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글-내글내생각] 네 목소리를 들려줘.  
상병 강수식   2008-11-26 14:27:07, 조회: 226, 추천:3 

1.
나는 푹푹찌는 한 여름의 햇살을 받아내는 옥탑방의 지붕 밑에서 후라이드 치킨을 시켜 먹고 있었을 뿐이었다. 혼자 살다보면 가끔식 혼자서 후라이드 치킨을 먹고 싶은 날이 있다. 대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던 시절, 밤을 새워가며 광고공모전을 준비하다보면 이상하게도 허기가졌다. 후라이드 치킨을 그럴 때마다 같이 공모전을 준비하던 동기녀석들과 나의 훌륭한 야식이 되어주었다. 물론 혼자서 시켜먹는 후라이드 치킨은 그 시절의 맛이 나지는 않는다. 그냥 서울이란 낯선 도시에서, 아는 사람이라고는 한 명도 없이 취업을 위해 준비한다는 명목하에 백수로 하루하루를 견뎌내가는 날들 속에서 문득 딱딱한 외로움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참을 수 없이 외로워지는 날이면 후라이드 치킨이 먹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상한 일이 일어난 것은 후라이드 치킨인지 외로움인지 모를 어떤 걸 우걱우걱 씹어먹다가 고개를 들었을 때 였다. 내 맞은편으로 허여멀건한 얼굴에 반곱슬진 머리를 한 열일곱쯤 되어보이는 녀석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한심스러운 녀석은 처음본다는 듯한 경멸섞인 웃음이 타고 흐르는 살짝 치켜 올라간 입꼬리를 하고, 길바닥에서 비를 맞고 있는 버려진 강아지를 바라보는 듯한 안쓰러움을 담은 눈을 한 채였다. 

뭐야, 이 녀석은. 뜨거운 옥탑방에서 혼자 후라이드 치킨을 씹어먹다가 내가 미쳐버린건가. 

하긴, 내가 누구인가. 스물 일곱. 학교를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매달 말 일이면 어쩔 수 없이 부모님께 손을 벌려야 하는 자랑스러운 이 시대의 백수가 아니던가? 그렇게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동안 미치지 않았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어찌됐든간에 좋아. 좋다구. 혼자 살기도 외로웠는데, 우리 앞으로 같이 잘 지내자. 근데 너도 벽을 통과하거나 그런것도 할 수 있니? 아니면 나 올해에 취업할 수 있나 좀 알아봐준다거나. 뭐, 사람은 아닌거 같으니 특별한 능력 한 두 개 정도는 있을 거 아니야....... 에휴. 내가 정녕 미쳤구나. 

어느새 뭔지도 모를(사람이 아니니까) 녀석에게 묘한 반가움까지 느끼고 있는 내가 한심스러워 나는 다시 후라이드 치킨의 뼈를 발라가며 열심히 입운동을 하는 것에 전념하기로 했다. 그러다 갑자기 컥, 목에 닭뼈가 걸린 듯이 기침이 났다. 얼굴이 벌게지도록 기침을 하며 고개를 들어보니 녀석은 분명히, 틀림없이, 조금의 여지도 없는 열일곱살의 나였다. 






2.
고등학교 시절, 나는 늘 잠을 자는 아이였다. 뭐랄까, 그 때는 그게 삶의 이유였다. 아침에 등교를 하면 시간표를 훑어본 후 '음. 오늘은 음악시간과 기술시간에자면되겠군.' 하면서 잠과 관련된 플랜을 세워보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었다. 
세상은 따분한 것 이었고, 똑같은 교복을 입은채로 똑같은 머리를 한 채 꾸벅꾸벅 졸면서 수능에 나온다는 문제를 푼 후에 식당으로 우르르 몰려가 양계장에서 사육되는 닭처럼 고개를 꾸벅이며 닭모이같은 밥을 먹어대는 그 생활은 나에게 절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내DNA어딘가에는 짭짤한 바다내음과 광활한 대지가 수평선을 이루는 곳에서 불어오는 건조한 모래바람이 암호처럼 새겨있다고 생각했는지도. 

그런데 문제는 내가 그렇게 내가 속한 ‘학교’ 라는 세상을 그다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동안 그 잘난 ‘학교’ 라는 세상이 나에게 문제아, 라는 말 같지도 않은 낙인을 찍어주었다는 것이다. 말도 안돼. 담배를 피우고 가끔씩 술을 먹기도 했지만, 담배야 몰래 피우는 거니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었고, 술은...... 술은, 우리 아들이 언제 커서 아버지랑 대작을 할 것이냐, 로 매일밤 우리집에 찾아와 술잔치를 벌이는 동네사람들과 토론을 하던 아버지가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가로, 세로 사방 40cm평방의 자그마한 상에서 내 술잔에 술을 따라준 이후로 뭐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게 금기시되어있는게 아니었다. 물론 아버지보다 다른 친구들과 함께 하는 술자리가 더욱 많기는 했지만. 아, 입학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교실 앞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걸려서, 담임교사실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지나가는 선생님들이 한마디씩 '그렇게 안 생긴놈이 뭔 담배야.' 라고 뱉어내며 찰싹찰싹 내리치는 출석부를(물론 출석부보다야 더 단단한 내 머리로) 견뎌내야 했던 사건은 예외로 하기로 하자.


