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글-내글내생각] 여기 우리의 책마을을 이야기하자  
병장 이동석  [Homepage]  2008-12-21 04:37:17, 조회: 291, 추천:1 

여기 우리의 책마을을 이야기하자

-책마을 위기론에 대한 잡설,

책마을이 위기라는 소리는 짬타령 만큼이나 식상한 이야기지만, 그냥 이김에 썰이나 풀어보자. 책마을이 위기란다. 내가 보기에도 요새 재밌는 글은 별로 없다. 간간히 나오는 그나마 볼만한 글에 가지로-나 추천을 외치고 나면, 언젠가 그런글들이 더 볼만한 다른 글들에 묻혀 조용히 사그라들던 때가 생각나며 씁쓸한것도 사실이다. 역시 인생은 타이밍-인가도 싶고. 그런데 이것만으로 책마을의 위기라고 하는건 지나친 비약-이거나, 성급함-이다. 내가 책마을에 몸담은 그 몇 개월동안에도 재밌는 글이 없는 날은 많았으며, 나 혼자 책마을을 들락거리며 새 글 없나, 댓글 없나 싶어 종종거리던 날도 많았다. 게다가 일년내내 널널하기만 했던 땡보 마구로 이동슥도 글 한편 못 쓸만큼 심적으로든 마음적으로든 쫓기고 심란한 연말에 필진으로 선정해놓았다고 무조건 글을 토해놓으라고는 할 수 없으니까. 그렇다고 기다리라-라는 말은 물에 빠진 심정일 책마을 열사들에게 쉽게 할 말은 아니다. 어쨌거나 위기-라고 느끼는 이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 위기에 대해 다시 곱씹어 볼 필요가 있으니까.

곱씹어 보니 단순한 위기론에서 더 나아간 좀더 거시적인 문제제기가 눈에 띈다. 책마을의 성질이, 정의가, 취지가 변했다는 말이 나온다. 정말 이 정도면 책마을에 뭔가 대뜸 큰일이 일어난 것 같다. 정말로 그런지 한번 돌아는 봤냐고, 하도 물어보기에 하루에도 몇번씩 매크로 소리 들어가며 댓글 달고 달았던 시절부터 하루에 몇번씩 들어오지만, 댓글보다 쪽지를 더 많이 주고 받고, 손이 가는 글이 딱히 없는 지금까지를 한번 돌아봤다. 게시판 공사도 했고, 일일히 글을 보며 옮기고 오류로 중복되는 글은 직접 본문 확인하며 삭제도 했다. 공치사를 하자는게 아니다. 난 숙취에 쩌들어 있었고, 내게 가장 좋은 해장법은 책마을질-을 하는것이다. 열 몇시간동안 책마을을 떠돌면서, 내게 책마을을 돌아볼 시간은 충분했다. 그런데 내가 기억하는 책마을 따스했던 시절은 어디로 갔지? 도대체 찾을 수가 없었다. 언제 따스했던거지? 나는 그 따뜻했던 시절이 일종의 향수-이며, 기억이 시간에 의해 윤색된건 아닌가 가정하기로 한다. 인류에게 좋은 시절이 없었듯, 책마을에도 그런 시절은 없었던 것이라고. (이 가정에 동의하지 못하는 이들은 제발, 그 따스했던 시절이 언제부터 언제인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난 아직도 게시판을 뒤지느라 잠을 못 자고 있다)

