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내가1등] 멜로디에 사연을 실어.  

상병 손근애  [Homepage]  2009-05-20 09:55:28, 조회: 155, 추천:0 

현대는 많은 음악들에 파묻혀서 돌아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생활하는 순간순간마다, 우리가 닿는 장소마다, 말하는 것마다 많은 음악들에 얽혀있고, 어쩔땐 하나의 음악을 두고 '유행가'라는 이름으로 그 시간을 대표하는 음악으로 내세우기도 하지요. 2007년 중,후반기를 대표하는 노래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원더걸스의 'Tell me'를 떠올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음악은 말그대로 음악 전분야를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삶에서 많은 비중을 음악이 차지하고 있는 건, 역시 사람과 음악은 떼어놓을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겠죠.

가끔, 살아가다보면 이상하게 분명 삶의 일부분인 음악임에도 음악에 의하여 그 때의 삶이 선명하게 기억에 박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말하자면 주와 부가 바뀌는 경우인거죠. 이런 경우는 생각보다 굉장히 흔히 볼수 있는데 예를 들자면 여자친구랑 헤어져서 참담한 기분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들은 슬픈 사랑 노래라던가, 입대하기 전날 친구들이 불러준 이등병의 편지같은 게 있겠습니다. 
이렇게 남은 기억은 마치 영화로 찍어서 머릿속에 오롯이 저장해 놓은 양 더할나위 없이 선명하게 기억될뿐아니라 음악에 의하여 그때의 분위기, 느꼈던 감성까지도 고스란히 남습니다. 그래서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 우연한 기회에 그 음악을 들었을때는 그때의 감정이 울컥 치밀어 올라오는 것을 느낄수 있습니다. 

저에게도 그런 기억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그저 막막했던 고등학교때 우연히 독서실에서 듣고 눈물을 흘릴뻔했던 S.E.S의 달리기라던가, 대학교 1학년때 1화를 우연히 보고 추석 3일동안 들었던 만월을 찾아서 OST New future라던가. 하하.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먹먹하게 다가오는 기억은 태양의 '나만바라봐'에 얽힌 기억입니다.
'나만바라봐'가 한창 흘러올때는 제가 이제 일병 3개월째를 지내고 있을때였는데, 그때 애인님이 일본으로 여행을 갔다가 집으로 귀가하면서 제쪽 부대로 온적이 있었더랍니다. 물론 집에는 귀가일을 늦게 이야기를 해놓고는 몰래 온거였죠. 저를 잠깐이라도 보고 집에 가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저를 만난뒤에는  늦게 가게 되니까 분명 아무도 없는 타지에서 혼자 잠을 청해야 한다는게 너무 마음에 걸렸었습니다. 
마침 그때 남아있는 2일짜리 포장이 있어서 이거라도 써서 집에 바래다 줘야겠다 하고 있었죠.

그런데 상황이 조금 드라마틱하게 펼쳐진게, 마침 그때부터 시간이 비게 되고 갑자기 2일짜리 포장에 여러가지가 덕지덕지 붙더니 졸지에 5일짜리가 되어버린겁니다. 일본에서 돌아오는 길이기에 연락은 할수 없고 만나는 그 날까지 애태우다가, 나가는 당일의 저녁에서야 부대앞에서 만나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반나절 짧게 보고 혼자 무섭게 잠을 자야 할줄 알았던 애인님에게 '집에까지 데려다줄게'라고 말했을때의 멍하니 바라보던 그 표정이라니.후후.
갑자기 같이 있을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서 졸지에 밀월여행 비스무리하게 되어버린 애인님과 저는 처음으로 시간걱정없이 시내를 거닐고, 찜질방에서 2박을 하면서 신나게 놀았답니다. 그때 계속 거리에서 흘러나왔던 음악이 바로 태양의 '나만 바라봐'였습니다. 묘하게 끌리는 멜로디라 입에 붙어서 부르고 다녔더니 애인님은 가사가 마음에 안든다면서 타박하고, 그러면 그거 가지고 또 장난치고...

여름이었기에 무척 더웠고, 애인님은 여행다녀온 길이었기에 짐이 많아 돌아다니기에는 힘들었지만 그때처럼 여유롭고 그때처럼 편안하고 즐겁게 보냈던 시간이 없었는지, 나만바라봐를 듣게 되면 그때의 기억이 선명하게 되살아납니다. 참 좋았던 시간이었어요. 

많은 음악을 잘 듣지 않는 저이기에 이런 기억들은 몇 안되어 참 소중하고 독특한 기억입니다.
책마을 분들은 하나의 '음악에 속한 추억'이 있으십니까?

