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탐방] 답변 시작합니다. (ver7.0)  
상병 김무준   2009-01-16 01:49:09, 조회: 416, 추천:0 

근영씨의 추가 질문에 대한 답변이 추가되었습니다.
(09.01.25.) 




정병훈님

1. 
제가 기억하기로 당신이 책마을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인 시기가 제가 막장짓을 버린뒤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책마을을 떠나고 책마을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여 줬는데, 저와는 상관 없겠지만, 투철한 본인관을 갖고 있는 당신에게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기에 책마을의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까.(댓글부터 왕성한 글쓰기, 물론 작문은 일전에도 활발했지만 책마을 주민들에게 다가간 것은 그때의 모습이 가장 활발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따뜻한 무준씨'라는 말도 나오곤 했죠?) 

A.
음. 그다지 별다른 심경의 변화 따위는 없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가치관의 재정립 과정에 있는 상태였습니다. (참조[일상이야기] 착각 2008/12/08) 그러다 병훈씨의 막장이 벌어졌고 텍스트를 통해 사건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참조[일상이야기] 하루 2008/12/14) 제법 많은 사람들이 깽깽이에게 호감이 있고, 그리고 좀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를 원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스스로를 보여준다고 닳는 것도 아니고. 사실 생각의 전환 정도는 있었습니다. 상처받지 않으려고 타인을 멀리하다가, 상처받더라도 타인을 좀 더 넓게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보여주자? 이정도였군요. 왕성한 글쓰기는 한 적이 없습니다. 그냥 심심풀이 자위(自慰)용으로 손가락을 놀렸죠. 

2. 
저는 그때부터 지금까지의 당신의 활동이 보기 좋은데, 갑작스런 폐관수련의 이유와 수련법좀 알려주시죠. 혼자만 성장하지말고 말입니다?!

A.
이건 병훈씨도 원인제공을 했죠. 평소 깽깽이는 생각하는 대로 내뱉는 편입니다. 이건 어머니의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바탕으로 행동하라’는 가르침 때문이기도 한데, 최근 있었던 많은 일들에서 주둥이를 조심하지 않아 생긴 오해가 많았습니다. 아무리 설득의 심리학 등을 읽고 효과적인 대화법을 배운들, 투철한 신념의 부작용으로 생각 없이 조잘댈 때가 많습니다. 그런 일들에 책임을 질 필요가 있고, 스스로에 대한 좀 더 많은 사유가 필요할 듯 해 전보다 입을 닫고 살고 있습니다.

특별한 수련법 따위는 없습니다. 하고픈 말이 있어도 속으로 다시 삼키고, 이 말을 할까 말까 몇 번 되새기는 정도 밖에는. 보통은 이 과정을 생략하거나, 거치더라도 무조건 내뱉는 경우가 많은데 ‘말을 조심해야겠다.’ 생각할 때는 이 과정에서 말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 침묵은 금이다라는 말도 있잖아요. 가끔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도움이 될 때도 있죠.

3. 
'내가 남의 사람이 되거나, 상대가 나의 사람이 된다.'에서 당신은 사람을 사귈때 주로 어떤 사람입니까? 더불어, '당신에게 잘 해 주는사람과, 당신에게 잘 해주지 않는 사람'중에 당신은 누구에게 더 신경을 쓰고 대하겠습니까? 당신의 인간관계에 대해서 말씀좀 해 주시죠.(벗론말입니다.) 

A.
굉장히 수동적입니다. 그러니까, 누가 깽깽이를 건드려줘야 움직이죠. 일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참조[이주의 가입인사] 잇힝 2008/12/16) <폴라리스 랩소디>를 읽은 후 주인공 키 드레이번처럼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입대 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이 인간관(人間觀)만큼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렇겠지만, 받은 만큼 돌려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것이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물질적인 것이든. 그에 합당한 어떤 것을 상대에게 돌려주려 노력하죠. 물론, 외계인이라 그 단위는 지구인과 다를지 몰라도 깽깽이의 기준에서 동등한 질을 돌려주려 합니다.

아무리 외계인이라도 신이 아닌지라 깽깽이에게 잘해주는 사람에게 더 신경을 쓰겠죠. 입대 후 처음에 들었던 말이, ‘여유가 넘친다.’와 ‘건방지다.’였습니다. 이게 오해라고 해도, 그냥 살았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있는 그대로를 보여줬을 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있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네들이 깽깽이라는 존재에 대해 평가를 내리는 건 어떤 평가건 간에 그네들 마음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려면, 그렇게 생각하시고요.’ 인간관계에서 최대한 객관적인 모습만을 보여줄 수는 없습니다. 절대적인 모습도 보여줄 수는 없죠. 그걸 알고 있기에, 깽깽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깽깽이를 싫어한다면 그의 오해를 풀어줄 마음은 없습니다.

오는 사람 막질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 정도가 되겠군요.

4. 
초보 글쟁이인 저는 글을 지을때 기본적인 배경과 상징물, 혹은 비유를 생각하고 시작을 합니다. 글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가닥을 잡아가는 편인데, 글 쓰는 법을 배우지 못한 제가 궁금한 당신의 글 쓰는 법에 대해서 좀 알려주시죠. 

A.
깽깽이는 글을 쓰지 않습니다. 텍스트를 생산합니다. 독자주의 비평적 관점에서, 텍스트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읽는 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장르에 대해 별 구애를 받지 않습니다. (참조[내글내생각] 우리는 하루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을 기억한다. 2008/10/07) 깽깽이가 자주 생산하는 텍스트는 시적 비유와 묘사, 소설적 서술에 스스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텍스트입니다. 자유로운 손가락질이 되고자 스스로 그런 제약을 하지 않습니다.

진짜 글을 쓰고 싶으면 우선 노트를 꺼냅니다. 주제는 머릿속으로 생각해둔 채 서론, 본론, 결론부로 나누어 곁가지를 치고 거기에 살을 댑니다. (참조 [독서후기] 눈 먼 자들의 도시 - 비평 2009/01/10) 그리고 글처럼 보이는 것. 얼음마녀 이야기나 구회 말 투아웃 같은 텍스트는 특별한 주제의식 없이 손가락을 놀립니다. 손가락을 놀릴 때는 머리가 굉장히 복잡한 상태입니다. 복선이나, 주제, 비유, 상징, 시간의 흐름에 따른 진행 같은 것들은 텍스트를 생산하는 도중에 생성됩니다. 아시다시피 깽깽이는 퇴고를 절대 하지 않습니다. 오타를 수정하는 정도 밖에 없군요. 책마을에 있는 모든 텍스트는 퇴고를 거치지 않는 겁니다. (제외[내글내생각] Shaking Seoul A/S 버전. 2008/11/07)

굳이 쓰는 법이라면 그냥 생각나는 대로 손가락을 놀리는 것 밖에 없습니다.

5. 
저랑 잘 지내 볼 생각은 아직 없습니까?

A.
3으로 충분한 답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우중님

1. 입대 전에도 여기서처럼, 혹은 그 이상으로 텍스트를 자주 생산했나요?

A.
전혀요. 가끔씩 노트에 감상 따위를 적고 다이어리를 쓰긴 했지만 지금처럼 하지는 않았습니다. 몇 년 전에 일거리가 있을 때는 한 달에 두세 편 비평의 탈을 쓴 잡문을 쓰곤 했습니다. 이천 칠년 일 월쯤 이었던가… 장편의 텍스트를 하루에 한 시간씩 쓰기는 했습니다. 책 두 권정도 분량이 되었었는데 연재 중이었죠. 현재는 아마 본가에 있는 컴퓨터에 고이 모셔져 있을 겁니다. 뭐, 지금만큼 자주는 아니었어요. 지금은 내길 때 마다 거의 매일 쓰고 있으니. 할 일은 많은데 회피하는 기술이 많아 남들에 비해 시간이 많다고 해두죠.