2006년에 쓰인, 이준영씨가 쓴 게시물의 도의-라는 글이 있다. 허원영과 주영준과 황민우와 김강록과 뭐 이름만 들어도 무게가 느껴지는 이들이 줄기차게 글을 뿜어내던 시절에 쓰인 글이다. 그 글에 엄보운씨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것 같다는 말을 덧붙였다. (사실 그 시절이라는게 너무 광범위한 시간이라 시절-이라고 묶는 것이 온당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책마을 방공호에서 보내던 2007년 초에도, 이영기와 이승일과 김지민과 김청하가 활동하던 시절에도 책마을의 분위기를 한탄하거나, 정말 오타마저 찬란한 몇줄짜리 게시물을 비판하는 글이 남아있다. 그리고 2008년에도 지금은 집에 간 주해성씨가 공 좀 차자며, 수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이 역사적인 글들에는 엄보운씨나 최근의 책마을 주민들처럼 공감과 지지를 보내기도 했고, 몇몇은 글 못쓰는 이는 글도 쓰지말라는 말이냐-는 가벼운 한탄이나, 책마을을 점거(?)하는 세력에 대한 성토로 이어지기도 했다. 쫓겨나고 없어지고, 숨어지내고 다시 터를 잡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동안, 끊임없이 책마을은 위기였다. 책마을의 성격은 끊임없이 재정의되었고, 그들만의 리그라느니, 원로-라느니, 주류-라느니 하는 혐의도 끊임없이 부여되어왔다. 짧다면 짧은 그 시간동안의 흔적들을 돌아보며, 나는 피로감과 기시감을 동시에 느꼈다. 이건 일종의 전승받은 잠재의식 같은것일지도 모르겠다. 인류가 모여 산 이후로 끊임없이 있어온 일이 여기 이곳 책마을에서도 벌어지고 있었다. 형태와 양상만을 상황에 맞게 각색했을뿐, 역사적으로 지긋지긋하게 봐온 바로 그 문제였다.

(내가 일전에 정병훈씨에게 퍼부었던 히스테릭한 반응은 그 피로감에서 비롯된것일지도 모르겠다. 합리화를 하려는건 아니다. 그건 막말짓거리를 일삼는 이동슥치고도 지나친것이었음을, 그건 일종의 히스테리-였음을 인정하려는 것이다. 일전-이라고 표현했으나, 이 글을 작성한 이후에도 한따까리 더 이뤄졌으며, 병훈씨는 그나마 발딛은 시인부락에서조차 방을 뺐다. 이동슥의 철거용역이나 불법추심 같은 짓에 대한 잠재력이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상투적이고 지겨운 문제라고 해서, 그 문제의 위상이 대단해지거나 사소해지는 것은 아니다. 중언부언이지만 늘 있어왔던 일이기에 필요이상으로 사소하게 여길것도 없고, 대단하게 여길것도 없다. 책마을이 위기다-라고 말하는것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건 엄정한 현실인식도 문제설정도 아니기 때문이다. 책마을의 정체성이 위협받는다-는 좀 나아보인다. 위기의 실체, 즉 위협 받는 대상으로 정체성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책마을의 정체성에 대해 굳이 모른척-은 하진 않겠다. 일단 이름부터가 책-마을이 아닌가. 단순히 절대량이 중요한건 아니지만, 확실히 독서후기는 한페이지에 한 개 찾기도 어렵다. 대신에 일상이야기나 내글내생각이나 연재글은 넘친다. 책마을이 아니라 글마을-이 될판 아니냐고? 그러나 책을 읽고 독후감을 남기는 것만이 소통과 사유가 아닌 것은 물론이고, 독서라는 행위자체와 책이라는 물건 자체를 물신화할 이유도 없다. 독서라는것은 어쨌거나 수단-일뿐이니까. 게다가 내글내생각이든 연재든 그 글을 쓰는 과정은 독서와 같은 학습이나 간접경험, 독후감을 남기는 것과 같은 추상화나 사고의 정리 과정과 다르지 않다. 뭐 학습은 물론이고, 추상화나 사고의 정리같은걸 찾는 것이 더 어려운 ‘심오한’ 글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걸 판단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내가 보기에 책가지의 몇 글도 그런 ‘심오함’이 있다. 이를테면 이동슥의 글이라거나. 이런 이상한 소리만 지껄이는건, 이동슥이 다소 정신이 나가기도 했지만, 문제설정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데에도 원인은 있다. 무엇보다 책마을과 책마을의 정체성과 책마을의 정체성이 받는 위협-을 정의하지도 않고 하는 문제설정은 당연히 허깨비일수 밖에 없고, 그런 문제설정 하에서 우리가 하는 짓은 다른곳을 마주보며 헛방을 날리는, 새도우 복싱도 아니고 그냥 헛짓거리일수 밖에 없다. 

