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론, 진보의 장(발터벤야민)(2) 
 병장 이건룡 04-20 14:53 | HIT : 75 



2. 과거에 대해 아직 의식하지 않은 지식을 일깨우는 것, 문화사적 변증법을 위한 작은 방법적 제안이다. 이 연구는 소재를 찾아 자세히 탐구하여 상이한 발전 형태를 분석하고, 그러한 분석 현태들의 내적 관련을 찾아내야만 한다. 이일이 완성된 뒤에서야 비로소 그에 상응하여 현실적 운동이 서술될 수 있다. 이것이 성공하여 이제 소재의 생명활동이 관념적으로 반영되면 선험적으로 구성이 이루어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사물의 가치가 추상화되면(사라지면) 소외된 사물은 공통화 되며, 암호화되며 여러 가지 의미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주관성은 소망이나 불안 같은 지향들을 이들 사물 속에 주입함으로써 그러한 의미를 탈취한, 사용가치를 벗어난 사물들이 주관적 지향의 이미지 역할을 담당하게 되면서 이러한 이미지들은 태고의 영원한 이미지로 나타난다. 변증법적 이미지는 소외된 사물들과 그곳에 주입된 의미들이 한데 섞인 성좌로, 죽음과 의미사이의 차이가 소실되는 순간에 정지한다. 사물은 가상 속에서 최신의 것으로 각성되지만 다른 한편 죽음이 그러한 여러 가지 의미를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변모시키게 된 것이다.                    


 변증법은 이미지 속에서 정지되며, 역사적으로 가장 새로운 것 속에서 최근에 사라진 것으로서의 신화를 근원의 역사로서의 자연을 인용한다. 알레고리를 역사적 변증법과 신화적 자연의 형상으로 파악하는 이 규정에 따르면 '알레고리에서 관찰자는 원-풍경으로서의 역사의 히포크라테스적 모습(임종의 표정)을 마주하게 된다. 


 오히려 이미지란 과거에 있었던 것이 지금Jetzt처럼 섬광처럼 만나 하나의 성좌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이미지는 정지상태의 변증법이다. 이 지금 속에서 진리에는 폭발 직전의 시간이 장전된다. (이러한 폭발이 지향의 죽음으로 따라서 이러한 죽음과 동시에 진정 역사적 시간, 진리의 시간이 단정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가 과거에 갖는 관계는 순전히 시간적ㆍ연속적인 것이지만 과거에 있었던 것이 지금에 대해 갖는 관계는 변증법적 이미지만이 진정 역사적 이미지이다. 즉 태곳적 이미지가 아니다. 해독된 이미지, 즉 인식 가능한 지금 속에서의 이미지는 모든 해독 기반을 이루는 위기적이며, 위험한 순간의 각인을 최고도로 띠고 있다.  

 변증법적 방법에 있어 중요한 것은 대상이 처한 그때그때의 구체적인 역사적 상황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대상에 관심을 갖게 된 구체적인 역사적 상황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은 항상 관심 자체가 해당되는 대상 속에서 사전에 형성되는 방식 속에 들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무엇보다 그러한 관심이 자기 자체 속에서 대상을 구체화하고, 과거의 존재에서 '지금 존재'(즉 각성하고 있는 존재!)라고 하는 보다 고차원적 구체화로서 상승했다고 느끼는 방식 속에 들어 있다.  물론 '지금 존재한다는 것'(이것은 '지금 바로 이때'가 지금 존재한다는 것이 아니라 단속적이며 간헐적으로 '지금 존재 한다'는 것이다)이 왜 그자체로 이미 보다 고차원적인 구체화인지 - 이러한 질문을 변증법적 방법은 진보 이데올로기를 모든 점에서 극복한 역사관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이러한 역사관에 의해서만 현실의 점진적인 농축(통합)이라는 말을 할 수 있으며, 이러한 농축 속에서만 모든 과거(그때가 오면)는 그것이 존재했던 순간보다 한층 고차원적인 정도의 현실성을 갖게 된다. 과거가 어떻게 이처럼 고차원적인 현실성의 모습을 띠게 될지는 이미지에 의해 결정된다. 즉 과거가 이미지로 이해되고 또한 이미지 속에서 이해되는 방식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과거의 모든 연관들이 이처럼 변증법적으로 관철되고 재현재화 되고 있는지의 여부가 현재의 행위의 진리를 검증하게 된다. 즉 과거에 존재했던 것 속에 감춰져 있는 폭약(이것의 진정한 모습이 패션이다)에 점화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과거에 존재했던 것에 접근하는 것은 이제까지처럼 그것을 역사학적 방식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방식, 즉 정치적 범주로 다루는 것을 의미한다.


p.s 날이 갈수록 봄바람이 나른함을 자극한다. 이대로 두었다간 바람타고 이곳저곳 떠돌지도 모르겠다.  


 병장 김광철 
 꺄앗~! 휴가 갔다오니 어느새 이런 영양가 있는글을 연재중이셨네요~(웃음) 
 처음부터 차근히 읽어봐야겠습니다. (선리플 후감상) 04-20   

 병장 이건룡 
 이미 하신 말에 후회하고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재배열이 삐그덕 삐그덕 거리는데. (웃음) 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