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인사] 저녁과 삶, 그리고 윤회  
병장 김동현   2009-06-04 07:15:42, 조회: 84, 추천:0 

책마을에서 눈팅만 하다 갑니다.
좋은 글이 있을 때면 프린트해서 보곤 했는데 이것도 이제 추억으로 남을 듯 하네요.

제가 저녁을 먹는 지금, 부대는 공사 중이라 짧게 적어야만 하네요.
그나마 저희 최고 마스터께서 저녁 먹는 것만큼은 보장을 해주셔서 공사는 피했죠.
옆에서는 장난 삼아(?) 제게 화장을 하라 이르고 있습니다.



요즘 죽음에 관련된 말이 나와서 한 마디 적어보려 합니다.

궁에 오기 전에 문득 궁에 대해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삶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직장 등이라는 여러 개의 삶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는 하나의 삶은 산다고 하지만 이 삶 속에서도 여러번의 환생을 거듭하는 거다.
여기 궁에서 또 하나의 삶을 사는거다는 생각.

하나는 유년기, 둘은 청년기, 셋은 장년기, 넷은 노년기.
그 생각을 하며 살다보니 생각보다 빨리 갔던 것 같습니다.
다른 삶과는 특이한 이 곳에서의 삶이 더 눈에 잘 띄었고요.
오늘은 제가 저녁밥을 먹는 동시에 인부로서의 인생(?)도 끝나는 날이죠.
그리고 한 편으로는 또 다른 시작을 하는 날이죠. 다시 태어나는 날?



어느 궁에서 일하시던지, 자기가 오기 전보다 좀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놓을 수 있다면.
부대를 바꾼다는게 아니라, 옆에 있는 같은 궁인들 간에 좋은걸 하나라도 해놓을 수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의 궁 생활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마을은 100여일 밖에 못 봤고 큰 공사 탓에 몇 번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모두들 궁 생활에서 바라는 것 얻고 저녁밥 드셨으면 합니다. 감사했습니다.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6-10
13:03:22 

 

상병 김태완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우르르 나가려는 느낌에 내가 지금 몸담고 있는 이 공간에 덩그러니 홀로 남겨진 듯한 느낌이 드는군요. 2009-06-04
09:53:33
  

 

상병 홍명교 
  안녕히가세요..부러워라. 2009-06-05
08:24:33
  

 

상병 양동훈 
  괜찮아요 제가있어요 태완씨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