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글내생각] 지리학도가 보는 SSM  
상병 정택민   2009-09-01 17:00:36, 조회: 176, 추천:2 

SSM의 등장

  이마트가 1993년 1호점 창동점을 개업한 이후로, 대기업 유통점은 9년 만에 백화점을 제치고 소매 업계 판매 비중 1위를 차지했다. 대형마트가 기존의 백화점, 중소슈퍼, 재래시장과의 승부에서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것들은 '같은 물건을 다른 곳에서 더 싼 가격에 산다면, 그 차액을 보상하겠다'는 가격 신고제와 '깔끔하고 쾌적한 공간' 이었다. 사람들은 깔끔하게 디스플레이된 넓은 매장에서 카트를 유유히 끌고 다니면서 가격마저 저렴하다는 이 완전한 절대우위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마트가 대도시의 소비자들에게 좋은 인지도를 얻게 되자,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의 후발주자들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이내 전국의 중소 도시로 세력을 넓혔다(물론 이 과정에서 까르푸와 월마트 등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업계 1위라고 자부하는 이마트는 15년 동안 총 121개 지점을 만들었고, 한국에 있는 총 대기업 유통점의 숫자는 410개(2008년 12월 기준)가 되었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각 지방의 재래시장, 영세 슈퍼, 중소 백화점은 파산했다. 한국 유통산업의 구조가 변하는 것이라고 하기엔, 피해자가 너무나도 많았다. 대기업 유통점들은 점점 더 점포 확장에 박차를 가했고 이 과정에서 기존에 있던 개인 대형 마트를 빼앗기도 하였다. 한국의 시장에서 필요한 대형마트의 적정 숫자인 275개(삼성경제연구소. 「국내 할인점 시장 현황과 성장전략」. 2001년)는 이미 넘어선지 오래 되었고, 현재에는 410개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포화'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대기업들이 새로운 이윤을 창출해 내기 위한 것이 바로 SSM(Super Super Market)이다. SSM은 매장 면적이 500~800평 규모인 기업형 슈퍼마켓으로 대형마트와 동네 슈퍼마켓의 중간크기이며 식료품 등 생필품을 중점적으로 유통한다. 대기업 유통점이 수요를 흡수하지 못하는 소규모 틈새시장을 공략할 목적으로 만들어 졌으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롯데슈퍼, 킴스클럽마트, 이마트 에브리데이, GS슈퍼 등이 있다. SSM은 넓은 면적이 필요하지 않고 교통영향평가와 같은 행정과정을 거칠 필요도 없다. 또한 대기업 유통점과의 연계-마일리지 제도를 채택하면서 같은 가격을 유지하기 때문에 친근감마저 느낄 수 있다. 한마디로, 너무나도 쉽게 개점을 할 수 있단 말이다. 실제로 2004년 GS유통이 첫 SSM을 개업한 이후, 지금까지 총 456개(2009년 1월 기준)의 SSM이 만들어졌다.



대형 유통업체의 허와 실 - 유통시장장악과 저렴한? 가격

  이미 유통산업을 주름잡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들은 그들의 영향력을 SSM의 세밀한 유통조직을 통해서 더욱 공고히 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 제품의 생산자는 대형 유통업체들을 통해서만 소비자에게 제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고, 이 과정에서 대형 유통업체들은 어떤 물건을 어떤 가격에 팔 것인지에 대한 결정권을 갖게 된단 말이다. 그렇다면 가격 신고제 등을 통해 '싼' 가격으로 물건을 공급하는 대기업 유통점은 양심적으로 장사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저렴한 소비생활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전국슈퍼마켓협동조합의 조대연씨는 "대형마트의 물건이 질 좋고 싸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 하다면서, "대형마트가 그들의 점포를 유지하고, 점포수를 늘리기 위해서 행정 기관에 로비하는 등의 비용을 대체 무엇으로 감당하겠습니까?" 라고 되물었다. 즉, '싼' 가격은 소비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더 큰 이윤을 위해 사업기반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함이다. 또한, 대형 유통업체는 물품을 워낙 대량으로 유통·판매하기 때문에 수익상 아무런 문제가 없을 뿐더러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품목별로 이윤을 달리 책정한다. 그들은 일부 품목은 낮은 가격에 집중하고, 그 외의 품목에서 이윤을 남기려 한다(세제나 화장품의 용량을 조정하여 가격이 저렴하게 보이도록 하기도 한다). 생필품의 경우에는 낮은 이윤을, 그릇이나 자동차 물품 등 어쩌다 한 번씩 사는 상품에는 높은 이윤을 매기는 형식으로 그들은 저렴한 쇼핑이란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그들은 과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생산자와 노동자들에게 부담을 전가시킨다. 생산자에게 터무니 없이 낮은 납품 가격을 제시하고, 노동자들에겐 비정규직, 낮은 임금으로 일할 것을 강요한다. 