어찌되었건 야간자율학습시간이면 덜렁덜렁 기타를 메고 학교를 빠져나와 음악학원을 향해 가는 나를, 선생님들은 달갑게 봐주지 않았다. 140명이 전교생인 학교에, 그나마 여자가 90명을 넘었고, 모두가 좋은 대학 진학을 목표로 일치․대동․단결하여 힘을 쓰는 소위 ‘인문계 명문 고등학교(웃기시네)‘에 나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반동분자였던 것이다. 아마도 '명문고등학교'의 선생님과 학생들의 눈에는 내가 앞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채 지금 한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나에게 주워진 시간과 기회를 쓸데없는 곳에 소진하고 있는 멍청한 인종으로 비춰졌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굳이 연연하지 않았다. 기타를 메고 신발장에서 신발을 꺼내는 나를 벌레보듯이 쳐다보는 선생님과 마주하면서도, '야, 기타 그런거는 좋은 대학가서 취미로 하는거야. 시간이 지금밖에 없는 주 알아? 하여튼 생각도 없다니까.', ‘얘, 너는 참 속편해서 좋겠다. 남들은 하루종일 공부하고도 좋은 대학 못가는데, 넌 생각이 있는거니, 없는거니? 에휴. 쯧쯧‘ 등의 말을 나에게 들으라는 듯이 하는 선생님들을 보면서도. 나는 그저 아무 생각도 없다는 듯이 흐리멍덩한 웃음을 지어버리고는 했던 것이다. 그들 앞에서 나는 왜 기타를 쳐야만 하는지, 이것이 왜 나의 꿈인지, 나는 기타를 통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장황하게 설명해 낼만한 능력도 없었고, 그들이 들어줄 것 같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권선생님을 만난 것은 그렇게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 ’인문계 명문 고등학교‘에서 내가 열일곱살을 맞았던 해의 ’사회문화‘ 수업시간에서 였다. 책을 읽고, 문제집을 풀며, '자, 여기서 이런 문제는 시험에 꼭 나오니까, 꼭 외워야 해. 알았지?' 라고 말하는 여타 시간의 선생님들과는 달리 그는 첫시간부터 나의 마음을 잡아끄는 이야기로 늘어지는 고등학교 2학년의 수업시간을 휘어잡았다.

“사회.문화 라는건, 말 그대로 사회와 문화 전반적인 것에 대해서 배우는 것이다. 사회문화를 공부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떠한 사회적 장치나 문화라도 상대적으로 야만적이거나 야만적이지 않다거나 하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너희들 한 명, 한 명이 다 다르고, 너희들의 꿈이 하나, 하나 다르고 소중하듯 모든 사회나 문화적인 부분을 균일하고 동등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것도 틀린 것은 없다. 단지 다른 것이 있을 뿐이다. 너희들이 편협한 시각을 갖지 않고 나와 다른 것들을 감싸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세상에나. 이 볼품없이 편협하고 갑갑하고 꽉막힌 어른들만 가득한 성냥갑과도 같은 '학교'라는 세상에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선생님' 중에서도 권선생님과 같은 사람이 있었다니. 권선생님이 첫 수업시간에 하는 그 말을 들은 이후로 사회문화 시간만큼은 절대 내가 잠을 자지 않는 수업시간이 되었다. 아무 생각없이 사는 것 같은 나에게도 그건 목욕탕에 가서는 프로페셔널한 관리를 위해 목욕관리사에게 때를 밀고 그렇게 때를 민 후 에는 꼭 항아리 모양으로 생긴 바나나 우유를 마셔야 한다는 어떠한 신념과도 같은 것으로 변했다. 
무엇보다도 내가 사회문화 시간에 잠을 잘 수가 없었던 이유는 선생님은 가르치고, 학생들은 그저 듣는 수업이 아니라 선생님과 학생이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종합하는 권선생님의 수업방식 때문이었다. 봄을 지나 여름이 다가오는 동안 나와 권선생님과 우리반 아이들은 학생들의 두발자유화와 교복의 정당성에 대해서, 때로는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 자신들이 조사해온 자료를 가지고 설익은 의견을 발표하고, 그 의견에 반박하고, 다시 서로의 의견을 종합해나가는 방법을 배워나가고 있었다. 물론 나 또한 내 목소리를 내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그렇게 내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정말이지 즐거운 일이었다. 허공을 향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을 향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가슴이 쩌릿할만큼 즐거운 일이었다. 그 즐거운 감정은 서서히 내가 세상에 주눅들 필요가 없다는 어떤 자신감으로 변해갔다. 기타를 친다는 것, 야간 자율학습시간에 음악학원을 간다는 것 때문에 내가 틀린 사람은 아니었다. 나는 그저 그들과 가고자 하는 길이 달랐을 뿐이었다. 그리하여 내 가슴 속에서는