있다면 같이 나누어보는 건 어떨까요? 자신만의 특별한 음악을. 그 특별한 음악에 속한 특별한 사연을.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6-08
08:54:42 

 

병장 김형태 
  음악은 과거지향적이기에 노래를 떠올리면 자신만의 사연이 떠오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냉정과 열정사이의 ost 중 between calm and passion, 
maroon5 2집 중 better that we break. 

딱히 꼽으라면 이 두곡이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한해 한해 새로운 경험과 지난 경험에 의해 더 많은 노래들이 일상으로 찾아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 노래가 듣고싶습니다 2009-05-20
10:21:43
  

 

상병 양동훈 
  특별한 음악이라... 

Skid row의 18 and life나 
노브레인의 나를 외친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절룩거리네 같은 노래들이 떠오르네요 (웃음) 2009-05-20
10:27:11
  

 

상병 최준우 
  저는 그녀가 유독 좋아해서 매일 모닝콜로 들었던 히라이켄의 'pop star'라는 곡이에요 
그 노래는 저를 깊은 잠에서 현실로 끌어다 놓는 기분나쁜 역할을 하는 모닝콜이 
되었지만 기상나팔처럼 듣기 싫은 멜로디처럼 되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카일리미노그의 'Can't get you out of my head'라는 곡은 추운겨울에 
스키를 신고서 슬로프를 내려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그외에도 S.E.S의 '완전한 이유' 같은 노래는 울릉도로 가는 페리젯을 떠올리게 
만들구요. 음악은 역시 감성과 연결되어 있나봐요. 2009-05-20
10:44:28
  

 

상병 권홍목 
  고3때는 U2의 Walk On 이었고, 대학새내기 2학기 말쯤엔 The Enemy의 Away From Here였네요. 

상황에 따라 떠오르던 노래들은 너무 많아서 말이죠. 아 지금도 음악듣고있는데... 2009-05-20
12:08:15
  

 

병장 조우신 
  취중진담...취중진담...취중진담... 

하여튼 술이 웬수 2009-05-20
14:45:15
  

 

병장 강구인 
  대학교 때는 MCTHEMAX의 해바라기도 목이 아프지요 맞나? 

궁에 와서 막내일 때는 존레전드의 PDA나 마룬5 she will be loved 2009-05-20
18:02:01
  

 

상병 이석재 
  해바라기도 가끔 목이 아프죠. 라는 노래였죠. 

제 기억으로는... DJ. DOC의 비애 이런거? 2009-05-20
23:44:55
  

 

상병 박대한 
  20살때는 brown eyed soul 의 nothing better 
지금은 My chemical romance 의 welcome to black parade ? 2009-05-21
11:36:41
  

 

상병 정근영 
  크크 
기억을 더듬어보니, 저도 꽤나 많군요. 
고3때 수능준비하면서 어스름한 아침해를 맞아가며 들었던 사카모토 마야의 Easy Listening이라는 앨범에서 Afternoon Repose라는 노래가 있었어요. 어찌나 즐겨 들었는지. 그때에는 j-pop을 많이 들었는데, 가요같은 경우는 공부하면서 듣다보면 가사가 신경쓰이는 경우가 많아서, 아예 뭐라고 하는지도 모르는 일본노래를 들었어요. 의미도 확인할 수 없고, 그냥 음악만 듣고 멜로디와 어감이 좋으면 아무 노래나 막 들었거든요. 가넷 크로우의 '잠잘수없는 밤에도, 잠들지 않는 새벽에도'같은 경우(나카나이요루모, 나카나이아사모던가요) 는 번역해놓은 가사가 너무 좋아서 들은 경우인데, 예외의 경우라고 칠 수 있겠죠. 특히 사카모토 마야같은 경우는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영어발음이 너무(!) 좋아서, 과연 일본인이 맞는지 의심했다죠. 몇몇 앨범은 모든 가사가 다 영어인 경우도 있고. 흐흐 

그 외에는 입궁하기 전에 나왔던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Nothing Better도 칠 수 있겠고. 조용한 밤에 밖에 나와서 혼자 담배피면서 듣다보면, 센치함이 절정까지 치솟는. 아, 그러고보니 입궁 1주일 전에 전여친님과 브라운 아이드 소울 콘서트가서 정엽씨 라이브듣고 감동먹고 온 기억이 있군요. 

