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글-내글내생각] 완벽이라는 이름의 허황된 위선의 탈  

상병 손근애  [Homepage]  2009-03-19 16:06:40, 조회: 428, 추천:4 

완벽하고 싶었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나는 그저 완벽하고 싶었다. 인간은 그 존재 자체가 불완전한 존재기에 완전이라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완벽을 꿈꾸었다.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인간성이었다. 나의 내면. 역사상 위대한 성인이라 불리던 자들의 흔적을 좇아 읽으며 그들의 초월적 인간성을 우러렀다. 현실에서도 성격좋고 착하고 등 인간성 좋다고 인정받는 사람들은 자신이 갈망하고 원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꽃에 벌이 모여들 듯이 주변에 사람들이 모였다. 나도 그러고 싶었다. 사소한 일일지라도 혼자 남겨지는 일이 발생하면 내 인간성이 아직 부족한 탓이라 돌렸다. 무던히도, 애써왔다.
내 자신이 완벽을 바라는 것은 삶의 모습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다른 사람들보다 한발자국 더 움직였으며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참아내는 방법을 익혔다. 감정을 컨트롤 하는 데에 익숙해졌고, 인간관계, 일 등 모든 상황을 최악으로 상정하고 대비하는 버릇이 들었다. 내가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견딜 수 없었다. 나는 완벽해야 했다. 모든지 알아야했고, 모든 이의 휴식처를 자처했다. 어렸을 때 자연히 익혔어야 할 감정 표출의 방법은 익히지 못한 채 갈무리되었고 목표를 이룬다는 자연히 모든 행동들이 조심스러워졌으며 그렇다 보니 성격이 내면으로 눌러앉았다. 어른스러운 아이- 나를 대표하던 수식어, 그것은 내성적이라는 말과 별 다를 바 없는 말이었다. 하지만 만족했다. 부족했지만 나는 좋은 사람이라는 평을 듣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어려울 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었다. 그래, 나는 착한 사람이야.

몇 개월 전-한 녀석이 들어왔다. 어수선한 시기에 우르르 들어온 신입들은 각자의 개성을 표출하면서 선배들의 시선을 받고 있었다. 그중, 한 녀석의 이력이 독특했다. 그 녀석은 그 독특한 이력을 바탕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성공했고 성격 또한 내성적이고 소심한 편이 아니라서 금세 적응하는 듯 보였다. 어디까지나 표면적으로는.
그의 행보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는 것을 느낀 것은 이곳 생활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되는 시기와 일치했다. 바뀌어 가는 생활에 새롭게 적응해야 했던 우리 모두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보다는 경쟁상대로 인식하게 되었고, 갑자기 만들어진 그 경쟁체제에서 그가 쉽사리 만든 공감대의 더할 수 없는 얕은 기반은 의심과 선입견으로 공격당해 무너져 내렸다. 알게 모르게 그는 조직에서 겉돌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무심한 눈길로 그를 대했다. 위에서 4번째로 이미 최고 선배 대열에 끼어있었지만 완벽이라는, 좋은 사람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오지랖 넓은 성격 탓에 막내까지 챙기고 있던 나는 그의 그런 변화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오며가며 이야기를 던져주고 가끔 돌출 행동이 보일 때는 다른 사람이 뭐라 하기 전에 내가 먼저 나섰다. 그러던 중, 그가 대화를 요청해왔다.

그가 쏟아놓는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격양됐다. 분노했다. 나 역시 그를 향한 시선을 모르지 않았다. 아니, 궁금한 것은 못 견뎌하는 나이기에 외려 다른 사람들보다도 많은 부분을 알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이야기하는 그는 문제의 원인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고 있었다. 그렇게 하는 다른 이들의 행동은 납득하지 못하면서, 그렇게 하게 된 상황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를 보면서 껌처럼 따라붙은 사고는 그를 이해하기보다는 현실을 인식시키는 방향으로 대화가 흐르게 했다.
잔인하지 못하기에 직접적인 이야기는 하지 못했지만 그에게는 충분히 잔인하게 들렸을 이야기를 조심스레 진행하면서도 나를 위한 여과장치는 잊지 않고 챙겼다. 
일단 해봐. 잘 할수 있다고 믿는다. 이야기가 필요하면 언제든 오고. 계속 지켜보고 있어.
다른건 젖혀두고 대화를 해준 것이 고마웠는지, 그는 그 이후부터 잘 따랐다. 조금 부담될 정도로 가까이 다가와서 내 주변을 맴돌았고 다른 선배들보다도 나를 편하게 여기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그를 얼마나 믿고 있었을까. 내가 생각해온, 나 자신의 모습을 형상화하기 위한, 말 그대로의 자기 기만의 한 부분이 아니었을까.