이석재님

1. 김무준님이 썼던 글 중 자신이 '신의 글'로 썼다고 생각하는 하나의 글을 생각하자면? 그 이유는?

A.
안타깝게도 없습니다. 텍스트를 생산할 때는 깽깽이의 사고와 사유를 바탕으로 깽깽이의 손끝을 통해 완제품으로 나옵니다. 아이러니지만 오컬트 문화에 관심이 많고, 토속신앙이나 과학으로 풀이할 수 없는 여러 가지를 흥미 있게 접하는 태도를 보이지만 이것들을 믿지는 않습니다. 흥미와 신념은 별개죠. 어디까지나 깽깽이가 믿는 건 깽깽이 자신입니다. 신의 힘을 빌려 텍스트를 생산하고픈 마음도 없습니다. 설령 그렇게 텍스트를 생산할 수 있다 해도, 그건 신의 소유일 테니까요. 깽깽이는 자기만족을 위해 텍스트를 생산하고, 텍스트는 모두 ‘나’의 소유입니다. 




김요셉님

1. 무준씨가 지금 어떤 사람이든지간에, 지금의 무준씨를 있게 한 결정적 순간이 한두개쯤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누구나 그렇듯이요. 결정적 순간은 어떤 글로 찾아왔을 수도 있고, 이미지이거나, 어쩌면 꿈이거나, 삶의 한 장면일 수도 있지요. 
무준씨의 결정적 순간은 언제 어떻게 찾아왔나요.

A.
작년 일월이었습니다. 지하철에서 굉장히 특이한 복장의 아가씨를 만났고, 우연히 집으로 가는 방향이 같아 접근. 이야기를 하면서 번호를 따냈습니다. (참조[내글내생각] Style 이란. - 中 셋. 님하 매너효 2008/10/12, [연재] 패션에 관한 잡담 시즌 원 2008/10/10~20) 뻥 하고 차이면서 결심을 했습니다.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가 되어 당당하게 당신 앞에 서겠노라고. 조금 유치한가요? 음. 그 때는 여러 가지 길을 잡아놓고서 고민하던 시기였고, 그 아가씨가 어떤 계기를 준거죠. 촉매제가 필요했기에 유치한 핑계로 이별을 선택했는지도 몰라요. 지금은 손가락도 놀리고, 한 달에 네 권 잡지도 사보고, 두 세권 씩 관련서적도 읽고, 학술서적으로 공부도 하고 이래저래 꼼지락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시기에 두 번의 이별을 하루에 겪었어요. 결혼을 생각하던 여인네에게 이별통보를 받고 부산에서 번호를 땄던 아가씨에게도 이별통보를 받습니다. 사람들이 이별에 대처할 때 흔히 두 가지로 나뉘잖아요. 하나는 아픔을 잊으려고 닥치는 대로 뭘 하면서 자신을 더 나은 모습으로 가꾸거나, 슬픔에 징징대거나. 전자를 선택했기에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나 봅니다. 지금이 좋아요.




송기화님

일단 정말 어처구니 없지만 궁금한 것,

1. 
지금까지 책마을에서 얼마나 쓰신 겁니까? 무준님 글 다시 읽어보려고 검색했다가 새삼 식겁했네요. 제가 세어 봐도 되겠지만 '지난 밤 이야기'같은 경우는 1/3으로 줄여서 올리셨다고도 하니, 어느정도일 지 알 수가 없네요. 

A.
음. 댓글까지 합하면 한글문서 분량으로 이백에서 이백오십 장정도 될 것 같습니다. 텍스트만 하면 이백 장정도 되려나요. 어느 순간부터 까먹었습니다. 얼마나 될 지는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말씀하신 것은 (참조[내글내생각] 지난 밤 이야기 2008/11/18) 원래 연대기의 일부분입니다. 다섯 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야기죠. 본편이 책 한권 정도 분량으로 연재되고 있었으나, 현재는 볼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깽깽이의 싸이나 책마을 시즌 투에 다시 연재를 할지도 모르겠으나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네요. 

2. 시크하면서도 쿨하고 냉소적이며 일단 밖에 나가면 무조건 해운대로 직행해 벤치에 앉아, 말보로 레드를 물고서 멍한 눈빛으로 바다를 바라볼 것 같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무엇을 하시나요? 나가면 꼭 하는 것, 어떤 게 있나요? 

A.
거의 무조건 하는 게 있다면 해운대 벤치에 앉아서 멍하니 두세 시간 있는 겁니다. 데킬라를 한 병 들고 가서 앉아있을 때도 있고, 하이네켄 한 병을 마시고 있을 때도 있습니다. 호텔 뒤편 가운데 벤치쯤인데, 주로 바다를 바라봤을 때 맨 오른 쪽에 앉아있습니다. 딱히 이유랄 건 없고 심심하면 가는 겁니다. 그 외에는 꼭 하는 건 없군요. 샤워 같은 소소한 일 빼고는. 뭐, 한 번씩 하는 게 있다면 매장을 돌아다니며 특별한 옷을 찾는 거랄까요. 가끔 구하기 힘들거나, 특이한 옷이 있거든요. 이것도 심심하면 가는 거죠. 

3. 쓰실 때는 하루에 두 개, 세 개도 올리시는 무준님. 게다가 그렇다고 난장인 것도 없고. 무준님은 도대체 어디에서 그 소재를 얻으시는 겁니까? 머릿속에서 갑자기 번쩍- 하더라도 그런 게 하루에 여러번이 옵니까? 궁금합니다.

A.
심심해지면 뭔가 깨작거릴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이런 건 어떨까. 하루에 수십 번 올 때도 있고, 하나도 없을 때도 있습니다. 간단하게 다이어리에 메모해 두곤 했다가, 손가락이 근질근질하면 붙잡고 구릅니다. 이러다가 여러 가지가 합쳐질 때도 (참조[내글내생각] 구회 말 투아웃 2009/01/15) 있고, 그냥 중얼거릴 때도 (참조[독서후기] 이차방정식의 정수근이는 야구선수냐? 2008/12/11) 있습니다. 손가락 놀리기는 일종의 시간 때우기 겸 심심함 제거용입니다. 뚜렷하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거나, 열심히 손가락을 놀려서 출판을 하겠다는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심심해서에요.

4. 정말 해치지 않나요?

어디서 보고 오셨는지는 모르겠는데, 깨물거나 물어 뜯을 때는 있어도 절대 죽이지는 않습니다.




주형준님

질문드립니다. 
1.글을 쓴다는것과 텍스트를 생산한다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단순한 표현의 차이? 아니면 어떤 심오한 뜻이 있는건가요? 

A.
그다지 심오한 뜻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텍스트에 생산자가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다면 글이 되는 거겠죠. 텍스트를 그저 텍스트라 부르는 건 생산자에 입장에서 텍스트를 바라보겠다는 거지, 작가의 입장에서 글을 썼다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스스로를 그지 깽깽이라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죠. 아직까지 모자란 부분이 많고, 또 더 노력해야 합니다. 자신을 글쟁이라 표현할 수는 있겠는데, 쟁이는 어떤 직업이나 행위를 낮추어 부를 때 쟁이라고 하죠. 글을 쓸 재주는 갖추지 못했습니다. 글공부를 제대로 한 것도 아니고요. 텍스트에 의미를 부여하는 건 읽는 이의 몫이라 믿고 그게 읽는 즐거움이라 생각하기에 텍스트를 글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일단 깽깽이의 텍스트는 자기만족을 위해 생산되니까요.