여기서 정체성이란 무엇인가-따위의 별 재미도 없고, 여력도 안되는 철학놀이를 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이렇게 되묻고 싶다. 어떤게 정체성-인가? 일단 정체성(停滯性: 교통정체의 그 정체)은 아니라는건 확실하다-같은 말장난을 하고 싶은게 아니다. 정체성의 예시들을 열거하라는 것도 아니다. 다시 정리해서, 왜 우리는 책마을의 정체성-을 정의하는가를 묻고 싶은거다. 어째서 책마을의 정체성이 필요한가. 우리는 책마을의 정체성을 정의내려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니체-놀이를 하자는것도 아니고 책마을을 정의내리는 이들에게 시비를 걸려는것도 아니다. 단지 묻고 싶은거다. 과연 책마을을 정의하는 행위는 어떤 효과를 불러일으킬까. 이진경을 통해 본 니체는 그걸 “유혹”이라 말한다. 내가 찾고 있는 ‘책마을의 정의’이야말로 진짜 ‘책마을의 정의’이라는 환상으로의 유혹이고 내가 추구하고 있는 ‘책마을의 정의’에 다른 거짓된 ‘책마을’을 복종시켜야 한다는 의지로의 유혹이며 거짓된 ‘책마을’로부터 사수되어야 한다는 착각으로의 유혹이고, 이걸 사수하기 위해선 다른 거짓을 전파하는 자들과 결연히 싸워야 한다는 신념으로의 유혹이다. 역시 이진경을 통해 본 니체 중, 진리의지-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진리-를 ‘책마을’로만 바꿨을뿐 토씨하나 다르지 않은 저열한 인용 되겠다. 이 대목을 인용했다고 해서 책마을을 정의내리려고 했던 당신을, 당신의 속내를 천편일률적으로 매도-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우리가 무엇을 정의-내리는 행위는 어쩌면 이런 속성을 지니는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는거다.

이딴식으로 이죽-거린다고 해서 내가 책마을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으며, 문제제기를 하는 당신들의 속내가 문제이며, 운영자로서의 이동슥은 완벽하다고 주장하고 싶어한다-라는 비약을 하는 사람은 없길 바란다. 난 아직 이야기를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았으니까. 어설픈 철학놀이를 한건 결국 다 우리의 지지부진한 논의를 좀더 다른 분위기에서 시작해서 좀 다른-이야기를 해보자는 것이다. 책마을의 대문에 이런게 쓰여있다.

ㅇ 가치있는 책, 가치로 매길 수 없는 사람들. 책을 사랑하는 이 시대 군인들의 만남과 사유의 장. 책마을입니다!
ㅇ 인트라넷 책마을은 책을 아끼고 사랑하는 군인들의 모임으로 책을 읽고 나누며 배우고, 좋은 책을 감상하며 삶의 자세와 본질에 대하여 사유하고자 하는 곳입니다.

누가 썼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대문짝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인용된다. 자신이 생각하는 책마을의 논거-로 쓰이기도 하고, 말꼬리를 잡는데 쓰이기도 하고, 뭐 결국엔 그냥 자기 필요하면 만만하게 쓰이는게 대문짝이다. 그러나 이 대문짝을 살짝 바꾸기라도 한다면, 그땐 책마을이 바뀌는 것일까, 대문짝이 바뀌는 것일까. 사실 저 대문짝의 핵심은 [군 관련용어, 초성체, 이모티콘 절대 금지!] 일텐데 말이다. 왜냐고? 가장 큰 글씨로, 그것도 굵게 빨간 글씨로 강조-되고 있으니까. (이건 장난이다) 이걸 누가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모종의 과정을 거쳐 합의를 통해 작성했건, 촌장이나 부촌장이 적당한 말을 모색해 작성했건, 어쨌거나 또 하나의 ‘정의’일뿐이다. 이 정의를 통해 책마을을 정의하는 과정은 사전적 의미만으로 특정단어의 의미를 정의하는 것을 연상시킨다. 애초에 사전은 이미 사용되고 있는 단어의 용례를 정리해서, 일정한 규칙에 따라 분류하고 정의한다. 그러나 언어는 여러 원인에 의해 변하고, 단어의 의미도 시시각각 변화한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기존의 사전을 버리고 새로운 단어의 용례를 취합해서 정의를 내려야한다. 조금 비약을 섞자면 우리가 저 대문짝 같은 어쨌거나 고정된 무엇인가를 인용하며 책마을을 정의하는것이란, 옛 사전을 버리지 않고 그 사전에 기반해 이미 바뀐 단어를 정의하려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를테면, 조선시대에 정의한 어리다-의 사전적 의미를 현대에 적용해, 넌 어려서 좋겠다-를 모욕으로 받아들이는것만큼이나 우원한일이다. (써놓고 올리려고 다시 보니 고동기님의 댓글을 표적으로 한 것 같은데, 이 글은 그 댓글을 보기전에 쓰였음을 밝혀야겠다, 이는 꼭 저 내용을 복사해오지 않더라도 반사적으로 저런 내용을 앵무새처럼 외는 책마을의 정의에 대한 내용이다.)