철저한 락 스피릿으로- 자유와 사랑과 인류의 평화와 공동번영의 정신으로- 

절대 세상 앞에서 주눅들지 않아도 된다, 라는 신념이 자꾸만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그리고 이제는 절대! 나를 벌레보듯이 쳐다보는 선생님들 앞에서 흐리멍덩하게 웃지말자고 다짐했다. 일찍이 저 옛날 미국에서 시작된 락큰롤은 자유와 반항의 상징이지 않았던가. 롤링스톤즈를 기점으로 하여 너바나를 지나, 림프비즈킷 까지. 락의 역사는 기성세대들의 목소리에 주눅들지 않은 시대의 젊은이들이 내는 목소리였다. 그들은 사회의 헤게모니를 가지고 있는 절대 권력자들의 시스템 속 부조리를 음표와 박자 사이사이에 싫어 세상을 향해 외치는 ‘목소리’를 가진 아름다운 이들 이었다. 그러한 그들의 목소리가 바로 나의 꿈이었다. 불 꺼진 방안에서 혼자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내 가슴속에 피어올랐던, 그들과 같은 목소리를 가지고 싶다는 것-세상이 정해놓은 틀과 규칙에 얽매이지않는 목소리를 가지고 싶다는 것이. 그것이 베이스와 일렉기타도 구분 짓지 못했고 음표라고는 죄다 콩나물 대가리로밖에 보지 못했던 꼬맹이가 기타를 잡게 된 가장 큰 이유였던 것이다. 권선생님의 수업은 내가 잊고있던 그 ‘목소리’를 일깨워주었다. 그들이 짜맞춰놓은 틀에서 삐죽 튀어나온 내가 느껴야했던 세뇌와도 같은 경멸 속에서 ‘어쩌면 내가 지금 정말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 하고 갈피를 잡지 못한채 비틀거리고 있는 나로 하여금 권선생님은 가르침을 통해 알려주었던 것이다. 세상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라고. 자신이 정한 길이라면, 세상에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당당히 삶을 살아가라고. 세상이 재단해놓고 들이미는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주눅들지 말고 자신있게 목소리를 내라고. 
그렇게 내안에서 조용한 혁명이 일어났다. 비록 세상을 바꾸는 혁명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오랜 시간동안 꿈꿔왔던 ‘목소리’를 찾게 된 혁명을 이루어낸 나의 첫 재물은 한 선생(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다)이었다. 그는 입시정보 사이트를 운영하는, 자칭 ‘신의 손’이었다. 자신이 찍어주기만 하면 모든 학생이 다 In 서울이 된다나, 뭐라나.


어쨌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멍청하기 짝이 없었던 그 철부지 선생은 조용한 혁명가를 건드려버린 것이다. 

나는 당당히 기타를 메고 음악을 학원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그 때, 그가 나에게 슬며시 말을 걸었다. 

“어이, 아직도 기타 치고 다니는거냐?”

“예. 학원가는데요. 쌤”

“쯧. 아직도 생각이 없구만. 너 조금 있으면 고3인거 몰라? 이래서 시골 애들은 안돼. 내가 말이지, 서울에서 있을때만 해도 너 같은 애들은 금방 티가나요. 지금은 계집애들 비명소리나 듣고, 오빠 멋있어요! 하니까 니가 꽤나 멋있게 느껴지겠지만, 그게 얼마나 어린 생각인지 알고는 있냐?”

  정말이지. 이 아저씨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야. 나를 그렇게 짓밟고 농락하고, 내 가슴에 품은 꿈마저도 이렇게 더럽게 만들어야 속이 풀리는건가. 도저히 참을 수가 없구만. 나는 경멸섞인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는 그 선생님께 아주 공손하게, 씨익- 웃어주었다. 가슴속에 꿈을 품은 조용한 혁명가의 목소리를 들려줄 때가 되었다고 느낀 것이다.

“쌤. 저 여자애들 비명소리 듣자고 기타치는거 아닌데요?”

순간 그의 눈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예상치 못한 반격에 조금 당황한 듯한 제스처였다. 그리고는 당황스러움이 묻어있는 어투로 다시 물었다.

“그럼 뭐, 한다고 그 기타인가 뭐시깽인가 메고 왔다갔다 하는거야? 응? 다른 애들 다 공부하는데 너 같은 녀석이 있으니까 괜한 애들 허파에도 바람이 들어가는 거라구. 그런건 말이야, 대학교 가서 시간이 많이 남았을 때 취미로 하는거야.”

“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저는 기타로 대학갈 생각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저한테는 기타가 공부나 마찬가지에요. 그리구요, 쌤. 이건 제 취미가 아니라 꿈이거든요?”