2.뛰어난 아티스트들도 "이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아티스트다, 본받고 싶다"라도 종종 이야기하는데 무준씨가 주관적으로 생각하기에 책마을에서 글을 잘쓴다, 본받을점이 많다 라고 생각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A.
주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본받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이건 깽깽이가 잘나서가 아니라, 글쟁이로서 깽깽이는 깽깽이만의 스타일이 있어서예요. 남을 따라해 봤자 그건 남이 만들어 놓은 스타일이고, 남의 텍스트를 흉내 내는 것 밖에 되질 않는다고 느낍니다. 좀 더 나답기 위해서 텍스트를 생산하고, 나다운 것을 찾으려 애를 쓰고 있습니다. 글 잘 쓰는 사람들이야 많죠. 칼럼에 있는 필진들이 그렇고, 책가지에서 뒹구는 맹수들도 그렇습니다. 근데, 이 ‘잘 쓴다’는 개념은 상대적인 거 아닐까요. 다들 자기만의 분야가 있고 자기만의 문체가 있고 자기만의 생각이 있습니다. 사고와 사유의 과정도 물론 다를 거고요. 적어도 깽깽이에게는 누가 잘 쓰고 누가 못 쓰고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생각과 마음이죠.

3.글을 쓰는데 소재선정이 중요할까요, 아니면 문장의 표현이 중요할까요, 아니면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요? 
궁금해요(웃음)

A.
글을 쓰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다 중요합니다. 형식, 문체, 사건, 소재, 주제 모두 다. 이것들만큼 중요한 게 있다면 자기만의 색깔을 갖는 거겠죠. 이름 없이 그냥 텍스트를 던져 놓았을 때. 아. 이건 누가 쓴 글이다 하고 느낌이 확 오는 글. 그런 글을 쓸 줄 알아야겠죠. 기타리스트에게도 자기만의 주법이 있고, 화가에게도 화가만의 붓놀림이 있습니다. 모든 예술에는 자기만의 방식이 있어야하죠. 예술은 모방에서 시작된다는 말도 있지만 모방도 결국 수용자를 거쳐서 하나의 예술로 태어나는 거니까요.





김예찬님

1. 늘 하는 질문이지만, "좋아하는 음악은 무엇?" 

A.
장르를 말하는 겁니까? 아니면 구체적인 곡명을 말하는 겁니까? 장르는 가리지 않는 편입니다. 좀 더 좋아하는 장르가 있다면 힙합과 락이죠. 그렇다고 빠져 사는 건 아닙니다. 좋아하는 노래는 리쌍 - Slow down, Dynamic duo - 파도, Creed - One last breath, Bon jovi - Always, X-japan - Crucify my love 아. 너무 많아서 다 말하질 못하겠네요.

2. 혹시 입궁 전 왕성히 활동하시던 커뮤니티를 알 수 있을까요? 온/오프라인 다 합쳐서요. 그냥, 궁금해서. 왠지 겹치는 곳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A.
음. 고무판 지금은 문피아라는 곳에서 좀 뒹굴 거렸습니다. 前삼룡넷 비평단 소속이었고요. 문피아에서는 부산모라고 부산 커뮤니티가 있는데, 거기 부산 쪽 장르소설 글쟁이들이 많이 모이는 편이었습니다. 두세 달에 한번쯤 나가서 술도 마시고 토론도 했죠. 책 선물도 제법 받았고요. 요즘에는 먹고 살기 바빠서 다니질 않습니다. 비평단 사람들은 아직도 만나는 편입니다. 자주 만나지는 않지만. 동갑내기 친구가 있어서 휴가 나가면 한번 씩 밥도 먹고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좋은 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거겠죠. 최근 들어 책마을 사람들이랑 모여서 술 한 잔 하기는 했는데, 앞으로도 얼굴 비출지는 모르겠습니다.

3.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와 카라 중 어느 그룹 제일 좋아하시는지? 그 이유는? 그냥 시덥잖은 질문입니다.

A.
소녀시대는 나이에 맞지 않게 쭉쭉 빵빵하고 늘씬한 모습이 좋기는 한데 왠지 인위적으로 만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싫습니다. 원더걸스는 뭔가 날것의 느낌이 나서 좋기는 한데 너무 어린 느낌이 들어서 싫고요. 카라는 너무 어중간해서 싫어요. 결국 다 싫어합니다. 원래 아이돌 그룹 그렇게 좋아하질 않아요. 어린애들은 어린애답게 놀아야하는데 어른들이 너무 돈 때문에 애들을 ‘생산’하는 게 아닌가 싶어 조금 미안하기도 합니다.




문두환님

글에서 보여지는 이미지와 실제의 만남에서 사람들에게 비친 이미지의 괴리 때문에 조금 고민한 듯 보여지지만 여전히 옹골찬 그대, 김무준 
1. 작가가 곧 그가 쓴 글과 동일할 수는 없다는 말에 동의하면서 문자와 텍스트는 그저 생각의 파편을 대신하는 산물일 뿐이라며 치기어린 글에 대해 불신하게 된 인간 문두환에게 해 줄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 

A.
조언은 없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언제나 치기어린 텍스트를 생산하는 깽깽이의 입장에서 하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사람이에게 철저히 객관적인 텍스트를 생산할 수 없습니다. 텍스트의 해석을 읽는 이에게 넘기고, 텍스트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생산한다면 그 텍스트는 해석의 다양화를 위해 어떠한 생각도 담을 수 있는 일종의 백지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깽깽이도 마찬가지로 인간이기 때문에 완벽한 객관으로 이루어진 텍스트를 생산할 수는 없습니다. 텍스트를 던짐에 있어 본 의도와는 다르게 약간의 주관이 섞여 어떠한 색깔을 띠게 됩니다. 그럼 읽는 이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텍스트에 대해 비판적이면서도, 텍스트에 함유된 글쟁이 주관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넓은 눈을 가져야겠죠. 읽는 이에게는 선택권이 있습니다. 읽기 싫은 텍스트는 읽지 않으면 됩니다. 누구도 텍스트의 해석과 이해를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텍스트를 읽기로 마음먹었다면 비판적 수용과 합리적 해석은 텍스트와 생산자에 대한 예의입니다. 텍스트의 생산자에게 예의(그것이 문법적이든, 글쟁이의 자세든)를 요구하면서 정작 자신이 예의를 갖추지 않는다면 텍스트를 해석하면서 이루어지는 쌍방의 소통이 성립할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그냥 읽기 싫은 글은 읽지 마세요. 믿기 싫으면 믿지 마세요. 아무도 강요하지 않습니다. 여기는 학교가 아니니까요.

2. 괜히 어설프게 예의를 차리면서 궁극의 꿍꿍이는 숨겨두기보다는 차라리 입바른 말을 하는 편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하는 인간 문두환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조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역시 조언은 없습니다. 나이 스물다섯, 스물여섯씩이나 먹고 혹여 자신의 방식이 틀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건 슬픈 일이고 멍청한 일입니다. 모두에게는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방식이 있고 스스로의 가치와 신념이 있습니다. 타인에게 구하는 조언이 약간의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이런 조언들은 자신의 잘못을 돌리는 데 꽤나 좋은 핑계거리가 되어주죠. 당신이 어떻게 하라며, 당신이 그랬잖아. 뭐 깽깽이는 그럴 것 같은 인간에게는 일찌감치 말을 걸지 않습니다.

두환씨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가정 하에, 정말 조언이 필요하다면 다시 한 번 물어주시기 바랍니다. 성심성의껏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아. 당연히 술 한 잔 사야합니다. 깽깽이는 데킬라 좋아합니다. 마트에서 한 병에 이 만원 정도로 팔더군요.

3. 세상을 살아가는데 누구나 나름의 철학과 세계관이 있을 것인데, 깽깽이를 자처하는 무준씨의 철학과 세계관은?

