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탐방] 프리메이슨 촌장, 김준호 님의 이야기 (하)  
병장 정영목   2008-11-28 09:35:54, 조회: 102, 추천:0 

병장 정영목

저도 프리메이슨 한 표. 

세 가지만 여쭤보겠습니다. 우선 가장 중요한, 


18. 지금 주식을 사야할 때일지 아니면 더 떨어질 것이므로 기다려야 할 때인지. 준호님의 판단과 그 근거를 듣고 싶네요. 

- 저 주식 몰라요.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들이 돈놀이 하는 것 정도로만 알고 있지요. 주식으로 돈 벌었다가 다 날리는 사람의 이야기는 수도 없이 많이 들어봤구요. 그래서 주식으로 돈 좀 벌었다며 재태크의 달인이네 뭐네 하며 나오는 사람들의 말은 절대 듣지도 않고 믿지도 않아요. 결과적으로 주식은 안 사는게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 같다는...(땀) 


19. 파랑새 증후군이란 게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직장을 찾아 이리저리 옮겨다니지만 그 어떤 곳에서도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을 빗댄 용어지요. 파랑새 증후군이 심한 이들이 조직 내에 있게 되면 상당한 불안 요소가 되기 마련입니다. (누가 옳으냐는 논외로 하고) 

그래서 제가 아는 어떤 분은 사람을 뽑을 때, '왜 전 직장을 관두게 되었는지', '만약 문제가 있어서 그랬다면 그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였는지'를 물어본다고 하네요. 

각설하고, 준호님은 자신의 파랑새 증후군 정도를 어느 정도로 평가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전 제 스스로 10점 만점에 6점 정도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상주의자는 어느 정도 파랑새 증후군을 띌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 저는 취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만, 약간의 알바 경험과 이곳에서의 경험 그리고 몇몇 공동체에서의 경험으로 추측해볼 때 파랑새 증후군이 10점 만점에 1점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경계가 분명하다는 평가를 자주 듣는데, 어떤 단체나 공동체에 속해있을 때 그곳이 좋으면 관계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싫으면 바로 뛰어나와버리고 관계를 맺지 않으려고 한답니다. 물론 원하는 곳을 고르는 기준은 꽤 까다로운 편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만, 까다로운 만큼 오래 있고 싶은 곳을 선택을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을 한답니다. 때문에 제가 어느 정도 이상 속해 있는 공동체에선 만족을 많이 하게 되는, 파랑새 증후군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20. '건담' 시리즈에 대한 준호님의 평가는? 서로 간의 문화 코드를 가늠하기 위한 상당히 중요한 질문입니다. 제 평가는 비밀로 해두지요. 호의적일까요? 비판적일까요? 후훗. 

- ‘건담’을 잘 모릅니다. 피규어라고 하나요? 그런 모형을 모으거나 만드는 데에 취미가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나름 음악과 영화, 만화 등의 문화면에서 대화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을 해왔는데, ‘건담’시리즈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점이 아쉽네요.(땀)



병장 이동석 

사실 제가 질문을 더 하는건 인터뷰를 진행할 입장에서 보자면, 과잉입니다. 그러나 인터뷰어이자, 부촌장으로서가 아닌, 자연인 이동슥으로 보자면, 저도 질문을 할 권리가 있지 않을까 하여, 막차를 타는 기분으로 질문을 더해보고자 합니다. 

책마을이라는 가상의 마을보단- 일상공간에서 더 위력을 발휘할것으로 보이는 은둔고수-라고 당신을 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와는 대비 되는 개념으로 준호님을 배치하겠습니다. 전 사실 일상공간에서는 무기력-하기만 합니다. (우리 사이에 당신-이라는 호칭이 과하다면 사과하겠습니다. 하하) 

제 질문은 늦은밤에 술 먹으면서 할법한 이야기니까, 부담없이- 술자리에서 편한 이들과 이야기한다는 식으로다가 이야기 해주시면 될듯 합니다. 


21. 한 인간을 알아가는데 있어- 꿈 이야기가 빠져서는 안될것 같습니다. 준호님의 취업전망을 물어보려는것은 아닙니다. 나는 어떤 세계를 어떤 인간으로 살겠다- 그러니까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세계가 있다면, 이루고자 하는 자신의 모습이 있다면, 혹시 그 세계와 당신의 청사진을 보여주실수 있겠습니까? 

