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굴뚝청소부 - 이진경 
 병장 진규언 02-20 10:14 | HIT : 320 



 누군가 그랬다. '철학'의 세계에 그 언저리에라도 내딛기 위해서, 이책이 참  좋을 것이라고, 그것에 문외한인 사람에게도 쉬운 말로, 조곤조곤 설명해준다 고...귀가 팔랑거리는 나는, 철저히 그 말을 옹호하여 서점으로 향했고, 뭐 으레 책의 앞 뒤 표지 정도는 살펴주고 차례정도는 살펴봐주는 것이 예의였거늘 이 과정조차 생략한채 계산대로 향했다...

 왜 철학을 공부하겠냐고.(책 몇 권 읽는걸 공부라고 미화하기에는 심각한 모순이 있지만 적어도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한, 모자란 누군가에게는 무조건 '공부'다) 왜 그것을 알려고 하냐고... 누군가 묻는다. 두 가지 이유이다.

1. 현실과 유리되어 그 자체만을 위해 존재하는 일련의 학문 체계로서의 철학이 아닌, 철저하게 현실에 입각하여 형이상학적 세계가 아닌 생생한 삶속에 살아 숨쉬는 그것을 추구하고자 함이다. 이로 인해, 일순간 부침이 있는 삶일지언정, 결코 그 좌표만은 흔들리지 않고 굳건한 개인적 항로를 지니고자 함이다.

2. 위의 이야기는 뻥이다. 그저, '무식하지 않기 위해서' 이다. '있어보이기 위해서'이다.

 중세 철학의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서 시작된 '근대 철학가'들의 사색... 초장부터 문외한들의 기를 확 죽여 놓는다. 누가 개론서라 했는가. 누가 입문서라 했는가. 뭐가 이렇게 어렵냐. 

' 철학'이라고 배워본건, 지극히 제도권 교육 내에서, 지극히 그 울타리 내에서 '도덕'내지는 '윤리' 교과서 내에 있는... 서양철학자의 이름정도가 전부이다.

 그런데... 어려운 과정이었지만(아... 지극히도 쉽게 쓰여진 책들, 가볍게 쓰여진 책들을 읽어온 더라 고통스러운 과정이기도 했다.) 단어가 이해가 안되니,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의 수준이었다. 딱, 더도 않고 덜도 않고 1주일간 씨름했다. 그래도 모르겠다. 멍청하다. 화가 났다. '입문서'이자 '개론서'라는데, 가치판단이 들어가야 하기에... 굉장히 힘들다. 

 그래도, 몇가지 지혜는 얻는다. 그럼, 그렇지. 선현들의 지혜가 하등 쓸모가 없을라고. 쓸모를 논하는 자체 또한, 능력을 넘어서는 오만이지만 말이다. 인간만의 사고체계를 구성하려고 발버둥치던 선현들의 지혜를 뱁새의 종종거림으로 좇아보려 한 것이다. 

22 년간의 지식과 경험이 실로 일천한지라 데카르트로부터 시작하여, 흄, 로크, 헤겔의 주장 그 언저리조차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나아가 니체의 지혜와 같은 오래되고 항구하여 현실 속에 살아숨쉬는 체계는 그 발끝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실로 주관적인... 위험하기 까지한... 니체가 너무 좋다)

 설 연휴에 이들을 만나려니, 일견 슬퍼지기도 한다. '집'밖 체육활동의 소란스러움은 나와는 상관없는 거리의 소음이고, 전화에서 느껴지는 세상의 밝음이 나에게 한 줄 빛도 못느끼게 한다. 오로지 이 책 한권만이 밝게 빛나 보이면서... 이런 경험을 다른 사람은 할지 모르겠다. 

 약 10분간, 이 책을 째려봤다. 눈에 독을 품고서. 활활활활... 그리고 다시 잡았다. 모르겠다. 다시 노려본다. 불끈 의지가 솟고 다시 잡는다. 잠이 온다. 이게 무슨소리냐. 그래도, 몇가지 지혜는 얻었다. '철학'이 굳건한 쇳덩어리와 같이 불가침의 영역은 아니었구나. 자꾸 자꾸 읽고, 그 행간을 받아 들이려고 해보니... 이해는 되는구나. 멋들어진 독서후기는 남기지 못해도, 그냥 이정도의 주절거림 정도는 이로 인해 가능하게 되었구나.

