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Side and Side- 폴란드와 러시아  
상병 이석재   2009-01-03 13:04:53, 조회: 100, 추천:1 

이번글을 마지막으로 Side and Side 의 연재를 잠시 중단하고자 합니다. 자료가 많이 부족하기도 했고, 처음 시작한 Side and Side란 연재물을 통해 제 자신이 궁에 입궁한 후 과연 얼마나 기억하고 있었는지 지표로 삼기도 했거든요. 이제 설탕을 먹을때도 책마을에서 쓸 거리를 찾아야 할 테니, 이래저래 눈물이 나기도 하지만… 이제 제 자신이 어떤 취향을 가지고, 어떻게 글을 쓰는지 아시는 분들이 많을거라 생각해서, 이제 휴식기를 좀 가지고 다음 연재물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다음 작품엔 더 많은 반응들을 이끌어 내기위해, 더 많이 노력을 하고 있겠습니다. 물론, 가끔씩 번외편으로 Side and Side를 쓸 생각입니다.

이번엔 폴란드와 러시아라는, 어찌보면 안어울리는 두나라에 대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아, 두나라는 붙어있지 않다고요? 1990년대 소련이 무너지기 전까지만 해도 두 나라는 국경을 딱 붙고 지내고 있었답니다. 지금도 따로 떨어져있는 러시아령(이곳이 어디인지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군요.) 이 폴란드랑 붙어있습니다. 그러니 이웃국가로 하죠 뭐[휙휙]

러시아 같은 경우는, ‘루스’ 족이라고 불린 사람들이 노보고로트 공국 등을 세우면서 그 역사가 시작됩니다. 이들은 심심하면 비잔틴 쪽으로 남하하면서 비잔틴 인들을 괴롭혔고, 결국 비잔틴 제국은 윗동네에 황제의 딸을 주기도 하고, 종교로서 포섭하기도 합니다(주1)

폴란드는? 폴란드 같은 경우는 기독교를 채택했습니다.(주2). 사실 폴란드 왕국 자체는 그 지역에서 살던 사람들이 나라를 세운, 평범한 스토리입니다. 그렇지만 기독교를 채택했음에도 같은 기독교 인들인 튜튼기사단(주3)과 싸워야만 했습니다. 튜튼기사단을 탄넨베르크 전투에서 물리친 이후에는, 그들을 지금의 독일 베를린 지역으로 후퇴시킬 수 있었을 정도로 영향력 또한 대단했습니다. 사실 이때의 폴란드는 리투아니아와 결혼을 통한 합병(폴란드-리투아니아 왕국)을 통해 중부유럽의 최강자로 떠오르던 때였으니까요. 이때 바로 지동설을 주장하던 코페르니쿠스가 이 폴란드에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두 나라간 확장시기때는 서로 싸울 일이 없었지만, 폴란드가 여러 외침과 왕조의 교체로 인해 어려워지기 시작하면서 얘기는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폴란드-리투아니아 왕국이 절대군주국이 아닌 귀족정에 왕은 선거제로 뽑기 시작한 것이지요. 옆나라 신성로마제국처럼 말입니다. 귀족정의 최대 단점은, 결합이 어렵고 서로간의 이익만 추구한다는 점이였지요. 결국 왼쪽에서 점점 성장하는 프러시아와, 북쪽의 강국인 스웨덴, 동쪽에서 다가오는 러시아 3국에게 포위당하는 형상을 띄게 됩니다.

폴란드는 그때까지 남쪽에서 다가오는 오스만 투르크와 전쟁을 해야 하기도 했고, 나중엔 북쪽에서 다가오는 위협에 맞서 러시아와 동맹을 맺었지만 스웨덴 왕국에게 수도인 바르샤바 마저도 빼앗기고 러시아와 동맹을 파기, 스웨덴의 종속국이 되버리죠. 그때부터 폴란드는 점차 쇠퇴하기 시작합니다.

러시아는 러시아 나름대로 노보로로트 공국에서 모스크바 공국, 키예프 공국등으로 바뀌기 시작하다가 나중에는 러시아 왕국을 구성하지만, 그 사이에 ‘타타르의 멍에’라고 불리운 몽고의 침략을 받기도 했습니다.(주4) 그 뒤로는 표트르 대제에 의해 러시아 왕국이 점차 확장하기 시작하면서 역시 폴란드를 노리게 되죠. 북쪽과 동쪽은 너무 춥고, 남쪽은 오스만이 버티고 있어서 아직까지는 건드리기가 어려웠으니까요.

폴란드가 스웨덴에게 종속당하긴 했지만, 스웨덴과 러시아의 북방전쟁(주5-1)으로 인해 폴란드는 스웨덴의 종속을 버리고 다시 러시아와 동맹을 맺게 됩니다. 하지만 독일, 헝가리 등이 계속 괴롭히는 바람에 세력은 점차 약화, 결국 러시아에 종속당하는 결과를 맺게 됩니다. 이때 독일, 오스트리아, 러시아에 대해 1차분할이 이루어 지는데 러시아는 리투아니아령을 통합하게 되지요.