더불어 일종의 주민탐방 공식질문으로- 일전에 이현승님이 건의 해주신,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담은 미래설계도'를 혹시 그리실수 있다면, 선창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촌장님을 마루타로-) 

- 한 2년 반쯤 전부터 꿈을 잘 꾸지 않고 있습니다. ‘꿈꾸지 않으면 사는게 아니라’던 간디학교의 교가를 좋아하지만, 꿈꾸고 살기엔 너무 막연하여 그런 것일까요. 구체적으로 뭔가 이뤄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추상적인 수준에서 어떤 것을 피해야할 지, 어떤 것을 지켜야할 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혁명을 꿈꾸냐’고 묻는 것을 좋아하던 친구가 있는데 저는 혁명을 꿈꾸지 않는다고 대답했었죠. 제가 변했거나 심성이 곱지 않아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막연한 꿈으로 사람들에게 말하고 움직이기엔 저의 미래와 그들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랬지요. 

10년 후면 서른 셋 혹은 서른 네 살인데(제가 빠른 86이라 좀 애매합니다), 결혼은 했을 수도 있고 안 했을 수도 있을 겁니다. 몇 십년 동안 살면서 계속 사랑하고 살 자신이 별로 없는데, 이건 변할 가능성이 워낙 많은 것 같아서... 하고 싶은 것은 하면서 살고 싶기에 그것들을 다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돈을 주는 직장을 다니면서 일을 하고 있을테죠. 일단 취직을 한 뒤에는 아등바등 살지 않으려 노력하겠지만, 널럴하다고 알려진 직장에 취직하지 못한다면 어느 정도는 아등바등 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쉬는 시간은 정확히 고수해서 영화를 보고 공연을 보고 노래를 듣고 친구들과 술은 먹고 살아야겠습니다. 예전에 프렌즈를 보다가 친구들과 모여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같이 살면 부딪칠 일이 너무 많을 것 같아 같이 살지는 않고 각자가 사는 집이 걸어서 1분 이내에 위치할 수 있도록 모여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독립영화의 독특하고 직설적인 표현을 좋아하고 그 가능성을 높이 사기에 독립영화 관련 모임에 참여하여 독립영화가 상영될 수 있는 환경을 좀 더 좋게 만들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적은 것들은 되면 좋고 안 되면 많이 안타깝더라도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저는 무엇보다도 마초가 되지 않기, 사내 노사문제에 침묵하지 않기, 정신만은 항상 바로잡고 살아가기는 꼭 지키며 살고 싶습니다. 


22. 두번째로는 술-이 빠질수가 없겠습니다. 늦은 밤인지라 술 생각도 간절해지는 것도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회식을 거하게 한 후지만) 준호님의 가장 인간-적인 면을 느꼈을 때가, 자그마치 올해 안에 집에 간다는 말을 할 때와 이번 주말엔 소주 댓병을 먹겠다며 해맑게(?) 웃을때였습니다.(웃음) 저는 소주 댓병-그러니까 1.8리터들이 패트병-을 마시는 이들을 언제나 그리워했습니다. 

술을 먹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마신만큼의 이야기가 있을것이라고 믿는 저 이기에, 술에 관련된 준호님의 경험을 묻고 싶습니다. (이런 질문은 싫어하시려나요. 허허) 

더하여 참 바보같은 질문이지만, 술은 어느정도 즐기시는 편입니까? 

- 소주 1.8리터 페트를 처음 본 건 대학 새내기시절 총엠티를 갔을 때입니다. 제가 속한 과/반에서는 네 개의 학회가 있는데 각 학회별로 모여서 저녁을 먹으며(준비하며) 소주를 돌려 먹는 것이었죠. 제가 속한 학회에서는 민가를 부르며 파도타는 것(원을 둘러서 한 명씩 술을 들이붓는 것이죠)을 좋아했는데, 민가 몇 곡 부르다보면 금방 술에 취해 뻗곤 했답니다. 여기서는 싼 맛에 가끔 먹곤 했는데, 안주가 너무 부실하고 이야기도 그리 재밌지 않아 예전만큼 흥이 돋질 않더군요. 

