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개인기  
일병 송기화  [Homepage]  2008-12-15 18:23:48, 조회: 217, 추천:0 

저는 원래 약빨이 잘 받는 체질이었습니다. 
감기에 쉽게 걸리는 터라 감기약도 질리도록 먹었지요. 그리고 감기약을 먹을 때마다 약기운에 취해서 헤롱거리기 일쑤였습니다. 그리고 그 기운에 빠져서 가끔 남의 감기약을 뺏어먹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지요. 
고등학교 2학년의 어느날이었습니다. 저는 그날도 약에 취해서 헤롱거리고 있었지만 그날따라 정도가 좀 심했습니다. 평소보다 약이 좀 독했던 듯 싶군요. 전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만들기를 하다가 하드보드지와 새끼손가락의 살 부분을 같이 오렸고 피를 보면서도 그저 멍때리고 있었지요. 뭐, 가위 끝부분으로 살짝 다친거라 흉터하나 없이 나았지만요. 어쨌건 그러고도 정신이 돌아오지 않아서 그냥 엎어져서 잤습니다. 거의 혼수상태에 가까운 잠 덕분에 하트를 뿅뿅 날리던 일반사회 선생님의 마지막 수업을 듣지 못하였구요. 그것을 계기라고 해야할지 어쨌건 그날 이후로 약을 끊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니 거창한데 정말로 그 이후로 알약계열은 하나도 먹지 않았어요.(물론 가루약도.) 취미생활로 헌혈은 해야하기에 주사는 예외로 해서 뭐 많이 아프면 주사만 맞았습니다. 그렇게 약 안먹고 지낸지도 3년이 되어가는군요.
아니, 약 이야기를 하려던 게 아니에요. 약을 먹지 않고 살다보니까 몸이 이상해졌습니다. 허약해졌다고 할지, 민감해졌다고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예를 들어서 저는 밥을 두끼정도 안먹으면 어지럽고 머리에서는 열이 납니다. 손은 차가워지고요. 양파를 조금 먹으면 잠이 쏟아져서 3시간 안에 곯아떨어져요. 덕분에 자장면을 먹으면 낮잠은 필수입니다. 따뜻한 양말을 신고 자면 얼굴이 엄청 붓고 끝도없이 잡니다. 낮잠으로 9시간 자보셨어요?
제 친구는 더 독특해요. 오죽 특이하면 의사들이 꼬이겠어요. 비오는 날에는 잠을 못잡니다. 이건 뭐. 어릴 때 받은 무슨 훈련의 효과라며 마음만 먹으면 2시간 동안은 초인적인 두뇌능력을 발휘합니다. 그 다음에는 피곤하다며 쓰러지지만요. 탄산을 먹으면 취하는 건 그나마 흔한 상황이군요.
말하면 그대로 이루어지는 친구도 있네요. 벼락이나 맞아버리라고 독설을 퍼부어 준 친구가 감전돼서 병원에 실려간 이후로는 입조심을 하고 있지요. 그래도 가끔씩 툭툭 뱉은 한마디가 이루어지는 걸 보면 무슨 예언자같고 막 그래요.
어쨌건 세상에는 이런 개인기를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음?) 여러분들은 뭐 자신만의 특이한 기술 있으신가요?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8
18:55:04 

 

상병 김무준 
  마음만 먹으면 아가씨의 전화번호를 따 낼 수 있는 넉살이 있습니다. 2008-12-15
18:31:41
  

 

병장 양 현 
  마음만 먹으면 이틀 왠종일 잘 수 있는 낮잠이 있습니다. 2008-12-15
18:46:56
  

 

병장 김현민 
  마음만 먹으면 도구와 손을 사용하지 않고 입으로만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2008-12-15
18:58:10
  

 

병장 정현진 
  마음만 먹으면 3일간 수면 제로, 음식 섭취 제로 상태에서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 저는 이거 실제로 했는데 3일이 한계더군요. 2008-12-15
19:11:55
  

 

일병 송기화 
  무준님/ 아, 부러우면 지는...아, 이미 졌습니다. 
현님/ 이틀을 자는 걸 낮잠이라고 표현하나요? 으악. 
현민님/ 해보신거군요, 그걸. 하신거에요, 그걸. 
현진님/ 전 그러면 죽어요. 잠과 밥을 빼면 전 시체에요. 2008-12-15
19:45:09
  

 

일병 구진근 
  과도한 본드흡입은 몸에 해롭습니다. 

농담이구요 저 사회에서는 하루 10 ~ 13시간은 잤는데.. 
(PM09:00 or 12:00~AM09시 or 1시) 

이러고 학교가서는 또 잡니다. 
그런데 군대오니.. 다크서클만 짙어질 뿐이고, 야근만 죽어라 할 뿐이고 불침번 징검다리 할 뿐이고.. 
추신 : 사회있을땐 저를 중학생 까지 봐주던데 지금은 +3~5살은 먹고 들어가는군요(울음) 2008-12-15
20:24:09
  

 

병장 이동석 
  전 일주일간 안 씻을수 있는 참을성이 있습니다. 2008-12-15
20:35:17
 

 

병장 김현민 
  일주일간 안 씻을 수 있는 참을 성이 아니라, 습관이 있습니다죠. 오타수정바랍니다. 2008-12-15
20:52:16
  

 

상병 이웅재 
  몰래연등하다가도 순찰광부님만뜨신다면 그분의 발소리를 귀신같이 포착할 수 있습니다 2008-12-15
21:42:40
  

 

병장 양 현 
  일주일간 안 씻을 수 있는 참을성이 아니라, 개인기가 있습니다죠. 오타수정바랍니다. 2008-12-15
21:43:51
  

 

일병 박현우 
  마음만 먹으면 별 것도 아닌 일거리를 반나절 이상 끌고 갈 수 있는 개인기가 있습니다. 2008-12-15
23:16:39
  

 

상병 이지훈 
  무슨 일이 없어도 심심해하지 않고 나만의 놀거리를 만들어 내는 개인기가 있습니다. 

음?...그냥 혼자놀기요. 2008-12-16
00:41:11
  

 

이병 오지원 
  마음만 먹으면 20일동안 화장실 안갈 괄약근이 있습니다. 2008-12-16
03:44:59
  

 

병장 박동현 
  아침에 빵식 먹고 화장실 안 갈 수 있는 개인기가 있습니다.(웃음) 2008-12-16
08:37:33
  

 

상병 박영우 
  마음만 먹으면 망상으로 하루종일 인상 찌푸린채 멍 때릴 수 있는 개인기가 있습니다. 2008-12-16
09:06:04
  

 

병장 장지훈 
  마음만 먹으면 하룻동안 여덜명의 처자들의 농염한 부위에 점이 있는지 없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수 있는 개인기가 있습니다. 2008-12-16
14:45:23
  

 

병장 김상민 
  마음만 먹으면 커피를 한번에 12잔까지 배달할수있는 개인기가 있습니다. 2008-12-16
17:3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