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스스로 비쌀 필요가 있다.




이 게시물의 제목을 보고 혹여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물건 보따리도 아니고, 바코드 찍힌 상품도 아닌데, 비싸지긴 뭘 비싸지냐? 라고 말이다. 그러나, 이미 짐작하고 있듯이, 여기서 ‘비싸진다’는 튕김질을 통한 ‘가치획득’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도 신봉선이처럼 45억원의 가치, 움직이는 벤처기업이라고 좀 말해보자는 말이다.



트로트의 황제. 나훈아를 기억할 것이다. 지금은 신곡이 나오질 않아서 영 인지도를 얻고있지 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그것은 표면의 문제일 뿐이다. 나훈아는 지금도 트로트계에서 엄청난 몸값을 자랑하는 그야말로 ‘현역스타’이다. 이것은 우째 그럴까? 가요무대에 나와서 늙수구레한 오빠부대를 양성하는 송대관이 설운도, 태진아 등등을 제치고 압도적인 몸값을 내놓을 수 있는 나훈아의 스페셜함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노래? 노래를 기차게 잘하나? 혼이 빠지게 잘하나? 그러나 그것은 앞서 말했던 트로트 3왕자(?)또한 뒤지지 않는 것이다. 나훈아의 몸값이 높은 것은, 순전히 자기가 스스로에 대한 ‘마케팅’을 잘 했기 때문이다.

나훈아는 콘서트 한 번을 하더라도, 마이클 잭슨 내한공연 때 잭슨 대접하듯이 안 해주면 공연 안한다고 땡깡 부린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레드카펫 입장에, 공연장 근처 무궁화 보장된 호텔예약, 갖가지 서비스까지, 거기다가 공연장 설치까지 까다롭게 본다. 스피커 설치상태라던가, 음향이라던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조건 퇴짜 놔 버린단다. 그래서 공연 업계에서는 나훈아를 한번 모시기 위해서 똥줄이 탄다고 한다. 그래도 이렇게 똥줄 한번 타고 나면 들어오는 수익 또한 그럴 법 하다니까, 보람은 있는 셈이다. 나훈아의 공연 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가요무대에 출연하지 않는 이 ‘서비스정신 없는’ 가수의 무대란, 얼마나 특별한 것인가. 자기 공연 볼라믄 돈내고 봐라 이거다. 내 공연은 그만큼 가치가 있다 이거다.

물론 이렇게 자신을 마케팅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장점과 위치를 잘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개 쥐뿔도 없으면서 몸값부터 올리려 하면, 도태되는 것은 뻔한 일이다. 나훈아는 소크라테스가 그렇게 강조했던 ‘주제파악’을 확실히 했고, 그에 맞춰 자기 마케팅을 철저히 한 것이다. 값 싸보이는 공연은 피하고, 처신을 명확히 해서, 몸값을 올리는 노력을 톡톡히 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공중파에서 좀처럼 볼 수가 없다. 공중파처럼 싼 것이 또 어디있을까.


또한, 이런 ‘자기 마케팅’은 비단 가수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는 몸값 높이는 실태를 다른 연예인에게서도 살펴볼 수 있다. 특히나 영화배우나 CF전문 연예인이 그러한데, 대표주자를 살펴보자면 ‘전지현’, ‘이영애’, ‘송강호’, ‘강혜정’, ‘김태희’ 뭐 이런 배우들이라고 말 할 수 있겠다. 
하긴, 이렇게 보자면 좀 잘 나간다 하는 연예인들 대부분이 몸 값 높이기 위한 ‘자기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말 할 수 있겠다. 재능을 파는 연예인이란 직업에서 ‘’몸값높이기‘는 곧 자신의 수입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또 인기와도 연결되고.
다만, 그 수준에서 차이가 있을 뿐일게다.

그렇다면, 이렇게 연예인만 몸값 높이기 하라는 법 있나? 몸값 높인다고 곧장 수입과 연결되는 우리도 아니지만, 우리도 좀 몸값 좀 올려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는, 굳이 ‘수익’을 운운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여러가지 어드벤티지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반사람이 비싸질 경우, 어떤 어드벤티지를 받을 수 있는가?


우리는 이러한 선례를 까마득한(...) 어린시절, 그러니까, 초딩시절의 그 맘 때에서 찾을 수 있다. 정상적으로 학교생활을 했던 사람이라면, 반에서 꼭 한명씩 있는 공주병의 여자아이를 기억할 것이다. 그렇다. ‘공주병’이란 병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자기 마케팅’의 일환일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그 나이 때의 아이들이 의도적으로 그러한 ‘자기 마케팅’을 시행하지는 않았겠지만, 무의식적으로 그네들은 그 효용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예쁘다’고 말함으로서 자기는 물론 상대방의 인식까지 조종할 수 있게 되는 세뇌적인  ‘몸값 높이기’의 효용을 말이다.

물론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주제파악’이다. 정말, 해서는 안 되는 아이가 ‘공주병’에 걸렸을 경우, 우리는 의식 속에서 그 아이의 몸값을 올리는 대신 처절한 응징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의식’속에서가 아니고 실제적인 일일수도 있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의 경우에도 적정 수준에 맞춘 몸값 높이기를 한다면, 그저 못 생기고 매력없는 아이에서 어느정도는 ‘조금은 매력 있는 듯도 보이는 아이’로 탈바꿈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내 기억에는 ‘그 수준이 적절할 경우’엔 못생긴 아이일 지라도, 자신의 매력 포인트를 장난스럽게나마 말하는 녀석들이 그나마 소심하고 아름답지 못한 아이들보다 더 사랑스러웠다고 기억된다.

말하자면, 일반인들은 몸값을 높임으로 인해 ‘자신의 매력’을 좀더 어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력이 갖는 효용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리라 믿는다.


이런 방법은 물론 어린시절 뿐만이 아니라 지금에도 통용될 수 있다. 적정수준에서 ‘주제파악’을 하고 ‘자기 마케팅’을 실시한다면 - 그 방법이 왕자병이든 무엇이든 간에 - 우리는 몸값을 높여 조금 더 매력적인 사람으로 주변을 인식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굳이 효용을 따지지 않더라도, 싼사람 보다는 비싼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 사람의 욕망 아니겠는가? 조금 튕김질도 하고, 잘난 척도 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몸값을 높일 필요가 있다. 연예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말이다.

연애에 있어서도,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이런 ‘자기 마케팅’은 좀 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알다시피, 그 효용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