“꿈? 웃기고 있네. 조금만 시간이 지나봐라. 꿈이고 뭣이고 간에 적당히 세상이랑 타협하는 법을 배우게 될꺼야. 그 때가 되면 니가 치는 그 기타는 취미가 되는 거야. 그리고 후회하는거지. 아, 내가 시간을 헛되게 보냈구나. 그리고 니가 기타를 치면 얼마나 친다고. 세상에 기타 잘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줄 알아? 그런건 타고 나는거야. 깨짝 기타치고 그걸로 먹고 산다고 생각한다면 굶어죽기 십상이라구.”

“타협하는 걸 배운다는거, 그거 어른이 된다는거 아니에요, 쌤? 그리구요, 제가 기타를 얼마나 잘치는지는 모르겠지만 선생님보다는 잘 쳐요.”

그렇게 그에게 원-투-잽에 이은 강렬한 어퍼컷을 날려버린 후 경멸섞인 웃음을 한 번 보여준 채 나는 교문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리구요, 선생님. 저는 절대로 세상과 타협하지 않을 거라구요. 이건, 정말이에요. 세상에 치여 제 목소리도 다 내지 못하고 가슴속에 이루지 못한 꿈을 가지고 산다는건 얼마나 슬픈일이겠어요. 안그래요? 차마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음악학원으로 향해가는 발걸음 한 번마다 꾹꾹 되씹으면서.






3. 
얼굴이 벌게지도록 기침을 한 후 눈 앞에 반짝이는 별을 두 세 개 정도 본 후에 나는 후라이드 치킨을 한 쪽으로 밀어놓고 녀석을 노려봤다. 녀석 또한 지지않고 나를 노려봤다. 그 덕분에 머리 속 어딘가에서 잠들어 있었던 고등학교 시절의 기억이 수돗물이 터져나오듯 한꺼번에 밀려왔다. 도대체 열일곱의 나로부터 스물일곱의 나는 지금 얼마나 떠나와 있는 것일까. 새삼스럽게 녀석과 나 사이에 흐르고 있는 십 년이라는 세월의 강이 느껴졌다. 강 저너머에 있는 녀석은 십 년 이랑 세월의 강을 가로질러 서 있는 스물일곱의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기타 따위는 손에서 놓은지 오래되어 말캉말캉해진 왼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려가며 인터넷 취업사이트를 뒤적거리고 이력서를 쓰고 있는 이십대 중반의 아저씨를. 나는 다시 한 번 녀석을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여전히 버려진채로 비를 맞고 있는 강아지를 바라보는 듯한 안쓰러움과 한심스러움이 뒤섞인 눈빛이었다.


휴우. 어이, 이봐, 나도 이렇게 살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고.


정말 이렇게 살고 싶은건 아니었다. 열일곱의 저 녀석처럼 세상에 자신만만하고 싶었다. 자신만만하게 나의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그러나 군대를 제대하자 슬슬 현실이란 먹물이 나에게 스며들었다. 이미 성적따윈 신경안써! 라면서 음주와 음주 이후에 노숙을 즐겨했던 나에게 교수님들은 친절히도 성적경고가 적힌 성적표를 두 개나 선물해 주신 참이었다. 성적표 가득한 F에 총이라도 맞은 것처럼 너덜너덜해진 가슴으로 주위를 둘러보니 주위에 좀 빠르다 싶은 녀석들은 이미 신입사원으로 열심히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호프집의 아르바이트의 평균연령이 나보다 낮아지고, 종합병원의 실습 간호사들과 내 나이가 비슷해진다 싶더니 나와 같은 나이를 가진 동년배들이 취직을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나는 조급해졌다. 뉴스와 신문에서는 지금의 20대들은 IMF 2세대와 같다며 떠들어댔다. 청년실업률 급증, 이태백들의 절규, 경력 가득한 이력서와 900점대의 토익점수로도 취업을 못하는 대학 졸업생들. 귀가 따가울만큼 떠들어대는 그 소리들을 들으면서 조급함은 초초함과 불안함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나는 기타를 장롱속에 쳐박아 버린 채로 성적관리와 인맥관리와 출석관리에 열을 올리며 남은 대학생활을 해치웠다. 그렇게 한 때 내 삶의 비중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던 기타를 장롱속으로 쳐밖아버림과 동시에, 나는 목소리를 잃었다. 세상의 힘을 쥔 사람들에게 억압받지 않고 부조리를 노래하겠다던 조용한 혁명이 ‘지난 날의 꿈’ 으로 서서히 머릿속에서 지워져가기 시작한 것이다. 