대학에 들어가고 첫 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날 저는 갑자기 바뀐 생활패턴과 과음으로 인해 장염을 앓고 있었고, 1주일 동안 죽만 먹었던 상태에서 시험이 끝났으니 놀러가자는 동기와 선배의 꼬드김에 넘어가 인사동으로 향했습니다. 술집을 고르고 있는데 갑자기 히딩크가 다녀간 집이라는 전통술집이 보였고, 얼마 전에 2002월드컵 하이라이트를 다시 보는데 감동이 치밀어 올랐다는 동기의 말에 그곳으로 향했지요.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는데 막걸리와 파전이 지나치게 비쌌던 것입니다. 바로 일어서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엔 물도 마신 상태이고 사람들도 꽤 많았던 지라 막걸리 하나와 파전 하나만 아주 비싼 가격을 치르고 먹은 뒤에 종로쪽으로 향했습니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골목에 가격이 쌀 것 같아 보이는 술집이 보였고 그곳으로 향한 뒤에 소주를 마셨습니다. 막걸리에 섞여서 그런지 먹는 도중에 갑자기 술이 올라왔고, 술만 올라오지 않고 다른 것도 같이 올라와 그것들을 보내줄 곳을 찾다가 그만 중앙에 있던 화분에 보내주었습니다. 저희 일행은 황급히 자리를 정리하고 그곳을 떴지요. 1년 후에 그 나무 잘 크고 있는지 확인하러 가자는 얘기를 주고받았었는데, 아쉽게도 다시 그곳에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술집과 기타 장소(타인의 방, 내 방 등)에서 토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몸이 좀 안좋았을 뿐이에요. 

예전엔 하루라도 먹지 않으면 불안하고 슬프고 그랬는데, 요즘엔 그럭저럭 살만해요. 복학한 후에는 학교 도서관에서 밤 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슈퍼에 들러 맥주 한 캔 사 먹고 잠을 자는 생활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많이 마셔야겠죠. 아. 혹시 주량을 물어보신 거라면, 잘 몰라요. 컨디션에 따라 많이 달라서... 대충 소주 두 병? 허허


덧. 두개 같은 네개의 질문이니 빠뜨린데 없이 답변해 주셔야합니다. 흐흐. 

- 빼먹은 것 없지 않나요?? 파울이라고 외치고 싶으나 총 질문 수가 28개 였기에... 



병장 고은호

우에에에~ 
이미 늦은 것 입니까?? 

이 글을 이제야 봤네요. 
평소에 책마당에서만 살다보니.. (끼잉~) 

그래도 촌장님의 대자대비를 믿고 저도 마지막 질문 몇 가지만 드릴께요. (웃음) 


23. 저도 제주도 살아요. 
저는 제주도에서 태어나 제주도에서 자랐고, 제주도에 이미 둥지를 틀어 
벽에 응아 칠할 때까지 제주도에 살 듯 한 사람인데요. 허허- 
준호님의 제주도에 관한 인상은 어떤 곳인가요? 
제가 생각하고 있는 제주도와는 좀 다른 인식이 있을 것 같아 무척 기대 됩니다. (꺄하~) 

- 제가 입궁하기 전에 선배 한 명과 제주도 여행을 했었는데, 그때가 첫 제주도 여행이었습니다.(은호님은 아시겠지만 제주도 살면 제주도 여행하기 쉽지 않죠...) 그 전에는 송두율씨가 몇 십년 만에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제주도의 바다색이 그리웠다’는 말에 공감하며 바닷가 경치만 좋아하곤 했었는데, 주상절리대와 쇠소깍, 성산일출봉 등을 돌며 놀다보니 제주도에 좋은 곳이 아주 많더라구요. 대학 다니면서 제주도에 있는 시간이 줄어서 그런 것인지 제주도 경치에 감탄하게 되더군요. 특히 성산일출봉에 술먹고 새벽에 올라가면 아무 것도 안 보이고 좋아요.

그리고 제가 방학 때 제주도에 내려갈 때마다 불만이었던 것은 보고 싶은 영화를 보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었답니다. 영화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다 비슷비슷한 영화들만 틀고 있어서 제주도에 좀 길게 내려갔을 때에는 상영 시기를 놓쳐서 못 보게 되는 영화들이 많아지더라구요. 근데 입궁하기 전에 심심해서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씨네아일랜드’란 곳을 찾게 됐습니다. 제주영화제를 개최하는 단체인데, 이곳에서 매월 정기상영회를 개최하여 조그만 회의실에서 영화를 보여준답니다. 그리고 ‘2%영화 페스티벌’이라는 것이 1년에 두 번 개최되는데 이건 씨네아일랜드에서 개최하는 것은 아니고 그곳 이사님이 따로 개최하는 상영회입니다. 제주도에서 상영되지 않은 작품 중에서 좋은 작품을 골라 상영하는 행사인데 좋은 영화들을 많이 상영하고 있으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찾아가보세요. 지방에서 문화운동을 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기쁘지만, 그분들을 만날 때마다 점점 상황이 안좋아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24. 이제 슬슬 저녁 드실 준비를 하고 계실텐데 말입니다. 
준호님이 이상적으로 생각하시는 삶의 방식은 어떤 것인가요? 
에.. 이렇게만 쓰면 너무 열린 질문이니까.. 살짝 폭을 좁힌다면... 
(최근 제 고민이기도 합니다.) 

