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글-내글내생각, 독서후기] 별 헤는 밤  
병장 김선익   2008-10-23 21:29:16, 조회: 326, 추천:5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세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내가 문학 동아리에 처음 가입을 해서 술자리를 가지게 된 날, 한 선배가 나한테 이런 질문을 했다.
- 너는 어떤 시를 가장 좋아하니? - 저는 윤동주씨의 별 헤는 밤을 가장 좋아해요.
- 보기보다 감성적이네. 별 헤는 밤 낭독해 볼 수 있겠어?  -외우지는 못했는데...
- 에이. 그러면 좋아하는 게 아니네.
그 이후로 연습장을 살 때면 항상 맨 앞자리에 별 헤는 밤을 적어놓았다. 그리곤 틈날 때마다 별 헤는 밤을 소리내 읊어보고는 했다. 그래도 생각만큼 잘 외워지지가 않았다. 다만 머리에 남는 건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 바로 어머니를 부르던 윤동주씨의 소년같은 모습이었다.

대학교 1학년 2학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는 흔히 말하는 아웃사이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내가 생각하던 대학생활의 낭만과 사랑은 술자리에서의 헌팅으로 흐지부지되버렸고, 선택했던 과는 자본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부산물적인 학문으로 치부되었다. 항상 밝게 행동하는 것도 힘이 들었다. 결석일수가 조금씩 늘어가고 새로운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고등학교 때 각별했던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리 떠나자’
그렇게 해서 10월 초, 친구 세 명과 도보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첫째날 출발지인 수원에서 40Km를 걸어서 이천에 도착했다. ‘안녕히 가십시오 수원시’, ‘어서 오십시오 용인시’ 이 이정표가 어찌나 반가웠던지 모른다. 늦은 저녁 가까운 마을회관에서 잠자리를 청했다.
- 저희 도보 여행하는 학생들인데, 오늘 마을회관에서 하루 밤만 묵을 수 있을까요?
- 그런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야. 한 번 재워준 적이 있는데 밤 새 술 마시고 유리창이며 테이블이며 다 깨먹었어, 저번에는 또 한 번 믿고 재워줬다가 냉장고며 티비를 싹 훔쳐가 버려서 이젠 믿을 수가 없어
마을 어르신의 정중한 거절에 우리는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한참을 더 걸어 도착한 교회. 
- 저희 도보 여행하는 학생들인데요. 오늘 하루 밤만 자고 갈 수 있을까요?
- 오늘은 교회가 텅 비는 바람에 나 밖에 없어서 재울 수가 없구만. 미안혀
당직수위를 서고 계시는 할아버지의 구수한 거절에 우리는 다시 한번 발길을 돌렸다. 결국 한참을 더 걸어 새까만 밤이 다 되서야 민박집을 잡을 수 있었다.
- 학생들 배고프지? 백반 하나씩 먹을텨?
- 와,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맛있게 밥을 먹었다. 주인 아주머니께서 상을 치우시는데 나한테 2만원이라고 넌지시 말을 건네셨다. 민망해서 차마 대답을 못하고 바로 2만원을 지불했다.
다음 날, 여주에 도착해 한 초등학교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가지고 간 가스버너와 코펠에 쌀을 씻어 밥을 지었다. 한참 밥을 짓고 있는데 수위아저씨께서 오셨다.
- 여기서 뭐하는겨 빨리 나가
- 저희 도보 여행하는 학생들인데요. 물을 얻을만한 곳이 여기밖에 없어서 그런데 밥 좀 지어 먹고 가면 안될까요
무조건 안 된다고 박박 우기시는 수위아저씨의 말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초등학교를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실랑이를 하는 사이 밥은 다 타버렸고, 결국 코펠과 탄 밥은 함께 버리고 근처 농협에서 초코파이와 우유로 끼니를 해결했다. 마땅히 잘 곳이 없어 계속 걸었다. 걷다가 지쳐 우리는 공중전화박스에서 앉은 채로 잠을 잤다. 셋째날 우리는 횡성에 도착했다. 횡성에서부터는 계속 오르막길이었다. 두 배로 힘이 들었다. 물이 떨어져서 물을 얻으려고 휴게소를 겸한 슈퍼에 들렀다.