A.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바탕으로 움직이고, 타인의 강요가 어떠한 것들이든 부당한 것에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철저한 규칙이라기에는 좀 융통성을 갖고 있죠. 부당한 것일지라도 어떠한 일을 하지 않았을 때 어처구니없는 손해를 입어야 한다면, 그냥 더러워서 해줍니다. 뭐 귀찮음과 하기 싫음과 짜증을 저울질 했을 때 짜증이 더 무거워질 것 같다면 그냥 움직이죠. 요즘은 그래서 짜증 때문에 움직입니다. 항상 짜증나고 열 받아 있는 상태지만 감정 상태와는 다르게 꼭 해야만 하는,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은 합니다.

일단 무슨 일을 하던 무조건 내가 즐거워야합니다. 즐겁지 않더라도 즐거움에 상응하는 뭔가가 있으면 할 수는 있죠. 필요에 의해서 움직이고, 재미에 의해 움직입니다. 따분한 삶이 싫고 재미없는 삶이 싫습니다. 슬프고 아프고 힘든 건 할 수 있어도 따분하고 재미없는 건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이런 가치를 바탕으로 움직일 때 적어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아야 합니다. 남에게 무언가 손해를 입히면 그 손해는 다양한 형태로 내게 돌아오거든요. 그게 뭐든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합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마지막으로 어떠한 행동이든 나를 나답지 않게 만드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이 자존심은 어떠한 형태로든 양보할 수 없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죽으면 죽었지 내가 생각했을 때 나답지 않은 건 하지 않습니다.

4. 시즌2가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나중에 만남을 제의한다면 받아들일 용의는 있는지? 그리고 부산에 놀러가면 하루쯤은 놀아주거나 재워주는지?

보고 싶다면 술을 사세요. 아니면 담배라도 사주시든가요. 담배는 한 보루, 술은 반 병 이상만 받겠습니다. 이게 안 되면 여자를 소개시켜 주세요. 술, 담배, 여자. 주변에 남자는 넘치고 넘치는데 깽깽이의 삶에 끼어들고픈 욕심이 있다면 합당한 무언가를 치러야죠. 돌려 주냐고요? 물론 돌려줍니다. 어떠한 형태든. 그게 믿음일수도 있고, 우정일수도 있고, 술일수도 있습니다. 타인이 깽깽이의 요구를 들어주고, 원하는 어떤 것을 제안하면서 그게 깽깽이가 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돌려드립니다. 지나치게 계산적이라고요? 그게 깽깽이 스타일인 걸요.

부산에 오셨을 때 술. 담배. 여자. 세 가지 중 하나의 조건을 충족시켜주실 수 있다면 기꺼이 재워드립니다. 단, 깽깽이는 집이 없습니다. 상상하지 못한 곳에서 잠을 청할 수도 있다는 리스크를 부담하신다면야.




조영준님

질문하겠습니다. 
1. 글쟁이들에게는 글이 가장 잘 써지는 어떤 조건들이 꼭 하나씩은 있다고 합니다. 어떤 이는 자기 직전에 누워서라던지, 혹은 커피를 손에서 떼지 못한다던지... 무준씨만의 조건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요? 

A.
특별한 습관은 없는데, 일단 졸리지 않아야 하기에 담배를 한 대 핍니다. 좋아하는 음악이 들리면 더 좋고요. 특별한 조건은 없습니다. 누가 쳐다보고 있지만 않다면야 어떤 악조건에서도 손가락을 놀릴 수 있습니다. 음. 심심해야 하는군요. 심심하지 않으면 손가락을 놀리지 않습니다. 요즘은 하루하루가 정말 심심해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기에 꾸물거리고 있습니다.

2. 저는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간 해외건 국내건 참 많이도 싸돌아다녔습니다. 무준씨가 경험한 색다른 여행법이나, 여행지가 있었다면 추천해 주시지요. 

A.
특별한 여행 법은 없습니다. 추천할만한 여행지는 방글라데시입니다. 썩어가는 물에 떠있는 밥알을 손으로 휘저어 입으로 가져가는 아이들을 보거나, 한 쪽에서는 용변을 보고 한 쪽에서는 목욕을 하고 한 쪽에서는 배를 타고 유람을 즐기는 사람들을 만나거나, 차선이 없어 도로를 막 주행하는 차들을 마주해보고 싶다면요. 삶이 왜 소중할 수밖에 없는지, 우리가 주어진 환경을 어떻게 이용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느끼게 해줍니다.

마음의 고향을 정해두고 시간 날 때마다 가보세요. 나만의 장소랄까. 그 장소를 다녀갈 때마다 추억은 쌓이고, ‘나’는 변합니다. 그리고 스스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줍니다.

3. 소녀시대 개개인에게 어울릴 것 같은 책을 각각 한 권씩 추천해주세요- 
예를 들어, " 윤아 - 성공한 연기자들의 7가지 습관" 따위의... 

A.
소녀시대 일곱 명을 다 모르는데 한권 씩 추천해주는 건 공평하지 못하니까, 그냥 안 하렵니다.

4. 가자 지구 사태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과 미래엔 어떻게 진행될 것 같은지에 대한 예측. 

A.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충돌은 꽤나 오랜 시간 지속되어 왔죠. 최근 뉴스를 보았을 때는 양측의 휴전협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했습니다. 인종과 종교의 충돌은 계속되겠죠. 서로에 대한 이해와 대화가 선행되지 않고서 휴전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어른들은 어른 아이 상관없이 총을 쏴대고, 가족을 잃은 고아들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으니 다시 전쟁에 뛰어들 겁니다. 악순환은 반복되고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겠죠. 누군가 나서서 중재를 하지 않는 끝나지 않을 겁니다. 

5. 스타벅스가 중국 남부지방에서 커피를 생산하기 시작했다는데, 앞으로 스타벅스가 나아가야 할 길과 스타벅스를 상대하고 있는 다른 커피전문점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

A.
별다방이든 커피콩이든 깽깽이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으니 그냥 커피에서 못 먹을 것만 나오지 않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박찬걸님

1. 타블로가 좋은가요 미쓰라진이 좋은가요. 

A.
타블로는 너무 똑똑합니다. 그리고 너무 단단하죠. 사람은 완벽한 인간을 보면 질투하기 마련이죠. 말도 잘하고, 얼굴도 그럭저럭 동안이고, 돈도 많은데다, 음악성도 인정받았고, 최근에는 출판도 했습니다. 무브먼트 맞나요? 깽깽이가 좋아하는 호랑 정권이나 다듀와 함께 노래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그가 밉지는 않지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거리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미쓰라가 더 좋아요.

2. 제라드가 좋은가요 램파드가 좋은가요.

A.
제라드와 램파드 둘 모두 거의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웬만한 스트라이커보다 득점력이 뛰어난데다 리더로서 팀을 이끌어 나가는데 탁월하죠. 제라드를 SS나 CAM에 놓았을 때 가장 효율이 좋았다는데 저도 AM 위치의 제라드가 좋습니다. 한번씩 위기 때마다 팀을 구해주는 골을 터뜨려주고 또 누구보다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죠. 램파드는 작년인가… 재작년 시즌인가요. 미들라이커로 불리며 뛰어난 득점력을 보여줬죠. 특히 지난 챔스 리그에서 돌아가신 당신께 눈물을 글썽이며 기도를 올릴 때는 가슴이 찡했죠. 둘 모두 시원시원하고 굵은 플레이를 보여줘서 축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참 고맙습니다. 근데, 둘 모두 깽깽이가 선호하는 플레이를 보여주지는 않기 때문에 둘 다 똑같이 그냥 좋아요.

3. 저에게 기차에 관해 질문해 주세요.

