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글-내글내생각] 급조된 경제학이야기  
병장 김동욱   2009-01-09 02:36:18, 조회: 308, 추천:1 

"자. 이제 제가 경제학도라는 사실을 약간 입증하는 댓글을 달겠습니다. 이건 민규님에 대한 스파이크! 가 아니라 그냥 저 혼자 공 가지고 노는 것임을 이해해주시길."

라고 민규님의 글에 댓글을 달고 있었는데 너무 길어져서 그냥 여기에 옮깁니다. 애초에 계획도 없었고, 지금 아무런 자료도 없고, 제대로 퇴고도 안하고, 잠와 죽겠는데 적은 건 마저 적어야 겠고 해서. 수많은 오류와 오타들은 여러 사려깊은 이 곳 분들이 지적해주실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주류 경제학'안에서, 그러니까 대개 경제학 교과서 내에서 이뤄진 논쟁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아리기니, 월러스틴이니, 폴라니가 나올거란 기대는 하지마셔요. 그래도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현대 주류경제학은 크게 구분해서 두 갈래로 나뉩니다. 네, 미시와 거시입니다. 미시 부분에 있어서는 학파적인 구분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물론 누구는 과점시장의 모형을 가지고 꾸르노니 베르뜨랑이니 할 지 모르겠지만, 구체적인 학파로 나뉘어 논쟁한 것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거시 부분은 민규님 말마따나 두가지의 큰 파들로 나뉩니다. 한 쪽이 고전학파라면 다른 한 쪽은 케인지언입니다. 거시경제학 자체가 30년대 케인즈의 출현으로 인해서 성립된 학문입니다. 고로 고전학파의 틀 안에는 거시경제학이 없다고 보면 됩니다. 단지 시장의 완전성에 대한 가정을 굳게 가지고 있었던 당시 고전학파적 흐름이 케인지언과 어떻게 다른지는 거시경제학 교과서를 펴보면 어디서건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겁니다. 

고전학파는 시장이 완전할 것이라 가정했기에 경기침체라는 건 그들의 이론에서 찾아볼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30년대 나타난 공황은 그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을 것이고, 맑시스트 경제학자들이 자본주의의 종말이다 어쩌고 하고 있을때 혜성처럼 케인즈가 나타난 겁니다. (케인즈혁명이라고도 합니다) 자본주의의 구원투수랄까. 공급이 수요를 자동으로 창출할 것이라던, 혹 세이의 법칙이라 불리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고전학파적인 틀 안에서는 대체 문제를 풀수 없는 상황에서 케인즈는 문제는 '유효수요'의 부족이다, 라면서 통화정책과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옹호합니다. 이것은 그 이전 고전학파의 틀 안에서 맬서스와 리카도가 '전반적 과잉general glut'이 존재하냐 안하냐를 두고 논쟁한 것의 진화된 형태로, 그때 맬서스는 리카도의 논리에 고개를 끄덕이고 맙니다. 인구론같은 우울한 예상까지 해놓고 소심하게 말이지요. 케인즈는 이 논쟁을 이야기하면서 그때 맬서스가 승리했었더라면 역사는 바뀌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나 말았다나.

여튼 그 이후 그것이 실제로 케인즈의 조언 때문인지 아니면 단순히 전쟁으로 인한 경제성장인지 확실한 답은 없지만, 2차 대전 후 세계경제는 '영광의 30년'혹은 '자본주의의 황금기' 또는 '대량생산-대량소비의 시대' 등으로 칭해지는 전성기를 누리게 됩니다. 이 시기를 잘 설명해준 말이 -아마 닉슨이었던 것 같은데- 바로 "우리 모두는 케인지언이다"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잘 굴러가던 케인즈의 이론이 암초에 부딪힌 건, 아직 해명하지 못한 70년대 이후의 생산성 하락과 석유파동 등의 상황이 맞물리면서 입니다.

그런 맥락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이 이후 시카고 학파의 거두인 밀턴 프리드먼과 로버트 jr 루카스입니다. 소위 말하는 통화주의자 내지는 새고전학파(new classical). 신자유주의의 주창자다라는 오해아닌 오해를 받긴했지만 그래도 프리드먼을 단순히 비난하기에는 그의 경제학적인 성취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칠레에서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프리드먼은 샤워실의 바보 이야기를 하면서 재정정책의 문제점을 꼬집었고, 적응적 기대하에서 필립스 곡선을 수정한 후에 통화정책이 무력함을, 고로 그냥 정해진 %만큼만 통화량을 증가시켜야 한다며 케인즈를 비판하며 등장합니다.(참고로 이렇게 순진하게 frb마저 그러지 않은 통화정책을 시행한 나라가 아마 기억으로 영국일건데 결과는...말하지 않아도 알거라 생각합니다. 대처시절 실업률은 거의 최대로 치달았다는) 여튼 잠깐 로버트 솔로solow의 말이 기억납니다. 나는 (순화시켜)잠자리를, 밀턴은 돈을 좋아한다. 그렇다하더라도 내가 그걸 이론에 넣지 않는데도 프리드먼 그걸 이론에 넣고 있다, 였나 아닌가. 당연히 솔로는 케인지언입니다.