우연찮게, 지난 출타의 시기가 겹쳤다. 나는 2g의 설탕이었고, 그는 분단원들과의 외출. 나가는 것은 같았기에 나와 그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 섰고, 나가겠다는 보고를 하는 도중 문제가 생겼다. 대리가 흥미삼아 지갑을 하나하나 보던 중 그의 지갑에서 이상한 것이 발견된 것이다. 모든 공기가 싸늘하게 식기 시작했고, 자칫하면 중반 전체가 일대 혼란에 던져질 상황에까지 내몰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대리는 그의 지갑에서 발견된 것을 압수하고 조용히 그들을 내보냈다. 
대리와 내가 남았고, 대리가 나를 바라봤다. 그녀는 이해를 바라고 있었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했다. 하지만, 내가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 좋을까. 순간적으로 수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오롯이 떠오르는 중반, 내 후배들.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똑같은 시스템으로 운영했으나 이런 문제가 단 한번도 생기지 않았던 것으로 미루어봤을 때 그 개인의 문제지 전체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여 집니다. 또한....

금이 갔다. 
아니, 솔직해지자. 애초에 금이 갔다고 말할 만큼의 감정선이 과연 내게 있었을까. 그래, 벽이 세워졌다. 아니, 금이 갔다.
그가 나를 생각하는 것 만큼의 감정선은 내게 없었기에 벽이 세워졌고, 완벽을 바라봤던 내 위선에 금이 갔다.

나는 철저하게 그를 짓밟았다. 대리가 그 하나에게만 생각을 국한 하게 하기 위해서 완벽한 논리와 언변으로 대리의 머릿속의 그의 모습을 철저하게 잘라나갔다. 
나는, 잘 할수 있을거라고 믿는다는 말을 해준 나는, 이야기가 필요하면 언제든 오라고 했던 나는,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다고 말을 했던 나는,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누구보다도 뛰어나게 그를 소위 병-신으로 만들었다. 그것도 철저하게. 내가 그의 책임자가 아니었음에도. 중반 전체에 불이 옮겨 붙어 전소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그럴듯한 명분아래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짧았던 2일간이 지나고 복귀한 나는 그부터 찾았다. 그에 대한 실망은 분노라는 이름의 감정으로 연결되었다. 어쩌면 내 자신의 본질을 직면하게 만든 것에 대한 희생양을 찾았던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대화는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내가 그의 직속 선배가 아니라는 이유가 컸다. 분단장에게 찾아가 내가 그와 대화를 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지금 그렇잖아도 스트레스 받고 있는 상황에서 최후의 보루인 나까지 그런다면 정말 위험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지 않겠냐며 허락하지 않았다. 
조용히 이틀이 흘렀다. 조용했기에 묻힌 것이라 판단했다. 조금 기분을 밝게 가지려는 찰나, 그와 같이 일하는 후배가 다가와 자신의 상황을 담담히 털어놨다. 잠시 혼자 일하게 되었다고. 그렇게, 그는 그의 궁 생활에 7일을 더했다.

대화를 마치고 나를 찾아온 것은 회의와 무력감이라는 이름의 아찔함이었다. 막막했다. 그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의 대한 의문, 그가 내게 보여줬던 호의, 그리고 내가 그에게 주지 못했던 진심의 신뢰. 언제부터였을까, 어느새 나도 색안경을 끼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귀를 기울였고, 그를 위해 발언하지 않았다. 당연하게 여겼던 건 아닐까. 나는 그들과 다르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야말로 철저한 자기 기만이었다는 깨닫고 몸서리쳤다. 그러면서도 나는 중반 전체로 이를 수 있는 불을 그 하나에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애써 합리화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비겁하고 완벽하지 못한, 금이 가기 시작한 나의 실제 모습을 놓지 않기 위한 발버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바라고 행동했는가. 완벽을 말하고자 했고, 착한 사람이라 불리길 원했다. 그리고 어느샌가 나는 그렇게 행동하는 나 자신 자체에 만족해 버렸던 것은 아닌가. 철저하게, 내 틀에 짜맞춰진, 나만의 선이 아니었을까. 나 혼자만의 만족이 아니었을까.