대기업 유통점의 첨병 - SSM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서민 경제의 기본요소-재래시장과 동네슈퍼-가 경제적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조대연씨는 "SSM이 하나 들어서면 그 주변의 슈퍼마켓 10개는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겼습니다. 이미 대형마트가 지역상권을 모두 죽여놓은 것을 보면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라고 말했다. 실제로 광명시에 SSM이 들어선 것의 영향으로, 주변에 있던 슈퍼 하나는 월 매출이 70만원에서 30만원으로 급감하는 일을 겪었다. 대형마트와 SSM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주장도 헛소리에 불과하다. 창출되는 일자리보다 직업을 잃는 영세 상인들이 훨씬 많을 것이며(이는 다수의 점포가 파산하게 되면 상권 자체도 파산하기 쉽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일어서려는 상인들은 기껏해야 프랜차이즈점을 내거나 대형마트 안으로 입주를 해야하는 실정인 것이다. 무언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크리스탈러와 뢰슈

  나는 SSM 문제를 지켜보면서 지리학도로서 독일의 지리학자인 크리스탈러Walter Christaller의 중심지 이론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대기업 유통점의 확장 메커니즘이 그의 이론을 너무나도 충실히 따르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중심지 이론이란 중심지 분포와 도시 계층구조의 법칙성을 규명하는 이론으로 각 중심지(배후지역에 재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에서는 서로 다른 재화의 도달범위(중심지 기능이 미치는 최대 공간 범위)를 갖고 있는 다양한 재화들을 제공하고 있으며, 따라서 중심지들 간에는 각 중심지의 중심 기능에 의해 계층성을 이루어 진다는 이론이다. 이에 따르면 모든 공급자는 가능한 한 이윤을 많이 남기기 위해 넓은 시장 범위를 확보하려고 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적은 수의 중심지로 재화를 공급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그 결과로 중심지들이 분산되어 분포한다는 것이다. 이 때에 중심지는 재화도달범위가 최소요구치(중심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요)보다 적어도 '같은' 범위까지 형성되는 것이고 그 중심지들간의 간극을 메꾸는 저차 중심지가 생겨난다. 대기업 유통점과 SSM의 관계인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크리스탈러는 고차 중심지는 저차 중심지가 보유한 유통 기능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특유의 기능까지 갖고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대형마트는 SSM의 기능을, SSM은 동네슈퍼의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가. 대기업의 유통망 확장 논리를 이렇게 튼튼하게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이론이 또 있을까? (이 글에서는 중심지 이론의 또다른 핵심 원리인 포섭원리nested principle, 육각형으로 표현되는 k-value 등의 설명은 생략하고, 최대한 '간략히' 설명하였다)

  내가 크리스탈러의 이론을 씁쓸하게 받아들이고 있을 때, 또 한명의 지리학자가 번뜩였다. 같은 독일 태생의 지리학자이자 경제학자인 뢰슈August L?sch였다. 뢰슈는 크리스탈러의 이론을 현실에 맞게 개선한 학자로 크리스탈러의 전제조건과 k-value 등을 수정하여 도시가 밀접한 구역과 희박한 구역의 중심지들이 최대 중심지로 수렴하는 각각의 상권구조를 제시하였다(여기까진 이해 못해도 좋다. 쉽게 설명하자면, 서울의 중심지 이론과 지방 중소도시의 중심지 이론을 다르게 제시했다는 뜻이다). 내가 뢰슈에 주목한 이유는 그가 저차 중심지를 보는 입장이 크리스탈러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크리스탈러는 최상위 중심지로부터 하위 중심지가 포함된다는 하향식 도시 공간구조를 주장한 반면, 뢰슈는 최하위로부터 위로 진행한다는 상향식 도시 공간구조를 주장했다. 또한 크리스탈러는 고차 중심지가 저차 중심지의 모든 기능을 포함한다고 했으나 뢰슈는 저차 중심지가 고차 중심지가 보유하지 못한, 특화된 상업 기능을 갖는다고 하였다. 두 학자가 같은 길을 걷다가 이 부분에서 상반된 입장을 취하는 이유는 크리스탈러는 비용을 최우선으로 하여 이론을 전개시켰고 뢰슈는 비용 뿐만 아니라 수요를 고려하여 이론을 전개했기 때문이다. 크리스탈러는 유통업자의 입장에서만, 뢰슈는 소비자의 입장까지도 생각했다는 뜻이다.



