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인사] 환상의 벽은 무너졌다. - 뜨거운 지성과, 차가운 이성의 길로.  
병장 정병훈   2009-02-12 21:11:05, 조회: 322, 추천:0 

                                                               〔뜨거운 지성과, 차가운 이성의 길로.〕


                                                                         * 환상의 벽은 무너졌다. *

현실에서의 지독한 도피는 나를 모니터 속으로 가둬 버렸고, 강한 욕구로 끌려 온 이곳에서 나는 드디어 환상으로의 도피를 성공했다. 치열한 현실이 싫었다. 밟거나, 밟히거나. 양육강식의 생존원리 속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았다. 처절하게 밟힌 사람에게도, 가차 없이 밟아버린 사람에게도 고통이 뒤 따랐다. 일 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나는 무참히 주변의 사람들을 밟았고, 내 신발에 맺힌 피는 선-붉게 물들었다. 내게 밟힌 사람들은 처참했지만, 나는 그 모습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밟거나, 밟히거나. 

현실 속에 빠질수록 나의 마음은 황폐해지고, 나의 이상을 향해 달려 갈수록 나는 처참해 졌다. 분명 내가 밟고 일어섰는데, 내 신발에 피는 아직 굳지 않았는데 왜. 지독하게 외로운 현실 속에서, 뼈저리게 고통스런 삶 속에서 나는 환상을 꿈 꿨다. 그러나 환상 속에 존재하는 나는 이제 현실로의 귀환을 꿈꾼다. 

환상은 그 속에서 어느 것 하나 온전한 것이 없는, 결국 모든 것이 무의 존재인. 내가 날기 위해, 내가 뛰기 위해, 열심히 해도 환상 속의 나는 제자리다. 환상은 그것만으로 고통이며, 그것만으로 슬픔이다. 나란 존재는 그 속에서 결국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의 가치를 따지나, 결국 존재라는 단어조차 모습을 하지 않는 그 곳에서 나는, 없다.

이상은 환상 속에 있으나, 이상이 현실이 되지 않는 이상, 존재로서, 없다. 그것을 이해하기 까지 나는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무섭도록 차가운 현실이지만, 존재하지 않는 환상 보다, 그 공간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참히 밟거나 밟히거나, 진정한 고통을 느낄 수 있는 그 공간이 그리워지는 것만으로 환상은 가치를 잃는다. 

나는 환상의 벽을 무너뜨렸다. 이제 나는 환상의 벽을 뚫고 현실의 문을 연다. 그 속에서 또 다시 밟거나, 밟히거나, 고통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슬퍼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것에도 감사하리라. 그것이 환상이 아닌, 현실 속의 내 모습임에 감사하리라. 

나의 이상이 환상의 벽을 뚫고 다시 현실로 돌아 올 때, 그 때 나는 웃겠다. 그때 까지 내 발에 피를 묻히지 않을 자신은 없다. 상처 받지 않을 자신도 없다. 현실은 그런 곳이니까. 

그러나, 한 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원래 붉은 신발을 신은 것처럼. 나의 이성은 더욱 차갑게, 나의 지성은 더욱 뜨겁게. 그 속에서 나는, 더 이상 차가워지길 바라지 않는다. 

                                                                                                                      090212 책마을에서, 정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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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 입니다. 연락주세요.
번호 : 010 - 2778 - 5302 (임시로 사용할 번호입니다.(18일 부터) 설탕 나가서 구입하기 전까지 사용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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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 제 책마을의 모든 활동은 끝이 났습니다. 시원섭섭합니다. 더 나눠야 할 것들이 많고, 사실 이 저녁인사도 부족한게 많습니다. 그러나 나중을 위해 정말 꾹 참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시즌2에서 봅시다.



안녕.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6-10
11:22:32 

 

상병 이석재 
  뭐하러 일찍 가십니까. 좀 더 게세요. 낄낄낄... 2009-02-12
21:14:33
  

 

병장 김민규 
  별이 지다 - 정막장 이대로 좋은가? 
<이등별로> 메롱 2009-02-12
21:19:00
  

 

병장 김무준 
  파이팅- 2009-02-12
21:52:04
  

 

병장 정병훈 
  다들 반응이 이따구면 막장 짓 한번 더 하고 갑니다. 낄낄낄- 2009-02-12
22:10:02
  

 

상병 이석재 
  에이, 반응이 뭐 어때서요[생긋] 2009-02-12
22:17:26
  

 

병장 정병훈 
  나도 열심히 2년 보냈는데, 집에 보내줘요. (우엉-) 2009-02-12
22:19:13
  

 

병장 김도환 
  2년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전 언제나 저녁밥 먹을런지 허헛...50일이라는 시간..정말 길군요. 


그나저나 20일날 설탕 먹는데..정모 한번 끼어도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2009-02-12
23:57:41
  

 

병장 손정우 
  수고하셧어요. 시즌 2에서 뵙지요. 2009-02-13
01:50:24
  

 

병장 김민규 
  그러나, 한 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원래 붉은 신발을 신은 것처럼. 

