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Side and Side- 남이탈리아와 북이탈리아.  
일병 이석재   2008-12-26 19:21:07, 조회: 121, 추천:1 

이번 시리즈물로 계획한 것은 두 나라가 아닙니다. 바로 한 나라지만 문화, 정치적인 면에서 상이하게 다른 북이탈리아와 남이탈리아, 두 곳에 대해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쓰긴 옛날에 썼는데 이곳이 다운먹기 시작하면서..지금에서야 올리는군요.

사실 로마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이탈리아는 통일된 지역으로서 동일하게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북이탈리아와 남이탈리아가 상이하게 발전하기 시작한 때는 로마제국의 멸망, 즉 서로마황제가 이민족에 의해 암살당하고 더 이상 ‘로마인의 황제’(주1)가 없어졌기 때문이지요. 그러면서 북이탈리아 지역은 동고트 왕국이라는 이민족 왕국의 지배에 들어가기 시작하였고, 남이탈리아는 동로마제국의 영토에 편입되게 됩니다. 사실 같은 이탈리아 반도이면서 그렇게 갈라진 이유는, 북이탈리아 같은 경우는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에서 내륙으로 한참 들어가야 하지만, 남이탈리아는 그리스에서 배만 타면 휙 올라갈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남이탈리아는 동로마제국(후의 비잔틴 제국)의 영토안에 들어갑니다. 후에 유스티니아누스 대제(주2)가 이탈리아를 다시 수복하면서 양 지역은 다시 같은 정치권 안으로 포함되지만 한세기가 지나지 않아 다시 북이탈리아는 동고트족이 다시 회복하게 되고, 이어 프랑크왕국이 다시 북이탈리아를 점령하게 됩니다. 사실 두 지역이 쉽게 통일될 수 없었던 이유는, 유스티니아누스 대제가 벌인 전쟁 때문에 이탈리아 전체가 폐허로 변했고, 그에 따라 ‘피점령지’라고 할 수 있던 이탈리아 전체는 비잔틴 제국에 대해 좋은 감정을 품을 수가 없었죠. 굳이 로마제국이 아니였더라도 자기네들은 잘 살고 있었으니까요.

결국 그렇게 갈라진 이후로, 북이탈리아는 프랑크왕국이 깨어지면서 점차 ‘무주공산’의 지대로 변해가게 되고, 그 지역에서 ‘왕’을 주창하는 자가 없었기 때문에, 도시만의 권력을 강화시켜 나가게 됩니다. 그에반해 남이탈리아 지역은 비잔틴 제국의 영향력 아래서, 그리스만의 색채를 띄게 됩니다. 결국 북이탈리아는 도시국가(밀라노, 베네치아, 제노바)등이 발전하게 되는 것이지요. 사실 베네치아 같은 경우는 비잔틴제국의 자치도시였지만, 점차 자신만의 권력을 확립하게 되 갑니다.

하지만, 이탈리아 같은 경우는 외침을 많이 받게 됩니다. 주위 국가들, 특히 프랑스나 신성로마제국, 이슬람 세력등이 많이 노렸는데, 그들에게는 ‘확장할 영토’가 필요했었으니까요. 신성로마제국 같은 경우는 명목상의 로마황제였기 때문에 그들은 이탈리아에 욕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고, 이탈리아 같은 경우는 신성로마황제 따위는 독일에서 놀지! 하면서 그들의 간섭을 최대한 막으려고 했었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북이탈리아는 중세기간동안 신성로마 황제와 교황 사이에서(주3) 도시들만의 세력을 발전시켜가는 동안, 남이탈리아는 점차 비잔틴의 세력이 약화되기 시작합니다. 발칸 북쪽에서 이민족이 내려오지, 동쪽에서는 이슬람세력이 들어오지, 이탈리아에 신경쓸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결국 시칠리아섬이 먼저 이슬람 세력에게 넘어오게 됩니다. (주4) 남부 이탈리아도 점차 외침을 받기 시작하더니, 결국 ‘노르만’족(주5)에게 이탈리아령을 모두 넘겨주게 됩니다. 