하루하루를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불태우며 목표를 향해 일로 매진하는 삶이 좋은지... 
적당히 입에 풀칠만 할 수 있다면 유유자적하게 물처럼 사는게 좋은지... 
혹은 그 외의 다른 생활 스타일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 저는 여유롭게 살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입에 풀칠만 하면서 살고 싶은 건 아니고,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일’이 하고 싶은 ‘일’이 되기 힘들다는 걸 받아들인 이상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을 여유를 갖고 살고 싶다는 것이죠. 잠잘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니 어떤 형태든 집이 필요하고, 그 집에서 쉬는 시간에 노래를 듣거나 영화를 볼 때 좀 실감나게 보고 싶으니 각종 장치들이 필요하고, 지인들과 술을 자주 마셔야 하기에 술 마실 돈도 필요하고, 3달에 한 번 정도는 혼자든 다른 사람과 함께든 여행을 가고 싶으니 여행갈 돈도 필요하네요... 아마도 복학을 하고 취직을 하고 졸업을 하면 당분간은 이렇게 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지인들과 함께 움직일만한 꺼리가 생긴다면 참여할 수 있는 여유도 남겨두어야 하구요. 독립영화 관련 모임에 한 발 걸쳐놓고 독립영화를 배급하고 상영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해야 할 일들을 줄이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여유롭게 살고 싶습니다.  


25. 실은 제가 영화를 별로 안 좋아합니다. 
아무래도 책에 비해서 좀 아쉬운 면들이 많다고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생각해 왔기 
때문인데요... 
최근들어서 내가 너무 모르고 있으면서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하는 후회가 들더군요. 
영화는 틀림없이 영화만이 던질 수 있는 의미와 재미가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았던 영화- 3가지만 추천해주시면 안 될까요? (웃음) 


- 영화 이야기는 8번에 있는데,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분께는 ‘지구를 지켜라’와 ‘시계태엽오렌지’, ‘밀양’을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지구를 지켜라’의 경우에는 사회로부터 상처받은 개인이 사회와 소통하지 못하는 상황을(보다 정확히는 피착취계급이 주류 사회로부터 단절되는 상황인 것 같네요)그려냈구요. ‘시계태엽오렌지’는 인위적 시술로 부도덕을 행할 수 없게 만든 사람의 모습을 통해 도덕의 권위가 불변하는 영속적인 것이 아님을, 작위적인 선의 불합리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밀양’은 8번 답변에 있으니깐 패스~

제 생각에 영화만이 갖는 의미와 재미는 무엇보다도 다양한 해석 가능성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영상과 음향을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다른 문화상품에 비해 해석이 쉬운 편인데 텍스트보다 의미 범위가 포괄적이고 상징의 사용이 용이하여 각자가 받아들이는 의미가 다양하다는 것이지요. 물론 이는 왜곡과 오해의 단점을 동시에 갖는 것이기도 합니다만, 가능성의 측면에서 볼 때 분명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병 홍석기

프리메이슨 한표 추가. 


26. 책마을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 저는 이곳에 와서 일터를 배정받고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만질 수 있게 되자마자 이것저것 과감하게 눌러서 들어가보곤 했답니다. 그때 제1보급창이란 곳이 즐겨찾기에 있었고 그곳에 책마을이 있었죠. 아마 그 당시에 다른 곳에서 옮겨온 지 얼마 안됐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둘러보다가 아는 선배의 이름을 보게 되었고 그 선배와 쪽지를 주고받으며 책마을에서 놀게 됐지요. 당시 보급창에 책마을 말고도 다른 커뮤니티가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주소를 알고 있었다는 게 큰 행운이었죠.