한가지 더 꼽자면, 대학교 1학년때 김유정 씨의 '영혼의 물고기'를 읽으면서 들었던 페퍼톤스의 앨범과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1집이 있네요. 저 책이 '물'을 소재로 하면서 인간이 잃어버린 것에 대한 상실감을 많이 느끼게 해 줬는데, 페퍼톤스나 브라운 아이드 걸스랑 분위기가 많이 맞더라구요. 페퍼톤스의 경우는 Ready, and get set go라든지 Superfantastic, 남반구, 세계정복같은 노래들이 판타지 소설에서 모험을 떠나는 장면이랑 굉장히 잘 어울리더라구요. 책과 음악이 혼합되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유일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직까지도 저 노래들을 들으면 그 때 읽었던 문장들이 뇌리를 스치곤 하거든요. 

아아, 노래듣고 싶어라. 2009-05-21
11:37:56
  

 

상병 김태완 
  Oasis의 Don't look back in anger은 화가나서 지르고 싶을 때, 
Oasis의 Whatever은 노자처럼 무위자연을 꿈꾸며 내 모든 것을 벗어버리고 싶을때, 
Radiohead의 Creep은 절망에 빠져 침울할 때, 
Radiohead의 Dry and High나 R. Kelly - I believe I can fly는 날고 싶을 때, 
Maroon5의 This love는 설레는 나날을 보낼 때, 
Demian Rice의 Can't take my eyes of you는 추억이 자꾸 떠오를 때, 
강성의 사랑해는 사랑이 절실할 때, 
빅뱅의 하루하루는 노래방에서 분위기 띄우고 싶을 때, 
MNJ의 후애나 박상민의 눈물잔, 이지의 응금실은 노래방에서 분위기 잡을 때, 
윤도현밴드의 내게와줘는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을 때, 
DJ DOC의 비애는 비내리는 날 그리움에 잠길 때, 
배치기의 남자의 로망이나 아웃사이더의 남자답게는 의지를 굳건히 하고자 할 때, 
Ne-yo의 So Sick은 아플 때, 
Mc Sniper - bk love는 배신과 검은색이 떠오를 때, 
Pollution이나 드렁큰타이거의 Symphony3는 세상을 부정하고 싶을 때, 
리쌍의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는 갑자기 나와 사람들이 가면을 썼다고 느껴질 때, 
Black eyed peas의 Let's get restarted나 Justin Timberlake의 sexy back은 춤추고 싶을 때, 
Faith나 크라잉 넛의 말달리자는 미치고 싶을 때, 

그리고 하울을 움직이는 성 ost 인생의 회전목마는 생애 그런 전율을 느낀적 없는 곡으로 그녀가 생각날 때마다 늘 떠오르는 선율. 2009-05-21
16:27:46
  

 

상병 이종보 
  New Future..... 참 그리운 곡이네요. 
나름대로 힘들었던 재수시절, 올해는 꼭 좋은 일이 있을거라고 꼭두새벽에 학원 갈 때마다 의식적으로 들었던 노래입니다.(개인적으로 한국판을 좋아해요.) 
대학 들어간 뒤엔 통학시간을 달래주던 Jyukai의 노래가 생각나네요. 
요즘 mp3가 없어서 그런지 j-pop이 더욱 그립군요. 
j-pop 좋아하시는분 어디없나 2009-05-21
19:50:14
  

 

상병 김태훈 
  뭐..이런 경우는 정말 많습니다.. 
4년동안 '사겼던' 여자친구 때문에 내 이야기가 되어버린 음악들 
자주 싸우고 헤어짐을 반복했기에 '쿨-양치기소년' 
헤어짐을 겪고 혼자 힘들어하면서 들었던 이별 노래들(그 중 강타-느리게 걷기)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는 시기에 들었던 '에이트-사랑을 잃고 난 노래하네(제목이 맞나..?)' 

입궁 후 애창곡의 가사도 모두 잊게 만들면서 하루종일 부르면서 이제는 정말 내가 신입사원이 되었다는 것을 머리에 박히게 했던 '바다지킴이 노래' 

지금 가장 생각나는 건 가장친한 놈이 항상 노래방에가면 불렀던 '비처럼 음악처럼'이네요 2009-05-27
10:53:06
  

 

일병 박준우 
  한참을 사귀던 여자친구와 싸우고 잠깐 헤어지고 다른 여자를 만날때 우연히 듣게된 노래 '진주- 가시리' 슬프고 궁상맞은 노래지만 한국인의 정서를 잘 표현하는거 같아서 정말 좋아하는 노래였습니다. 

그리고 원래 여자친구에게 돌아온후 여자친구는 이 노래를 유독 싫어하더군요 궁상맞은것도 싫고 무엇보다 다른여자와 얽힌 기억이 떠오른다고 싫어하더군요... 

지금은 궁에 와서 헤어졌지만 정말 사랑하는데 지금은 제 이야기가 되어버린 노래 인거 같습니다. 

가시리 날 두고 멀리 떠나는 님아 나를 두고 가는 님의 발길 잡지 않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