‘노르만’족은 그렇게 시칠리아 왕국을 구성한 이후, 계속 비잔틴령을 넘보게 됩니다. 시칠리아 왕국이 ‘만지케르트 전투’이후 약화된(주6) 비잔틴제국과 싸우는동안 교황은 교황 나름대로 북이탈리아를 세력권으로 삼고 나아가 이탈리아 반도를 점령하려는 신성로마 황제와 싸우게 되는 것이죠. 그러다가 노르만의 시칠리아를 통치하던 왕조가 독일의 호엔슈타유펜 왕조(주7)로 바뀌고, 프랑스의 앙주가문으로 바뀐다음, 마지막엔 아라곤 왕국으로 통치권이 넘어가면서(주8) 바뀌면서 시칠리아와 남부이탈리아는 그리스, 노르만, 게르만, 프랑크, 스페인까지 온갖 문화가 섞이는 용광로로 바뀌게 됩니다. 시칠리아는 특히 이슬람 문화까지 들어오게 되는데, 시칠리아가 이런 온갖 문화의 장이 되버린 것은. 서지중해와 동지중해를 연결하는 지역의 중간 기착지로서 지중해에 폭풍이 몰아치면(지중해가 유럽의 호수같긴 하지만, 기상상황은 태평양의 태풍 못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피항구로서도 중요한 위치였기 때문입니다. 중간기착지로서의 시칠리아는 중요했으니까요.

북이탈리아는 밀라노, 피렌체, 베네치아, 제노바 등이 발전하기 시작했지만 베네치아를 제외하고는 한 가문의 독재정치체제를 취하고는 했습니다. 밀라노는 비스콘티 가문, 제노바는 도리아 가문, 피렌체는 메디치 가문 등 겉으로는 공화정 체제를 취하고는 있었지만 사실 왕정과는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밀라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신성로마제국의 휘하 가신으로 편입되지만 피렌체나 제노바, 피사, 베네치아는 끝까지 남아 도시국가로서 르네상스를 지휘하게 되지요. 이런 상황만 본다면 중세시대에 홀로 살아남아 르네상스라는 꽃을 피웠으니 공화정체가 더 좋은거 같구나! 하실지 몰라도, 그렇게 갈라진 상황이였으니 근대에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다른 나라보다 국민국가나, 통일국가를 세우는 작업이 이탈리아에서 더 늦어졌다라는 사실을 생각해본다면, 문명의 발전이란 방식이 과연 어떤게 옳은것이고, 어떤게 나쁜것인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인듯 싶습니다.

이렇게 중세이탈리아는 종결맺고, 근대 이탈리아로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그 때의 얘기는 다음시간으로 미루도록 하지요..우후훗

주1-서로마 황제: 마지막 서로마 황제의 이름은 건국자의 이름을 따서 로물루스 아우구스투스였습니다. 어찌보면 미묘한 사실이였지요. 그를 죽인건 동고트족이였던 오도아케르였습니다.

주2-유스티니아누스 대제: 마지막 ‘로마인의 황제’라고 불릴만한 인물입니다. 대제 이후에 그만큼 이탈리아를 점령하려고 한 시도라던가, 로마제국을 재통일하려고 한 인물은 없었기 때문이지요. 또한 대제 이후에 동로마제국은 로마제국이 아닌 그리스적인 색체를 띄게 되기 시작합니다. 그의 황후 테오도라 또한 여걸로서 유명한 인물이였습니다.

주3-구엘프와 기엘린: 친교황파를 구엘프파, 친황제파를 기엘린파라고 불렀습니다. 그 두파는 서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온갖 싸움을 다 벌였지요. 교황이, 그렇게 깨끗한 직종이 아니였습니다. 쩝쩝.

주4-이슬람 세력: 이 이슬람세력은 이미 비잔틴제국을 동쪽에서부터 압박한 이후, 점차 아프리카, 스페인쪽으로 확장해 나갔습니다. 이슬람또한 여러 왕조가 부침을 거듭했는데, 이슬람의 역사에 대해서는 나중에 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군요.

주5-노르만족: 시칠리아에 내려온 노르만족의 기원은, 용병이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용병이 시칠리아가 살만한 곳이라는걸 자기 동족들에게 알리자, 프랑스 노르망디(노르만의 땅이라는 프랑스어입니다)에 있던 노르만족이 이쪽으로 남하에서 왕국을 세우게 되죠. ‘꾀돌이’라고 불리는 로베르 기스카르가 그 중 중요한 인물입니다.

주6-만지케르트 전투: 비잔틴제국의 중반과 후반을 가리는 중요한 전투입니다. 이 전투에서 황제는 셀주크 투르크족에게 포로로 잡히게 되고, 나중엔 황제위마저 잃게 됩니다. 제국군이 이슬람군에게 패배한 상징적인 사건으로서, 이 전투 이후 아나톨리아 중부가 이슬람 세력에게 넘어가, 다시는 회복하지 못하게 됩니다. 