이후에 등장한 루카스는 적응적 기대를 수정해서 아예 합리적 기대하에서 정부의 정책은 애초에 삽질이라는 정책 무력성 명제(짜잔!)를 이론적으로 입증하며 승승장구합니다. 기대기대 하는데 이걸 설명해 줄걸 기대하실까봐 혹여나 기대에 못미칠까봐 잠깐 비근한 예를 통해 살짝만 설명하면, 적응적 기대는 어제 버스가 10분 늦게 왔으면 오늘도 10분 늦게 올거라고 생각하는 것이고. 합리적 기대는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서 어제 왜 버스가 늦었는지는 확인하고 오늘을 어떻게 될지를 예상하는 겁니다. 자 이 예시만으로도 복잡해지지 않습니까. 그냥 기다리고 말지 언제 다 전화하고 합니까. 이후에 이러한 합리성 자체가 비합리적이라고 외치는 이들이 등장하는데 레몬시장으로 유명한 조지 애컬로프를 비롯한 새케인지언들입니다. 크루그먼은 이에 대해서 qwerty경제학이라고 칭하기도 합니다. 왜 키보드 자판이 qwerty로 굳어졌는지 고등학교때 언어영역의 그 지문을 떠올리신다면 이해하기 한결 쉬울 것입니다.

이들은 시장의 완전성에 대한 가정을 그대로 수용했기에 고전학파라는 이름에 'new'를 달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한동안 시카고 학파의 영향력 아래서 케인지언들은 힘을 잃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그 당시 한창 레이건이나 대처가 뜨면서 정부의 역할을 줄여야 한다는 정치적인 요청과 궤를 같이 하는 걸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루카스의 등장에서 수많은 경제학과생들의 비애 아닌 비애가 싹틔워집니다. 아래의 이유로 우리는 거시경제학을 공부함에 있어서 미시경제학이 선행해야 한다는 이유가 성립합니다. 아름다운 수학을 사용하던 루카스는 기존에 분할되어 있던 미시/거시가 통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거시경제학의 '미시적 기초'의 중요성을 주장합니다. 경제 전체를 이루는 개개인에 대한 분석은 왜 그리 게을리 했느냐는 거죠. 왜냐면 케인즈가 이론을 수립함에 있어서 소비나 투자를 다룸에 있어서 굳이 구체적인 분석을 하기보다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명제들을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케인즈의 절대소득가설이니 하는 걸 떠올려봐도 좋을 듯) 이러한 루카스의 주장을 루카스 비판 Lucas's critique 이라고 칭하는데, 나름 경제학에 있어서 중요한 비판이었습니다. 이 미시적 기초는 이후 등장하는 새케인지언들이 역시 동의하는 바입니다. (국내에서 루카스의 수제자를 칭하는 조하현 교수가 있는데, 이분의 거시경제학책은  정운찬이나 안국신 등등의 다른 책들과 달리 합리적 기대이론 하에서 씌어진 것이기에 islm이 일부분만 차지하는 산뜻함이 있습니다.)

잠깐 재정학 이야기를 해도 좋을 듯한데, 언급할 인물을 마틴 펠드스타인입니다. 장하준의 착하지 않은 사마리아인들을 읽으신 분들은 그가 잠깐 등장하는 걸 기억하고 있을겁니다. 이런 식으로. 그 보수적인 하버드대학의 마틴 펠드스타인 교수조차도 imf의 한국에 대한 정책 권고를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서 요구한거다! 라며 말이지요. 여튼 그 펠드스타인이 이쯤에서 등장하는 데 그는 기존까지 케인즈식의 복지국가가 뒷받침하고 있던 높은 법인세 같은 것이 경제에 부정적인 인센티브를 줄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을 내 놓게 됩니다. 이것 역시 그당시 레이건에게는 땡큐인 주장이었던 것이죠. 그렇다고 펠드스타인이 세율구조의 개혁을 통해서 경제가 완전 복구가능하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므로, 그 역시 프리드먼만큼 억울한 뭔가가 있을 겁니다.

80년대의 상황에서 공급중시론자들supply-side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네 알고 계시는 것처럼, 단 한번의 저녁 식사중에 이제까지 수많은 학회와 회의를 통해서 공부해오던 케인지언들과 시카고학파가 찾아내지 못한, 그들 이론들의 문제점을 찾아냈다 말했던 래퍼가 이들 중 하나입니다. (노벨상 수상자 로버트 먼델도 여기 포함되기도 합니다. 네, 먼델-플레밍 모형의 그 먼델입니다.) 기억나시죠? 래퍼곡선. 대체 고등학교교육과정에 그 곡선이 왜 등장해야 하는지 알 수 없지만, 그건 궤변입니다. 대중에겐 펠드스타인과 래퍼가 비슷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들 사이에는 엄청난 ‘지적 간격’이 있다고 누군가 말했는데 기억이 안납니다.

그래봐야 새고전학파도 고전학파기 때문에, 이들은 경기불황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내놓지 못합니다. 루카스의 말대로라면 합리적 기대하에서 사람들이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게 되면 경기침체란 건 발생하지 말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경기침체가 정도를 넘어 계속되고 있는겁니다. 거야 뻔한거 아니겠습니까. 대체 어떻게 물가와 임금이 신축적인 이동을 하겠습니까. 그들 논리의 이론적 정합성은 인정하나 현실적 적합성은 그에 비해 매우 미약했습니다. 여기서 두 부류가 등장하는데 한 쪽은 프레스콧을 중심으로 새고전학파의 사고를 극단까지 미뤄붙인 실질경기변동이론(rbc였나?)이고, 다른 한 쪽은 아시다시피 맨큐와 블랑샤 등등을 필두로 하는 새케인지언 new keynesian입니다. 