(우원하니 한컴사전에서 본, 심리학 용어인 우원사고에 대한 내용이 떠오르는데, 이 글이야말로 우원사고의 사전적 의미를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원사고란 “비경제적으로 사고하는 사고 장애의 하나. 끈질기고 꼼꼼한 사람이 이야기를 중요한 줄거리에 따라 요령 있게 하지 못하고, 사소한 점에 구애되어 지루하게 만드는 것을 이른”단다.)

그래서는 아니고 대뜸 결론부터 밝혀야겠다. 사전속에 박제된 단어의 정의와는 상관없이 오늘도 생동하며 사멸하고 의미를 부풀려가며 변모하는 언어처럼 책마을은 결코 고정된 존재가 아니다. 

양이 매우 많아졌기에, 당연히 진심이 담긴글도 심심해서 남긴글도 많아졌다. 그러나 그것은 각자가 판단할 문제이지, 절대적인 척도를 만들수는 없는일이다. 전체적인 질-이라는건 더더욱 명확한 척도가 없고, 보는이에 따라 평가가 상이한 항목이라 이 역시도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없다. 차라리 문제설정을 달리 해보자. ‘책마을의 현재 시스템은 구조적으로 책마을의 생존을 위협할 수밖에 없다’-같은건 어떤가. 뭔가 더욱 더 그럴듯한 현실인식을 가졌고, 진리의지의 혐의-를 생존이라는 단어로 정상참작 받을수 있지 아니한가? 물론, 내가 이런 소리를 하는 것 마저 진리의지-라는 혐의를 지울수는 없을것이다.

이곳으로 이삿짐을 풀었던 4월 10일부터 12월 20일 오늘까지 나 따위의 운영자가 있고 없고와는 상관없이 책마을은 잘 굴러 왔다. 사실 책마을에서 운영자는 그저 소사-였을뿐이고, 쓰레기나 줍고 담장에 페인트칠이나 해왔다. 뉴욕 센트럴 파크의 운영이 센트럴 파크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자원활동-으로 이뤄지는 것처럼 책마을도 그렇게 굴러왔던 것이다. 이모티콘 몇 개를 지우면서 가입인사를 보며 정회원 승인을 하면서 보니 생각보다 예전만큼의 이모티콘이나 초성체나, 소녀시대 사진 검색하다 검색하다 하나 보려고 가입하는 카페에나 쓸법한 삼초 걸린 가입인사는 많이 줄었다. 그래도 뭔가 허-하기만 하다. 이유가 뭘까. 그리운 이름들이 낯선 이름들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는다. 서운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데, 사실 그건 문제가 안 된다. 그리운 이름들이 그리운 이름들이 되기까지에는, 낯선 이름과 이 공간에서 지지고 볶았던 과정이 있었기때문이다. 내가 그 새 이름들을 낯선이름-으로 읽는건 책마을에서 너무 오래 굴러먹었다는 소리고, 몇몇 이름의 장막에서 헤헤거리다 편협해졌다는 소리다. 어디선가 굴러들어와 지지고 볶기 위해 이것 저것 건들고 다녔던 과거는 망각한체로 그 익숙한 이름들 상당수가 집에 갔다는 사실도 깜빡한체로, 그만큼 낯선, 아니 새 이름들이 빈 자리를 채웠다는 사실을 무시한체로 지내왔다는 소리다. 