나중에는 2차,3차분할에 의해 폴란드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사실 그 3차에 걸친 분할에 역사를 다 쓰자면 이건 폴란드의 역사가 되버리기 때문에 이정도로 축약하도록 하겠습니다. 폴란드인들은 러시아에 대해 계속 저항을 하게 되지만, 폴란드인들이 독립하려면 나폴레옹, 나아가 1차대전 후까지 기다려야 했지요.

나폴레옹은 폴란드(바르샤바 대공국)을 기반삼아 러시아를 침공했지만, 러시아는 모스크바를 불태우면서까지 나폴레옹을 격퇴하고야 맙니다. 폴란드 인들은 나폴레옹을 믿고 러시아를 배신했지만, 러시아가 전쟁에서 이겨버리는 바람에 다시 러시아에 종속되게 되고, 다시 암울의 역사는 시작되는 것이였습니다. 결국 1차대전중 러시아 혁명으로 인해 폴란드는 독립의 기운을 잡게 되었고(주5) 1차대전 종료후 베르사유 조약에 의해 폴란드는 새롭게 독립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제 문제는 독일이였지요. 새로운 폴란드는 원래 자신들의 영토가 러시아에 많았지만, 서쪽으로 이동하여 독일인들의 땅에 자리잡게 됩니다. 특히 독일의 고향(튜튼기사단)이라고 할 수 있는 동프로이센을 육로에서 끊어버림으로서(단치히 회랑) 독일인들의 민족주의를 다시 불붙이게 만들었습니다. 자기네들의 생활권인 동프로이센을 걸어서 못간다는, 뭐 그런이유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결국 독일은 단치히 회랑을 요구하다가 폴란드와 전쟁, 2차대전의 시작을 알립니다. 폴란드는 독일과 싸우려고 했지만 그 유명한 기병대-탱크(주6)끼리 붙는 처참한 결과 등으로 바르샤바는 점령당하고, 오히려 소련까지 동쪽에서 침입, 폴란드는 동서로 분할되게 됩니다(주7)

2차대전 종료후, 폴란드는 독일령인 동프로이센마저 승전국들에 의해 포함되어서 새로운 폴란드 공화국이 등장합니다. 이때까진 암울한 역사였지요. 자신을 분할한 사람들에 의해 땅 이름인 폴란드(Polska)마저도 못부르는 정도였으니까요. 겨우 독립하긴 했지만 소련의 공산주의 바람에 의해 소련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이런 저런 것들로 인해 폴란드인들은 한국인들의 역사를 볼때마다 자신들과 비슷하다, 라고 느낀다고들 하더군요.

폴란드는 그렇게 공산당의 통치 속에서 소련의 간접통치를 받게 됩니다. 물론 민주화 운동도 있었지만 프라하의 봄(주8)처럼 탄압당했습니다. 그러다가 소련이 무너지난 1990년대에 이르러서야, 바웬사가 이끄는 자유노조에 의해 폴란드의 민주화를 이룩하게 되지요. 그때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가 폴란드 인이였기 때문에. 교황 입장에서는 폴란드의 민주화를 도와주는 입장이였습니다. 그만큼 폴란드의 민주화는 꽤 쉽게 풀린 편이였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없이 민주화에는 피가 수반된다는 점은 안타까운 사실입니다.

지금의 폴란드는, 러시아보다는 독일하고의 문제가 더 많습니다. 경제가 어려울 때 폴란드 인들이 불법으로 독일 국경을 넘어 사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폴란드 자체도 옛날 러시아보다는 서유럽, EU에 더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현재 폴란드와 러시아와의 관계는 소원하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폴란드를 강점하고, 냉전시대에 이르러서는 폴란드를 자신의 수하국으로 삼았던 역사는 지금까지 지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폴란드는 중부유럽의 대강국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역사는 쉬이 잊혀지지 않을테니, 앞으로 그때보다 더욱더 발전한, 폴란드를 보기를 바랍니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가스도 잘 팔아먹고 있으면서 뭘...[랄랄[

주1- 포섭: 비잔틴 황제의 딸이 러시아에게 팔려간(??) 이후, 그뒤로 러시아 땅에는 그리스 정교가 전파되기 시작하고, 결국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왕이 그리스 정교로 종교를 선택함으로서 포교는 절정에 다다릅니다. 유명한 일로는 비잔틴 제국의 키릴 형제가 포교를 하면서 포교하기 쉽게 문자를 창제했다고 하는데, 이게 지금까지 쓰이고 있는 키릴문자라고 합니다. 비잔티움의 멸망 이후에는 모스크바가 ‘제 3의 로마’로서 그리스 정교의 중심지가 되어 있습니다. 역시 러시아 대통령이 그리스 정교의 수장입니다.

주2- 기독교 채택: 그들이 기독교를 채택한 이유는 교황의 포섭때문이였습니다. 교황은 옆에 자신의 세력을 심어둠으로서 신성로마제국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게 되는 것이였습니다. 신성로마제국과 교황세력은 저번 이탈리아편에서도 얘기했다시피 사이가 안좋았으니까요.