27. 저녁식사가 얼마 남지 않으신 촌장님. 저녁 후 계획이 알고 싶어요. 260일 가량 남은 저도 슬슬 준비를 해야 하니까...헛헛 

- 전 일단 계절학기를 다음 날부터 수강합니다. 21일에 집에 가서 22일부터 수업을 듣는 거지요. 수업은 예전에 경제학부 선배의 추천으로 들었다가 크게 데었던 ‘경제사’를 재수강 하구요. 전공 관련 서적과 철학 서적을 안 읽은 지 오래 돼서 관심 있는 분야부터 차근차근 읽기 위해 미학과 수업을 찾다가 교양수업이지만 시간도 괜찮고 강의계획서도 괜찮아 보였던 ‘미학의 이해’수업을 들을 예정입니다. 6학점이긴 하지만 요즘 수업 분위기가 빡세졌다는 소문도 있고 계절학기는 원래 빡셌다고 하기에 수업 듣고 과제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보낼 것 같구요. 요즘 경기가 워낙 안 좋다고 하여 집으로부터 생활비를 받기가 민망할 것 같아서 고심 끝에 과외를 구해볼 생각입니다. 다른 과목은 이제 다 까먹은 것 같아서 영어와 언어 쪽으로 구해보려고 하구요. 과외비가 너무 높게 책정되어 있는 현실에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과외 준비를 철저히 할 생각을... (양심상 하나 정도만 해야할 것 같아요...) 과외와 수업에만 치여 살면 제가 너무 불쌍해질 것 같아서 저를 위해 쓸 시간도 할당해야 될 것 같은데, 그 시간은 주로 지인들과 술을 마시는 데에 쓸...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간이 되겠다 싶으면 독립영화 관련한 곳에서 자원활동을 하거나 대학생 모임 같은 것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곳에 들어가볼까 생각 중입니다. 여기 적은 걸 다하게 된다면 참 뿌듯할 것 같다는 생각이...


28. 좋은 글들을 '굇수' 란 사람들이 쓴 게 아니더라- 라는 멘트를 준호님의 가입인사에서 보았는데요. 책마을에서 (명예의 전당 글과 현재 글을 합쳐) 가장 좋아하시는 글은 어떤 글이신가요. 준호님 취향이 궁금합니다. 

- 제가 책마을에서 제일 먼저 읽었던 글이 김대현 님의 ‘결코 명예롭지 않은 우리의 그림자를 위하여’라는 글입니다. 그땐 그 글을 읽으며 이곳의 분위기를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지, 후임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할 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요즘 끝없이 게을러지는 제 모습에 이 글을 보기가 부끄러워지네요. 그리고 주영준님의 글은 거의 다 좋아하는 편인데, 그 중에서도 ‘담배를 한 대만 빌려달라는 말에 대하여’를 제일 좋아합니다. 이 글을 읽은 후에는 담배를 빌리게 되면 몇 명 찍어서 자꾸 빌린 뒤에 갑 단위로 갚고 있습니다. 




저와의 인터뷰



프리메이슨 촌장과 파시스트 부촌장의 직권 상정으로 제가 다음 탐방 대상자가 되었습니다. 사실 잘 몰랐는데, 미래 대상자가 현재 대상자를 인터뷰해야 한다더군요. 삐둘어진 컴퓨터의 갖은 테러에도 불구하고 쫑슈가 전날까지 밤을 줄여가며 이 글을 써야 하셨던 준호 님께 다시 한번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묵념)


1. 준호 씨의 답변을 읽다가 딱 눈에 띈 것이 바로 시즌2에 대한 입장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생각하는 1人으로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더군요. (웃음)

시간적 이유라면 전 오히려 인트라넷이 더 열악한 입장에 있다고 봅니다. 이 인트라넷 책마을이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는 이유는 ‘지적-소통 욕구’라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지 그저 사람들이 여유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니까요. 즉 책마을이 인트라넷에 있었기 때문에 탄생한 것이 아니라 척박한 인트라넷에도 민들레 씨가 뿌리를 내렸다, 뭐 이렇게 보는 게 온당하다는 겁니다.

사바넷에는 수많은 지적공동체가 있습니다. 방대한 땅에 다들 흩뿌려져 있어서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요. 그 민들레들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것도 괜찮은 일이지만 우리네 씨앗을 한번 심어보는 것도 해볼 만한 일일 겁니다. 같은 맥락에서, 저는 책마을을 풍요로운 토양에 심으면 어떻게 될까, 그게 궁금해서 시즌2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책마을이란 씨앗이 유전적으로 우수하다…… 그런 뜻이라기보다는 지적공동체 씨앗 자체가 희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 그럼 질문입니다. 호불호가 분명하신 분이라고 스스로 밝히셨는데, 준호님이 좋아하는 민들레가 있다면 그것을 소개해 주시고, 없다면 다시 한 번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권유 드리고 싶네요. 아니라면 그 이유도 함께.

- 시간의 문제는 제가 집에 갈 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인데 표현이 좀 애매하네요.(땀) 저는 이곳에서처럼 책이 안 읽히고 글이 안 써졌던 적이 없기에 밖에서는 글쓰기가 좀 수월할 듯합니다. 다만 복학을 하고 학점을 받으려면 과제로 나오는 리포트를 제대로 써야할 텐데, 강제력이 떨어지는 책마을의 독서후기가 리포트에 비해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게 될 것 같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기에 리포트에 치이다 보면 독서후기를 작성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지적-소통의 욕구를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리포트들을 작성한 후에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읽고 후기를 작성할 수 있을 정도의 정신력을 가진 분들이 그리 많지 않을 것 같기에 인터넷 책마을의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는 것이지요. 