그래, 책마을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구성원들이 수도 없이 들고 나면서 당연히 책마을의 정체성이나 정의-도 바뀌고 있다. 그런데 단어의 쓰임을 인위적으로 바꾸기 어려운것처럼, 또 강제해서는 안되는것처럼 최소한의 전제인 생존-의 문제에만 직결되는게 아니라면, 그냥 내버려두면 되지 않을까? 우리가 할일이란, 그저 자기 자리를 깨끗이 치우고 다음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주는게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든다. 

(역시 이진경을 통해서 본) 니체는 “진리란 반박되지 않는 그러한 오류”라고 말했다고 한다. 참이냐 거짓이냐 하는 판단은 그것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진리의지에서만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예컨데 이동슥이 아무리 설득한들 당신이 결연히 지키려고 하는 신념을 반박할 수는 없을것이며, 그것이 거짓임을 믿게 할 수는 없을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지. 내가 아름다운 만큼 당신이 아름답다는걸 인정해야한다. 나와 당신이 다름을 인정해야한다. 그러나 다양성을 존중한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동등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모두 진리를 쥐고 있지 못하니 입을 닫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입을 열어야 한다. 서로의 가치기준이든 진리의지이든 상대가 몸담고 있는 그것을 면밀히 살피고 접근해야 한다. 끝없는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 끝없는 평행은 관념속에서만 존재하듯이, 우리의 논의가 그리는 평행선은 어디선가는 만날것이다. 우리 모두가 책마을을 사랑한다-같은, 아주 기본적인 전제에서부터 시작하자. 언젠가 만날 두 선을 위해서라도 멈추지 말고 그어보자는 말이다. 




* 책마을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12-23 12:35)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6
13:06:04 

 

상병 김지웅 
  내가 댓글 1등인가요, 허허 밤지킴이가 이런글 먼저 읽어서 좋긴 좋군요, 


그래요. 모두 책마을을 사랑하죠, 
하지만 이런 좋은 취지에서 시작된 책마을 사랑은 예전의 책마을을 좀더 나은 책마을로 변화시키기 위한 움직임을 꿈틀꿈틀 보이기 시작했나 보군요. 댐에 조금한 빵구하나가 시간이 지나면 댐을 무너트리듯이 조그마한 움직임 하나가 책마을의 위기니 뭐니 하는 쓰잘떄기 없는 분쟁을 만든거같아 내심 마음이 아픕니다. 


「 그래, 책마을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구성원들이 수도 없이 들고 나면서 당연히 책마을의 정체성이나 정의-도 바뀌고 있다. 그런데 단어의 쓰임을 인위적으로 바꾸기 어려운것처럼, 또 강제해서는 안되는것처럼 최소한의 전제인 생존-의 문제에만 직결되는게 아니라면, 그냥 내버려두면 되지 않을까? 우리가 할일이란, 그저 자기 자리를 깨끗이 치우고 다음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주는게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든다. 」 


이부분이 특히 공감갔던 부분인데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성격도 변하고 입맛도 변하고 사람을 보는 관점도 변하고, 조금씩 변해가는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변화하는 사람들이 한곳에 어울어진 이런 커뮤니티는 각자 개성이 도드라진 사람들의 모임일테고, 그 개성에 일일이 마출수 없는게 현실이기에 조금씩 변화가 될 수 밖에 없겠지만, 책마을 이라는 한가지 타이틀에 우리는 속해있기에, 우리가 할 일은 그저 좀더 나은 책마을을 위해 변화를 시키는 거겠지요, 하지만 좀더 나은 방향이라는게 어떻게 가야할지 알수 없는 검은 숲의 오솔길이든, 뻥뚤려 있는 고속도로든, 우리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죠, 

물론 옛날 책마을의 향수를 기억하며- 

아, 그리고 제가 추천은 안눌렀지만, 
가지로를 외칠께요, 
댓글이 3개라서 한개로 뭉치겠습니다 뿅뿅뿅 2008-12-21
04:56:00
  

 

