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근황, 그리고 소소한 잡담
상병 정근영 2009-05-15 20:10:03, 조회: 106, 추천:0
1. 드디어 끝났습니다. 뭐가 끝났냐구요? 3일에 걸친 보아캄사가요. 아주 털린 건 아니지만, 그래도 몇 건 걸려들어서 이번에 설탕 하나 챙겨볼까? 하는 제 바램은 마음속에 고이 모셔둬야 할 듯 하군요. 작년에도 한 번 해봤기에 자신만만하게 준비를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엉뚱한 곳에서 이상한 놈이 튀어나오더군요. 이왕 다 끝난 거 약간 아쉽기는 하지만, 후련함이 더 크네요. 당분간은 한숨 돌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 물론 7월에 Jun지劍이라는 최종보스가 제 앞을 가로막고 있기는 합니다. 최고 선배에, 녹색 딱지까지 어깨에 걸어두어야 하는 처지라, 생각할수록 안구에 습기만 찰 뿐입니다. 에휴
2. 최근에 책마을이 닫히는 일이 눈에 띄게 많아진 것 같습니다. 이번의 경우는 서버간 충돌을 방지한다고 꽤나 오래 닫혀있었는데, 이번에 열린 걸로 봐서 앞으로 당분간은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약 2주 동안 책마을이 안 되는 바람에 글 한 줄도 안 쓰고 멍-때리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머리에서는 최근에 읽은 몇 권의 책과 짤막한 생각에 대한 글을 구상하고 있었기에 오늘부터라도 조금씩 써나가면 될 것 같네요. 글을 빨리빨리 써나가는 스타일은 아니라 책마을에 글을 올리는 빈도는 기껏해야 한 달에 1~2번 밖에 없어서 명색이 필진이라 해두고 너무 게으른 것이 아닌가 하는 자책을 하고는 있었는데, 적절한 타이밍에 무준씨가 콕-찍어서 말해 주셔서 앞으로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 편 정도는 올리려구요. 아, 물론 무준씨와의 약속은 잊지 않았구요. 그 글은 따로 올리도록 하지요.
3. 이제 다음달이 되면 배터리 충전이 완료됨과 동시에 초록색 딱지를 어깨에 붙이게 됩니다. 처음 입궁했을 때부터, 조금 이곳에 빨리 왔다는 이유로 모든 것이 정당화되는 궁의 부조리와 불합리함이 너무 싫었고, 권위에 기대는 인간들의 행동이 역겨웠기에, 이 날만 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바야흐로 그 순간이 다가오고 말았어요. 언젠가 동석씨가(맞는지 가물가물하군요.. 으음)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진 권력으로 시스템을 엎어버리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말이 가진 의미가 요즘 저에게는 너무나 힘겹게 다가옵니다. 현실 속에서 섣불리 이상을 논하지는 말자고 이번에 마음을 굳혔습니다만, 이것이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은 아직까지 떨쳐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하나하나 시작해 보려구요. '상병 최후의 날'에서 빗자루를 들던 석기씨의 모습을 상상하면서요. 이건 조만간에 글로 쓰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아서, 다른 글로 찾아뵙도록 할게요.
4. 5월이 되면서 또 다시 많은 분들이 저녁먹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우중씨는 이미 간 지 오래고, 동욱씨과 석기씨와 무준씨도 말년의 반열에 올라섰으니 새삼 시간 참 빠르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이제 내일이면 100대가 꺾인다는...(아직도 한참이구나, 하아) 무튼, 다작 무준씨는 그렇다치고 동욱씨나 석기씨는 요즘 너무 잠잠한 것 같아서 남은 기간 동안 2~3편이라도 글을 써주십사..하고 이런 글을 쓰고 있습니다. '리오 퍼디난드의 명예로운 은퇴를 위하여'와 '발레리의 절필'을 읽었을 때의 전율이 아직까지 생생하거든요. 댓글도 잘 안 다는 불성실한 팬입니다만, 그래도 부탁드려요. 흐흐
무엇보다도, 책마을이 다시 열려서 무척 기쁘군요.
모두들, 반갑습니다.
20.3.1.98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6-10
09:45:47
병장 이동열
22.36.32.250 흥, 제가 석기씨보다 빨리 집에 간다구요. 흑흑 2009-05-18
09:05:09
상병 정근영
20.3.1.98 동열 / 에잉, 그런가요. 제가 아직 한창 할때다 보니 시간관념이 없어서, 허허
공군이 길긴 길군요, 흐 2009-05-18
20:57:39
병장 김동욱
54.6.4.170 근영씨도 이제 슬슬 정점으로 치고 올라가시는 건가요? 흐흐.
명예의 전당 맨 처음 글인 박수영씨의 '상병 최후의 날'에는 요런 문장이 있었어요. "이미 계급이나 권력에 기대어서 시스템을 바꾸어 보겠다고 하는 자체부터가 이미 시스템에 종속되고 있을 뿐임을 어째서 나는 상병 최후의 날이 되어서야 깨달을 수 있었을까" 흐흐. 그렇다해도, 작은 것이나마 근영씨는 해나갈 건 믿습니다!
반가워요, 이 놈의 오뉴월 감기는 왜이리 지독한지. 2009-05-18
23:39:31
병장 홍석기
54.1.37.127 근영씨도 150일? 다들 올해 안에 떠나가고 내년에 홀로 남는것은 예찬씨로군요.
흐흐.
동욱// 저도 '발레리의 절필'의 전율이 아직도 생생....하다면 뻥이고, 언젠가 한 번 '예각의 눈'을 발휘할 그 날을 노리고 있습니다. 내조의 여왕 그만 보시고 한 편 쓰시죠.
동열// 메롱......아, 내가 할 말이 아닌가...... 2009-05-19
14:19:19
책마을
54.6.4.170 석기// 오늘로서 내조의 여왕이 끝나버렸습니다. 별 생각없이 초반에는 김남주의 발랄함때문에, 중반에는 선유선과 윤상현의 매력에 빠져서, 의무적으로 봐왔는데....이제와서는 뭘한건지 모르겠군요 흐흐. 그래도 나름 한 주의 청량제이긴 했는데 낄낄.
석기님도 한 편 쓰시죠. 2009-05-19
23:3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