모든 사람이 다가와 문제를 해결 받을 수 있고 쉼을 얻을 수 있는, 지식과 경험 뿐만 아닌 인격적으로 완성된 사람이 되기를 원했다. 세상에 태어나 빛을 본지 25여년이 흘러가는 동안 나는 단지 내속에 갇혀서 나를 가둔 틀의 크기만 불려온 사람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절대 가치가 사실은 온전히 나의 해석을 거친(그것도 편견과 악의가 들어가지 않았다고 절대로 생각할 수 없는) 가치였다는 것을 깨달은 지금, 나는 대단히 부끄럽고 민망하다. 매우, 몹시도. 사람들은 이런 나를 알 것인가.
이런 내게 더욱더 민망함을 던져주는 것은 깨달았음에도 당장 이 틀을 깨고 나갈 방법이 요원하다는 것이다. 7일 후면 그가 돌아오는데, 7일동안 내가 그에게 가지고 있는 색깔을 얼마나 지울 수 있을지. 그에게 과연 내가 어디까지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을는지.
또 내게 무력감과 안타까움을 전해주는 것은 내가 추구해왔던 완벽함이 실제로는 완벽함이 아니라는 것에 있다. 허장성세가 아닌, 내가 추구하던 대로 완벽함이었다면, 상황을 변화시킬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묻히고 넘어갈 수가 없는 너무나 커다란 사안이었지만.

내가 조금 더 완벽한 사람이었으면 그가 그렇게 하지 않았어도 되었겠지. 내가 조금 더 인격적으로 완성된 사람이었다면 중반에 불이 옮겨 붙지 않도록 제어하면서도 그를 커버하려는 노력이라도 했겠지. 내가 조금 더 용기가 있었다면 그의 처분을 미리 알고 도우기 위해 노력이라도 했었겠지.........설사 이 모든 노력이 무위로 돌아갈 지라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섬뜩한 것은 이러한 생각이 드는 것도 내가 그를 진심으로 안타까이 여기는 것이 아닌 내 속의 선의 틀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무섭도록 슬프고, 소름끼치게 안타깝다. 내가 지닌 이 틀이, 이 가면이.

미안하다, 미안하다. 못난 선배라서. 
* 책마을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9-04-13 13:03)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6-08
09:28:02 

 

일병 이지우 
  이런 이런 2009-03-19
16:26:23
  

 

상병 김형태 
  픽션이길 바래요. 2009-03-19
17:02:39
  

 

병장 김민규 
  근애님, 

읽으며 거울을 보는 것만 같아 섬칫하고 두렵습니다. 절대기준에 대한 강박은 어릴적의 어떤 결여로부터 오는 하나의 스키마래요. 나르시시즘, 안그래도 이번에 나갔을때 제안에서 돌아다니는것을 뼈저리게 깨닫고는, 내내 울면서 깨트리고 있는 중이었는데 와중에 더해진 이 글이라니, 

괜찮아요. 그건 근애씨 잘못이 아니예요. 

'자아도취적 이기주의자 대응심리학' 이라는 책을 추천할게요. 기본적으로 나르시시스트를 타자로 가정하고 그들을 맞아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서술하고 있는데, 저는 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만 같아서 본능적으로 화가 났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던질뻔 했어요. 소리 빽 지르면서. (다행히 마지막 이성이 붙잡아 참사는 면했지만) 

이겨냅시다. 그리고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 보자고요. 
훌쩍 2009-03-19
18:48:28
  

 

상병 김지호 
  그 사람이 근애님 마음을 좀이라도 알아주면 좋을 텐데 - 안타깝습니다. 