상병 김무준 
  『내가 아름다운 만큼 당신이 아름답다는걸 인정해야한다. 나와 당신이 다름을 인정해야한다. 그러나 다양성을 존중한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동등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모두 진리를 쥐고 있지 못하니 입을 닫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입을 열어야 한다. 서로의 가치기준이든 진리의지이든 상대가 몸담고 있는 그것을 면밀히 살피고 접근해야 한다.』 

설마 깽깽이의 글에 감명을 받아... (MIB에 끌려가는중 장렬히 가지로를 외친다.) 2008-12-21
07:15:32
  

 

병장 김민규 
  저는 위기론을 믿지 않습니다. 식상하기도 하지만, 위기는 끊임없이 조장되고 가공되며 과장되는 것이니까요. 세계에서 가장 잘 산다는, 미쿡 사람들이 전원의 단독주택 문을 열어놓지 못하고 사는 모순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며칠 전에 잠을 자는데 문득 꿈에 이런 게 지나가더군요. 책마을에 들어갔는데, 공지사항으로, 내글내생각 : 6000자 이상의 글만 허용, 연재 : 더블엔터 금지, 일상이야기 : 3000자 내외 권장. 잠재의식속에 숨어있었던 꼰대기질이 비질비질 기어나온 것이었다 할 수 있겠으니, 뭐라 할 말은 없는 처지만서도 

시인부락처럼, 조용하고 극도로 정제된 분위기가 탐이 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철거용역및 불법추심으로 그런 책마을을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면, 그냥 그렇게 지냅시다. 안되는 글빨이지만 한 점씩 찍어가면서 양화를 구축하기를 바랄게요. 엄보운씨 말대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셈이 되려나요? 허허 

가지로 2008-12-21
07:59:41
  

 

병장 양 현 
  무한순환 인 것마냥, 뫼비우스의 띠 마냥 계속되어지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도 그랬죠? 
지금도 그랬죠? 앞으로도 그럴까요? 이 모든것은 다 우리가 정해야 할 일.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이들이 정해야 할 일. 그런것마냥ㅡ싶은 느낌이라지만, 글쎄요. 

우리 동석씨, 운영진 자리에서 내려온다니ㅡ뭐하느니 하긴 하지만. 동석씨만큼. 
열심히 달려온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얼마나 있을까요? 그리고. 동석씨가 있었음메 
(오타아님) 이곳이 있게 된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우리의 촌장님은 누가 옮겼죠? 

이렇게 글이 많고, 생각이 많고, 의견이 많은 책마을. 전 좋아라 합니다. 몇몇 이들은 
'아 글이 너무 많아' '하얀건 백지요, 검은건 종이라' 할지도 모르겠지만서도 
전 좋아라 합니다. 읽을거리가 늘어나고, 생각거리가 늘어나며, 고민거리가 늘어나고, 
(고민이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나눔거리가 늘어나는거니까요. 이거 또한, 
제가 술자리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냥, 아가씨 만나서 원나잇ㅡ하려는 
밤술자리도 좋아하긴 하지만. 다른 의미로으ㅣ(오타아님) 술자리도 좋아합니다. 

우리들이 계속되어서 이렇게 해야 할까요? 아니면,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할까요? 
끊임없는 양도논법에 빠져들게되어 우리는 이제 다가올 앞을 보지 못하고 있는게 아닐까요? 도대체,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변은 누가 해줄 수 있을까요? 


우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도) 
그리고, 난 가지로를 말하지 않겠어요. 이건, 이곳에서나마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우리들만의 글이니까요. 꼭, 가지로가 우리들만의 이야기라는건 아니잖아요. 2008-12-21
10:08:05
  

 

병장 김낙현 
  최근 몇주동안 이런저런 일이있어서, 그리고 최근 들어 일이많아져서 예전 같으면 새글 다 읽고 헌글도 읽고 그랬는데 이제는 하루에 올라오는 것도 다 읽지 못하는 날도 생겨버렸습니다. 그렇게 몇 주전에 읽었던 글도 이런 글이었고 오늘 보는 글도 이 내용이네요. 

어떤 이는 '위기'라고 하고 어떤 이는 '변화'라고 합니다.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가 보군요. 예전에 누군가는 이런 다른 눈들이 주고받는 대화, 싸움이 좋다고 했는데 주제가 또 '책마을'이 되면 민감해 지는가 봅니다. 

