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입문 - 1부 - 作 프로이트 (상병 오철수/051007) 
 
 
 
 
정신분석입문 1부 잘못


처음에


"스스로 사색하기 전에 남의 글을 읽은 것은 위험하다. 남의 글을 읽을 때, 
다른 사람이 우리를 대신해 생각하고 우리는 그의 정신적 과정을 반복할 뿐이다."
인정! 필요한 건 저자의 사유 파악과 그것과 내 사유와 치고 받는 격투이다. 
자신의 펀치는 아직 그렇게 강하지 못해 이길 수 없다고 하여도 결과는 만족스럽다.  
그 다툼 사이에서 틈이 생기게 되고 울림이 일어나 또 다른 나의 발전적 사유가 탄생하게
될 것이다. 요정도가 괜찮은 독서라 믿고있다.
허나, 이 책은 몹시 풀기 어려운 미로처럼 느껴졌다. 그 암호를 풀기만도 너무나 벅찼다. 
우선은 파악이고 뒤에 뭔가 노려보도록 하자. 그리고 부끄러운 후기는 시작된다.


하찮은 '잘못'이 일어난 이유를 사소한 근거로 규명하는 것은 그렇게 사사로운 일이 아니다.


비가 올듯 말듯하는 날 이였다. '우의를 챙겨야겠군' 아침에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며 
속으로 새겼다. 세면하고 채비를 서두르지는 않았지만 빨리 하려는 의지는 있었다. 순간순간 
우의 챙김에 대해 되새김했다. 떠나려는 준비는 점점 완료되어 가는데 모르는 사이 '우의'라는 
단어는 심연 속으로 잠수해 버린다. 흐린 날씨를 보고 생각이 났으면 다행이겠지만 마음 깊은
곳에 잠겨버린 '우의'는 떠오를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한참 나온 곳에서 콧등에 떨어진 작은
빗방울에 기억의 분실을 깨닫고 자신의 얼빠진 행동을 꾸짖는다. 
분실. 잘못의 한 종류이다. 이 현상은 대개 그저 일시적인 것이며, 인간생활에 큰 의의가 
없다고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살인범이 남긴 아주 비약하고, 불확실한 증거물로 만족하고 
추리하는 탐정처럼 이런 사소한 징후를 수사해 나가고 커다란 증거에 도달한다.  


잘못은 의미심장하다. 어떤 하나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여기서 잘못은 '예전 학창시절 화장실에서 몰래 담배 피는 듯한 고의적 잘못' 이 아닌 '착각, 분실,
망각이 비롯되어 행하여진 잘못'을 말한다. 두 상황의 차이는 고의성의 유무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저자의 말에 따르면 두 상황의 차이는 좁혀지게 된다. 
우의 챙기기에서의 일시적 기억의 분실은 '잠이 덜 깬 상태에서는 기억이 오래가기 어렵다'라던가,
'준비하는 과정 중에 어떤 다른 상황이 정신을 없게 만들었다'던 가, '우의말고 여럿 챙길 것이 있어서'
등 여러 상황이 초래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더 필수적인 근거를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너무 졸려서 너무 
바빠서 너무 아파서 너무 무엇해서 상황적 근가가 주의력의 분산을 야기했다는 근거는 핑계에 불과하고
그 깊숙한 뿌리 속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극히 정상적인 상태에서도 이런 잘못들은
보여 지기 때문이다. 그럼 도대체 잘못이란 왜 일어난 것일까? 저자는 잘못을 하나의 의미이고 의향이
숨겨있다고 말한다. 어떤 한 잘못현상에는 그 본연의 의미가 있고 그 의미는 그렇게 하려는 본심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우의에 대해 말하면 '그럼 모야, 우의를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되풀이 했지만
본심은 챙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단 말인가' 이 이율배반적인 말이 이해된다는 말인가? 하지만 
답은 살짝 비껴진 바로 '귀찮음' 에 있다는 것이다. 우의를 챙겨야겠다는 다짐도 있었겠지만 우리도 
알듯 모를 듯 하는 마음속에는 '아! 우의 챙기기 귀찮다 잊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는 것이다. 
솔깃하고 재미있는 발상이지만 억지 같고 영미덥지 않다. 하지만 책의 여러 예와 저자의 설득력에 조금씩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실수행위라는 것은 심리적 행위이며, 두가지 의향의 간섭으로 일어난다.