A.
예전부터 궁금했던 건데 기차는 고압 전력으로 움직이는 건가요?




이석재님

1. 저는 툰아미입니다. (툰아미-뉴캐슬 팬의 애칭) 뉴캐슬에 영입하면 가장 좋을거 같다. 라고 생각하는 선수들 3명정도만 생각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개인적으로 축구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관심 없는 팀을 유심히 쳐다보는 편은 아닙니다. 뉴캐슬에는 오언도 있고, 기븐도 있습니다. 뉴캐슬이 중하위권에서 빌빌거리고 있는 건 문제가 있기 때문이겠죠. 일단 팀을 휘어잡을 수 있는 강력한 리더가 있어야 합니다. 존 테리가 가장 좋을 것 같군요. 뉴캐슬은 넣은 것보다 더 많은 골을 먹고 있습니다. 이게 골키퍼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수비라인을 조율하면서 동료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으면서도 상대팀 선수를 마크할 수 있는 월드 클래스의 수비수가 있어야겠죠. 푸욜이나 말디니는 나이도 많고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을 것 같아 여러 가지 측면에서(불가능에 가깝지만) 존 테리가 가장 좋겠네요.

또 한 방을 터뜨려 줄 수 있는 플레이어가 있어야겠죠.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엘라누가 제일 좋지 않을까요. 리그에서도 적당히 굴렀겠다, 신체조건 양호하겠다. 엘라누를 프리 롤에 가까운 임무를 부여하면서 박지성이나 카윗처럼 팀에 기여도가 높은 스타일의 선수나 또는 인자기 같은 슈퍼 서브의 달인을 데려온다면 적절한 시기에 한 방이 뻥뻥 터져주겠죠. 축구는 골을 많이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보다 한 골만 더 넣으면 이기는 경기니까요. 예전에는 시어러가 있었지만 지금 오언을 도와줄 팀 동료는 없지 않나요.

2. 이 세계에는 수많은 분쟁사건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저번 질문에 나왔던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서부터 시작하여 체첸분쟁, 조어도 분쟁등이 있습니다. 이런 분쟁을 '대체로' 평화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몇개의 중심 국가'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몇개의 중심국가들이 '세계의 경찰국가'로서 필요악적인 존재라고 보십니까, 아니면 '팍스 아메리카나'등을 외치며 세계 곳곳에 개입하고 있는 이들 국가의 존재가 필요 없다고 보시는지, 그것이 궁금하군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국제분쟁이 유엔의 주도하에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베트남도 아프가니스탄도 이라크도 미국이 개입했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죠. 자국의 식민지도 아닌데 경제도 어려운 마당에 타국에 이윤을 퍼주기는 힘듭니다. 대한민국이야 동북아에서의 중요도와 지리적 위치 때문에 ‘혈맹’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쳐도, 다른 나라들은 풍부한 자원이 있음에도 아직 발전 속도가 더디죠. 유엔에 조금만 돈이 많았다면 좋았을 텐데. 괜히 타국에 희망이라는 이름의 절망을 던져주기보다 유엔주도하에 분쟁 세력 간의 이해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가능했다면 지금 국제분쟁이 벌어지지도 않았겠지만.

3. 지금까지 제 글에 가끔씩 리플을 달아주셔서 참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 스타일에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책이 있다면? [어려울라나.낄]

개인적으로 글을 많이 보는 편은 아닙니다. 이제까지 봤을 때는 먼 나라 이웃 나라와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다들 그렇지 않을까요? 더 좋은 답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동석님

저는 맥주와 소주를 쩔게 마셨습니다. 어쨌거나 거나하게 취했고, 어서 집에 갔으면, 그러니까 여자친구와 붕가-정확히는 분가-를 하던 책마을 사람들과 술 한잔을 했으면 좋을 기분입니다. 그래서 취중 질문 
1. 저는 이태까지의 질문을 대충 읽었거나 술김에 읽었습니다. 어쨌거나 무준씨는 꽤나 까다로운 인간입니다. 
당신이 까다로워진대는 어떤 원인이 있었다고 생각합니까? 전 제가 이리 된거-그러니까 저는 뭔가 하찮고 게으르고 까칠하고 냉소적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주효한것이라면, 아무래도 중학교 삼학년때 첫사랑에게 제대로 까인것이겠죠- 에는 어떤 사건이 주효할꺼라고 생각합니까? 

사람을 많이 믿은 만큼 사람에게 많이 데였습니다. 첫사랑이 잘나가는 양아치였는데, 이 아가씨가 깽깽이에게 사랑이란 이름하에 하도 거짓말을 많이 해서 실망이 컸죠. 그 말고도 맺고 끊는 게 확실한 인간이라 둘도 없는 친구를 단 한 번의 실수로 내쳐버린 일도 많았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꼭 그럴 필요까지나 있었을까 아쉬움이 많이 남기는 하지만. 한동안 마음에 강철로 된 벽을 세워뒀다가, 많이 나아진 편입니다. 사람을 체에 걸러 원하는 사람만 사귀고 싶지는 않지만, 적어도 서로에 대해 예의는 지킬 수 있어야 만남을 오래할 수 있겠죠. 이건 깽깽이가 예의라고는 눈곱만큼도 모르는 그지 깽깽이라서 그렇기도 합니다.

돌이켜보면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여인네들일지도… 

2. 저는 꽤 무준씨와 가까워졌다고 생각합니다만, 앞으로 무준씨를 만나려면 어지간히 성공하지 않고서는 어려울꺼란 생각이 듭니다. 그건 꼭 자본주의적 성공이 아니더라도 여간 어렵기 그지 없는, 그런 성공이겠지요. 무준씨에게 성공-이란 무엇입니까. 

죽었을 때, 내가 죽어 꽤나 많은 시간이 흘렀을 때. 곤히 자고 있는 내게 찾아와 데킬라 한 잔과 함께 위하여를 외칠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면. 성공한 거겠죠. 성공의 척도는 누구에게나 다 다릅니다. 예쁜 마누라 만나서 고슴도치 같은 새-끼들 데리고 오순도순 사는 게 성공일 수도 있고, 돈으로 산을 쌓아놓고 그 위에서 미끄럼틀을 타는 게 성공일 수도 있죠. 자신이 생각했을 때 나는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성공입니다. 하지만 성취감은 어떤 방향에서는 발전을 저해하죠. 완벽한 사람이 될 수는 없지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아, 이 사람 참 좋은 사람이야.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말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더 노력합니다. 어쩌면 제게는 성공이란 개념이 없을지도 모르겠군요.

3. 무준씨는 꽤 진취적인것 같다가도 어떤 문제에 대하는 자세는 상당히 경상도 사내-그러니까 우리 사회 마초거나 보수인 주류의 인간-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저는 부산에서 트랜스젠더를 많이 봤고, 동성애자인 친구들을 보면 의외로 경상도 출신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인맥이 많은건 아닙니다만) 이런 성적 소수자를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이십니까? 간접적인 대면과 직접적인 대면을 나눠 설명해주시면 더욱 고맙지요. 

실제로 성적 소수자를 만나본 건 얼마 되지 않습니다. 간접적인 대면, 제 삼자를 통한 대면이나 들리는 이야기에는 ‘그래? 뭐 그럴 수도 있지.’ 정도로 흘려 넘깁니다. 옆집 순이가 레즈든 철수가 게이든 깽깽이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깽깽이는 참 먹고 살기 바쁘거든요. 사랑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고, 매력을 느끼는 것에도 다양한 기준이 있습니다. 그런 다양성에 대해 ‘이봐 당신은 틀렸어!’ 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존중받기 위해서는 남을 존중할 줄 알아야겠죠.

직접적인 대면 역시 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가치기준을 깽깽이에게 주입하려 든다면 굉장히 화를 내겠죠. 깽깽이에게 애정을 느끼건 매력을 느끼건 그건 어디까지나 타인의 자유지만, 자신의 가치를 타인에게 강요하면 그건 폭력입니다. 적절한 선만 지켜준다면 깽깽이 앞에서 벌거벗고 세 번째 다리를 흔들건, 침을 질질 흘리건 신경 쓰질 않습니다.