주3- 튜튼기사단: 저번에도 설명한 듯 싶군요. 독일과 오스트리아편에 나왔었지요? 그들은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이민족들 뿐만이 아니라 폴란드령까지 같이 노렸습니다. 물론 폴란드는 자신의 왕국을 보존하기 위해 튜튼기사단과 싸워야 했지만, 같은 기독교인이 싸우는 것을 보며 모든 전쟁이 종교적 이유에서만 의해서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4-타타르의 멍에: 러시아가 몽골의 세력 아래서 신음하던 2세기동안을 가리킵니다. 타타르는 몽골족들을 가리키는 용어지요. 사실 이 용어도 러시아인들이 아닌 비러시아인들이 역사를 기록하면서 만든 용어입니다. 러시아인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요. 자신은 유럽인인데 아시아인들에게 점령당한 역사였으니까요. 결국 나중에는 몽고족들의 내란을 이용하여 러시아인들은 몽고의 침략을 물리치게 됩니다.

주 5-1: 북방전쟁: 스웨덴과 러시아간에, 북유럽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전쟁을 일컫습니다. 이 전쟁에서 스웨덴은 초반 승기를 잡아 러시아를 점령할 수 있었지만, 러시아 내부의 폴타바 전투에서 패배, 궁극적인 승리는 러시아에게 돌아갔고, 결국 스웨덴은 발트해의 입구를 러시아에게 내주게 됩니다. 이후부터 러시아의 바다사랑은 시작된 것이지요. 이후에 스웨덴은 30년전쟁에서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국세를 더이상 회복하지 못하고 노르웨이와 스웨덴으로 분리되게 됩니다.

주5- 러시아 혁명: 러시아에서 소련으로 바뀌면서, 레닌은 러시아가 불법적으로, 또는 무력으로 점령한 나라들이나 지역들에 대해서는 거의다 독립을 시켜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그의 후계자인 스탈린하고는 대비되는 방향이지요. 레닌 입장에서는 괜히 거추장스럽고, 독립만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굳이 끌고가기보다는, 러시아 자체 내에서의 혁명을 더욱 완성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주6-기병대-탱크: 혹시 그림을 보신 분들이 있으려나 모르겠군요. 진격하는 독일 탱크들을 향해 폴란드 기병대가 달려들다가 얻어터지는 모습을..이래저래 한 나라의 슬픈 역사를 알려주는 좋은 자료입니다

주7- 독-소 불가침조약: 이 조약으로 독-소 전쟁시까지 두 나라는 전쟁하지 않기로 합의합니다. 물론 이 조약안에는 폴란드를 분할한다라는 조항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번 일본-러시아 편에서 보시다시피 전체주의와 사회주의가 손을 잡은 이 조약은 얼마 안가 깨질 운명이였습니다.

주8-프라하의 봄: 체코슬로바키아에 불어닥쳤던 민주화 바람입니다. 동유럽 국가들중 제일 처음으로 일어난 민주화 시위였지만 수도 프라하에 들이닥친 소련 탱크들로 인해 실패하게 됩니다.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8
18:34:00 

 

병장 김민규 
  햐, 어렵다. 석재님 글의 특징은, 본문보다 주가 더 방대하다는 것 아닐지. 흐흐 
냠냠 꼭꼭 씹어서 먹어 볼게요. 2009-01-04
00:39:52
  

 

병장 이동석 
  잘 읽었습니다. 마지막이라니 아쉽기는 한데, 다음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갈음하겠습니다. 

폴란드 기병대는 나름 그 이전 시대에 이름난 기병대였는데, 결국 그 화려한 시절에 대한 향수를 떨구지 못하고 고수하다 전차군단에 절멸당하고 말았지요. 그래서 그 기병대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변모하지 못해 뒤쳐지게 되는 일종의 '상징'이 되었다고 합니다. 혹시 이름 아시는 분들의 제보- 부탁드리겠습니다. 

다만, 
[스웨덴과 러시아의 북방전쟁(주5)] 
[1차대전중 러시아 혁명으로 인해 폴란드는 독립의 기운을 잡게 되었고(주5)] 
주석이 겹치는군요. 

[물론 독일-폴란드간 사이도 영국-프랑스같이 별로 좋은 사이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폴란드는 지금까지 서로 티격태격 싸워왔습니다.] 

독일과 러시아를 혼용한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2009-01-04
00:44:10
 

 

상병 이석재 
  병장 김민규/ 허허, 소화라는게 쉬운게 아니라서.. 그렇게 해주신다면야 저야 대감사죠 뭐 

병장 이동석/ 이거..반쯤 잠긴 눈으로 쓰다보니 이런 대 오류가 생겨버렸군요. 북방전쟁 부분을 5-1 주석으로 수정하고, 그 밑의 부분도 다시 수정해서 올립니다. 2009-01-04
08:17:52
  

 

병장 이동석 
  제가 계속 깔짝깔짝 지적질인데도, 역시 석재님 대인배- 

멋지십니다. 다음 연재를 기다리겠습니다. 흐흐. 2009-01-04
14:34:48
 

 

상병 이석재 
  병장 이석재/ 제가 대인배라니요. 전 전혀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2009-01-04
22:2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