대신에 나는 비겁한 옹알이를 하기 시작했다. 토익점수와 공모전 수상내역을 근거로, 근엄한 얼굴을 하고 나를 쳐다보는 면접관들 앞에 내가 얼마나 회사에 필요한 인재인가를 꾸며내어 쉴새없이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열정이 담기지 않은 나의 목소리는 산소가 부족한 물 속에서 뻐끔거리는 붕어의 그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을 것이다. 어디선가 ‘신의 손’ 이 비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4. 
이제 ‘신의 손’ 의 비웃음 소리가 꽉 차버려 더 이상 방 안에 있고 싶지가 않았다. 나는 꼬맹이를 안에 남겨놓은 채로 방문을 열고 나와 담배를 꺼내 물고 길게 연기를 내뿜었다. 해가 저물어가는 가운데 도시는 어둑한 실루엣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열일곱의 나를 집어삼켜먹은 괴물의 이빨마냥 시커멓게 늘어선 빌딩숲을 바라보며 문득 한숨이 나왔다. 나는 다시 한 번 길게 담배연기를 들이마시고 주머니 속에 꾸깃꾸깃 넣어두웠던 J사의 예상 면접질문을 꺼내들었다. 붕어처럼 뻐끔거리는 가운데 초라하게 구겨진 내 모습처럼 너덜너덜해진 종이 한 가운데에는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이 프린트되어 있었다. 어제 저녁 잠들기전에 인터넷을 돌아다니가 우연히 발견한 내용이었다.  마침 J사의 이력서를 제출한 나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한줄한줄 읽어가며 어떻게 대답할까, 하고 고민해가던 참에 나는 그 질문과 마주쳤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내 꿈이 뭐였더라. 아마도 방안의 있는 저 녀석은 알고 있겠지. 

나는 손에 쥐고 있던 예상 면접질문이 프린트되어진 종이를 공처럼 구겨 옥탑방 너머로 힘차게 던져버렸다. 이제 담배를 한 대 더 피우고 방안으로 들어가 남아있는 후라이드 치킨을 마저 먹을 생각이다. 눅눅해진 후라이드 치킨을 목구멍 안으로 꾸역꾸역 밀어넣은 다음에는,



글쎄. 



대학시절 장롱속에 넣은 이후로 한 번도 꺼내보지는 않았지만, 한 달에 한 번씩 부모님께 손을 벌려가면서도 절대 팔아치우지는 않았던 내 기타를 꺼내볼 생각이다. 그리고는 밤새 기타를 연주할 것이다. 기타를 연주하면 뭐가 달라지느냐고? 그건, 잘 모르겠다. 그렇게 밤을 새고 다시 아침을 맞아도 이 시대의 백수-부모님께 손을 벌려가며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는 찌질이 청년이라는 꼬리표는 여전히 내 뒤에 달랑거리며 메달려 있겠지만 무언가 조금은 바뀌어있지 않을까. 십년전, 그 시절의 조용한 혁명처럼.
어느새 내 옆으로 ‘신의 손’에게 대차게 어퍼컷을 날리던 용감무쌍한 열일곱살의 조용한 혁명가가 다가와 있었다. 녀석은 이제 나를 바라보며 씨익- 웃음 짓고 있었다. 나도 그런 녀석에게 슬며시 웃어주었다. 그러자 키득키득, 녀석이 소리내어 웃기 시작한다. 나도 녀석에게 맞추어 키득거리며 웃다가 어느 순간 진짜로 웃음이 새어나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가슴이 뻥- 하고 뚫어져버릴 것만 같은 박장대소를 날리다가 아아아아아아악, 나는 소리를 질렀다. 가로등이 점점이 불을 밝히고, 네온사인이 화려하게 어두운 장막을 수놓아가는 도시를 향해서. 아니, 나를 조급하고 불한하게 만들어 기타를 놓게 만들어버린 세상을 향해서. 아니, 위대한 락 스피릿을 버려버리고 현실이란 먹물에 찌들어 기타를 놓아버렸던 비겁한 내 자신을 향해서. 

  아니, 사실은 어디를 향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옥탑방 앞에 서서 하늘을 바라본 채 언젠가 잃어버렸던 내 목소리가 분명한- 악다구니와도 같은 외침을 힘차게, 아주 힘차게 오랫동안 외쳤다.









* 책마을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11-26 21:06)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8-12-08
20:39:35 

 

병장 김민규 
  가지로 2008-11-26
14:43:41
  

 

병장 정병훈 
  일단은 외칩니다. '가지로' 
오랜만에 좋은글 만난듯하여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것 같습니다. 

언제부턴가 꿈은 세상의 벽과 협상을 버리더군요. 그리곤 결국 높은 벽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이고 숙이고 숙이고... 

다시 꿈이란걸 찾아 봤을땐, 고개숙인 꿈은 나를 바라보기 부끄러운지 저 멀리 떨어져 쫒아오고 있더군요. 혹시나 날 잃어버릴까봐 꿈은 제 심장에 끊어지지 않는 나일론줄을 묶어 두었더라구요. 다시 꿈을 쳐다 봤을때 꿈은 수줍게 절 쳐다보곤 말없이 웃을 뿐입니다. 다시금 수줍은 꿈은 고개를 숙이고 숙이고 숙이고... 