- 저희 도보 여행하는 학생들인데요. 정수기 물 좀 떠갈 수 있을까요?
- 얼마나 떠갈라구?
- 페트병 4개인데 괜찮을까요
- 아무 것도 안 사고 물만 떠갈라구?
결국 그 곳에서 빵이랑 우유로 끼니를 해결하고 생수를 떴다. 강원도에는 길이 두 종류다. 구도로와 신도로인데, 구도로는 산을 타고 넘는 도로고, 신도로는 터널로 된 도로다. 우리는 네이놈에서 지도를 뽑아서 가져갔는데, 그 지도에는 신도로만 표시가 되어 있었다. 1.5Km길이의 터널을 지나가는데 차들이 시속 150은 넘게 달리는 듯 했다. “빵빵-빵빵-” 차들은 우리 옆을 지날 때마다 경적을 울리곤 했다. 처음엔 우리가 신기해서 그런 줄 알고 귀청이 떨어질 듯 했지만 마냥 즐거웠다. 터널 속 노란 불빛은 홍콩의 야경보다 더 야릇했다. 터널 끝에 도착할 무렵, 갓 길에 삼x 애니카 트럭 한대가 깜빡이를 켜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 야 이 xx놈들아. 너네 미쳤어? 누가 여기로 걸어다니래.
- 아, 저희 도보 여행하는 학생들인데요. 지금 원주로 가는 길이에요.
- 여기는 자동차 전용도로라고, 너네 다 죽을라고 환장했어? 여기선 차에 치여도 차 책임이 아니야. 빨리 타
- 저희 도보여행 중이라 자동차를 탈 수가 없는데.. 어쩌죠?
- 경찰부르기 전에 빨리 타.
아저씨한테 무지막지하게 욕을 먹고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차를 탔다. 내내 아저씨는 말 한마디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강릉까지 도착했다. 원주에서 자동차전용도로를 타고도150km 정도의 거리였다. 걸어갔다면 5일이 걸릴지 6일이 걸릴지 모를 거리였다. 강릉시내에 도착할 즈음 드디어 아저씨가 말문을 열었다. 아저씨한테는 우리 나이만한 딸이 한 명 있었는데, 외동딸이라 금지옥엽 키웠다고 한다. 서울로 대학 보낸 딸이 국토대장정에 참가한다고 자랑스럽게 전화가 왔는데, 며칠 후 국토대장정 도중 폐에 무리가 가는 바람에 자기보다 먼저 세상을 떴다는 것이다. 아저씨는 짧게 자기 얘기만 하고 바로 말문을 닫았다. 항상 젊게 살라는 아저씨의 짧은 한 마디와 함께 우리는 강릉시내에 덩그러니 내려졌다. 강릉시내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되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우리의 젊음도 함께 슬금슬금 가라앉는 것 같았다.
모텔에서 하루 밤을 묵었다. 우리는 밤새 술을 마셨다. 초코파이를 한 박스 더 사고 나서야 오이를 하나씩 나누어 준 강원도의 인색한 구멍가게 할머니가 꿈에 나왔다. 두통에 눈을 떴는데 밖에는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었고, 체크아웃 시간도 거의 가까워가고 있었다. 우리는 비를 맞고 정동진까지 걸어갔다. 
비 내리는 정동진 해변에는 사람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추웠지만 아무도 없는 바다에  모두 한번씩 뛰어들었다. 우리는 덜덜 떨며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기울였다.
민박을 잡았다. 이틀 동안 우리는 아무 것도 안하고 누워있었다. 간간히 술을 마셨고, 나는 안 피던 담배도 입에 물었다. 이틀 째 밤, 드디어 비가 그치고 달이 떴다. ‘달 떴다’ 
별 헤는 밤을 크게 소리내 보고 싶었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 이후가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별 하나에 어머니, 별 하나에 또 어머니, 별 하나에 어머니만 외치다 그날 밤도 저물어갔다. 
다음 날 아침, 우리는 마지막 남은 돈을 탈탈 털어 비싼 회를 한 접시 먹고 이번엔 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 창문 밖은 우리가 걸어왔던 그 풍경 그대로였다. 집에 도착하니 어머니가 날 반겨주셨다. “아들 왔냐”

어제 개밥바라기별을 읽었다. 오후 6시부터 읽기 시작해서 연등까지 신청해 책을 완독했다. 책을 완독하고 고동기님의 독서후기도 봤다. 오랜만에 젊음을 느꼈다. 젊음이 아니라 청춘을 느꼈다. 어머니 나는 멜로영화를 좋아해요. 별 헤는 밤을 크게 소리내어 낭독해 보고 싶은 가을 밤이다.