실질경기변동이론은 경기후퇴를 자연적인 최적화과정이라고 그냥 놔두라는, 그러니까 우리는 조용히 참고 있으라는 주장을 해나갑니다. 그냥 상아탑에 박히기로 한 분야로 이해하라고 크루그먼은 이야기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비판했습니다. 그럼 대공황은 회사원들이 모두 휴가 나가서 일어난 거냐? 그래도 프레스콧이 노벨상을 받았으니까 억울하진 않을거에요. 예전에 그가 우리나라에 와서 특별강의를 했었는데(생각해보니 그때 먼델도 왔네), 우리경제의 앞으로를 이야기하면서 따라잡기효과catch-up effect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참으로 시의적절하게 누군가 영어잘하는 학생이 그렇다면 따라잡기효과에 대한 비판을 제기한 장하준 교수의 사다리 걷어차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는데 (물론 영어로), 상큼하게 누군지 못 알아 먹은 프레프콧아저씨가 기억에 납니다. 물론 수업대체로 필히 참가해야 했던 저는 프레스콧의 말을 하나도 알아먹을 수 없었습니다. 젠장. 여튼 잡소리 그만.

새케인지언들은 임금과 물가의 비신축성을 이야기하면서 (기억나죠? 맨큐가 주장한 menu cost) 새고전학파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케인즈를 살려냅니다. 그렇게 너희들 새고전학파 생각처럼 시장이 잘 돌아가는 게 아니니까 여전히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물론 미시적 기초의 틀 안에서. 그랬기 때문에 그들은 스스로의 이론을 세우는 데 있어서, 미시경제학에나 등장하는 독점적 기업의 그래프를 끌어 오는 광경을 목격하실 수 있습니다. 크루그먼의 전략적 무역이론 역시 게임이론을 이용해서 정부의 특정산업정책이 무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지고 올 수 있음 설파합니다. (하지만 크루그먼은 정부 자체가 오류가 매우 심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는 정책권고를 하는데, 이것이 결국 신고전학파의 한계라고 장하준은 [국가의 역할]에서 지적하기도 합니다. 기껏해서 정부개입을 옹호하는 모델을 만들어 놓고 왜 스스로 그 모델을 뭉게냐 이말이죠.) 결국 이런 기조는 다시 90년대 클린턴의 등장과 함께 맞물려서 각광받기 시작하지만 여기서 또 공급중시론자들과 같은 변종이 등장하는데, 이름하야 전략적 무역론자들. 

이게 대략적인 90년대까지의 상황입니다. 그렇게 새고전학파는 대학 안에 갖혀서 더 정교한 이론들을 갖추는 것에만 급급하게 되고, 결국에 대세는 새케인지언. 현실에 잠깐 눈을 돌리면, 90년대 들어 미국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생산성의 성장으로 인해서 경제가 살살 살아나기 시작하는데 이런 현상을 두고 누군가는 신경제new economy의 도래다. 라고 했습니다. it 산업이나 컴퓨터의 발달이 이제서야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을 미치게 됐다! 라고 했지만, 이후의 엔론사태 등등에서 볼 수 있듯이 거품이 역시 개입되어 있었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더그 헨우드라는 칼럼니스트인가 누군가는 이 신경제를 두고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애초에 늘 신경제였지 않냐!


물론 신고전학파(neo-classical)의 틀 안에서 그것도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기억나는 몇몇만을 급조한 것입니다. 그 이외에 조안 로빈슨의 후기 케인즈학파나 여전히 세력을 떨치던 맑시주의 경제학자, 또 제도주의 경제학, 뷰캐넌이나 뮈르달, 또는 우리 아름다운 하이에크아저씨를 필두로 하는 오스트리아학파 등등등 많은 스펙트럼이 존재하지만 그건 무슨 석사논문에서나 가능한 논의라고 생각합니다. 저같은 찌질이 학부생이 무슨.