4. 하나 더 있었는데, 이하나를 보다가 잠시 멍때리며- 잊어버렸습니다. 문두환님의 질문과 겹칠지도 모르겠지만, 전 부산을 꽤 좋아합니다. 영도는 물론이고, 해운대나 광안리, 태종대, 서면과 남포동, 뭐 그런 곳은 가봤습니다. 경상도 주민으로써, 부산에서 이곳은 꼭 가봐라- 하는곳은 어딘가요? 

꼭 가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곳에 가보셨군요. 끝.

5. 그건 그렇고 다음 정모에 여성동지가 나온다면 나올 생각이 있습니까? 물론 그 여성동지가 저와 매우 가까운 사이라고 하더라도? 

남녀성비의 불균형을 이미 직시하고 계실 텐데 임자도 있는 여인네를 만나러 갈 정도로 깽깽이가 시간이 남아도는 건 아닙니다. 여자가 나오건 말건 깽깽이가 가고 싶으면 가고, 가기 싫으면 안 가는 겁니다. 소개팅 수준의 만남이 가능한 수의 여인네들, 임자 없는 여인네들이 온다면 이야기는 달라질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소개팅이 돼버리는 건가?

6. <시즌 2>가 가야할 방향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시즌 2>에서 무준씨가 하고 싶은건 무엇이고요? 하고 싶은게 없다면, 이러저러한 곳이라면 내가 글을 올리겠다-라는 것도 좋겠군요. 

아직도 깽깽이는 시즌 투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어떤 공간이라도 깽깽이가 조용히 손가락을 놀릴 여건이 된다면 그럴 겁니다. 서로간의 의견이 존중받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죠. 밖에 나가서 책마을 같은 공간을 또 만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아요. 어쩌면 제도의 틀 안에서 발생했기에, 역으로 그 제도 덕에 이 공간이 색깔을 유지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는 거겠죠. 유토피아는 없음을 역사는 증명해왔습니다. 바라는 것도 없어요. 그곳이 어디든, 심심하면 손가락을 놀릴 겁니다.

7. 전 무준씨와 참 많은 동질감을 느낍니다. 물론, 다른 지점도 그만큼 많이 느끼고요. 그런 의미에서, 책마을에서의 이동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뭐 정모에서의 이동슥-이라도 괜찮습니다. 

사장님 여기 데킬라 하나 추가요. 다음에 술 한 잔 하면서 다시 이야기 해 봅시다.

8. 그렇습니다만, 어쨌거나, 전 무준씨를, 엄밀하게는 책마을 상당수의 주민들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솨이월드 책마을 시즌 1에서는 우리가 명예의 전당에서 보기 좋은 사이를 유지 했던 사이도 서로 물어뜯고, 아귀다툼-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시즌 2에서 만나고 막상 직접 대면하고 구질구질한 인간을 만난다면, 쌩-까지 전에 어떤 행위를 하시렵니까. 그냥 쌩-까시렵니까? 혹은 한번쯤은 술을 드시렵니까. 

깽깽이가 까칠해 보이기는 사람과 잘 다투는 편은 아닙니다. 마치 텍스트를 생산하면서 적당 선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듯, 사람사이에서도 위태롭게 서성이죠. 깽깽이에게 끼치는 부정적 영향만 없다면 그가 깨춤을 추든 바지를 내리든 내버려 둘 겁니다. 술 한 잔 사겠다하면 술 한 잔 마실 거고요. 위의 답변들을 죽 읽어보셨다면 나오지 않았을 질문인데… 깽깽이는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중립적인 입장입니다. 그러니까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죠. 먼저 다가오지 않으면 먼저 다가가지 않습니다. 해치지 않는다는 건 그것 때문이죠.




양현님

우리 깽깽이님. 질문 들어가요. 
1. 깽깽이는 뭡니까. 

깽깽이는 글쟁이보다 스스로를 낮춰 부를 때 쓰는 말입니다. 평소 스스로를 굉장히 이기적이고, 편협하고, 고집스럽고, 쪼잔하다 생각하기에 스스로를 낮춰 부릅니다. 특히나 텍스트에서는요.

2. 깽깽이의 사전적 의미와 우리 무준씨 머릿속의 의미와 가슴속의 의미를 알려주세요. 

깽깽은 강아지가 짖는 소리입니다. 꼭 해석하자면 개소리를 하고 다니는 행위나 그러한 사람을 뜻하는 거죠. 머리로는 거지가 개소리를 하고 다니는 것보다도 못한 놈이라고 주장하는 중입니다. 가슴으로는 스스로가 이만큼 낮으니,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내 자신을 알자는 뜻으로 깽깽거리고 있습니다.

3. 깽깽이도 사랑이야기가 있나요? 사랑에 대해 적어주세요. (feat. 에픽하이 - lovelovelove) 

오늘 아침 꾼 꿈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아름답게 이별하지 못한 여인네들이 많은데 오늘 꿈에 나온 여인네는, 작년까지만 해도 결혼을 생각하고 있던 여인네였습니다. 올해로 서른이 되었겠네요. 그런 아가씨가 꿈에 나왔는데, 함께 해운대 바닷가를 뒹굴 거리고 있었죠. 부대 복귀시간이 다가와 담배를 태우고 있는데 여인네가 펑펑 울더이다. 당황한 깽깽이는 안아줄 수밖에 없었고요. 그건 일종의 화해였습니다. 유치찬란하게 머릿속에는 아름다운 배경음까지 깔리더군요. 아쉽게 이별하는 길을 걷고 있는데 후배직원이 깨워주더이다.

꿈을 꾸고 나서 한동안 멍한 상태로 있다 담배를 한 대 폈습니다. 우습게도, 꿈 하나로 지금 것 아쉬웠던, 미안했던 감정들이 눈 녹듯 스르르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사랑이 영원한 거라고는 생각지 않아요. 오늘로 깽깽이가 여인네에 대해 가지고 있던 감정은 사라져 가네요. 마지막 남았던 흘러간 기억에 대한 사랑까지. 여인네가 깽깽이를 안아주고, 용서하고, 만나면서도 쉽게 보여주지 않았던 눈물을 왈칵 쏟아낸 건 깽깽이에 대한 화해와 이별의 말이라고 믿어요. 진심이 커지고 커지면 서로의 선이 이어져, 마음의 선을 타고 타인에게 마음이 전해져 꿈으로 나타난다고 믿어요. 그러니까, 이건 그녀가 내게 주는 용서라고 믿을래요. 이게 깽깽이가 사랑하는 방식입니다.

사랑이야기 맞죠?

4. 깽깽이는 왜 깽깽인가요. 이건 뭐시깽? 과의 관계를 알려주세요. 

1,2로 충분한 답변이 되었겠군요. 이건 뭐시깽? 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5. 우리 언젠가 만날 수 있나요? 

사장님 여기 테킬라 한 병 추가요. 당신이 나를 만나고 싶어 한다면, 언젠가는 만날 수 있겠죠.

6. 책마을 매크로 동슥ㅡ님과 함께하는 하루하루는 어떤가요. (feat. 빅뱅) 

글쎄요. 동석씨와 함께한 하루밖에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저냥 잔잔한 하루였습니다. 그렇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 준 것도 아니고, 질펀하게 술을 마셨던 것도 아니라서. 하루를 더 보내게 된다면 그 때 다시 답해드리겠습니다. 

7. 평소 양현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었습니까? (feat. 서태지 - 널 지우려 해, etp Ver.)

죄송합니다. 별 느낌 없었습니다. 그저 조금 유쾌한 사람 정도?




김용준님

1. 가장 좋아하는 시나 시인을 알려줘요. 

가장 좋아하는 시인은 특별히 없습니다. 시집은 잘 보지 않고 사는지라, 감성이 메마른 건지도 모르겠군요.

2. 왜 그렇게 치열하게 사시나요?(제가 봤을 땐 치열하게 사는 것 같아서요...) 