잘봤습니다! 화이팅! 2008-11-26
14:44:14
  

 

상병 강수식 
  민규//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병훈//예.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저에게 얘기합니다. 너는 이상하고 현실하고 구분을 못해. 로망이 있는 것도 좋은데 현실을 볼 주 알아야지. 말하자면 꿈은 이상하고, 내 자신은 현실에 속해있는 것이죠. 꿈은 자꾸만 우리를 뭐랄까, 부끄럽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병훈님의 말처럼 고개를 숙이게끔 말이죠. 그래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 꿈이 있어야지요. 사람은. 요새 들어 취업이냐 꿈이냐, 문제로 많이 고민을 합니다. 세상은 꿈과 취업을 별개로 보더라구요. 물론 적절한 조화가 있다면야 좋겠지만. 

그 적절한 조화가 참 애매하기도하고, 찾기 어렵단 생각을 해봅니다. 

어쨌거나, 병훈님도 꿈을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아무래도 사람은 꿈이 있어야 겠지요?(웃음) 2008-11-26
14:50:09
  

 

상병 홍석기 
  "세상에 치여 제 목소리도 다 내지 못하고 가슴속에 이루지 못한 꿈을 가지고 산다는건 얼마나 슬픈일이겠어요. " 

우리는 언제 쯤에야 침묵을 강요당하지 않을 수 있을까나. 

아아, 문득 바다가 보고 싶어지는군요. 내 DNA어딘가에서 이끌고 있는, 그 곳으로. 

가지로. 
역시, 괜히 수식님을 필진으로 추천한 것이 아니에요.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포스 하며... 2008-11-26
15:15:16
  

 

병장 이동석 
  모든 댓글이 가지로를 외치고 있기에 
저는 이 상황에 대해 비판적입니다. 

비판적으로 외칩니다 

가지로- 2008-11-26
15:24:09
 

 

병장 정병훈 
  센스쟁이(하트) 2008-11-26
15:27:10
  

 

병장 정영목 
  실화인가요? 나이랑 상황이 맞지 않아서요. 기타 또한 아무래도 비유인 듯하구요. 
그런데 댓글을 보니 실화같기도 하고 (땀) 

이상과 현실이란 주제와 관련해서 도덕경에 좋은 구절이 있습니다. 유는 그 자체로 쓸모를 가지지만, 무는 그 유를 가능하게 한다고요. 유를 현실로, 무를 이상으로 읽으시면 되겠습니다. 

그나저나 가지로. 2008-11-26
15:29:35
  

 

일병 송기화 
  와, 와, 와, 
돌아가려는 입을 간신히 붙잡았던 야영을 마치고 
나가버리려는 정신을 커피로 부여잡고 책마을에 들어왔더니, 

이런 멋진글들이 저를 반겨주는군요. 
이래서 책마을이 좋다니까요? 

<가지로!> 2008-11-26
15:31:27
  

 

상병 강수식 
  동석//동석님 고향이 대구시던가요?(웃음) 다른게 아니구요. 요새 댓글로 사과를 많이 하고 다니신다는 소문이(크흑) 사과는 또 대구가 유명하잖아요(웃음) 
농담입니다. 잘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비판적인 동석님 센스쟁이. 전 그래서 동석님이 좋아요.(웃음) 

영목//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고등학교 철 없는 한 때에 겪었던 일에 약간의 픽션을 가미해서, 
어디까지가 실화고, 어디까지가 픽션이라 물으신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웃음) 
나이는요, 그냥 제가 저 나이라면 어떨까, 하고 상상하면서 썼어요.(하하) 
기타는, 글쎄요 저에겐 기타지만,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 따라서 
기타가 아니고 다른 것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꿈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말이죠. 

그나저나 알려주신 구절은 입에 척척 달라붙네요. 
앞으로 생각날때마다 한번씩 읊어봐야겠어요. 

현실은 그 자체로 쓸모를 가지지만, 이상은 그 현실을 가능하게 한다. 

이상과 현실이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웃음) 

기화 //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저도 책마을이 너무 좋습니다.(하하) 2008-11-26
15:42:00
  

 

병장 이동석 
  이 글이 최근에 나온 비슷한 류의 글들과는 달리 가지로를 일찌감치 받은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댓글을 써야 좋은글-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것 같군요. 

믿거나 말거나 나름의 분석- 

1. 오랜만입니다. 강수식씨- 

수식님의 귀환은 서태지의 컴백을 연상케 하는군요. 그래서 우리는 강수식이라는 이름을 보고 냅다 달려와 줄을 섰습니다. 

2. 가상과 현실의 조화 

이 글은 애초에 가상의 상황을 설정 합니다. 이십대 초반(?)의 글쓴이가 스물일곱의 자신을 가상하고 열 일곱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교차 시킵니다. 이건 외려 세세한 내용의 진위보다는 진정성을 바라보게 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3 트렌디함과 진정성의 황금 배합 

박민규로 대표될수 있는 한국식 '환상적인 현실주의'(이건 제멋대루 명명)에 수식님 특유의 문체가 배여들었습니다. 게다가 수식님의 자전적인 이야기와 고민이 풍겨옵니다. '자전적인'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는 엄연히 다르지만, 외려 진정성을 얻는건 '자전적인'이야기일때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누구도 '자기 이야기'를 할때 똥쌌던 이야기는 잘 하려들지 않으니까요. 