카테고리 킬러

  한 개인이, 그것도 기껏해야 군인이 SSM 문제에 대해 대안을 내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기업의 논리를 뒤집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영세상인들을 대변하거나 도와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렇게 조심스럽게 대안을 제시해 보는 것은 그만큼 우리사회에서 유통권력장악이라는 문제가 심각함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그 해결 방안의 실마리를 뢰슈의 이론에서 찾아보았다. 뢰슈는 저차 중심지만의 특화된 기능이 있다고 했고, 그 부분을 부각시키는 방법으로 재래시장 경제를 살려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 '부각'을 위해 알아야 하는 개념이 바로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이다. 카테고리 킬러란 백화점이나 슈퍼마켓 등과 달리 상품 분야별로 전문매장을 특화해 상품을 판매하려는 소매점으로 특정 상품군에 대해 완벽한 구색과 깊이를 갖춘 업태를 뜻한다. 대표적으로는 스웨덴의 가구 전문점 IKEA, 미국의 스포츠 전문점 Sports Authority, 한국의 하이마트, 최근에 총 매출의 7%던 냉장고 사업을 포기하고 휴대전화에 올인한 핀란드의 Nokia 등이 있다. 

  그런데 여기까지 읽은 독자라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하고 생각할 것이다. 카테고리 킬러로 예를 든 것들이 모두 다국적 대자본 기업들이니깐. 허나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재래시장에서 카테고리 킬러를 벤치마킹하자는 것이다. 이른바 특화시장- 이라는 것인데, 하나의 분야에 상인들의 정보력과 노하우가 축적된, 경제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갖춘 시장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낙원상가(악기), 경동시장(한약재), 평화시장(의류), 송우리 가구시장(가구) 등 간혹 볼 수 있다. 특히나 경동시장 같은 경우는 제기동 홈플러스와 바로 붙어있음에도 나름의 생존전략과 특화로(물론 오랜 전통에서 기인한 것이겠지만) 대기업 유통점과 그나마 상생할 수 있었다. 나는 이러한 방법으로 재래시장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듯 지난 8월 경기도 광주 경안시장은 '먹거리와 반찬'을 특화한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하였다. 이러한 특화전략과 더불어 아케이드 및 전력 지중화 공사, 가격 및 원산지 표시 철저, 가격 경쟁력 강화, 마일리지 제도 등이 정착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재래시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요즘엔 SSM 정책에 견제하기 위해 각 지자체에서 재래시장에 자금지원을 늘려주고 자금보증한도를 확대해 주는 등의 노력도 하고 있어서, 생각보다 희망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우리의 선택

  아무리 모종의 방안이 나온다 한들, 거대한 유통업체들 속에서 풀뿌리 경제의 주춧돌인 재래시장과 영세상인들이 살아남기는 쉽지 않다. 대형 유통점이 소비생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금, 실제로는 '싸지 않은' 이불이나 컴퓨터까지 카트에 넣는 행동은 영세상인들에 대한 배려를 떠나 '합리적이지' 못하다. 더 문제인 것은 대형 유통업체의 비열한 행동들이다. 비정규직으로 채용되어 앉지도 못하고 몇 시간씩 서서 일하는 계산원들. 그리고 그들을 위해 만들어진 비정규직법을 사뿐히 무시하며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기업. 상인들이 생존을 위해 SSM에 사업조정신청을 내어 정부의 개점일시정지 허가까지 받았으나, 바리케이트를 치고 공사를 진행하는 기업. 경기도의 사업일시정지 권고를 무시하고 영업을 강행한 남양주 퇴계원 GS슈퍼(수원 구매탄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서는 같은 이유로 상인들과 대기업 간에 격한 충돌이 있었다. 제2, 제3의 용산사태가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다). 이러한 기업들의 의사에 세뇌된 우리들의 소비생활이 점점 힘들어져가는 재래시장과 영세상인들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참고문헌
경인일보. 2009년 7월 22일~8월 28일자 기사들
고대문화(고려대학교 대학언론잡지). 2009년 6월 호
경제지리학 수업교재. 2007년 1학기. 고려대학교 김부성 교수

*이 글의 도입부와 인터뷰, 통계 수치 중 일부는 고대문화와 경인일보에서 인용하였습니다.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10-13
12:55:12 



상병 정성근 
  인간의 체온을 가진 자본주의는 없는 겁니다(낄낄) 
대형 유통점은 사과같은 존재지요. 달콤하지만(이용하기 쉽지만) 주변에 독을 뿜어 주변의 식물들을 말살하는(주변의 상권을 고사시키는) 

뭐 대형 유통업체들의 비열한 행위조차도 그들은 반문할 지 모르겠습니다. 
'경쟁에 비열이 어딨어?' 
네, 뭐 살아남는 게 최고일 수도 있겠습니다. 존엄이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돈의 노예가 되면 가능하지요. 갑자기 위대한 게바라씨가 그리워지는군요. 끌끌. 2009-09-02
03:38:19
  



상병 조용진 
  택민이형 일것 같군요... 2009-09-02
14:35:18
  



일병 김용균 
  지리학도로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009-09-03
08:38:48
  



일병 지승인 
  이런 명확한 글이! 