A.
흠. 그럴까요. 왜 이렇게 치열하게 살까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고 대답하렵니다. 주변에서는 여유가 넘친다고 말을 하던데, 뭐가 맞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군요. 계획하고 있는 일을 순조롭게 진행하려면 준비가 많이 필요합니다. 우선은, 너무 능력이 없어요. 쉽게 말해서 스펙이 딸린 달까요. 갖고 있는 것이라곤 고등학교 졸업장 밖에 없습니다. 토익시험을 본 지가 오래 되어서 갱신도 해야 하고, 자격증이라고는 Pelt 4급 밖에 없는데 별 쓸 데가 없더군요. 태권도 단증 정도는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것이고.

대학을 간다거나, 회사에 입사지원서를 넣을 때 타인에게 보여줄 게 없습니다. 세상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내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척도는 학력과, 수상경력, 자격증 같은 것들이죠. 그런 부분에 있어서 너무나 부족합니다.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스스로의 능력을 키우는 것 밖에 없습니다. 집에 가는 날은 점점 다가오고, 시간이 있을 때 최대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려고 할 뿐입니다. 텍스트를 생산하는 건 일종의 취미입니다. 심심할 때, 생각이 많을 때 손가락을 놀리는 거죠. 취미와 공부는 별개의 문제죠. 손가락을 놀리는 시간은 가끔은 쉬어가는 것도 필요하다 느끼고 있기에 내 자신에게 주는 휴식의 시간이죠.

무언가에 있어서 최고가 되려면, 최선을 다하는 게 아니라 미쳐야 한다고 믿습니다. 안철수씨는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며, 하려고 하는 일에 목숨이 아닌 영혼을 걸라 말했습니다. 최고의 자리에 서고 싶습니다. 그래서 미쳤습니다. 미치더라도 스스로를 잃지 않기 위해 약간의 휴식 시간을 가집니다. 자신을 위해 최고가 되려 하는데, 자신을 잃어버리면 큰일 나겠죠.

3. 제가 누군지 아시나요? 낄낄낄. 

A.
죄송합니다. 솔직히 누구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4. 해외여행은 어디어디 해봤으며 인상 깊은 곳은 어딘가요? 

A.
일본 오사카, 반환되기 전의 홍콩, 중국 베이징, 방콕, 방글라데시에 가봤습니다. 주로 아시아권이군요. 방글라데시는 위에서 답변해 드렸고, 그 외에 특별히 기억 남는 곳은 아무래도 중국이겠군요. 만리장성과 끝없는 지평선, 넘치는 사람들을 보며 스스로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느꼈습니다. 넘치고 넘치는 사람들 중에 나는 한 사람에 불과합니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는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도 있겠죠. 패션에 미친 사람들은 한 둘이 아닙니다. 그들과 경쟁하고, 싸워 이겨야 더 높은 자리에 살 수 있겠죠. 물론 그 때는 목표가 없을 때 인지라 이런 생각은 없었습니다만, 돌이켜보면 그렇군요. 

5. 저는 '시' 쓰는걸 좋아하는데 왜 글은 잘 안써질까요?(언어능력이 부족한가? 중얼중얼.) 

A.
아무래도 시와 장문은 차이가 있습니다. 시는 함축적 언어로 쓰여 집니다. 비유와 상징으로 문장을 풀어나가야 하죠. 글은 문장으로 풀어나가야 합니다. 시는 함축적 미(美)를 위해 짧게 쓰여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짧으면 짧을수록 그 안에 더 많은 표현과 해석을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은 문장과 문장을 조합해 글쓴이의 생각을 전달합니다. 이런 차이 때문에 연습이 부족하면 쓰기 힘들 수밖에 없죠. 다독 다작 다상량이라 했습니다. 많이 생각하고 많이 읽고 많이 쓰다보면 점점 더 글쓰기가 쉬워지지 않을까요.

6. 가장 좋아하는 작가 1명과 가장 좋아하는 책 1권 소개해주세요. 

A.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는 없습니다. 책을 두세 번 씩 읽는 경우도 잘 없죠. 깽깽이에게 ‘가장’이라는 의미는 누구나 그러하듯 특별한 의미입니다. 아직은 그 특별한 사람이나 책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계속 책을 읽는 지도 모르겠군요.

7. 담배, 술, 여자가 무준씨의 1순위 같은데 이유는? 
담배는 저도 꼴초이니 이해하는데...술도 모...대충 이해는 가는데...여자라...솔직히 다 이해는 가는데 잘 모르겠네요. 제가 너무 보수적인가요? 킁.

A.
일 순위는 아닙니다. 한 때 금연했다가, 요즘은 필요에 의해서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담배를 태우면 잠이 오질 않거든요. 잠이 좀 많은 편이라, 할 일을 하는 도중에도 꾸벅꾸벅 조는지라, 일어나야 할 시간에는 담배를 핍니다. 집에 가면 다시 끊을 생각이에요. 쉽지는 않겠지만, 기호 때문에 고수하기에는 꾸준하게 돈이 드는데다가 몸에도 별로 좋지 않잖아요.

술도 일 순위는 아닙니다. 바텐더 시절에 다양한 술을 마셔보면서 술에도 맛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듯이 맛있는 술을 좋아하는 것뿐입니다. 술과 담배가 좋은 이유는 현실을 잊게 해주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술도 담배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좋아만 할 뿐 즐기거나 기대어 살지는 않는 거죠.

여자는, 흠. 주변에 남자들이 많기 때문으로 둘러대렵니다. 이상하게 까칠하고, 이기적이고, 무뚝뚝한지라 별 재미없는 인간인데 남자들이 많습니다. 이유는 정말 모르겠군요. 남자가 보았을 때 매력적인 남자인지도 모르겠고요. 인간성이 좋은 것도 아니거든요. 그런데도 주변을 둘러보면 온통 남자뿐인지라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자 여자를 부르짖고 있습니다. 여자는 남자와는 사고방식이 다소 다르기에, 만나는 과정에서 배울 점이 참 많습니다. 신선하다랄까 그런 무언가도 있고요.

이 세 가지를 타인에게 요구하는 건, 위에서도 답변했듯 받은 만큼 돌려주기 위해서입니다. 타인에게 원하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그렇지만, 대가없이 나의 시간이나 우정을 내어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첫 만남에 있어서는. 지나치게 계산적이라 볼 수도 있는데, 나에게 호감을 가진 이들은 분명 내게 어떤 것을 원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아무런 이유 없이 사람이 좋아지고, 친해지고 싶은 경우는 잘 없습니다. 타인이 내게 원하는 것이 우정이든, 능력이든, 지식이든 원하는 것이 있기에 다가오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친분을 쌓는 과정에서, 내가 타인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내가 투자하는 시간이나 감정이 어떤 측면에서는 타인을 위한 희생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나의 입장에서는 그렇습니다. 때문에, 술과 담배를 달라거나 여자를 소개시켜 달라는 요구는 당신의 요구를 들어주며 내 시간과 감정을 내어줄 준비가 되었으니, 당신도 내가 요구하는 것을 달라는 말입니다. 일종의 거래죠. 

가까워지고 나면, 간이고 쓸개고 다 내어줍니다. 친구사이에서 더 주고 덜 주고를 따지는 그런 편협한 인간은 아닙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겠군요. 그러나, 나 자신이 사람이 그립고 새로운 인연이 미치도록 간절한 것은 아닙니다. 늘 말하지만 먹고 살기도 빠듯하게 바쁩니다.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입니다. 흘러간 시간은 어떠한 것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고, 누구도 보상해줄 수 없습니다.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을 내어주지만, 그만큼 소중한 것을 타인에게 원하지는 않으니 적당한 것으로 받고자 할 뿐입니다. 그게 술과 담배와 여자입니다.