며칠 전 내려온 글에서 깨진 창문 학설(?)에 관한 것이 있었습니다. 
내용은, 어느 멋진 동네에서 한 집이 이사를 가버려서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이 생겼다. 한 아이가 재미삼아 그 집에 돌을 던져 창문을 깨뜨렸다. 다른 이도 그걸 보고 던져 깨뜨렸다. 하지만 어느 아무도 그 집 주인이 아니기에 깨진 창을 그대로 두었다. 유리조각들은 거리에 나돌았고, 빈집은 흉가가 되버리자 뒤이어 몇 집은 이사를 갔고, 또 빈집은 비슷한 순서로 흉가가 되고, 결국 멋진 동네는 폐가들이 가득한 끔찍한 동네가 되었다. 라는 것입니다. 이런 내용이면 '변화'는 '위기'로군요. 

하지만 만약 그 창이 깨진 빈집을 동네사람들이 나서서 개방하고, 고치고, 꾸며서 도서관을 만들었다면 어떨까요. 맙소사, 그렇게 멋질 수가... 요거 괜찮은데요? 음, 학교는 너무 그렇고, 유치원 정도도 괜찮겠군요. 센트럴 파크랑 빈집이랑 뭐가 다를까봐요. 

그 동네가 변해도 '사람이 사는 곳'이란 것은 바뀌어서는 안되요. 이곳의 변화도 책마을의 글을 다양하게 만들어 줄거에요. 그런데 '책마을'을 바꾸어서는 안되요. '남자들에게'라는 글을 쓴 아줌마가 '장난'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것도 클래식이란게 있어야 되는거래요. 그래요 근본적 뿌리 '책마을을 사랑하는 사람'은 바뀌면 안되요. 그럼 '책마을'을 사랑한 사람이 와야지 한가한 속칭 꿀보직이 게시판에 글 올리고 싶어서 인트라넷 떠돌다가 와서는 그냥그냥이면 안되는 거잖아요. 그런 사람이 책마을을 바꾸게 둘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럼 그런 사람 잡아서 저기 밖으로 쫓아낼까요? 에이, 그런 걸 어떻게 해요. 누가 무슨 권한으로 말이죠. 아, 그럼 어쩌죠? 부단히 책마을을 책마을로 만들어야죠. 그걸 게을리 한다면 변화도 위기도 뭐도 말할 것도 없이 그냥 책마을은 아무것도 아닌거죠. 양으로 말할 것도 아니지만 양으로 말 못할 것도 아니며, 일조를 하지 않고자 한다면 글쎄요, 게시판마을이 필요한 걸까요? 뿌리는 더 단단하고 깊이 내려져야 가지와 잎은 풍성해지지 않겠어요? '위기'를 말하던 사람도 '변화'를 말하던 사람도 다 그렇게 하고 싶었던 거 아닌가요. 2008-12-21
12:08:48
  

 

상병 김학영 
  동석님의 생각이 일단 나쁘지 않다는 생각만 드는군요. 웃음. 2008-12-21
21:33:37
  

 

일병 이석현 
  몰라요. 진화를 위한 변환지 퇴보로 가는 위긴지 알게뭐에요. 
저도 '뉴페이스' 중의 한명이니 잘 몰를래요. 불과 몇주사이에 부쩍늘어난 '가입인사'와 '연재' 공사 다 말아먹은 저로썬 다 읽지도 못하는 텍스트들이- 느껴지고 보일뿐이에요. 뭐어때요. 

전 어쨋든 좋아요- 지금도 좋고 옛날도 좋고 - 다만 지금처럼 예의와 규칙이 잘 지켜지는, 한번 생각하는 텍스트를 생산해 냈으면 좋겠어요. '있던' 사람들이 떠나지 않고 '오는' 사람들을 반겨주는 그런곳이 됬으면 좋겠어요. 