여기서 용어의 문제만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신고전학파 neo-classical 와 새고전학파 new-classical 는 각별한 주의가 요망한 이름들입니다. 언뜻 번역해보면 같은 이름 같은데 그건 아니고. 후자가 전자안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 신고전학파의 등장은 폴 사뮤엘슨을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기 힘들 것입니다. 그는 경제학 원론의 저자 알프레도 마샬 (네, 뜨거운 가슴, 차가운 이성을 말하며 수학사용에 있어서 소심했던 그 분입니다. 아직까지 경제학책에서 수학이 각주로 달리는 건 마샬 때문이라는 말이 있으니 믿거나 말거나)과 미시경제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일반균형’의 왈라스(대학시험에서 수학성적을 낙제해서 재수를 했음에도 결국에 경제학에 수학을 최초로 심각하게 끌어들인 바로 그분입니다.이제와서 보니 그건 이후 경제학을 전공할 모든 이들에 대한 복수가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와 힉스-한센의 is-lm의 틀안에서 받아들인 케인즈를 혼합하는 작업을 하는데 이렇게 통합되어 나온 것이 바로 신고전학파 종합neo-classical synthesis. 그렇게 통합해서 신고전학파 경제학의 기본을 쓴 사뮤엘슨의 논리는 이후 맨큐부터 조순까지 거의 모든 경제학 서적의 일반적인 틀을 결정합니다. (물론 새고전학파인 누군가가 쓴거 빼고. 로머말고 있는데 기억이 안납니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 대부분의 학부에서 이용되는 거시경제학 교과서가 블랑샤 아니면 맨큐 등등의 뉴케인지언들의 저작이라는 걸 명심하시길, 이라고 맨큐가 말했습니다.) 사뮤엘슨이 머물렀던 곳이 희미한 기억으로는 미국의 케임브리지 mit 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와는 별도로 과연 is-lm이 케인즈를 제대로 받아들였는냐는 문제가 제기됩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사람이 후기 케인지언의 대두인 조안 로빈슨 여사입니다. 우석훈의 [촌놈들의 제국주의]에서 로자 룩셈부르크와 도넬라 멜로우(?)와 함께 등장하는 그 분입니다. 로빈슨 여사는 케인즈 옆 방에서 공부하며 서로 생각을 주고 받은 각별한 사이라고 합니다. 애초에 같은 대학이니까. 그 남편 또한 경제학자였어요. 이름은 당연히 로빈슨. 기억으로 아마 케임브리지 최초의 여성경제학자 일 것입니다. 그가 폴 사뮤엘슨한테 문제를 제기하고 이에 사뮤엘슨이 반론을 하면서 논쟁이 시작되는데 이 논쟁을 케임브리지-케임브리지 논쟁이라고 합니다. 왜냐면 두군데다 케임브리지니까. 하지만 사뮤엘슨은 자신의 논문을 조안 로빈슨 여사에게 헌정할 만큼 산뜻한 인물이었다는 것은 이야기하면서 이 줏대없는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아마도 이번 단락의 이야기는 다시한번 할 기회가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무슨 의도냐!)

* 책마을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9-01-12 20:43)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6
13:13:59 

 

병장 정병훈 
  허- 이사람도 안자고 있네. 크크크 냠냠냠 선 댓글이에요. 2009-01-09
02:37:22
  

 

병장 김동욱 
  아 전 이제 난독증인 것 같습니다 크크크크크크크크. 읽어야할 게 많은데 여기서 그만 포기. 2009-01-09
02:41:48
  

 

병장 정병훈 
  개인적으로 저는 현재의 경제 위기에 대해서 한번 집어주는 글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경제에 관심은 있는데, 사실 이런건 관심이 없습니다. 사회에서는 뉴스를 보고 신문을 통해서 접했지만, 도대체 지금은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미국의 어떤 금융위기가 어떻게 작용하고 그 여파가 어찌되며 어떤 상태에 있다는 그런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글이 보고싶습니다. 

부탁해요.(하트) 2009-01-09
02:44:02
  

 

병장 이동석 
  엄, 미네르바 글을 읽을래도 케인즈 이름정도는 알고 있어야겠죠. 사실 요새 정황은 경제전문가들도 확실한 진단을 내리거나 예측하거나 대안을 내기 어렵다는게 중언입니다. (뭐 언제는 안그랬냐만은, 필요성이 증대된것에 비해 유독 그렇다는거지요) 그런데도 경제관련 발언들을 보면 너무 호언장담이 많아요. (지금 펀드 사면 부자된다 파문 같은거) 오히려 경제신문이나 유수 일간지 경제면을 보고 있으면, 그래서 지금 어떻다는거여? 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물론 제가 경제에 대한 공부가 일천하기도 하지만, 

현장에 있는 이들이든, 전문가든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며, 어찌할지 사실 모르겠다-는 반증일수도 있겠지요. 2009-01-09
08:14:03
 

 

상병 김예찬 
  병훈 // 요새 경향신문에 작금의 경제 위기에 대한 친절한 연재물이 기획되어있습니다만 읽으시지 못할 환경이라면 제가 대략적으로라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이번 '위기'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해서 먼저 얘기해볼게요.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한마디로 '빚을 내서 주택을 사는 것'입니다. 미국은 한동안 부동산 가격이 지치지 않고 올랐기 때문에 주택을 사는 것은 확실한 투자 수단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를 했고, 특히 부동산을 소유할 만한 여유가 안되는 사람들도 대출을 통해 부동산 구매에 나설 정도였죠. 그 대출에 대한 채권은 사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대출자가 원금을 값기도 힘들 기 때문에 위험한 채권이긴 하지만, 어쨌든 금융회사에서는 그 채권을 마치 현금처럼 투자에 사용하게 됩니다. A씨가 B회사에서 1억원을 빌렸다고 가정해봅시다. B 회사는 A씨의 1억원짜리 채권을 여러개로 쪼개서 다른 금융 회사인 C나 D의 금융 상품에 투자하게 되지요. C,D 회사는 자신의 금융 상품에 모인 돈을 여러 나라의 주식에 쪼개서 투자하게 되구요. 금융이 글로벌화 된지 오래기 때문에 이러한 금융 상품끼리의 연쇄가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게 됩니다. 결국 A씨가 빌린, 갚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1억원이 전세계로 흩뿌려지게 됩니다. 

그런데 A씨의 집 값이 떨어지고, 결국 그는 B 회사에 돈을 갚지 못하게 되었죠. 그렇다면 B회사가 C,D에 투자한 돈도 펑크가 나구요. A씨 뿐만 아니라 수십 수백만의 사람들이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으로 마찬가지로 돈을 갚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전 세계적인 금융 펑크가 나게 되죠. 금융 회사는 상호간 신뢰를 잃게 되고, 여기저기에 투자된 돈을 회수하려 들겠죠? 그에 따라 자금의 유동이 경색되고, 주가는 떨어지고, 투자금이 없으니 회사들은 문을 닫게 되고, 이런 연쇄 반응이 계속 일어나게 되는 겁니다. 