- 세월이 무슨 재물 같은 거냐? 뒷전에 쌓아두고 허비하는 게 아니라구. 오히려 아무 것도 없는 지평선에 꽃밭을 가꾸는 거다.
- 지금 세대의 아버지나 어머니들이 겪은 일이다.
- 그러나 젊음의 특성은 외면과 풍속은 변했지만 내면의 본질은 지금도 별로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아랫단에 조그맣게 어느 월간지의 문학상 심사결과가 실린 기사를 손가락으로 짚어보았다. 나는 그제야 목차를 보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 그러나 감자밭을 적시기에는 아직 적다. - 봄비


* 책마을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11-18 14:36)
* 책마을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11-18 14:36)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8-12-08
20:34:27 

 

병장 정병훈 
  어쩐지... 읽다가 개밥바라기별이 생각났습니다. 이 익숙한 이동이며 느낌... 
하아-, 하아- 
너무나 인색해 진 탓에 이젠 무안해지는 그런 시대인거 같네요. 

그나저나 저도 개밥바라기별 독서후기를 남겼는데... 동기님이나 선익님 글을 보니 다시금 부끄러워지는군요...도망가야겠습니다. 

그러나 내 배를 채우기엔 아직 적다. - 참이슬 2008-10-23
21:50:01
  

 

병장 이동석 
  허허허, 이런 현실성이라니. 전 자전거로 무전여행한다고 각종 여행 수기 읽으며 준비했었는데, 막상 반나절도 안되서 그 수기들은 환상이란걸 느꼈습니다. (저도 다녀와서 느꼈지만, 술자리에서 이야기 하거나, 글을 쓰거나 할때 윤색의 욕망을 억누르기 힘들더군요) 혹은 로또정도의 확률로 운이 좋았거나. 뭐 그건 세상 인심이 변해서라기엔 너무 근본적인 것들이라 편하게 인심탓도 못하겠더군요. 

그런데 선익님의 글은 참 좋네요. 윤색의 욕망같은건 애초에 있지도 않은것처럼, 이건, 정답을 내리는게 아닙니다. (웃음) 2008-10-24
06:36:04
 

 

상병 이우중 
  정말 좋아요. 깔끔한 느낌이에요. 
저번 이문열에 이어서 또 이러면 따라한다는 오해를 살지도 모르겠지만 
저도 정말 별 헤는 밤을 좋아하거든요. 하하.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으로 외운 이후로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은 잊어버려도 이 시는 계속 머리 속에 남아 있어요. 
아름다운 시라서 그렇겠죠? 2008-10-24
06:43:51
  

 

병장 정병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내가 문학 동아리에 처음 가입을 해서 술자리를 가지게 된 날, 한 선배가 나한테 이런 질문을 했다. 
- 너는 어떤 시를 가장 좋아하니? - 저는 윤동주씨의 별 헤는 밤을 가장 좋아해요. 
- 보기보다 감성적이네. 별 헤는 밤 낭독해 볼 수 있겠어? -외우지는 못했는데... 
- 에이. 그러면 좋아하는 게 아니네. 


이런 선배 한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친구라도 말이죠. 아니 동생이라도 말이에요. 
요새 인간관계가 너무 각박한듯 합니다. 왜 제 주위엔 없는걸까요...(먼산) 2008-10-24
08:10:18
  

 

병장 황인준 
  인간관계가 각박해지고, 인색해진 건 꼭 개인의 잘못이 아닌거죠.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가는 인간의 특성상 그 환경에 맞게 변해가는 것 뿐일지도 모르죠. 
그래도 아쉽고 안타깝죠. 조금만 덜 인색하면 좋을 텐데 하고요. 

그런데 정말 선익씨의 글에서는 그들에 대한 원망 같은 건 없네요. 
무덤덤하게 이어져가는 글이 참.. 좋은 거 같아요. 2008-10-24
08:19:12
  

 

병장 정병훈 
  원망이나 감정이라곤 찾아볼수 없는 당신... 

그렇다면 당신은!!! 사이코패스...? 

하하... 제가 어제 검은집을 다 봤다죠...그래요 (...도망) 2008-10-24
08:23:48
  

 

병장 고은호 
  마음 속에 '파악-'하고 들어오는 글이네요. 

항상 여행 수기만 읽어온 나에게 현실은 이렇구나 싶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그 속에서 젊음이랄까.. 청춘이 느껴져서 더 좋습니다. 