부디 뒤에 이어질 이야기가 좋게 전개되시기를 2009-03-19
19:01:24
  

 

병장 박장건 
  프린트했어요..하핫..잘 볼께요. 누구나 다들 이런 생각을 하는군요. 하긴, 같은 사람이니까 당연한지도 모르겠네요. 2009-03-19
20:02:36
  

 

상병 김형태 
  가려진 내용이 많을거라 생각하지만, 여기 책마을에 있는 대부분의 삼학년, 사학년들을 위해서 추천과 가지로- 2009-03-19
20:10:24
  

 

상병 송기화 
  가지로. 2009-03-19
20:28:07
  

 

병장 김민규 
  저도, 이런 자기고백이야말로 가장 깊은 곳에서 나오는 소중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기에, 우리 모두가 다시금 생각해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가지로- 날립니다. 2009-03-19
22:26:54
  

 

상병 정근영 
  허허, 완벽함에 대한 강박관념이라. 
사실 이 글을 올라오자마자 제일 먼저 봤는데, 댓글을 달려고 생각하는 찰나, 마이너의 압박으로 꺼버렸어요. 내내 찜찜했는데, 이것 때문이었을까요. 

글이 절절하게 가슴을 치는 것을 보니, 뭔가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저도 항상 그래왔어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제 모습을 숨기며 남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어서 안달을 했지만, 그건 순전히 자기위안이고 위선이었죠. 남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은 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건데, 정작 저는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남에게 착한사람인 척을 하고 다녔으니 말이에요. 저도 가끔 이런 제 모습에 대한 자괴감이 울컥울컥 치미는데 어찌해야 할 지를 모르겠군요. 그것을 깨닫지 못했을 때에는 그래도 모르겠는데, 막상 그 사실을 직시하고 나니까 모든 것이 두렵고, 자신이 역겨워서 한없이 움츠러들고만 있으니.. 허허 2009-03-20
08:17:30
  

 

병장 이지훈 
  아픈 이야기로군요. 가지로 갑시다 2009-03-20
08:27:20
  

 

일병 박이문 
  뜬금없긴 하지만 지갑에서 발견된 게 뭐였을까요? 쇼원슈리??? 2009-03-20
08:51:18
  

 

상병 손근애 
  헉.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한 마음에 한시도 쉬지 않고 자판을 두들겼고, 그대로 책마을에 올린후 돌아보지도 않았습니다. 
읽을수록 제 자신의 모습이 보이고, 곱씹을수록 안타까웠기 때문입니다. 

올리면서, 이런 제 모습이 책마을 분들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잠깐 고민도 했었습니다. 
책마을의 공간을 이런 개인적인 사안을 낙서함으로써 분위기를 흐리는 것 같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하루 이틀 올려놓고 삭제할 생각이었습니다. 너무나 민망했기에. 

지금, 점심을 먹고 겨우 짬이 나 접속했더니 예상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져있군요. 

불완전하기에 완전을 꿈꾸고, 그 완전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수많은 불완전을 인식하고 그것을 인정한 후, 채워 넣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겠지요. 
많은 것을 깨달았고 많은 것을 볼수 있는 시야를 얻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공감해주셔서, 같이 진솔히 이야기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많은 위로가 되네요. 2009-03-20
12:46:52
  

 

상병 손근애 
  지우씨, 형태씨(1) // (웃음) 

민규씨(1) // 민규씨는, 좋은 능력을 갖고 있어요. 후후. 
제 글을 읽으면서 거울을 보는 것 같다고 하셨지만 저는 민규씨의 덧글을 보면서 비슷한 동질감을 느낍니다. 
추천해 주신 책, 장바구니 리스트에 담아놓겠습니다. 

같이, 틀 밖으로 내 딛어 보죠. 

지호씨 // 따스한 위로, 감사합니다. 제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게 해주었으니 그에게는 나름 고맙네요. 

장건씨 // 프린트 할만한 내용인지 모르겠습니다.(쓴웃음) 

형태씨(2), 기화씨, 민규씨(2) 지훈씨 //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근영씨 // 그게, 그런것 같아요. 자신의 모습이 어떠한 계기에 의해서 적나라하게 보여지면 본능적으로 자신을 덮으려 하죠. 그렇지만 덮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자괴감으로 인하여 스스로 무너지기 시작해요. 