대략 이정도의 메커니즘으로 '위기'가 시발되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실제로는 있지도 않은 돈을 투자금으로 포장해내는 금융공학의 마술과 금융 시장의 세계화가 이런 위기를 불러왔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칼 폴라니에 대해 쓴 글에서 나오는 '화폐의 허구적 상품화'도 이런 맥락에 가깝구요. 2009-01-09
08:37:24
  

 

병장 이동석 
  엉, 이런 맥락이라면, 제가 한겨레 21 기사글을 퍼오겠습니다. (그런데 이거 한참 된 이야기 아닌가요?) 2009-01-09
08:51:12
 

 

병장 김민규 
  낄낄낄, 프레스콧 아저씨에게는 장하준은 듣보잡이었어요. 뭐 어떡해, 그냥 동방 작은 나라의 이름없는 학자일 뿐? (음?) 

대강 하고싶은 소리만 아전인수로 끌어다 쓴 저의 얄팍함이 눈앞에 겹치면서, 막 미칠듯한 자괴감이 밀려오려고 해요. 스파이크는 아니라지만, "새고전학파는 대학 안에 갖혀서 더 정교한 이론들을 갖추는 것에만 급급하게 되고, 결국에 대세는 새케인지언" 이라는건, 쐐기를 박는 발언? 낄낄낄. 

왜 대세와는 무관하게 제가 손페티시가 되었을까, 를 생각해 봤는데, neo-classical synthesis의 직접적 영향력과 함께, 학교 자체의 학풍을 무시할 수 없겠더군요. '배우는 입장'에서는 눈앞에서 하는 말이 '정답'이니까. 물론 학문적 판단이 있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학부생은 그냥 이론이나 들어'라는 생각때문에 깊이 더 이야기하지 않은 까닭도 있겠죠. 

쨌거나, 시장이 그래프에서 선 그은대로만 돌아가주면 얼마나 좋을지요. 답이 보이지 않는 세계적 침체속에서 우리는 굴다리를 파기로 결정했는데, 이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2009-01-09
09:52:45
  

 

병장 이우중 
  하악하악 
전 정말이지 숫자놀음에 약해요. 라고 이미 강한 자기최면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에 아무리 쉽게 풀어서 설명했다 하더라도 '경제'만 들어가면 일단 경기를 일으켜요. 흑. 

qwerty경제학이라는 데 대해서 조금만 더 설명해 주시면 되게 고맙고 그럴 것 같아요. 
제가 알기로는 현재 쓰는 qwerty자판보다 더 빠른 방식의 자판이 있었는데 그 당시는 자판 내구성이 별로 좋질 않아서 타자수들이 빠른 자판으로 막 치니까 자판이 작살나더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오히려 더 느린 qwerty를 쓰게 되었는데 그게 이제는 아무리 때려도 잘 고장나지 않는 자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들 qwerty로 굳어졌다. 정도인데요, 

합리성 자체가 비합리적이다- 는 건 에.. 그러니까.. 거, 마치 뉴턴과 아인슈타인(맞나?)의 예처럼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적용하면 보다 정확한 수치를 얻을 수 있지만 일반적인 현장에서는 대부분 뉴턴의 이론(?)이 쓰인다고 들은 것 같기도 하거든요. 그것처럼 최선의 방식을 선택하는 것보다 차선일지라도 나머지 비용들을 감안해 볼 때 더 적합하다고 판단되어서 나온 것이 '합리적'이라는 건가요? 

제가 써 놓고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만약 이 질문에 제가 만족할 만한 답을 주신다면 그게 누가 됐든 정말 고마워할게요. 진정 우문현답의 모범 사례로 오래오래 남을 거에요. 2009-01-09
16:54:02
  

 

병장 정병훈 
  [김예찬] 
아, 시발점에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있다는걸 많이 듣고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설명을 하지 못하더군요. 사실 크게 어려운 내용도 아닌것 같은데 이렇게들 나오니, 저는 궁금해 미칠지경이었습니다. 

어째뜬 이렇게 설명을 해주니 아주 좋습니다. 하하하 경제신문이고 뭐고 국화빵일보만 들어오는터라, 인교장에 서도 검색의 귀차니즘이, 

잘 이해했습니다. 2009-01-09
17:27:38
  

 

상병 이지훈 
  본문에서 좌절하고 있었는데 댓글을 보면서 조금씩 이해해나가는 재미가 있군요 흐흐 그래도 여전히 많이 모르는 건 마찬가지고 이해가 '절대' 안되는 부분도 있지만, 찬찬히 계속 살펴보렵니다. 

우중// 

무슨 질문이신지는 알겠는데 제가 답변할 수 있는 능력이 안되는군요. 누군가 답변을 해주신다면 저 또한 덩달아 고마울겁니다 흐흐 2009-01-09
17:34:47
  

 

병장 이동석 
  전 우문에는 우답-만 가능한 범주의 인간인지라, 명쾌한 답은 힘들듯 하군요. 