그런의미에서 동석님 V어때요(농담농담) 2008-12-21
23:12:07
  

 

상병 이지훈 
  그 동안 책마을 자체에 대한 논의(편의상 이렇게 말하지요)를 지켜보면서 전 할 말이 없었습니다. 어찌 보면 제가 비겁하다 할 수도 있고, 문제의식이 없다고 할 수도 있고, 책마을에 대한 애정이 부족하다 할 수도 있겠습니다... 
일련의 글들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졌지만, 

그냥 전 책마을 주민 계속 하렵니다. 누가 하지 말라는건 아니지만요. 지금과 같이 글 하나 쓰기 위해 나름 열심히 고민하면서, 댓글 하나 달기 위해 수많은 생각을 하며 매달려 있으면서 말이죠. 전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도 그 이상이 아닌 것 같고요. 책마을의 정체성, 방향성 이런 것들도 물론 중요해요. 반드시 고민하고 생각해봐야할 문제인 것 같아요. 하지만 전 일단은 계속 주민으로써 열심히 활동할 겁니다. 이 궁트라넷 사용을 하고 싶어도 못할 때까지요. 

책마을 자체에 대한 논의를 저리 치워두자는 이야기는 아니예요. 다만, 제가 책마을 주민으로써의 삶에 충실하면 자연히 답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랄까요. 그저 "생각없음"에 대해 구차하고 이기적인 변명을 늘어놓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리고 

고마워요 동석님 2008-12-22
01:02:38
  

 

일병 김태경 
  저도 의견은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기에 한가지 의견을 제시하는데요. 지금의 추세인것 처럼. 게시판의 세분화가 이루어져쓰면 하는 바램입니다. 분명 책마을 일각에서는 서로의 너무 다른 관점이나 관심사(?) 등으로 서로 불만족스러운 동거가 계속되고 있잔아요. 좀 더 많고 세분화된 게시판이 존재한다면 각 게시판의 성격에 맞춰 활동할 수도 있고 그러면 그런 욕구들을 충족시켜 줄 환경이 조성될 꺼라고 생각하니다만... 2008-12-22
08:55:02
  

 

병장 이동석 
  엄, 일단 텍스트 자체로만 이야기 하고 싶었고, 좀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다행히 아마도 이전 부터 칼을 갈아오셨을 석기님이 한 번 질러-주시는군요. 2008-12-22
17:39:21
 

 

병장 이동석 
  지웅/ 뿅뿅뿅. 감사합니다. 

무준/ 이 글과 무준님의 글의 연관관계는 이동슥과 <그들이 사는 세상>에 나오는 현빈의 연관관계와 유사합니다. (음?) 

민규/ 그래꾸나, 무서운 꾸믈꾸었구나. 사람, 사람을 해요. 오오오~ 워우워어어~ 사람을 해야겠어요. 흐흐. 

양씨/ 있었음메- (이 표현 땡깁니다.) 

낙현/ 

-한가한 속칭 꿀보직이 게시판에 글 올리고 싶어서 인트라넷 떠돌다가 와서는 그냥그냥이면 안되는 거잖아요- 

이거 땡기는군요. 허허. 2008-12-23
06:42:00
 

 

병장 이동석 
  학영/ 학영님의 관심 1그램이 일단 감사하다는 생각만 드는군요. 방긋- 

석현/ 브잇- 
그리고 환상소설을 달라~ 와와 2008-12-23
06:43:32
 

 

병장 이동석 
  지훈/ 고마워요 지훈님 

태경/ 

-좀 더 많고 세분화된 게시판이 존재한다면 각 게시판의 성격에 맞춰 활동할 수도 있고 그러면 그런 욕구들을 충족시켜 줄 환경이 조성될 꺼라고 생각- 

잘 알겠습니다. 2008-12-23
06:57:33
 

 

병장 이동석 
  아, 혹시나 해서 노파심에서 덧붙이는 또 아는-척 

구축4(驅逐) 
〔구축만[-충-]〕ꃃ 어떤 세력 따위를 몰아서 쫓아냄. ¶사치 풍조 구축/유능하고 실력 있는 교사를 사상이 불온하다는 이유로 학원으로부터 깡그리 구축을 한 자가 누군가.≪채만식, 돼지≫ 

일제시대때나 쓰던 한자어 같은데, 전 삼국지 11인가, 손견의 특수스킬이 구축-이어서 뭔가 해서 찾아봤었는데, 이런뜻이더군요. 2008-12-23
09:4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