차라리 모두 무너지는 게 어떨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모두 무너지면, 그것들을 밟아서 지반을 탄탄히 다진후 새롭게 쌓아올라 갈수 있게요. 

이문씨 // (웃음) 사이즈가 큰 것이었습니다. 말할수는 없네요. 그게 중요한것도 아니구요. 2009-03-20
12:57:36
  

 

일병 오효섭 
  가지로- 추천1 2009-03-20
14:25:40
  

 

일병 김강현 
  자신의 내면을 풀어놓은듯한 글을 읽으면 왠지 마음이 놓이는것 같아요. 
근애님처럼 완벽주의의 허점을 인정하는 완벽주의자라면 주변의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것 같기도 하고요. 자기 안에 충분히 위선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되었건 사람에게 있어서 피할수 없는 그 유죄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진솔한 고백밖엔 없다고 생각해요. 변명은 또다른 유죄를 만들어내지만 고백은 다르거든요. 잘못을 인정하는 자에겐 그 누구도 돌을 던질수 없습니다. 설사 그게 자신이라 할지라도요. 2009-03-23
01:50:19
  

 

상병 우용식 
  읽다가, 
내면의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을 들켰을때의 그 느낌이 들었어요. 
시렵고, 창피하고, 화도나고, 
하지만 
'물건'을 '빼앗기는' 것과 '선물하는'것의 마음이 다르듯, 
자신있게 속 마음을 끄집어 낼 수 있다는 것은 
막힌 코를 풀어냈을때 처럼(?) 시원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리플을 보면서 나와 같은 사람이 생각보다 많이 있었구나 
라는 것도 알게 되었구요. 
세상을 느끼는 마음이 조금은 더 성장 한 것이라 믿어요.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길 바라며.. 
가지로! 2009-03-23
08:29:55
  

 

병장 윤영준 
  많이 공감이 되네요. 저 같은 경우에는 아랫 사람보다는 나간지 얼마 안되시는 윗 사람 한분이 계신데 근애님의 경우와 마찬가지였지요. 흔히 뚱뚱하고 어리버리하고 행동이 느린 사람으로 비춰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막내시절부터 머리가 점점 커지면서 많은 것을 보았고 "왜 저 사람은 저렇게 사는 것일까?" 라고 생각도 많이 해보았습니다. 딱딱했던 분위기에서 위에 높으신 분들이 너무 질책을 해서 오히려 위축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아니면 주위 사람들의 말처럼 얍삽하고 야비한 사람이라서 슬슬 피하면서 사는 것일까? 

저도 완벽한 인간성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낯선환경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었고 아랫사람이든 윗사람이든 인정을 받으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얼마나 나를 기억하고 얼마나 그들을 기억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저도 어쩔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결국 그 사람을 버렸지요. 그것도 철저하게 제가 생각해도 정말 나쁜 놈입니다. 결국 그 사람 나가는 날까지 저는 눈 한번 안 마주치고 인사도 나누지 않은채 보냈습니다. 
저도 그도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기에- 언제나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이 아닌 남의 탓을 해왔던 그를 비난할 자격이 저에게 있었는지 반성이 드네요. 

울컥하고 쓴 글이 길어졌네요. 2009-03-23
10:01:03
  

 

상병 황호상 
  늦게나마 글 잘 읽었습니다. 감정이 이입되면서 많이 씁쓸해지는군요.. 
워낙 늦은 리플이라 근애님이 확인하실지는 미지수이지만, 
저는 심리학과로, 상담심리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도우며 살겠다는 마음으로요. 그런데... 어리석고 사람들을 짜증나게 만들어 알게모르게 돌림을 당하는 인간을 보고 저도 비슷한 마음을 먹고선, 많이 갈등하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사람들을 끌어안아줄 수 있을지, 단지 가면을 뒤집어쓴 채,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을 Case Number로 바라보게 되는 건 아닐지... 

차라리 모두 무너뜨리고, 그것을 지반으로 삼아 한 발 나아가자는 말씀.. 공감합니다. 
지금쯤 당시의 '현안' 은 잘 마무리 하셨길 바라며, 
여기서 무너지지 맙시다. 한 발 나아가서 훗날 지금을 돌아보며 '그 땐 내가 어렸지..' 입가에 미소지을 수 있도록 말이예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