이 나쁜 양반, 한 문장으로 사람 속을 휘저어놓고 가네요. 내일은 기필코 적어내고야 말겠습니다. 마음속에 뭔가 꿈틀대는데 이게 속에서 도망을 다녀서 말입니다. 

원래 붉은 신발을 신은 것처럼. 지금의 내게 필요한 말입니다. 2009-02-13
01:52:58
  

 

병장 김동욱 
  전역인사에서조차 정모에 대한 열정을 내보이는 당신은 진정한 책마을人. 낄낄. 

뭘 벌써 전역인사에요, 아직 많이 남았으면서! 2009-02-13
02:02:14
  

 

병장 김민규 
  내말이.. 2009-02-13
02:27:34
  

 

병장 정병훈 
  따지고 보면, 이 공간에 들어 올 수 있는건 몇시간 되지 않습니다. 마지막 가는 길 급하게 가지 않으렵니다. 근데 이사람들, 마지막 인사인데 이따구로 할겝니까? 낄낄낄- 2009-02-13
07:10:22
  

 

병장 정병훈 
  정모에 대해서는, 공지로 한번 올라 간 적이 없어서, 어떻게든 공지로 띄운 겁니다. 분명 못본 사람들 중에 참여하고 싶은 분이 있을 것 같아서 말이죠. 

도환/ 망서려 질 때 이미 당신의 마음에 정모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크크- 망서리자 마요. 2009-02-13
07:11:44
  

 

상병 손근애 
  아쉽습니다. 
계속해서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건 그동안 길었던 침묵의 시간과, 활동을 시작한 현재 주어진 시간들의 짧음에 기인한, 개인적인 욕심때문입니다. 

Target이, 또 가는군요. 센터에 넣지도 못했는데. 스위치를 누르려면 더 걸릴것 같은데.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아쉽군요, 진실로, 아쉽군요. 2009-02-13
07:30:29
  

 

상병 손근애 
  음, 원래- 침묵하고 있는 기간에 병훈씨 정모개최소식을 보고 참여하려 했었더랍니다. 글에 참가는 안했지만- 생각했던 설탕기간이랑 얼추 맞아떨어져 보였거든요. 

처음엔 토요일로 논의가 진행됐던것 같은데, 22일 일요일로 바뀌면서 어쩔수 없이 포기를 하게 되었네요. 22일날 설탕이 끝나거든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의견이라도 개진해볼걸-하는 아쉬움이 또다시 한켠에 자리잡네요. 다음기회로 미룰수밖에 없음에. 
좋은 정모 되시기를. 2009-02-13
07:33:37
  

 

일병 송기화 
  아, 가지말아요.(응?) 
쫌 더 놀아요. 제가 그쪽 가서 놀려면 힘들잖아요. 2009-02-13
07:50:48
  

 

상병 윤영준 
  병훈씨 가시는 건가요.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뜨거웠던 일주일간 간신히 뛰쳐 나왔던 사람들 중에 하나인데 
이제 병훈씨 막장질을 이제 못 보다니... 정모도 도저히 맞출수 없고 

이거 참, 아쉬운데 좀 더 남으시는게...(응? 이거 얻어 맞을 말인가요?) 2009-02-13
07:54:02
  

 

일병 권홍목 
  BGM 1: James Blunt - Goodbye my lover 
BGM 2: TOY - 뜨거운안녕 
BGM 3: 브라운아이즈 - 가지마가지마 2009-02-13
08:01:28
  

 

상병 이동열 
  저에게 따뜻했던 당신- 섭섭하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나가서 뵙겠습니다. 2009-02-13
08:02:05
  

 

상병 김영윤 
  양질의 텍스트를 넘어, 묵직한 마음이 담긴 글들 잘 읽었어요. 
감사했습니다. 시즌 2에서 뵙지요. 2009-02-13
08:23:49
  

 

상병 이석현 
  일단 강의실 안건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후배에게 부탁은 해놨으나 요즘 전화할 형편이 안되는 나날이 지속되서 아직 확인을 못해봤습니다. 라는 답변이 나옵니다. 말못할 사정으로 인해 조금 바쁘고 여력이 없었어요. 18일날 연락드리겠습니다. 후배는 주말을 통해서 연락해야될것 같아요. 아마도. 
22일날 정모는 미리 말씀드리자면 좀 늦을듯해요. 물론 강의실이 빌려진다면 제가 없더라도 사용가능하실거에요. 낮에 병원을 갔다 가족들을 만나는데 얼마나 걸릴지 아직 잘 몰라서요. 연락드리죠 그날. 

그리고 전역인사에 관해서/ 
모 이렇게 어렵게 써노셨습니까. 낄낄 덕분에 몇번이나 다시 읽어야 되잔습니까.후 
아니 그건 그렇다 치고 서라도 
'글을 글쓴이의 의도대로 잘 읽을 분이 몇분이나 있을 지 궁금하네요. ' 
이런말을 써버리시면 양심의 가책을 느껴서라도 몇분안에 들기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야 하지 안느냔 말이 내말이 말입니까?(흥분해서 말이꼬임) 
뭐 마지막 가는 마당에 이렇게 혼자 골똘이 머리아픈 글을 쓰셨댜? 마치 누가 시키기라도 한듯이 -낄낄- 아 병훈씨는 항상 고마운 분이었어요. 마지막 가시는길 무슨 장례식도 아니니깐 꺼이꺼이 이제가면 언제오냐 울고불고 하진 안을테요. 하지만 그래도 가는건 가는길이니 뭐 가볍게 이정도 말 한번쯤은 날려드리죠. 