 참. 또 느낀 점은(이게 가장 큰 점인듯) 나의 얄팍하고도 팔랑거리는 귀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 일줄은 몰랐다. 흄이 말하면 그런것 같고... 헤겔이 말하면 말이 되는 것 같다. 언어학자 훔볼트가 말하면 맞는 말 같고... 니체의 지혜에는 감동을 받는다. 다 맞는 말이다. 이건 싫고, 저건 좋은 것이 아니라... 양비론조차 뛰어넘은 모든 지혜를 받아 들이는 포용자가 되었다. 철학과 철학자에 대한 아가페적인 사랑을 얻은 것이다... 아아... 다 좋다. 다 맞는 말이다. 너도 맞고 나도 맞고 다 맞는다. 

 모든 철학이 가치를 지닌다면, 혼자만의 개똥 철학또한 가치를 지닐 수 있다. 그만의 논리체계만 확고하다면... 같은 논리로, 다 맞다. 그래 다 맞다. TV에서는 정치뉴스가 흘러나온다. 그래, 니들도 맞다. 누군가(아마 선임쯤이겠지..) 큰소리를 친다. 그래 니 말도 맞다. 또 누군가는 개긴다(후임님이겠지..) 니 말도 맞다. 

 지금까지 18살의 머리로 살아 오느라...
 데카르트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니체 '신은 죽었다'
 라고 알았는데...

 데카르트는 더 이상, 생각함을 전제로 존재하지 않을 수 있었고, 니체는 더 이상 신을 죽이지않고도, 나의 안에서 살아숨쉴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은 더 이상 그들이 아니었다.

' 추천'따윈 못하겠다. 책 한권 읽은 알량함으로 남들의 사고체계를 규정시켜버릴 수 있는 독서행위를 강요하지 못한다. 그것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내가 추천한 책을 읽은 누군가가 그렇게 사고해 버리면 어쩌나. 나처럼, 팔랑거리는 자가 읽으면 어쩌나... 그래도 다행인건, 워낙 다양한 선현들의 지혜를 담아내려고 노력했기에, 적어도 한 곳에 편중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개론서'라 하였구나. 그래서 '입문서'라 하였구나. 내용이 쉽다는게 아니라, 이놈 저놈의 이론을 소개하면서... 가치판단을 배제하려고 노력 했구나.

 처음부터 끝까지... 대학 강의를 엮어놓은 듯하게(강의일부인가..) 경어체이다. 그래서 낯간지럽기도 하고, 쉬운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만 어려운 소리를 지껄이기에 가증스러운 저자라고까지 생각했었다. 그래도, 그의 '배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결코 쉽지 않지만... 쉬우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그렇다. 그랬구나. 어쩌지, 니체가 좋아져버렸는걸. 철학은 철학관에서 공부할 수준이 아니구나... 아니다. 누군가가 철학을 자꾸 공부하고 파고들어가 버리면, 철학관에서 그를 만날수도 있겠다는 생각또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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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병 이주형 
 이진경씨가 어렵게 썼다기 보다는, 철학 자체가 워낙 쉽지 않기 때문 아닐까요? 
 그 얇은 책 한권으로, 서양 철학을 다 흝으려는 시도 자체가 사실 무모한 도전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연속으로 2회독 정도를 권유해 드리고 싶네요. 

 케이블카로 산에 오르는 사람 정도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어요. 
 산이 참 아름답구나.. 생각은 하지만, 
 아마 그 산 속에는 더 아름다운 새들의 노랫소리와 아기자기한 푸르름이 무궁무진 존재하겠죠. 
 선택은 본인 몫이고. 02-20   

 일병 박준연 
 읽으면서도 어리둥절 해서 바로 앞장, 그 전 챕터를 넘겨보게 되더라구요...(웃음) 02-20   

 상병 진규언 
 주형씨 고마와요(웃음). 연속 2회독 그게 좋겠어요. 슬금슬금 기어올라가 봐야겠어요.. 철학 자체가 쉬운게 아니어서 그런가봐요... 진경씨 잘못은 아니지요. 흑 

 준연 / 저만 그런게 아니었군요! (급밝음..) 02-20   

 병장 이영준 
 저도 이 책이 입문서라는덴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지금껏 읽으리라 여러번 결심하고, 여러번 포기한, 그런 책이에요- 
 다시금, 노력해봐야 겠죠? 02-20   

 상병 이지훈 
 아 철학입문이 생각나네요. 
 철학입문시간에 이 책을 가지고 공부했던 기억이... 
 아... 내 학점 02-20   

 병장 조용호 
 개인적으로 텍스트는 둘째치고 삽화(및 삽화설명)를 참 재미있게 보았었어요. 02-20   

 상병 송규영 
96 년도 인가... 고1때 
 논술 배우면서 교재로 사용했었던 책이네요. 
 그래도 철학 입문서 치고는 무척 괜찮은 책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짧은 호흡으로 한 시대씩 정리해 나가다 보면 괜찮다고 생각될 겁니다.(예를 들면 데카르트만 읽고... 생각을 정리하고, 스피노자만 일고 또 정리하고... 이런 식으로...) 02-20   

 병장 배진호 
 흠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책이란게 한번 읽어버리면 남는게 없는데.. 