민들레라는 말을 본 후부터는 저희 학생회 선거운동본부의 모토만 떠오르네요. ‘수천 수백의 꽃씨가 되어 해방의 봄을 노래하라, 민들레’ 선본이었거든요. 지금까지도 형편없는 작명센스라고 놀림을 받던 모토인데, 영목님이 이 말을 꺼내시다니... 혹시 민가 좋아하시는지...

지적공동체는 제가 학문을 가까이 하기보다 술을 가까이 하는 삶을 살아와서 속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제가 속한 과/반에서 운영하는 학회에는 가입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곳의 모토는 ‘함께하는 먼 길 가기’이고 언론학회를 표방합니다만 주로 문화이론에 대해서 세미나를 하고 한국 언론사와 언론관에 대해서도 세미나를 하는 곳입니다. 세미나를 할 때에는 제안자가 커리큘럼을 만들거나 몇 가지 책을 정해서 읽고 발제를 한 후 각자가 이해한 내용과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이곳은 1,2학년들이 중심이 되어 세미나를 진행하기에 제가 참여하면 서로 민망한 상황이 연출될 것 같아 최근에 세미나는 참석하지 않고 있구요. 가끔씩 학회 모임이 있을 때 가서 같이 놀고 얘기하는 정도입니다. 이곳이 좋은 이유는 주제를 정해서 체계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함께 책을 읽고 얘기를 나누는 것부터 각자의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까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넓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제가 책마을 시즌2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학회가 있어서 다른 곳이 필요 없다는 생각 때문이 아니라, 수업에서 요구하는 것 이외에 다른 글쓰기를 해낼 자신이 없어서입니다. 때문에 일단 지켜보고 있는 것 이외에 다른 것을 진행하기가 망설여지는 것이구요.


2. 이건 좀 파격(파괴)적인 언급인데, ‘굇수’에 대한 내용입니다. 저는 준호 씨보다 좀 더 극단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명예의 전당에 있는 글들 잘 쓴 글들도 많지만, 잘 썼다기 보다 그냥 재밌는 글들이 있는 걸 보면 흔히 말하듯 ‘괴수’니 뭐니 하는 사람들이 쓴 글은 아닌 것 같더라구요.”

윗글보다 더 극단적이란 말입니다.

명예의 전당에는 글쓴이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할 글들이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제가 올린 글인 <폭력과문화-붉은원숭이와 붉은얼굴원숭이의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변명의 여지가 없을 정도입니다. 왜냐. 이제야 밝히지만 제가 책마을에 와서 두 번째로 올린 그 글은 초짜의 실수로 [좋은정보]로 올려야 할 것을 [내글내생각] 말머리를 붙인 것이거든요. 요컨대 ‘원문을 재조합한 글’이란 말입니다. 뭐……. 저도 어쩌다가 ‘가지로’를 받아서 잠자코 있긴 했지만, 제 나름대로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에에, 이런 글을 추천하남.’

더 큰 문제는 소위 굇수라는 분들의 글들도 별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모두 그렇다는 게 아닙니다. 허나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명예의 전당 글이라면 이 지적에서 ‘거의 모두’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학부 수준에서 공부 좀 열심히 했고, 글 소질이 있는 분이라면 충분히 뽑아낼 수 있는 글들을, 대체 레퍼런스도 없이 전문적인 내용을 버젓이 자신의 사유인양 올려놓고, 게다가 ‘굇수’라는 단어까지 극구 부인하지 않았다면 이는 도덕성 문제입니다.

이런 가상 공간에서 레퍼런스 논쟁을 붙이는 것은 너무 과한 기준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텍스트를 읽고 그것을 어떤 형태로든 소화하려는 노력 또한 칭찬받아 마땅하구요. 허나, 굇수라니요. 이 단어가 책마을에서 단순한 별명을 넘어 어떤 동경심을 일으키는 단어란 걸 그들이 몰랐다면 할 말 없습니다. 알았다면? 지적-문화적 권력에 취했다는 지적을 해두고 싶군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상 파괴 좀 합시다.

전 준호 씨가 가입인사에서 명예의 전당 글들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셨을 때 상당히 반가웠습니다. 제가 감정 표현에 미숙한 시골 남자라 지금껏 말하진 못했는데, 우연찮게 제가 준호 씨 인터뷰를 하게 된 바, 기왕에 이를 밝혀봅니다. 자, 준호 씨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제가 미루어 짐작해 보건데, 준호 씨가 책마을에 소극적이었던 건 이런 기만도 한몫 했다고 보는데, 아닌가요? 한번 넘겨짚어 보겠습니다.