그런데 친절한 동욱님 답지 않게 주석도 없고 설명도 없이 빡빡한 이 글은 역시 경제학도인 민규님에게 거는 대화-같은 것이라 그럴것이라고 믿겠습니다. 어쨌거나 저 같은, 고등학교때도 경제를 배워본적 없으며, 신문이나 칼럼 보면서, 음 그렇지-정도나 외는 경제학문외한에게는 괜찮은 경제학사-개론서나, 경제학 입문서-가 필요합니다. 요새 "새로 쓴"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의 망령이 돌아다니던데, 그거라도 볼까요? 허허. 

음, 그게 전 시즌2에서 동욱님이 올려주신 한겨레의 칼럼을 보며 꽤나 알아먹었다는 듯이 껄껄댔는데, 실은 그냥 그 글이 재밌었던거였군요. 나의 패배- 

그런데 전 수학을 정말로 못하기에 경제학책에 달린 주석만 봐도 이건 뭔소린가-싶어요. 2009-01-10
03:06:38
 

 

병장 김민규 
  우문이라 하셨는데, 현답은 동욱님이 깔끔하게 애프터서비스해주실 것이라 믿기에 굳이 토는 못 달겠구요. 사실은 움츠려들어서 그래요. 아우, 노템전 글빨에 그것도 급조해서 이런 계통사를 줄줄 읊으시면 어떡합니까. 

새로 쓴 그거요? 그, 불티나 뉴 라이터 회사에서 썼다는? 담배에 불 붙이기는 제격이겠더군요. 낄낄낄. 그건 그렇고 저 경제학도 아니예요. 그놈이 그놈같기는 한데 경영대생이었었었답니다. 

막상 사는 꼴은 공대였지만(헉) 2009-01-10
03:20:01
  

 

병장 이동석 
  엇, 전 무식해서 경영학과 경제학을 잘 구분하지 못했어요. 으악. 민규님 뵐 날이 머지 않았는데, 계속 실례-만 하게 되는군요. 

정말로 동욱님은 어떻게 이런게 머릿속에서 나오는겁니까? 흐흐, 우리는 노템전-이잖아요. 흐흐. 2009-01-10
12:33:47
 

 

병장 김동욱 
  /병훈 

병훈님, 저에게 자꾸 이런 고난을 안기시는 질문을 하시다니 크크크크. 다행하게도 자애로운 예찬님의 설명이 있었기에 한숨 돌렸습니다. 그에 대한 약간만 보충설명한다면, 

미국의 주택대출 시장은 크게 대출자의 위험성에 따라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prime, alt-a, sub-prime. 가장 위험성이 높은 이들에게 부여되는 것이 바로 서브프라임입니다. 

이걸 설명하려면 90년대 말부터 시작된 미국경제의 저금리 기조 또한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미국을 들뜨게 하던 신경제가 슬슬 잦아들게 되면서 미국은 경기침체의 국면을 맞게 되고, 당시 frb의장이던 그린스펀은 정석대로 금리인하를 단행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금리인하의 폭이 너무 컸으며 너무 오랫동안 방치했다는 것입니다. (04년까지 거의 5.5%정도를 낮췄다고 하는데 이게 어느 정도인지는 이번 한은이 0.5% 금리인하를 두고 '파격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는 걸 생각하시면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님이 이해될 겁니다.) 

여튼 이러니까 돈이 현물로 몰리고 늘 그렇듯이 나름 반짝하는 경제상황을 맞고 있었을 겁니다. 부동산 값도 올라가고 하니까 결국에 위험성이 클지라도 서브프라임에 해당하는 이들에게도 돈을 많이 빌려줬을 것이고, 그렇게 만들어진 모기지론은 (그린스펀을 비롯한 이들이 파생상품에 긍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제약이나 감독없이 예찬님이 말씀하신대로 주택저당증권이니 자산담보부증권이니 IB들의 리스크 제로 금융공학을 지렛대 삼아 저 멀리 멀리. 이런 것들에 대해 제대로 평가해야 할 신용평가기관들 역시 이런 채권들에 대해서 aaa를 남발했다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그 전부터 대표적 비관론자인 예일대의 실러(예, 이름처럼 암울한 포쓰를 내뿜는 분이십니다)같은 경제학자들은 <이상과열>이라고 이런 현상을 칭하면서 언젠가 이런 문제점이 폭발할거다라고 경고해왔지만, 맨큐 역시도 그놈은 왜케 비관적이냐는 칼럼을 쓰기도 했으니 그린스펀이 그런 경고를 들을리 만무했습니다. 어쨌거나 그가 의장직이 끝날 때까지는 아무런 문제도 드러나지 않았으니 자서전도 내고~ 버냉키야 지금 죽을 맛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배경하에서 예찬님의 글을 읽으면 한결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합니다. (학부생의 찌질한 이해입니다. 지켜보시는 분들의 고견을 바랍니다.) 

