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과 내포 : 태식씨에게 2
병장 이승일 03-21 03:37 | HIT : 104
정신이 딴 곳에 가있어서 제대로 된 답변은 안될 것 같지만, 되는대로 대답해 보겠습니다.
태식씨 :
1. 위의 답변은 'a와 b가 같다.'는 말에서 a와 b가 내포를 가리킬 때 성립합니다.
그러나 비트겐이나 저는 'a와 b가 같다'고 할 때 a와 b를 외연을 가리킬 때 사용했습니다. 따라서 '외연a 와 외연b 가 같다.'는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a, b 는 내포를 가르키거나 외연을 가르키거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a, b 는 무조건 외연을 '가르킵니다.' 그러나 그들 자신은 당연하게도 외연이 아니지요.
동일성 기호(그리고 모든 기호는)는 두 외연(대상)을 연결하는데에 사용될 수 없습니다. 대상이란 단지 물리적 실체이며, 두 물리적 실체 사이에 어떤 관계기호를 놓는다고 그것이 명제가 되지 않는 것은 명백합니다. 성태식씨 옆에 "착하다" 라는 글자를 써놓는다고 해서 "성태식씨는 착하다" 라는 문장이 되는 것은 분명히 아닙니다.
태식씨 :
2. 위의 답변은 'a와 b가 같다.'라는 말이 의미를 가질 때
그 의미를 명확히 풀어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a와 b가 같다' 라는 말은 무의미하다.)라는 주장에 대한
적절한 반론이 되지 못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a와 b가 같다.'라는 말이 의미가 있다.)라는 주장은
이 글에서 전제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주장의 옳고 그름을 밝혀주는 내용은 없습니다.
이것은 언뜻 그럴 듯 해보이지만, 만약 이 주장을 받아드린다면 우리는 모든 설명을 무의미하다고 선언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수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주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예가 과연 존재할까요?
태식씨 :
3. '.'점과 '.'점은 공간적 차이를 제외한 모든 측면이 같다.
만일 이 두 점이 공간적으로 같게 된다면, 과연 이 두 점은 두 점일까? 한 점이 되는가?
이 질문을 승일씨께서 설명하신 내포와 외연 개념을 사용해서 표현해 보겠습니다.
'.' 점과 '.'점은 각각 다른 외연이며
형태나 색채라는 내포에서 같고 공간이라는 내포에서 다르다.
만일 이 두 점이 공간이라는 내포에서 동일해진다면,
이 점들의 외연은 보존되는가? 아니면 하나로 통합되는가?
더 나아가, '.'이 점은 서로 다른 같은 내포를 가진
서로 다른 두 외연이 만들어낸 점인가? 또는 하나의 외연으로 이루어진 점인가?
제 입장에서 이 질문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의미가 없습니다.
이 질문은은 '실재' 혹은 '본질' 혹은 '사실' 혹은 '대상'이라는
단어가 무의미한 이유를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먼저 외연은 우선적으로 물리적 실체를 의미하기 때문에, 두 점이 각자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겹쳐지는 것은 물리적으로 가능한 상황이 아닙니다. 물리적으로 두 점은 동일한 공간을 점유할 수 없습니다. (양자역학을 고려하더라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만약 수학적 대상으로서의 점, 즉 연장이 0 인 추상적 대상으로서의 점에 대해 생각한다면 문제는 달라지겠지만, 동시에 간단해집니다.
" 두 점의 내포는 여전히 다르지만, 그 외연은 동일하다." 가 답입니다.
이것을 받아드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연립일차방정식에 대한 함수적 접근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두 일차함수의 교점은 두 개의 내포 -하나의 외연을 가진 점인데, 만약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두 일차방정식의 해라는 말은 전혀 의미를 갖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차방정식 뿐 아니라 2개 이상의 방정식으로 구성된 모든 연립방정식에 대한 함수적 접근이 불가능하게 될 것인데, 그렇다면 대체 왜 연립방정식의 해와 그것의 함수적 교점이 일치하는지 다른 방식으로 설명해야하는 책임이 부과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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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질문하고 싶은 것은, 만약 대상, 실재라는 단어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하시려면 외연이라는 개념 역시 거부하셔야할텐데, 그렇다면 태식씨에게 있어서 샛별과 개밥바라기는 어떠한 관계인지 궁금합니다. 그들 사이의 관계를 말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굉장히 수용하기 힘들
병장 성태식
으음. 이거. 대부분 비슷한데 왜 꼭 한두개가 걸리는지 모르겠네요. (웃음)
엄밀히 말해 저는 '실재'의 존재여부에 대해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실재'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이해한다는건 엄연한 사실이지요.
우리의 언어체계가 실재개념에 완전히 기반하여 구성되어있다는 측면에서
실재는 우리의 사고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으로 보입니다.
위의 문장에서 제가 사용의 의미로만 실재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 사실'이라는 단어도. 실재개념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있을 정도니까요.
( 그래서 사실 말 한마디 꺼내기가 무서워요. 엉엉엉)
초 간단 의미 손실 압축하면, 저는 '실재'가 우리의 마음을 통해 구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구성의 원리는 '폭력'입니다. 폭력에는 하나의 정보를 사실로 확정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지요. 세뇌현상을 생각하면 쉽게 답이 나옵니다.
여러가지 사물의 (추상적인것 제외. 그건 너무 어려워요.) '실재' 혹은 '사실'은
우리에게 폭력적 영향을 끼친다고 봅니다. 가령 이 컴퓨터 모니터는 제가 모니터를 바라볼 때마다 그 곳에 있고, 만질때 마다 느껴지며, 언제나 잘 작동합니다. 이 현상이 나의 의지와 상관 없이 일어난다는 측면에서 이 모니터의 '실재'는 나의 '의지'보다 강하며, 의지와 상관 없이 일어난다는 측면에서 폭력적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폭력은 '의지에 반하는 행위를 강제하는 것'이지만, 의지와 상관 없는 이 문제를 다룰 마땅한 단어가 없군요. 젠X.)
따라서 샛별과 개밥바라기에 대해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 그것은 모두 금성이라는 실재를 가리킨다. 단지, 실재란 우리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그것이 외부에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그 무언가를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사실 '실재'개념을 쓰지 않고도 샛별과 개밥바라기를 설명할 수는 있어요.
관측방식이 다르니까요. 각각의 관측방식은 각각 다른 공리계를 만드니까요.
각 공리계의 소통방식에 대한 문제만 해결하면 되지요~
단지 망원경을 이용한 방식이 시각적 방식에 대해 '폭력성'을 지닌다는 측면에서
' 실재'개념을 사용한 설명도 옳습니다.
다른 문제는 다음 기회에(웃음) 일단 그 XX노무 '가상과 사실'부터 끝장좀 낼게요.
1 주일째 거의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라고 쓰고, 빈둥빈둥 논다.로 읽는다.)
하면서 쓰고 있는데, 이제 개요 나오고 겨우 서론 썼어요. (엉엉엉)
그렇다고 문장이 좋으냐? 좋긴 개XX...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