4. 소재에 대한 입장 

연대감은 어쩌면 상투성-위에 세워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상투적일수도 있는 소재를 상투적이지 않게 다룰수만 있다면, 소통을 위해 창작하는 이들은 상투성에 대해 너그러워 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5. 무엇보다도 포커스 

비슷한 소재의 글은 많습니다. 사실 필력은 종이 한장보다도 못한 차이-일겁니다. 이 글의 구조는 군살을 뺐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니까 이 글은 어쨌거나 다듬어져 우리 앞으로 왔습니다. 이건 꽤 주요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가지로- 
는 아끼지 맙시다. 2008-11-26
15:48:34
 

 

병장 이동석 
  그리고 이 댓글은 비판적인 가지로를 외치고 지금까지 쓰여졌습니다. 참 오래되었죠? 2008-11-26
15:50:07
 

 

병장 정병훈 
  그런 의미에서 전 2등 했습니다. 
제 밑으로 다들 분발하세요. (총총총-) 2008-11-26
15:52:54
  

 

상병 강수식 
  동석// 동석님의 환대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동석님의 댓글에 저는 지금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감사해요. 정말로. 이렇게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8-11-26
15:56:50
  

 

병장 신지훈 
  생각을 살찌우게 하는 책마을 후훗. 2008-11-26
15:56:52
  

 

상병 이석현 
  와우 멋집니다. 
꿈이라 - 
아직 20대 초반인데도 불구하고 - 
저는 꿈을 잃은게 아닌지 -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가지로- 2008-11-26
16:14:35
  

 

병장 이동석 
  6. 일종의 군중심리거나, 혹은 밴드웨건 효과- 그게 그거인가? 

이건 뭐 구현안해도 아시겠지만, 갑자기 쏟아진 가지로의 물결은 좀 생경해서 말이죠. 

그렇다면 제가 이리 이리저리 찔러보는건 무슨 효과 일까요? 
밴드 웨건 효과의 반대말은 무엇일까요? 2008-11-26
16:23:42
 

 

병장 이동석 
  (저도 몰라서 물어보는거에요. 밴드웨건 효과 맞긴 맞아요? 유력한 후보에게 표를 던지게 되는 거?) 2008-11-26
16:28:35
 

 

상병 이우중 
  네. 밴드왜건 효과 맞아요. 
골드 러시 때 서부로 밴드왜건을 타고 너도나도 몰려가는 데서 생겨난 이름이라죠.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전공의 기억 중 하나랍니다. 허허허. 

그나저나 수식님, 만세! 2008-11-26
16:37:16
  

 

병장 이동석 
  수식// 그건 그렇고 제가 요새 <사과>를 싸게 팔고 있는 이유는 어쩌다 보니 제가 김구라가 되어있던걸 깨달은 탓이에요. 책마을에서도 그렇고, 밖에서도 그렇고- 

그래서 김구라처럼 사죄방송을 계속 이어가는중입니다. 흐흐. 2008-11-26
16:37:17
 

 

상병 양 현 
  전 이 모든 가지로를 가지고, 다시 가지로라는 카드를 던지고 게임 접을래요. 
이런 글은 싫다구요, 아아아아아아악, 악? 2008-11-26
16:43:08
  

 

병장 이동석 
  우중// 그런데 밴드왜건 효과의 반대는 뭐랍니까? 궁금- 

분명 고등학교 사회시간때도 배운것 같은데, 아마 저는 그때도 만화책 보고 있었나 봅니다. 2008-11-26
16:47:44
 

 

일병 김광현 
  가지로... 가지로... 


가지로....... 2008-11-26
17:09:03
  

 

상병 이우중 
  동석님/ 
잘 모르겠어요. 고등학교 사회시간에는 배운 기억도 없군요. 뭐지? 허허... 2008-11-26
17:57:36
  

 

일병 박영준 
  가지로. 

고등학교때는 나름 꿈이 있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타협의 명수가 된건지도 모르겠네요. 2008-11-26
19:10:14
  

 

병장 윤영돈 
  세상의 벽과 부짖히는 꿈이야기는 언제봐도 좋은거 같네요. 

사실 클리셰한 소재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사랑받는 소재겠죠. 그리고 그 클리셰를 
누가 쓰는가에 따라 틀려지고요. 