저자는 잘못 중에서도 '잘못 말하기' 쪽에서 많은 부분의 이야기를 풀어 가는데 이 매커니즘은 순간에 
억눌려 있던 의향이 말하는 사람의 의사를 어기고 말이 되어 나와 버렸고, 본인이 좋다고 한 의향이 표현을
바꾸고, 또는 그 표현과 뒤섞여, 또는 그것과 완전히 바뀌어 말해버린다는 것이다. 물론 발음관계의 유사성과
심리적 연상의 밀접한 관계에 대해 인정은 하지만 전부는 아니라고 말한다.
두 가지 의향은 방해하는 의향과 방해받는 의향으로 나눌 수 있다. 방해하는 의향은 잘못이라는 행위로 나오게
된 것이고 방해받는 의향의 원래 행위자가 하려는 의도 였을 것이다. 발화직전 방해받는 의향의 존재에 대해
확실히 인지할 수 있지만 방해하는 의향은 우리 마음깊이에 보이지 않게 숨어 있을 수 있다. 발음관계나 언어의
유사, 몸의 상태 등은 '잘못 말하기'를 쉽게 만드는 것에 지나지 않으며 넘어선 그 이상의 것이 있다는 것이다.
올바른 해명은 무엇일까? 한 고참의 이름을 존칭 없이 부른 적이 있었다. 그 순간 실수라고 발뺌했었지만 
내 깊은 마음속에는 '나이도 어린것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 할 수 없다. 아마 억눌려 있었을 것이다. 
해서는 안 되는 행동으로.. 저자라면 발화하기 직전 억눌려 있던 것이 사고의 흐름에서 말속에 꼬리를 물고 나오는 
경우라 말 할 것이다.  방해하는 의향은 원래의 하고자하는 말의 또 다른 본심인 것이다. 두 의향은 간섭이 일어
나지고 상호영향을 주며 실패와 성공의 확률로 재현되는 것이다. 사실 친분관계가 좋아 질수록 말실수는 많아지는 
경향이있다는 것은 저자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잘못의 모든 본심을 매도해서는 안 된다. 그러한 의향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을 뿐이지 그 의향이 무엇을 
목적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의향이 어떤 성격의 성향을 띠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고참에게 
그렇게 부를 의향을 갖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고참이 이젠 친구처럼 편해져서 말이 나오게 되었는지 아니면 
예전부터 느껴왔던 그 사람의 어린 티가 나의 말을 자극 하였는지, 예전에 동네 친근한 아이들 이름과 동일하였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말해버린 의향은 스스로 해서는 안되는 금지로 억눌렸었지만 그것이 왜 발설이 되었지는 그
목적을 확실하게 잡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의에서 비가 올지 안 올지 모르는 판단중 안 올 수도 있으니 안 챙겨도 되겠다는 아니면 아주 싫어하는 누군가 
준것으로 언제든 잃어버려도 개의치 않겠다는 의향이 본래 챙겨야겠다는 의향 사이에서 간섭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본인이 모른 채 활동하고 있는 의향이 있다고 가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정말 무심코 한 행위에 대해 너무 사람을 매도하는 것이 아니냐? 사실 나도 영 꺼림칙한 부분이 있지만, 분명한건 이제 
나와 사람들의 고의성이 없어 보이는 작은 실수행위를 유심히 살펴보는 습관이란 것이 생겼다. 아마 짧게 길게 시간이 지난 후 
프로이트 의견에 감동의 동의를 할지 맹렬한 비판을 할지 정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에 의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우리사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작은 전조가 큰 사건으로 퍼지는 
현상으로 보아 잘못이나 실수행위는 우연이 아니라 어떤 뜻이나 의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 개개인에게는 언행과는 상반대는 무의식적 본능의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450여 페이지의 프로이트의 생각와 필력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가 없다. 그것의 약1/5정도의 80여 페이지 요약후기도 
고달픈 나와는 사뭇 비교되는데, 2부 3부 후기는 감히 엄두가 나질 않는다. 다시 한번 쓰기의 어려움을 실감했다.
저자는 1부에서 사소하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잘못이라는 증상으로 사람의 마음 영역에 무의식이라는 영역의 존재를 
살짝 맛을 보여주므로서 2부,3부 꿈의 해석과 노이로제의 논의로 이어갈 목적이었다. 그것은 정신분석의 시작이기도 하다.
2부 3부는 더 미덥지 않고 의아한 구석이 많지만 읽어가며 조금씩 수긍하게 된다. 프로이트의 펀치에 조금씩 다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미흡하지만 조금이라도 흡족한 후기가 되었으면 한다. 





상병 오재환 (2005-10-07 13:54:40)  
잘 읽었습니다.  

상병 이경준 (2005-10-07 14:03:16)  
저는 "꿈의 해석"편을 읽고있는데, 제가 생각하는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
왠지모르게 공부를 한다는 느낌이 더 들더군요; 사회에서는 포기했겠지만
지금은 더 움켜쥐게 되네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머리속에 있는 말들을 글로 쓴다는게 참 어려운거 같아요. 흑흑  

하사 최우석 (2005-10-08 08:44:15)  
몇 페이지를 읽다 더이상 엄두가 안 나 이내 중도포기하고
일말의 미련이 남았던지 책상 한 켠을 조심스레 차지하고선 
다신 영영 펼치지 못했던 책, 정신분석입문. 

중학교 2학년 당시의 트라우마가 머리가 굵어진 지금에서도 
선뜻 이 책을 펼치질 못하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