결국에 이건 어느정도 자본주의의 늘 반복되는 구조적인 문제 일겁니다. 단순히 서브프라임사태는 그 문제를 폭발시켜준 도화선에 지나지 않았을 겁니다. 우석훈은 이 문제에 대해서 가만히 있으면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거다, 라고 생각하면 당신은 오른쪽이고 시간이 지나봐야 해결되지 않을거다,라고 생각하면 당신이 왼쪽이라는 상큼한 말을 해주더군요. 저를 비롯한 올해말이면 괜찮아 질거다는 언론의 보도를 순수하게 믿고 있던 이들에게 한방 먹이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지금의 한국경제의 위기가 단순히 이 사태의 발발로 인한 것이 아님을, 애초에 한국자본주의 자체가 가진 구조적인 모순들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한번 되새길만한 말이라 생각합니다. 2009-01-10
23:36:39
  

 

병장 정병훈 
  [김동욱] 
아, 이거 궁금한걸 또 물어봤는데, 이번엔 로그인이 풀려서 날라가 버렸네요. 젠장!!! 
그러지말고 다음에 술이나 한잔하면서- 흐흐흐 

감사합니다. 
(더 물어보면 왠지 때릴것 같단 말야...) 2009-01-10
23:49:49
  

 

병장 김동욱 
  /우중 

그냥 대충 넘어갈려다가 딱 걸렸습니다. 괜히 qwerty를 이야기했다는 몹쓸 후회와 함께. 
합리성 자체가 비합리적이다, 는 말은 합리성 이라는 가정 자체가 비합리적이다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qwerty경제학이라는 이야기는 폴 크루그먼의 [경제학의 향연]이라는 책에서 등장하는 개념입니다. 자기 스스로가 썼다고 하고, 저 역시 경제학 교과서에서 본 적은 없습니다. 물론 크루그먼이 중요한 영향력을 끼친 국제무역론을 들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흑 

qwerty에 대해서는 우중님이 말하신 것이 맞습니다. 그런 목적에서 qwerty가 보급되고 이후에 더 나은 자판이 나왔는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qwerty를 고수했습니다. 이런 걸 보고 잠김현상lock-in이라고 들은 기억이 납니다. 이는 특히 '정보재'같은 재화의 경우에 잘 나타나는 현상으로 그 자체가 우월하든 열등하든 간에 많은 사람이 기존에 소비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경영학에서도 등장하지 않나요?) 소비 자체가 합리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던 베블렌을 떠올려도 좋고, 네트워크 이론이니 하는 것을 떠올려도 괜찮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합리성이라는 가정이 비합리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도 이거랑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면 됩니다. 모두가 합리적이라는 가정을 한다면, 결코 qwerty자판기가 지금까지 남아 있지 않을 겁니다. 왜냐면 기술적으로 우수하고 더 능률적인 자판가기 나왔음에도 기존의 비효율적인 자판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사람'인 이상 결코 완벽하게 합리적인 행동만을 하지는 않는다는 거죠. 

크루그먼은 위의 책에서 사람들은 근사합리적near-rational하다고 이야기하면서, 차라리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가정이 합리적이다, 는 말장난 같은 말을 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서 정부지출의 증가에 대한 사람들의 소비변화를 예를 들기도 하는데, 간단하게 사람들은 tv에서 아무리 재정정책을 시행한다고 하더라도-결국 그건 세금을 올리겠다는 말-결코 소비를 줄이지 않고, 세금 명세표가 날아오고 나서야 알아차린다(또는 신경안쓴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는 우리가 아무리 티비에서 뭐 4대강 정비니 하면서 돈을 쏟아붓는다해도 하등 우리가 냉동을 사는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에 우리가 완전히 합리적이라면, 그 뉴스를 보고 아! 저 사업 추진하려면 세금을 올릴거다! 라고 생각하면서 행동할거라는 말입니다. 

여기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해버린 심리학자 사이먼이 말한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도 비슷한 맥락이지 않나 싶습니다. 결국 우리는 최대화maximizion보다는 만족satisfaction을 추구한다는 것으로, 대부분 "그래, 이쯤하면 됐어" 정도에서 그친다는 것. 2009-01-11
00:08:32
  

 

병장 김동욱 
  /우중 

아, 댓글 쓰다가 로그인 풀려서 날라가버렸어요. 아마추어같이. 참 뭣도 모르면서 물리학 이야기 꺼내기 그렇지만. 

"뉴턴역학은 그 통용범위에서 .. 영원한 절대성의 주장이 타당하다. 그러나 뉴턴 역학의 개념 자체로서는 도저히 꿰뚫을 수 없는 경험의 영역이 존재합니다. 이와 같은 새로운 경험영역을 위해서 새로운 개념구조가 필요하며, 이 새로운 개념구조를 양자역학이나 상대성이론이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 [부분과 전체], 하이젠베르크 

"고전역학 아래서 한 물체의 초기조건만 알면 정확히 방정식을 사용해 그 물체의 궤적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라플라스적 결정론이다. 하지만 문제는 미시세계에서 발생했다. 여러실험 결과들-광전자, 빛의 성격 등-은 고전물리학이 더이상 적용되지 않는 어떤 세계를 드러내고 있었다." -[탐독], 이정우 

그 뉴턴역학이 적용되지 않는 어떤 세계를 드러내는 노력이 바로 양자역학일 것입니다. 양자역학의 인식은 상당부분 상대성이론에 기반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확률론적인 양자역학을 죽는 순간까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나는 신이 주사위 놀이를 한다는 걸 믿지 않는다, 였나) 

기존의 이론적 틀에서 다른 틀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뉴턴역학-양자역학'과 '합리성 가정의 비합리성'은 비슷해보이긴 하지만, 양자역학이 결코 뉴턴역학을 싸그리 부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측면에서(뉴턴역학은 자신의 체계안에서는 '절대적') 합리성 가정의 문제와 동일하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끄아~ 아닌가. 여튼 저의 아는 바는 여기까지. 나머지는 상큼한 우중님이.... 2009-01-11
00:43:46
  

 

병장 김동욱 
  /민규 

하준이형님 그래도 나름 스티글리츠랑 친분도 있고, 나름 듣보잡은 아닌 것 같은데 흑흑. 아무리 그래도 경제학계에서 이름을 떨칠만한 정도는 아닌가보아요. 그래도 강연회 같은거 하면 제3세계 학생들이 많이 몰려온다는데. 