클리셰한 소재를 이만큼 쓸 수 있는 수식씨가 멋져요. 2008-11-26
19:19:28
  

 

병장 김민규 
  벌써 8개 나왔네요. 그 주문. 
생경합니다 이런 풍경(웃음) 2008-11-26
19:50:19
  

 

병장 이동석 
  페이지 넘어갈때 보낼께요. 2008-11-26
20:08:58
 

 

상병 강수식 
  석기//저도 바다가 너무 보고싶습니다. 이번에 슈가나가면 한번 다녀올까해요. 물론 혼자서요.(웃음) 저랑 같이 가줄 그녀는 어디에 있을지. 에휴. 느는건 담배와 한숨뿐이네요. 
하하. 저도 침묵을 강요하는 이 사회가 너무 싫습니다. 하지만 싫어하면서도 저는 울며 빰맞는 기분으로 침묵을 받아들이게 될까요? 
아직 다 안살아봐서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마음 뿐이더라도, 오늘도 다짐하고 다짐합니다. 침묵을 강요하는 세상 앞에서 침묵하지 말고, 목소리로 외치자고. 
허허. 그러나 마음뿐이긴, 마음 뿐인가 봅니다. 언제나 제자리 인 것 같아요(씁쓸) 

지훈 // 책마을은 생각을 살찌우게 할 뿐만 아니라, 저 자신도 살찌우게 하는 것 같아서 제가 발길을 끊을 수가 없네요.(웃음) 

석현// 20대 초반이라고 하지만, 초반이라고 하기엔 좀 뭣한(하하) 우리 모두다, 
이제 며칠후면 한 살씩 더 먹지 않습니까?(웃음) 
석현님도 꿈을 잃으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도할께요. 

동석//동석님의 댓글보고 밴드웨건효과를 아냐고 아이들에게 물어봤는데 아무도 
모른다는군요. 이런. 조금 더 알아봐야겠습니다. 저도 무지막지하게 궁금해지네요. 
그건 그렇고 어쩌다가 김구라가 되신거에요? 하하. 
김구라를 까칠함과 틱틱거림의 대명사로 얘기하자면, 저는 동석님의 그러한 까칠함이 
부러울 따름입니다.(웃음) 

우중//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저처럼 미천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응원을 받아되 는건지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합니다(뜨끔) 하하. 어쨌거나,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또 열심히 써서 찾아오겠습니다. 그 때도 재밌게 읽어주세요(웃음) 

현// 싫으시다니요(울음) 하하.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준// 아마도 이 시대의 청년들이기 때문에 저희는 세상과 타협해야 하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조금더 먹고 살기 좋은 시대였다면 세상과 타협하지 않아도 되었을까요? 글쎄요. 잘모르겠습니다.(웃음) 저는 그냥 오늘도 타협할 뿐이고, 그래서 부끄러월 뿐이고, 
그렇습니다.(웃음) 

영돈//예, 저도 쓰면서 몇번이나 쓰다 지우다 쓰다 지우다를 반복했습니다.(웃음) 남들이 다 하는말, 그냥 되풀이 하는 것만 같아서요. 한계를 느꼈다고나 할까요? 한글로 7~8장 정도 썼다가 중간 부분을 뭉텅 지워버리고 아예 다시 방향을 잡아서 써보기도 하고. 올리기 전까지도 부끄러운 마음뿐이었는데,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취업이라는 것 때문에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주위의 친구들과 퇴궁후에 
저도 또 그친구들과 같이 살게될거란 생각에.. 
그냥 이시대의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웃음) 
우리들의 이야기! 2008-11-26
20:58:16
  

 

병장 이동석 
  밴드왜건/ 
음, 생각해보니 제가 고등학교때 사회선택과목이 정치-였네요. 그래서 아는건가. 

그 상반되는 개념어- 아시는분은 제발 제보를... 궁금해 미치겠어요. 흐흐. 2008-11-26
21:13:04
 

 

상병 강수식 
  밴드왜건효과(Bandwagon Effect) 

- 어떤 상품을 많이 소비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상품을 덩달아 소비하는 현상. 
미국의 경제학자 라이벤쉬타인이 밴드를 태운 마차가 북치고 장구치고 소란스럽게 
연주를 하면서 마을을 지나가면 밴드웨건을 뒤로하여 군중의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장관을 보고 이런 현상을 '밴드웨건' 이라고 명명 

스놉효과(Snob Effect) 

- 밴드웨건 효과의 반대개념. 
남들이 어떤 상품을 많이 소비하면 오히려 그 상품의 소비를 줄이는 현상. 
한 마리의 우아한 백로처럼 남과 다른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제품을 찾아다니는 
소비행태. 
스놉효과의 사례는 명품소비등에서 찾아볼 수 있음. 
버버리코트, 페라가모의 크리스탈 구두, 루이비통 가방 등 소위 
말하는 명품에 대한 소비가 대표적인 스놉효과임. 
스놉효과에 영향을 받는 소비자들은 값비싼 명품이 시장에 처음 나왔을 때 
그 제품을 신속하게 구매하지만, 
그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일정 수준이상으로 늘어나면 다른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다른 명품으로 소비처를 이동하는 행태를 보임. 

이상 출처는 사바넷의 네이년 이었습니다. 

덧으로 붙이자면 
저는 밴드웨건 효과를 고등학교 사회문화 시간에 배운 기억이 나는군요. 
(긁적. 경제시간이었나. 하하) 
아무튼, 
밴드웨건 효과의 반대개념은 스놉효과 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