- 영목씨는 과감한 분이셨군요... 헛헛. ‘굇수’라는 호칭은 hasc에서부터였나 아무튼 언젠가부터 집에 간 사람들을 가리켜 사용하기 시작하더군요. 그 분들이 있을 때 그런 호칭을 사용하지는 않았었어요. 

책마을이 이곳에 자리 잡기 전에는 가끔 독서후기도 올리고 읽은 책을 정리한 글도 올리곤 했습니다만 제가 하는 글쓰기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이론적인 내용이 담긴 글은 잘 쓰지 않으면 효과가 적고 사람들이 그 이론에 대해 잘못 알게 될 수 있는 부작용까지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들을 적으면 끄적거리는 정도를 벗어나지 못했구요. 마음에 드는 글쓰기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서 글을 쓰다가 중간에 포기한 것들만 쌓이게 되더랍니다.

문제는 ‘굇수’라는 호칭을 듣는 사람들의 글들도 다 잘 쓴 글은 아니라는 것이었죠. 이론적인 내용들은 영목님이 말하신 것처럼 ‘원문의 재조합’이거나 요약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들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저는 레퍼런스를 기재하지 않은 부도덕함 보다는 이런 식의 글쓰기가 ‘굇수’라는 호칭을 받을 만큼 뛰어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저 역시 아는 것이 별로 없고 글을 쓰면 이론적인 내용을 요약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아서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하게 됐고, 가입인사에 그런 언급을 함으로써 새로운 글쓰기를 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구요. 

어쩌면 제가 살아가는 방식과 생각하는 방식이 제가 원하는 글쓰기에 어울리지 않아서 그런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점점 졸업 이후에 어떻게 먹고 살 것인지를 생각하는 데에만 몰두하게 되어 읽고 쓰는 것들이 제 삶과 괴리되는 느낌을 받았고 그것을 감당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죠. 마치 변절자라도 된 것 마냥 자꾸 부끄러워지는 느낌들을 외면하고 싶기도 했구요. 

저는 명예의 전당에 있는 글들을 좋아합니다. 처음 접해보는 내용을 소개해주는 글도 많았고 관심 있는 부분을 설명해주는 그로 많아서 읽는 데에 재미를 느꼈지요. 날카로운 시선이 담긴 글들은 저의 혼란과 모순에서 빗겨 있는 것 같아서 부럽기도 했고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다만 ‘굇수’라는 칭송이 걷혀지면 사람들이 좀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입니다. 




Counterstrike



컴퓨터 조작 미숙으로 날려 먹기도 하고 이래저래 허둥대다가 탐방을 잘 마무리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네요. 인터뷰 답변은 좀 더 성의를 기울여 작성하고 싶었는데 저녁에 갑자기 회식이 잡혀서 술을 마시고 몇 시간 잤다가 일어나 작성하게 되어 횡설수설 하게 되네요... 

다음 탐방은 제가 영목님으로 정했습니다. 영목님이 작성하신 글들은 대부분 제가 처음 접하는 것들이라 영목님의 글이 올라오기를 기다렸던 적도 있고, 저보다 한 달 정도 늦게 가시기에 이번에 하지 않으면 시기를 놓쳐버릴 것 같아서였죠. 아무튼 영목님께 질문 하겠습니다. 흣


1. 영목님이 컴퓨터 쪽을 전공하셨다는 말을 한 걸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납니다. 영목님이 쓰시는 글들에는 컴퓨터 관련 용어들이 많이 등장하는 걸 보면서 신기해했던 기억도 있구요. 그런데 영목님의 글을 보면 사회과학 쪽으로도 공부를 하신 것 같이 보입니다. ‘히드라 예찬’이라는 글을 보면 철학 용어와 철학자의 이름도 보이는데, 이공계 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사회과학 쪽 공부를 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 우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닌데, 위에서 민가 좋아하시냐고 물으셨기 때문에 그것부터 언급하겠습니다. "댄스 음악보다는 좋아하는 편입니다만, 롹보다는 아닙니다." 이는 "권력자들보다는 운동권 사람들을 좋아합니다만, 사랑하는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의 비유적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민들레는 진달래보단 낫다 싶어 사용한 단어입니다. 훗.

이젠, 본 답변입니다. 저 컴퓨터 전공자 맞습니다. 지금은 그만뒀지만 적성에도 맞는 일이었구요. 그만둔 이유는 그 분야에서 최선이 될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적인 저술을 쓸 자신은 있지만, IBM이나 구글에서 고품질의 소프트웨어를 만들 자신은 없습니다. 이 정도면 말 다했지요. 애초에 컴퓨터라는 차선을 선택했던 걸 최선으로 돌렸을 뿐입니다. 고등학교 때 조금만 더 용기를 가졌더라면 좋았겠지요.