학부생은 이론이나 들어, 에 동감합니다. 사실 수업을 듣는다고 하더라도 무슨 비판적인 접근할만한 껀덕지를 찾을 수 있는 레벨이 되지 않을 뿐더러 그래프 쥐어짜고 수학 이해하기도 버거운데 감히 비판까지야할 수 있겠습니까. 사실 학풍이라 해봐야 -경상대인가 장상환 교수를 비롯 마아저씨의 경제학을 공부학자가 주류로 있는 몇몇 곳을 제외하고는- 다들 비슷하지 않지 않나 싶어요. 그나마 다른 대학들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제학자는 한두명 정도로 구색갖추기에 급급하고. 근데 '서강학파'는 들어본 것 같은데! 

그리고 감히 저에게 그런 질문을 하시는 거면, 보잉기는 경제학이 아니라 hope철취식의 신학일 뿐이라고 말하는 우석훈의 책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결국에 문제해결이 되기는 커녕 현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는 건설자본의 잇속만 불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수가 없습니다. 찌찔한 학부생인 제가 감히 뭘 알겠습니까. 

/동석 

흐흐흐흐흐. 저는 미시랑 거시듣고 경제신문 보면 이해될 줄 알았는데......그게 그거구나란 걸 알고 내가 대체 뭘하고 있는거지, 란 생각이 든 적이 있습니다. '경제신문 300문 300답'뭐 이런거 라도 읽어야 할까요? 근데 그래봐야 매경이나 한경밖에 없는데 둘다 논조도 고만 고만하다고 하고, 그렇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나 이코노미스트, ft를 읽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위의 내용은 그냥 거시경제학 교과서 두어번 보고, 경제학설사 책 한두권 보면 나올 내용입니다. 대체 실제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싸움구경이 제일 재미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둘이 싸우는 거 보다 보니까 얘네들이 서로한테 날린 펀치의 종류나 방향 정도만 알게 된 정도? 저는 늘 긴장하고 있습니다. 이걸 지켜보고 있는 누군가의 카운터 펀치로 전 실신할지도 몰라요. 

그건 그렇고 경제학 추천도서는 나름 디씨 경갤에 가면 사락~정리된 글을 읽을 수 있답니다. 공지로 떠 있어요. 

근데 이거 책마을 접속하는 본래적인 목적이 없이 제 글에 대한 부실한 답만 하다가 시간 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 흑흑흑 그러다 또 로그인 풀려주는 센스. 2009-01-11
01:11:30
  

 

병장 김민규 
  디씨에 경겔도 있군요. 아, 그 무슨 부조화래. 낄낄낄 걔네들은 <케인즈 ㅈ밥> <님아 지금 통화정책 무시하나요?> 하면서 싸우는지요. 

학부생의 한계는 명백한 것 같고 그래서 차라리 화도 나지 않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대로 '그래프 쥐어짜고 수학 이해하기도 버거워'서 말이죠. 아흑. 서강학파라고 해봐야, 朴시대 개발논리 구축의 1등공신 아닌가요. 근데 그 인위적 부양(차관의 도입과, 핵심에의 몰빵 육성, 철저한 정책판단)이 어떻게 해서 보수적 고전주의와 닿는지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지만 

서준호 교수라고, 제가 첫 경제학 수업을 들은 교수님이 계신데, 그분이 놈시대 통화위원인가를 하다가 때려치고 나왔어요. '도저히 못해 먹겠다'는게 그 이유. 제발 좀 내버려 둬-를 역설하셨던 것 같은데, 부동산 정책쪽에서 완벽하게 의견이 갈려버리니까, 근데 자신은 무력한 학자일 뿐이고.... 

아, 이런 분위기 정말, 좋습니다. 진심으로요. 2009-01-11
04:35:24
  

 

병장 김민규 
  그리고 이쯤되면 가지로- 도 좀 외쳐줍시다. 리플들이 아까워서라도... 
아흙 2009-01-11
04:35:50
  

 

병장 이우중 
  우왕ㅡ 이렇게 친절한 애프터서비스는 삼X, 엘X에서도 받아보지 못했는데..(눈물) 
정말 댓글 때문에라도 가지로 - 2009-01-11
08:06:50
  

 

병장 문두환 
  맞아요. 눈이삐었는가상때문에 잠시 잊고 있었어요 미안. 그래도 이 글이 여전히 어렵군요. 가지로! 2009-01-11
09:18:20
  

 

병장 이동석 
  이런 친절한 동욱님. 동욱님의 아프다 서비스때문에 진정한 고객감동-을 느꼈습니다. 
제가 백마디 댓글로 분위기를 어쩌라고 하다, 동욱님께서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는것을 보니 이것이야말로, 앎을 실천하는게 아닌가 하는 뭐 이런 과대해석을 해봅니다. 가지로- 
가야죠. 2009-01-11
21:47:15
 

 

병장 김동욱 
  동슥님 제가 감히 허섭스레기인 글을 어떻게 만회해보고자 발버둥을 쳐본것에 불과합니다 흑흑 2009-01-18
15:2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