나는 이러한 방법으로 재래시장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듯 지난 8월 경기도 광주 경안시장은 '먹거리와 반찬'을 특화한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하였다. 이러한 특화전략과 더불어 아케이드 및 전력 지중화 공사, 가격 및 원산지 표시 철저, 가격 경쟁력 강화, 마일리지 제도 등이 정착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재래시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요즘엔 SSM 정책에 견제하기 위해 각 지자체에서 재래시장에 자금지원을 늘려주고 자금보증한도를 확대해 주는 등의 노력도 하고 있어서, 생각보다 희망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상당히 아쉽게 느껴지는 걸요. 재래시장이 살아 남기 위한 방안으로 특화, 아케이트 및 전력지중화 공사, 가격 및 원산지 표시 철저,가격 경쟁력 강화, 마일리지 제도... 
를 통한 경쟁력을 갖춘다면, 그건 이전의 재래시장과 같은 정체성을 갖는 걸까요. SSM에 맞서는 또다른 변종이 되어버릴까봐 겁이 나네요. 물론 동류의 성질을 가졌다는 건 아니지만-그리고 그렇게 될 수도 있겠고. 지나친 상상일까요. 전 자꾸 암울한 상들이 다가오네요. 허허 

대안이 없는 저는 대안이 없다고 비난하고 대안이 있으면 대안이 못마땅하다고 비난합니다. 그렇지만, 분명 문제지점이 같았음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어긋나게 되는 것들을 보면, 차라리 이 불만들을 왈칵 쏟아내는 게 저는 좋네요. 

그리고 덧붙여 가지로-. (한방에 가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헛헛.) 2009-09-03
09:34:44
  



상병 정택민 
  승인// 재래시장의 정체성-이 대강은 짐작이 가옵니다만(왁자지껄하고 인정이 살아 넘치는), 그런 것들만으로는 '깔끔한' 대형 유통마트로 가는 손님들을 쉽게 끌어들이진 못할 겁니다. 저는 다른건 몰라도 아케이트와 전력 지중화 공사는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비오는 날 시장에서 장을 보기란 여간 녹록치 않은 것이죠. 카트까지 없으니까요. 일 년중 비오는 날이 20%만 된다고 쳐도 아케이트의 필요성은 진작에 제기되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전력 지중화란, 말그대로 땅 밑으로 전선을 심는다는 뜻인데, 안전성 문제에서 단연 우선적으로 시장들이 해결해야할 것이죠. 제가 어렸을 적, 저희 동네 재래시장에선 끊어진 전선이 생선 가판대를 홀라당 태워버린 적도 있었어요. 

그리고 오늘 뉴스에 나온 보도인데, 서울시는 앞으로 SSM을 설립할 시에 주변 상권에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답니다. 부디 서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정책이길 바래봅니다. 2009-09-03
15:37:27




병장 김지호 
  자꾸만 사라지는 동네 시장과 구멍가게에 대한 아련한 추억 하나쯤은 있으실 테죠. 

SSM은 이렇게 우리에게 편리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덧. 농협 하나로마트도 SSM이라죠? 제 본가가 있는 시골동네 면소재지에 농협이 두둥 하고 그걸 세웠습니다. 근근이 명맥만 유지하다시피하는 5일장은 죽기 직전이고 면소재지내 슈퍼마켓들은 다 죽기 직전입니다. 2009-09-04
22:54:50
  



병장 김예찬 
  대형 마트들이 일주일에 한 번 제대로 '쇼핑'하는 중산층적 소비 만족감을 극대화시키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했다면 SSM은 그 빈자리인 '일일 장보기'의 서민 감각을 공략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그 빈틈이라고 할 수 있는 '간식거리' 시장은 편의점 체인들이 차지하고 있구요. 이렇게 꽉 짜여진 구조를 어떻게 파고 들어가야할지 대책이 안보이긴 합니다.. 시장 경쟁 원리에서 결국 대형 자본에 밀릴 수 밖에 없는 운명인 것 같은데, 지역공동체와 연계하여 협동 점포를 내서 대항하는 방법 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대형 자본과 상대하려면 다양성 보다는 빠른 움직임을 중점으로 해서, 권역 특색에 맞는 할인 판매 전략을 펼치는 것도 좋겠구요. 예를 들어 대학가와 밀접한 점포라면 술과 생필품을 할인가로 놓고 판매를 한다던가.. 어찌되었든 쉽지 않은 문제군요. 일단 SSM의 비정규 노동력 착취 문제 부터 문제 제기를 하고 넘어가야될 것 같기도 하고.. 2009-09-04
23:5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