허나 컴퓨터를 전공한 걸 후회하진 않습니다.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무엇보다도 제가 컴퓨터를 전공하지 않았더라면 JuNe 님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제 독서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도 못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역사에 가정은 없습니다만.

사회 과학쪽은 독학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따지면 컴퓨터도 독학입니다. 애초에 전 한국의 대학 교육에 별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곳은 자격증을 내주는 곳일 뿐이고 스승은 오로지 책이나 논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러미 리프킨이나 노암 촘스키 같은 분의 슬하에서 공부할 수 있다면 당장 이 말을 취소해야겠지만요.


2. 제 탐방을 진행하다 보니 제가 생각하는 좋은 글에 대해서 적을 일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쓴 가입인사 때문인 것 같은데... 영목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글이란 어떤 것인지, 좋은 글에 담겨있어야 할 내용과 구성 등에 대해서 설명해주셨으면 합니다. 아. 영목님의 글을 읽다 보면 상당히 간결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혹 글쓰기 수업을 들으셨던 것은 아닌지도 궁금하네요. 

- 전 사실 글 자체에는 상식 그대로의 기준을 적용할 뿐입니다. 논리에 비약이 없고 진솔하고 내용까지 참신하면 그 이상 묻지 않습니다. 문제는 또 다른 기준인데, 이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전 누가 그 글을 썼느냐도 중하게 봅니다. 글을 글쓴이의 '확장된 표현형'이라고 보면 두 개를 따로 두고 평가한다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고로 전 만약 히틀러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썼다고 한들, 그리고 그것이 문학적으로 제 아무리 훌륭한 것이라고 한들, 좋은 평가 못내립니다. 비슷한 이유로 이Door열 씨의 글도 꼽표입니다. '우리들의 거시기한 영웅'을 읽고 느꼈던 그 깨름칙한 감정이란!

책마을 사람들의 글엔 외적 평가가 덜 들어갔을 겁니다.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엄정한 객관성을 띈 건 아니겠지만요. 그리고 제 글은...... 앞서 말했듯 제 스승은 현재로선 오직 책과 논문 뿐입니다. 그건 글쓰기도 마찬가지라고 말해두고 싶네요.



맺음말. 이로써 준호 님의 회원 탐방을 마칩니다. 더 멋진 세상에서 더 멋진 모습으로 만나뵐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6
13:53:34 

 

병장 이동석 
  아주 그냥 간결-하니 좋군요. 결코 적은 양이 아닌데도, 단번에 읽어내려갈수 있는 명료-함이 부럽습니다. 허허. 조금 여유있게 했으려면, 45학번인 준호님을 가장 먼저 탐방하고, 그 다음이 46학번 영목님, 그 다음이 47학번 저였으면 좋았을뻔 했는데, 결국 제가 너무 시일을 오래 끈 덕에 이런일이 생겨버린듯 합니다. 끅- 

준호님 가시는 길에 마주치면, 꼭 술 한잔- 하깁니다. 제가 너무 설쳐대서 준호님의 시름이 깊어지시는건 살피지 못했는데, 사죄-의 의미라도 술 한잔 했으면 하는군요. 

그리고 빠른 86이건 뭐건, 소띠-아닙니까. 허허- 2008-11-28
09:58:52
 

 

병장 이동석 
  그리고 영목님의 인터뷰 발의글은 언제쯤 올려주실른지... 2008-11-28
09:59:17
 

 

병장 정병훈 
  멋집니다. 잘 봤구요. 
제 스승은 현재로선 오직 책과 논문 뿐입니다. 
멋있어요. 2008-11-28
10:08:15
  

 

상병 양 현 
  으하하. 전 3월인데 범띠래요. 으하하하. 
이래저래 잘 봤어요. 근데 정말 준호님은 
얼마 없는 것 같아요. (아마도) 2008-11-28
10:12:55
  

 

일병 송기화 
  원래 좋은 나라는 나랏님이 뭐 하는지 백성들이 모른다고 했던 게 한컴타자연습이었나요? 
준호님도 참 조용조용히 책마을 촌장자리를 묵묵히 지켜주셨어요. 
참, 멋지십니다. 2008-11-28
10:29:01
  

 

병장 김민규 
  엥, 86년생은 범띠-죠. 저도 어흥 2008-11-28
10:41:12
  

 

병장 이동석 
  빠른 86년생의 경우, 출생년도가 3월 몇일까지는 소띠-입니다. 흐흐. 2008-11-28
10:5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