 그런 책은.. 

 약간 두고두고 오랜시간동안.. 

 시간을 때울수 있어서(?) 

 괜찮을꺼 같네요.. 마치 오만과 편견의 책이.. 

 사실은 그렇게 오만과편견보다는 좀더 사설에 치중하는 바람에 

 글이 읽히지 않았던것 처럼?.. 

 어쨋던...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겠군요.. 

 철학이라... 전 아직도 무엇이 철학인지 잘 모르겠네요.. 

 현재를 이미 알고 있는데 과거를 다시 배워야할 이유도.. 

 뭐 그래도 뭔가 배울수 있으니까 하는거겠죠? 

 아.. 보고 싶구나.. 02-20   

 병장 성태식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 책입니다. 
 서양 근대철학이 해결되지 못할 주제에 무모하게 도전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이 주장에 치우친 나머지 각 철학자에 대한 이해와 평가를 
 소홀히 한다는 느낌을 주더군요. 
 사실 양날의 칼이기는 합니다. 근대철학에 대한 이러한 이해 덕택에 
 책의 내용을 통일적이고 체계적으록 구성할 수 있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창작과 비평사'에서 나온 '서양근대철학'이라는 책을 추천드립니다. 
 다만, 이 책은 각 철학자를 전공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책이라 
' 철학과 굴뚝청소부'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장,단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02-20   

 상병 진규언 
 태식님, 답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추천해주신 책도 한번 열심히 읽어보렵니다. 02-20   

 상병 김재영 
 어딘가에 달았던 답변.. (난감, 재탕) 

 전 개인적으로 철굴을 개론서로 삼아서 읽는 거 별로 좋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진경씨의 미끄러지는 듯한 문장들 속에서, 그리고 경계를 넘어서 '탈주 - 그의 용어를 빌리자면'를 기획하는 그의 글들 속에서 과연 그 철학자가 본래 하고자 했던 이야기들을 충실하게 재현해내는 것이 가능한가... 라는 회의적인 질문을 던져 봅니다. 

 전 그래서 차라리 윌 듀란트의 <철학 이야기>나 
 버틀란드 러셀의 <철학의 문제들> 혹은 버틀란드 러셀이 쓴 <서양 철학사 상, 하> 등을 추천합니다. 

 음, 그리고 개인적으로 철학의 여러 사항들을 점검하는 데 용이했던 책은 
 프랑스 고교 철학.. 이라는 4권짜리 책이 있는데 저에겐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동녘 출판사에서 나온 <삶과 철학> 이것도 개론서로는 좋은 거 같습니다. 

 이진경씨의 책에서 그래도 철학의 개론서로 적합한 걸 생각해보자면 오히려 전 
< 철학의 모험>을 추천해드립니다. 과거에 <논리 속의 철학 논리 밖의 철학>, <상식 밖의 철학 상식 밖의 철학> 이란 이름으로 새길 출판사인가.. 에서 나왔던.... 

 철학의 모험은 그 출발이 매우 재밌습니다. 
 장자가 죽어서 자신의 <호접지몽>의 이야기를 염라대왕 앞에서 풀어놓으면서 과연 나의 '존재'라는 건 무엇인가? 라는 어려운 질문을 던지게 되지요. 이에 대한 대답을 위해서 <무덤에서 걸어나온 서양의 철학자>들이 차례로 썰을 풀기 시작합니다. 데카르트 - 스피노자 - 흄 - 기타 등등.... 

 이진경씨의 장점은 바로 어떠한 학문에 대해서 최초의 흥미를 촉발시키는 재주가 대단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철학의 모험을 98년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 봤었는데, 중학생이 읽기에도 굉장히 흥미를 끌만했죠. 당시 이 책을 학원 자습실에서 읽고 있었는데 옆 친구들이 빌려보자고 할 정도였지요. 물론 그 당시 그 책의 내용을 모두 이해했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진경씨의 장점은 딱 거기까지입니다.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야의 이야기에 이진경표 당의정을 발라서 먹기 좋은 것 처럼 잘 포장을 하지요. 하지만 정작 그 약을 복용하는 우리로선, 과연 그 이야기들이 치밀한 학습이 진행된 후에 나온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흥미롭고 특징적인 주제들에 대해서 민첩하게 접근하는 학자임은 분명한데 그의 떠다니는 듯한 글 속에 과연 묵직한 그 무엇을 발견해낼 수 있느냐.. 라는 질문이 그것입니다. 전 그래서 들뢰즈와 가타리에 관심을 보이며 다시 마르크스에게로 돌아왔다는 이진경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 극히 회의적입니다. 이진경의 자본을 넘어선 자본에 대해서는 차후에 서평을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만. (웃음) 