장지훈님

까칠함의 대명사 이자 간혹 드러내는 인간미가 사람들에게 은근한 가까움으로 다가오는 무준씨.
1. 저또한 패션에 관심이 많은 한명입니다. 무준씨는 스스로를 깽깽이라 낮추어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무준씨가 쓴 글 어딘가에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6
13:57:33 

 

병장 이동석 
  싸늘하다. 무준씨 손은 제 눈보다 빠르군요. 
저와 인간관이 통-하는 면이 많군요. 겉모습과는 달리 전 무준씨 글 보면서 꽤 동질감을 느꼈더랬죠. 2009-01-16
06:22:04
 

 

병장 정병훈 
  다행이군요. 그래도 노코멘트가 없으니 말이죠. 아, 5번이 노코멘트일까요. 
뚜렷한 주관이 보이긴 합니다. 2009-01-16
06:56:09
  

 

병장 이우중 
  오, 빠른 답변 감사합니다 2009-01-16
09:31:58
  

 

병장 정병훈 
  개인적으로 시간이 많은 분들이 주민탐방할 때는 이같은 방법이 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일전엔 너무 끌어서 내 질문이 뭔지도 헷갈린 기억이. 2009-01-16
10:06:18
  

 

일병 송기화 
  죽지는 않는군요. 푸하하. 
빠른 답변 감사해요. 심심하시군요.(번뜩) 2009-01-16
10:50:55
  

 

상병 주형준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다는것, 
모두가 다 똑같은 글씨체로 글을 쓰는데 
읽는 사람이 누가 썼는지 알아챈다는것, 
상상만해도 어렵지만 멋있는것같아요 2009-01-16
16:11:23
  

 

병장 김민규 
  뭘 물어볼까, 입질이 살살 오는군요. 
흐흐흐 2009-01-16
16:49:25
  

 

병장 문두환 
  푸하하. 재밌군요! 질문은 곧 그 사람의 생각을 반영합니다. 조언을 구하는 것은 제 나름의 상대의 의견을 묻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무준님의 대답이 꽤나 유쾌했어요. 질문처럼 차라리 입바른 말을 뱉어버리는 편이 저는 더 좋거든요. 이제 악다구니를 퍼붓기에도 애매한 모든 것에 안녕을 고하면서 나름대로의 쓴 웃음을 지으며 던진 질문이려니. 

여자분을 소개하는 것은 모르겠고(제 주위에는 여자분들이 많지 않아서), 담배랑 술은 사 드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거래는 쉽게 성립되겠군요. 2009-01-16
23:29:01
  

 

병장 양 현 
  우아. 나도 싸늘하다 한마디 할래요. 하지만 그게 매력인걸요. 음음. 2009-01-17
15:55:26
  

 

병장 양 현 
  우아. 근데 중복질문이 몇개나. 몰라요. 어짜피 내가 묻는 질문이었응께. 으하하. 2009-01-17
16:41:34
  

 

상병 이석현 
  이거 언제한거죠 으헉 2009-01-18
16:30:28
  

 

상병 김용준 
  무언가 씁쓸하면서도 정말 개인적인 질문이였는데 성의 있는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후. 이제부터는 김용준이라는 세글자라도 알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바램. 낄낄낄.)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 저도 그런데...후후후. 역시...다독, 다작, 다상량인가요? 흠...좋은 답변 감사드립니다. 저는 7번 답변에 대해서 '아무런 이유 없이 사람이 좋아지고, 친해지고 싶은 경우는 잘 없습니다.'라는게 저의 가슴에 비수로 꽂히는군요. 흑흑. 
저는 '아무런 이유 없이 사람이 좋아지고, 친해지고 싶은 경우가 많다.'의 1人이거든요. 
주고 받는다는 형식의 인간관계인 현실이 무준씨를 그렇게 만든게 아닐까...하고 조심스레 
추측할 뿐입니다. 그냥 그래요.(중얼중얼.) 2009-01-19
01:15:33
  

 

상병 김무준 
  위의 거래는 일종의 거름종이 역할을 하는 겁니다. 자신이 세워놓은 규칙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인간은 타인의 입장에서 까다로워 보일 수 밖에요. 호감이라는 것이 이유없이 생겨나는 것이기는 합니다만, 그 호감 안에는 무의식 중에 갖고 있는 일종의 '동경이나 필요'가 섞이겠죠. 내가 가지고 있지 못한 어떤 부분을 타인이 갖고 있기에, 그걸 가진 인간에 대해 호감이 생성되는 겁니다. 타인은 내 자신을 반영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내가 꿈꾸는 이상향에 가까운 인간에게 필요한 퍼즐조각을 타인에게서 발견했기에 내가 그 퍼즐조각처럼 변할 수는 없고, 퍼즐을 소유하고 싶어 타인에게 우정이라는 것을 나누고 싶어하는 지도 모릅니다. 

뭐 일반적인 인간의 경우일 테니 아닌 사람도 있겠죠. 2009-01-19
07:22:14
  

 

상병 김용준 
  그런거야? 심리학적으로 들어가시니 이거 말문이 막히는군요. 후후. 그럼 저는 담배나 술을 제공해야겠군요. 무준씨 이제 인연이 되면 만나 주실꺼죠? 낄낄낄. 2009-01-19
07:27:10
  

 

병장 장지훈 
  담배와 술과 여자는 장지훈식- 삶의 원론적 해석에서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입니다.(웃음) 

구세군냄비에 백원짜리 하나를 넣더라도 결국 저는 타인의 굶주린 배를 채우기 보단 저의 갈급한 -선행을했다- 라는 자기 만족을 채우는 것이군요. 어찌보면 이보다 합당한 Give & Take 논리는 없을것 같네요. 

제가 무준씨에게 느낀 호감이 무준씨에게 어떤것을 바라고 느낀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으니 조금더 그 자세한 이유를 찾았을때 무준씨에게 술과 담배를 무한정 제공하고 간간히 아낙네를 동승한다면 무준씨가 술을 살 날이 올수도 있겟네요.(웃음) 

아. 무준씨에게 느낀향은 스모크하고 진한 느낌의 향입니다. 불가리블루가 희석에 의해 연해진 향이라면 사향 그대로의 향이랄까요.(웃음) 

의외로 그런향이 따뜻하기도 하죠. 2009-01-19
15:18:05
  

 

상병 김무준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2009-01-19
18:05:03
  

 

병장 이우중 
  이미 제가 묻고 싶은 질문들이 다 나온 것 같군요. 
무준님도 실제로 한 번 만나 보고 싶어요. 허허. 2009-01-19
20:37:21
  

 

병장 김민규 
  고맙습니다. 여러번 반복해서 읽고 있어요. 2009-01-22
14:48:20
  

 

상병 김무준 
  방금 명예의 전당에서 한 시간동안 학수씨와 수영씨의 우월성 논쟁을 보고 왔습니다. 사람들의 질문에 늘어놓은 답변을 다시 보면서, 참 허접하게도 써놓았구나 싶습니다. 텍스트가 좋은 건 이런거죠. 말로 하면 흘러가고 까먹어서 생각나지도 않을 이야기를 보고 또 보고 또 보면서 혹시 내가 틀린 점은 없나, 잘못되지는 않았나 되새겨 볼 수 있으니까요. 말에서 놓치는 무언가를 글로 전달할 수도 있고, 글에서 놓치는 건 다시 말로 전할 수 있겠죠. 그러니까 우리는 만나야 하는 걸까요? 낄낄낄. 

고마워 하실 것 까지야. 그냥 심심해서 하는 거라니까요. 2009-01-22
14:59:40
  

 

병장 이우중 
  글이 잘렸어요! 2009-01-25
21:46:45
  

 

병장 이동석 
  무준씨가 탈퇴되서 수정권한이 없어졌어요. 제가 책마을 아이디로 접속해서 수정했는데, 그냥 중간부터 잘려버렸군요.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진작에 백업좀 해놓을껄. 2009-01-26
11: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