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란(부제:기타연주)
병장 임정우 03-22 15:50 | HIT : 218
< 테크닉을 초월한 감동>
현대 기타연주에서 다양한 스케일을 익히는것은 필연적이 되었다. 코드에 대해 적재적소에 합당한 연주를 하는것은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하고 또 어렵다. 지금이야 그렇다지만 어떤 옛날 뮤지션들은 정규교육도 못받았거니와 그럴 신경도 쓰지 않았다.
비비킹은 당시 독학으로 블루스 주법을 익혔는데,의 전성기의 연주를 들어보면, 묘하게 재즈적인 어프로치와 구사한다. 그런 연주는 교육을 통한 틀에 박힌 연주가 아닌, 연주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과 경험에서만 나올수 있는 독창적이고도 감동적인 연주다. 대부분의 블루스 연주가들의 독특한 연주법이 바로 이런데서 나오기때문에 어쩌면 그들에게서의 관심은 기타연주보다는 블루스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기타의 신이라 불리우는 지미핸드릭스의 경우는 그 감상이 더욱 짙다, 그가 연주한 어떤 곡이든 강렬하고 독자적인 에너지를 포함하여, 들으면 들을수록 도대체 무슨 짓을 하면 이따위 연주를 할수 있는가. 당신 미쳤냐? 돌았어? 아 짜증나네 라는 탄식마저 불러일으키고 만다. 지미핸드릭스가 우드스탁에서 연주한 라이브를 보면 그야말로 경악할수 밖에 없다. 그와 그의 밴드 모두가 혼연일체된 블루스와 록의 강렬한 충돌에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듯한 충격을, 꼭 피부가 곱고 단아한 여자친구와 입술박치기를 하지 않아도 알수 있다.
그렇다고 소위 조새트리아니, 스티브바이, 에릭존슨, 폴길버트 등 모든 속주와 스케일에 능통한 연주가들을 폄훼하고 싶지 않다. 다만 기타연주를 감상하는 기준에 단순하게 능숙한 기교로 판단하는데에는 동의할수 없겠다. 실상 백인기타리스트의 우상이라 불리는 에릭클랩튼의 별명은 슬로우 핸드이며 롤링스톤즈의 기타리스트인 키스리쳐드의 솔로연주는 중학교 스쿨밴드 수준이고 비틀즈의 밴드느낌을 결정지은 기타리스트는 별 음을 쓰지도 않는 조지헤리슨이었다. 그런지의 시초라 불리우는 닐영의 컬컬한 포크연주나 커트코베인의 단순한 파워코드를 무시할수 있는 연주가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있다면 본인 스스로를 엿과 트레이드 하기를 권한다.
물론 나의 무진장 편협한 시각일수도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최근 기타키드들은 스스로가 테크닉적인 요소에 현혹되지 않았나 한번쯤은 고민해 봐야한다. 화려하고 다채로운 연주는 물론 졸라 좋지만 알맹이 없는 겉치례는 언젠간 배껴지고 흐뜨려지기 마련이다. 아니면 말면 되지만 아닐수가 거의 없다. 거의 없지 않을 수도 없지만 그래도 내말이 맞는구나 하고 입닥칠 필요까지는 없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면 될것이다.
에릭클랩튼은 이런 말을 했다. "나의 실력은 비비킹에 발치에도 닿지 못한다" 라는. 비비킹과 함께한 라이딩윗더킹이란 앨범을 들어본 분들은 비비킹에 비해 압도적으로 훌륭한 에릭클랩튼의 연주를 들었으리라 생각한다. 80에 가까운 비비킹의 연주는 꽤나 무너져 버렸고 에릭클랩튼은 여전히 최상의 상태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에릭클랩튼은 자신의 연주가 비비킹보다 한참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것은 겸손은 아니다. 왜냐고? 음악은 연주가 아니니깐.
음악은 연주 그 이상의 것이다.
병장 박희원
어디선가 봤는데(땀) 03-22
병장 김택근
아.. 홀에 이다큐알게시판있을때 본거 아니에요?
아님 정우씨가 홀에 포스팅했던건가?
저도 마지막 구절
" 나의 실력은 비비킹에 발치에도 닿지 못한다"
가 아주 인상에 남았었는데?! 03-22
병장 안수빈
바로 며칠전 인다큐알에 올라왔죠.(웃음)
마지막 문장 멋져. 03-22
상병 박수영
잘 읽었어요. 비단 음악 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 및 다른 가치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단순한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을 벗어나는 태도가 필요하겠죠.
잘 읽었습니다. 03-22
병장 이윤창
뉴 에이지 음악에 대한 특정종교측의 반응을 봐도
음악은 연주 그 이상임이 느껴지더군요. 03-22
상병 박철영
또봐도 멋진 글입니다. 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