 제 생각에 아마도 이진경씨는 일본어로 된 각종 철학 교양서 입문.. 이런 것들을 좀 많이 읽은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고 서사연 시절 음지에서 행했던 서클-세미나의 습관들이 아직도 남아있는 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러니깐, 세미나 같은 데에서는 아무래도 시원하게 한 방 때리고 나가는 '수사법'이 필요한 시점이 많습니다. 그런 수사에 능했던 사람이 아마 이진경이었을테고 그래서 그가 한 때 좌파의 저명한 이론가가 된 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개인적으로 그를 유명인사로 만들게 했던 <사사방>의 이론적 깊이에 대해서도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요새 뭐 사회구성체 이론을 거들떠 보는 사람이 있어야 말이지요. 세미나 식의 파편적인 학습 이후에 기필코 피 튀기는 자기성찰에 입각한 치밀한 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이 작업을 이진경씨가 훌륭히 해냈는가...에 대해서는.. 쫌... 후후.. 

 마지막으로, 이진경씨가 교수 임용을 위해서인가, 아닌가, 여튼 어떤 필요에 의해서 독일어 시험을 쳤는데 합격점에 못 미쳤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고 하지요... (웃음) 02-20   

 병장 성태식 
 재영 // 오옷. 시원하게 한 방 때리고 나가는 '수사법.' 저에게 딱 필요한 기술인데. (웃음) 02-21   

 상병 이주형 
 논란이 많은 인물이죠. 꼬뮨주의자를 표방하며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연구원. 
 최근 다시 마르크스로 돌아왔다는 책도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읽어보고 싶긴 합니다. 
 하지만 '사사방' 때만큼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하는 모양이더군요. 
 이진경씨를 좋아하던 친구와 사이가 좀 멀어진 이후, 그를 접할 일이 없어서;; 

 어차피 이진경 - 철학이 나왔으니, 한 권 더 추천해드리면, 
' 철학의 탈주' 입니다. 아마 새길 출판사에서 나왔을 텐데.. 
 이진경, 신현준 등 5명 공동 집필이죠. 
 근대 철학 이후, 주로 현대 프랑스 철학이라고 봐야 할까요. 
 라깡, 알튀세, 보드리야르, 들뢰즈, 가타리, 푸코, 데리다 쯤이었을 겁니다. 
 들뢰즈와 가타리가 궁금해서 달려들었는데, 신현준씨 글이 좀 별로여서.. 
 결국 라깡과 알튀세에 집중했던 기억이 납니다. 
 깊이 있는 책이라기보다는 소개에 가까운 책이니 참고하시라구요. 02-21   

 상병 김재영 
 태식 / 젊다는 증거입니다. 부럽네요. 
 주형 / <라캉의 재탄생>의 진태원 선생의 논문을 혹시 읽어보셨는지? 02-21   

 병장 강세희 
 생산적인 논의로 이어지는 이파리들을 보자니 기분이 좋네요. 철학 입문서로 철굴을 추천하곤 하던 저이기에 첨언을 하자면 이 책이 가치판단을 배제하고 이런저런 철학자들을 소개했기 때문에 좋은 입문서라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이 책에서 그는 탈근대적 입장에서 서술 대상을 정하고 이성의 지배에 의한 근대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근대를 넘어서는 가능성을 제공하는 사유를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주로 이러한 점 때문에 그의 저작은 명확한 문제설정으로 하나의 완성된 텍스트를 완성시켰다는 호평을 받거나 데카르트나 칸트처럼 근대를 건설하고 복구한 몇몇 철학자들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비평을 받곤 합니다. 물론 저는 전자의 입장에서 이 책을 입문서로 추천을 하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이 책에 저자의 주장이 상대적으로 배제된 상태에서 쓰여졌다고 보기는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이 서평을 통하여 아직 철학을 접하진 못했지만 관심을 가진 많은 이들이 꼭 이 책이 아니더라도 도전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02-22   

 상병 진규언 
 어이쿠. 오히려 아예 시작부터 다른 시간대의 논의로 보여지는 답글들 감사히 읽었습니다. 입문하려고 마음을 먹은 사람으로, 앞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것 같네요...(웃음) 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