주7-호엔슈타우펜 왕조: 신성로마 제국을 세습제국으로 만든 왕조입니다. 또한 제국을 가장 발전시킨 왕조이기도 합니다. 붉은수염이라 불린 프리드리히 1세 바르바로사가 중요한 인물이지요. 하지만 시칠리아, 남이탈리아에 있던 자신의 영지를 프랑스인들에게서 방어하려다 유일하게 남아있던 왕자가 죽음으로서, 단절되게 되고 신성로마제국은 ‘대공위시대’즉 자리가 비어있는 시대로 빠져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주8-마피아: 사실 이 프랑스 세력에서 아라곤 세력으로 넘어갈 때, 반란이 일어났는데 그 반란주동세력을 지금까지 ‘마피아’라고 부른다는 설이 있습니다. 그 설에 따르면 마피아(Mafia)는 프랑스인의 죽음을(Morte alla Francia Italia Anela)의 약자라고도 한다더군요. 믿거나 말거나.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8
18:32:41 

 

상병 이지훈 
  마피아에 대한 주가 아주 흥미로워요 하하 그냥 갱단을 말하는 줄 알고 살아왔는데... 

음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의 시대 배경이 이 근처인가요? 군주론을 읽으면서도 아 이게 이거지..라고 이론적인 부분은 어렴풋이 알겠는데 시대적 배경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니 나오는 사람 이름도 잘 모르겠고, 왜 이런 주장을 하게 되었나...잘 정리가 안되어서요 
공화정체와 르네상스라는 말이 나와서 비슷한 시기인 것 같아 질문드립니다. 2008-12-27
01:37:04
  

 

일병 이석재 
  상병 이지훈/ 그렇습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체사레 보르자를 모티브로 삼아 만들어냈지요. 마키아벨리같은경우는 이탈리아인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권력집중, 절대권력 등 근대국가의 시초가 되는 여러 사상들을 발전시켰습니다. 하지만 체사레 보르자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리기도 합니다. 마키아벨리는 중세시대에 있던 몇 안되는 이탈리아 통일론자중 한사람이였으니까요. 시대보다 일찍 태어났다고 생각합니다. 2008-12-27
02:41:24
  

 

상병 이지훈 
  석재// 

오호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흐흐 체사레 보르자! 이제 기억나네요 외국 사람들의 이름이란...허허 2008-12-27
23:11:16
  

 

상병 진성제 
  여전히 남 이탈리아와 북 이탈리아는 사이가 안좋죠 어허허 두 지역 사람들이 만나면 그다지 좋은 분위기는 아니라고 하네요. 
마치 스페인이 카스티야(남스페인)와 카탈루냐(북스페인)가 서로 사이가 안좋은 것 처럼요.(레알과 바르샤도 덕분에 세계에서 손꼽히는 라이벌이 되었구요.) 
뭐 두 케이스에는 차이가 좀 나긴 하지만 그런 면에서 보면 굳이 리나라처럼 아예 다른 정부가 들어선 게 아니어도 세계적으로 분열된 국가는 쫌 많은 것 같습니다. 2008-12-28
23:05:22
  

 

병장 김민규 
  현대 남북이탈리아의 상황에 대해서 좀더 듣고싶은건 과욕일까요? 기다릴게요. 잘 읽었습니다. 2008-12-29
10:27:49
  

 

일병 이석재 
  상병 진성제/ 그렇습니다. 이래저래 다른 민족끼리 한 나라로 통합되어야만 하는 문제는 지금까지 해결 못할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병장 김민규/ 죄송합니다.. 원시사와 현대사는 제가 제일 약한 부분중 하나인지라...다른분의 도움을 받아야 할 듯 싶습니다. 2008-12-31
21:10:44
  

 

병장 이동석 
  와와- 그새 이리 많이 쓰시다니, 쫓아가며 읽기도 벅차군요. 정말 재밌습니다. 

징키스칸 4가 하고 싶어지는군요. 낄낄. 사실 전 역사시뮬레이션을 더 재미있게 하기 위해 역사를 공부한 케이스라서요. 흐흐. 2009-01-04
00:59:58
 

 

상병 이석재 
  병장 이동석/ 저도 한때는 그랬습니다. 역사시뮬을 하는데 이게 무슨소린지를 알아먹어야지 원.. 지금은, 역사를 떠나 게임의 스토리만 있으면 허겁지겁 달려듭니다. 심지어는 킹오브파이터라도..낄 2009-01-05
03:2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