참 좋은 글이네요. 고마워요. (웃음) 2008-10-24
08:36:31
  

 

병장 고동기 
  정말요 저도 개밥바라기별을 읽으면서, 지금은 저런 무전여행을 꿈도 못꾸겠지 싶었어요. 
참 아쉽기도 하고 그랬는데... 김선익 병장님이 잘 표현해주셨네요. 2008-10-24
08:39:30
  

 

병장 이동석 
  음, 그래도 나름 준비해가면, 갈만 한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엔 지인들이 있는 지역을 경유지로 해서 해봤더니 괜찮더군요. 물론, 여행이 어느정도 지나면, 비상경계령이 떨어져서, 지인들이 제 전화는 절대로 받지 않게 되지만(웃음) 한살이라도 젊을때 해봐야죠. 

집에 가면 제주도 종주를 계획하고 있는데, 제주도 분들 긴장하셔야겠군요. (하하하) 2008-10-24
11:38:11
 

 

병장 이동석 
  그리고 보니, 이건 무전여행이라기 보단, 빌붙기 여행인가요? 흐흐. 2008-10-24
11:38:46
 

 

병장 김선익 
  점심식사는 맛있게들 하셨는지요? 
오늘은 빨래 널기에 아주 좋은 날씨네요 
정병훈/ 
정병훈 님의 독서후기도 봤어요. 저랑 공감하는 문장이 많아서 놀랐어요 
우리는 황석영씨가 말하는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눈 젊고 어린 독자들인가봐요. 
이우중/ 
이문열과 윤동주를 좋아하는 이우중님의 글 잘 읽고 있어요 
많이 배우고 공유(?)하고 있답니다 
오늘은 날이 맑아 별이 잘 보이겠네요 
고동기 고은호/ 
고동기님 독서후기 잘 읽었어요 
제가 아는 고씨들은 다 똑똑하더라구요 
저는 일반화를 잘하는 못된 버릇을 가지고 있어서..하하 
여기 두 분 추가요~ 
황인준/ 
저는 벌써 적응이 되버린건가요? 이런, 
이동석/ 
배를 타고 있어요. 해군이거든요. 섬에 근무하신다고 들었는데 아닌가요? 반가워요 
주민회관 눈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답니다. 더 알아보고 싶은 분이라서요. 

자전거를 타고 부산까지 가서, 배를 타고 제주도로 가는 건 어떨까요? 2008-10-24
12:44:49
  

 

6급 하지연 
  음.. 저는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를 외웠어요.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외웠죠.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산 빛을 깨치고... 

아마도 선익님이 꿈꾸는 여행의 마지막 세대가 저의 세대 였나 봅니다. 
저도 혼자 여행을 갔었죠. 비포장 시골길을 걷다 지나가는 차를 얻어타고 
시골장에서 국밥을 얻어먹고 강원도 오대산을 넘어 배추밭을 내려오다 
지나가는 짚차에 실려 원주로 가서 농구를 보고 숭어회를 얻어먹었죠. 

그게 88년도 였답니다. 2008-10-24
14:13:28
  

 

병장 김선익 
  하지연/ 
젊음의 특성은 외면과 풍속은 변했지만 내면의 본질은 지금도 별로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저는 88년생이에요 2008-10-24
15:37:07
  

 

병장 이동석 
  허허, 이 글 곱씹을수록 맛이 독특하네요. 

지연님 정도는 아니지만, 저도 추워서 손발이 오그라들고 있을때 경찰아저씨가 파출소로 데려간적도 있어요. (음?) 컵라면도 얻어먹고 숙직실 같은데서 따뜻하게 잠도 잤구요. 물론 다음 도시로 넘어가서 은근히 그걸 기대하고 파출소를 기웃거렸더니, 쫓아내긴 하더군요. (웃음) 

선익 /저는 연평도랍니다. 여기도 바다를 지키는 분들이 많죠. 일전에 자전거 타고 섬가본적 있는데 뱃삯이 2인분으로 들더군요. 접이식 자전거라 수화물로 들고 타면 됐는데도. 허허. 주민탐방은 다음주 월욜에 올라올겁니다. 촌장님과 물밑에서 대담을 하고 있어요. (웃음) 2008-10-24
20:36:50
 

 

상병 이호석 
  저는 선익이와 도보여행을 함께 다녀왔어요. 

참 체력이 힘든것 보다 힘들게 걸어서 부탁했을때 외면당했을 때가 더욱 더 힘들었죠 

하지연님이 참 부럽네요 2008-11-03
16:37:28
  

 

병장 이동석 
  와우, 여기에 함께한 분이 계셨군요. 허허- 2008-11-07
11:39:38
 

 

병장 이동석 
  오오- 
이 말머리는 준호님의 센스- 2008-11-18
14:4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