 다듀, 엘르가든, TBNY, 김동률까지. 나중에도 계속 사려고요. 2008-12-31
15:00:28
  

 

병장 정병훈 
  /지훈 
자격지심 가질것 뭐 있냐요. 저, '정막장'입니다. 아주 구질구질하고 역겹다고 불린 놈인데 그런 사람한테 자격지심 가지면. 쩜쩜쩜 세상은 알면 알수록 아이러니 합니다. 허허. 

/찬걸 
엄... 음반은 부수적인 얘기였답니다.(땀) 


휴- 내일 설탕을 떠나서 개별적으로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을 듯 합니다. 허허. 설탕 복귀하고 다시들 만납시다. 2008-12-31
16:04:55
  

 

병장 박찬걸 
  저건 그냥 해본 얘기고요. 여튼 우리 댓글 많이 달아보아요. 그래야 글 쓰는 사람도 힘이 나지요. 글 좀 쓴다고 써봤는데 댓글 뭐 한두개 달아놨으면 그냥 GG. 2008-12-31
21:19:02
  

 

상병 김용준 
  가.지.로! 

하하. 역시 병훈씨의 글은 이래서 제가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글을 올릴 때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합니다. 덧글도 그렇지만요. 하하. 그런 생각과 고민때메 결국 눈팅으로만 끝내시는 분들도 많죠. 

하지만, '잘 보고 갑니다', '재밌네요' 한 마디라도 남긴다면 그게 글 쓰는 사람에게는 얼마나 힘이 되는지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당신이 누구든지 괴물이 될 수도 있고, 괴물을 키울 수도 있으니까요. 흐흐흐. 2009-01-02
11:16:16
  

 

병장 이동석 
  <시작하기 앞서>가 어째 구차하긴 하지만 
그런것과 상관없이 재밌군요. 게시물을 읽는 이들에게 저작권을 요구한다라. 2009-01-02
15:01:19
 

 

병장 정병훈 
  구질구질하다는 표현이 기억나는군요. 뭐. 그거랑 상관 없지만 말입니다. 

저작권이라 쓰고 관심좀 주자는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하도 관심에 굼주려 하는 사람이 많이 보인 차에 쓴 글이라. 

찬걸씨 알고 있답니다. 2009-01-05
21:28:52
  

 

일병 황호상 
  글 잘 봤습니다. 음반으로 시작한 적절한 비유부터, 어렵지 않게 읽히지만. 공감도 많이 가고, 안이한 생각만 하던 저에게 일침을 가하는군요.(음반이나 댓글이나 둘 다) 
제가 소심한 성격이라 저도 지훈님처럼 자격지심을 느끼곤 했는데...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더구나 관심을 보이는 답글같은 경우에는. 
병훈님 글 덕분에 처음으로 댓글 답니다. 하하.. 글 잘 읽었습니다. 2009-01-06
10:54:33
  

 

병장 정병훈 
  오, 호상님 같은 분이 진정한 챔피언입니다.(응?)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세요. 2009-01-06
16:2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