병훈형 잘가요. 2009-02-13
08:57:58
  

 

상병 장형순 
  내가 이곳에 처음 왔을때의 의심과 불안을 당신이 보듬어 주었습니다. 우리는 짧은 만남에 되려 긴 인연을 약속했지만, 시간과 굴레를 뛰어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남는 사람으로서 나는 그 약속에 대한 의지의 틈에 있는 의심과 불안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결국 당신의 값졌던 과거의 언어와, 변치않을 앞으로의 언어들이 언제든 나를 다시 보듬어주리라 믿습니다. 일단 잘 가요 그럼. 2009-02-13
09:38:56
  

 

병장 김용준 
  음...벌써 가시다니 섭섭하군요. 저는 이제 누구랑 놀죠? 낄낄낄. 
시 한수 지어봤은 감상이나 하고 가요! 끌끌끌. 


그대 - 정병훈 

나는 당신에게 용기를 얻었지 
동굴을 지나 빛을 보게 되었지 
그런 나를 이끌어준 그대. 

나는 당신에게 글 글쓰기를 배웠지 
그러나 글은 안쓰고 시나 썼지 
그런 나를 이해해준 그대. 

나는 당신에게 괴리감을 보았지 
이상과 현실은 짐을 툭- 던졌지 
그런 공감 느끼던 그대. 

나는 당신에게 이별통보 들었지 
축하와 슬픔이란 느낌 주었지 
그런 감정 자아낸 그대. 

엉엉- 엉엉- 엉엉- 
당신 보내는 난 처량해 
다시 한 번 보고싶구나. 

Ps. 수필을 좋아하는 그대 이름은 정병훈. 이렇게 떠나는군요. 흑흑. 오묘한 감정이네요. 2009-02-13
10:08:10
  

 

상병 정근영 
  뭡니까, 이건! 
아직 4일이나 남았으면서! 2009-02-13
10:24:23
  

 

병장 강수식 
  어디가나요. 가지마세요. 날 두고... 2009-02-13
13:20:07
  

 

상병 김요셉 
  짧고 씨크하게. 잘가요. 2009-02-13
14:34:31
  

 

병장 홍석기 
  드디어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했다! 

이것은 정모 안내를 공지글로 띄우려는 정막장의 계략! 2009-02-13
15:57:54
  

 

병장 정병훈 
  석기/ 그렇가 받아드리면, 정모 참석 부분을 삭제해야겠습니다. 마지막 문장이지만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텍스트라. 음화화- 2009-02-13
16:00:10
  

 

병장 홍석기 
  병장 정병훈 
석기/ 그렇가 받아드리면, 정모 참석 부분을 삭제해야겠습니다. 마지막 문장이지만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텍스트라. 음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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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훈님 오타났어요. 오타오타오타오타 어떡해- 2009-02-13
16:04:06
  

 

병장 정병훈 
  오타 한두번 봅니까. 크크크- 
나의 단점을 받아 드릴 때 비로소 나는 떳떳할 수 있는겁니다. 댓글의 경우 한글에서 작성하고 쓰는게 아니라, 오타, 맞춤법 틀린것 엄청 많습니다. 낄낄낄. 

그래도. 매정한 사람같으니. 흥- 2009-02-13
16:17:25
  

 

병장 홍석기 
  역시 정병훈급 정병훈. 나이스 디펜스로군요. (흥- 에서의 날카로운 한방) 

예전부터 병훈님 가기전에 같이 개그 한번 해보았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었소이다. 이 기회에 노스트라 정무스 이미지를 좀 탈피하고 가는게 어때요. 우리는 깽깽군 식상한 개그, 민큐사마의 진부한 개그를 넘어서 참신한 개그를 추구합니다. 2009-02-13
16:43:14
  

 

병장 정병훈 
  석기/개그 말입니까. 일찍좀 시도하지 그랬어요. 이제 가는 마당에 홍석기 - 정병훈 라인을 구축해서 깽깽군과, 민큐사마집단을 이길 수가, 아아. 조용히 있다가 집에가야지. 
시즌2, Off에서 봅시다. 2009-02-13
19:04:01
  

 

병장 정희재 
  정말 글을 잘쓰시네요. 뭐라고 하나 교과서에 실려도 손색이 없네요. 
전역 축하 드려요. 2009-02-13
23:30:42
  

 

상병 김보성 
  축하드립니다. 
언제쯤 나에게 그런 날이 올까요? 
그런데 시즌2에서 볼려면 한참 남았는데.. 2009-02-14
08:35:54
  

 

상병 정근영 
  클클, 이사람 기어이 가버렸나요 
마땅히 댓글달 시간이 없어서, 쌍황버섯 먹을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참을성 없기는- 

암튼, 못다한 얘기는 시즌 2에서 합시다 
굿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