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병장 김형태 - 사랑사랑사랑
책마을 2009-04-21 09:47:48, 조회: 443, 추천:0
[연재] 사랑사랑사랑
상병 김형태 2009-01-19 19:44:55, 조회: 330, 추천:2
사랑사랑사랑
사랑한다는 말을 읽는 것조차 부끄러운 나지만
네 앞에서는 사랑한다는 말 밖에는 할 수가 없다.
내 사랑을 네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보다는
내가 내 사랑에 확신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우리의 짧은 만남 속에서
너와 내가 느낀 감정을 사랑이라 말하자면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
이기적인 나는
오늘도 우리라는 핑계로 너에게 사랑한다 말하고 싶다.
이렇게 사랑사랑사랑
너무 일찍 찾아온 사랑이나, 늦바람처럼 찾아온 사랑이나 사랑은 사랑인 것처럼 과거에 지나간 사랑이나 미래에 찾아올 사랑도 사랑임에는 틀림없다. 누군가는 아직도 몇 년 전 사랑을 잊지 못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다가올 사랑에 설렘만 가득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사랑을 사랑이라고 표현하는데 어디 당찬 사람이 있을까. 눈앞에 두고도 찾지 못하는 게 사랑이라고 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그런 건지, 경험에서 나오는지 모를, 사랑에 대한 두려움은 점점 커져만 간다. 사랑이라고 하는 말은 마음속으로 살피는 것 보다, 말로 전해질 때 그 기쁨이 몇 배가 되나, 두려움도 점점 더 늘어만 가는 것 같다. 마음을 표현하는데 사랑이라는 말보다 더 강한 말이 또 있을까? 그 다음엔 도대체 무어라 얘길 해야 내 사랑을 사랑이라 받아줄까
사랑이 끝나고, 다시 찾아오는, 잘 알지만 알고 싶지 않은 감정을 가끔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속앓을 때가 있다. 첫 번째 사랑은 그렇게 끝났고, 두 번째 사랑도 조금다른 그렇게 끝나버렸는데 세 번째라고 달라질 것이 있을까. 정말로 그 마음만 가득해서 시작한 사랑은 벅찬 마음으로만 그쳐 끝나버리고, 조금 타협한 현실과의 사랑은 허전한 현실 속에 끝나버렸다. 현실과의 사랑은 당신과의 사랑이 아니었다고 얘길 하지만, 마음속엔 남아 있지 않을 그것도 노력은 노력일터 사랑도 사랑일터.
사랑에 있어서 쉼이란 없다.
용광로에서 나온 새빨간 고철을 찬물에 담가 수차례 두드릴 만한 다른 사랑으로 잊히면 잊힐 뿐이지 쉬어질 수 있을까? 그리고 잊히지도 않고, 많이 무뎌진 내 사랑도 덮어버릴 만한 사랑은 어디 있단 말인가.
몇 달 전 얘깃속에
“처음엔 모든 노래, 소설, 영화가 다 우리 얘기 같았어, 그런데 결국은 아니었어. 라고 말했다.
맞다, 사랑이란 말만 같을 뿐 어디 똑같은 사랑이 있을까. 아픔, 심장을 다시 꿰메붙이는 듯 한 아픔까지 누구와 같을 수 있을까. 누구와 같다면 그건 오직 당신뿐이리다.
이제 나는 조심히 잊은척하고 있다. 아니 회피하고 있다.
“아니, 몰라 그런 거. 관심없는거 알잖아.”
얘기조차하고 싶지 않다.
내 마음속에, 더 이상 건들면 폭발해버릴 것 같은 심장과, 현실도 그저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이다.
나는 감정을 더 사랑했으며 너는 현실을 더 사랑했다.
하지만, 난 아직 쉬지 못하고 있다.
단 한번이지만 내가 얘기해버린 사랑으로 나는 아직 여기 있고, 식어버려 고철덩이가 되버린 내 심장어딘가에는 작은, 너라는 불꽃이 일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증명해보고 싶다. 내가 말한 사랑이 다른 사랑과는 다른,
이렇게 사랑사랑사랑이라고.
54.4.11.88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4-21
09:45:36
상병 박영우
26.192.16.34 식어버린 고철덩이라..
저는 제 마음을 잘게 잘려진 종잇조각이라고 생각해요
이번과 다음의 사이에 오는 그 잘 알지만 알고 싶지 않은 감정들 때문에 갈기갈기 찢긴.
누군가 그 종잇조각으로 내 마음의 퍼즐을 맞추는 사람이 잇다면 그게 다음 사랑이겟죠.
곧 있으면 설탕인데. 만나보려구요 내 마음을 찢었던 사람. 한팡승부 해야죠
많은걸 느끼게 해주는 글이에요 감사해요
전 이제 쉴곳을 찾아서...
지금까지 일하고 피곤했는데 좋은글 읽고가요[웃음] 2009-01-19
20:28:36
상병 김형태
54.4.11.88 영우씨 한판승은 아니더라도 이겨내시길 바래요 ! 뿅 2009-01-20
07:00:31
상병 김용준
22.1.4.105 음...개인적으로 '사랑'이란 제목이나 '사랑' 주제의 글은 안 보는 주의인데 형태씨의 이름을 보고 우클릭 버튼을 살포시 눌러봤습니다. 산문 같은데요? 제가 보기엔...낄낄낄.
저도 회피일지도 모르겠죠. 근데 제 이성과 감정은 '사랑'에 대해서는 냉소적이네요.
모 그냥 그렇다는거에요. 낄낄낄. 만남과 이별이 공존하듯 사랑은 슬픔과 공존하는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예외도 있겠지만요. 낄낄낄. 2009-01-20
16:00:21
병장 박찬걸
18.51.1.192 사랑한다는 말. 내겐 그렇게 쉽지 않은 말. 사랑해요. 너무 흔해서 하기 싫은 말. 2009-01-21
10:34:15
병장 김동균
18.2.3.71 그대라는 말. 내겐 너무나도 달콤한 말.
후훗 노랫가사를 저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있네요-
[연재] 사랑사랑사랑2
상병 김형태 [Homepage] 2009-03-05 13:38:16, 조회: 281, 추천:0
꿈에서 너를 만나다
다른 사람들보다 잠꼬대가 심한 나는
알아들을 수 있는 얘기든 없는 얘기든 많은 얘길 한다고 한다.
다음날 내가 무슨 얘길 했었는지 들어보면
주로 깨어있을 적 머릿속에 담아둔 얘길 하는 것 같다.
“너 어제 또 잠꼬대 하더라.”
사랑후에 다시 찾아온 그 추억은 현실보다 지나칠 정도로 아름답다. 그렇기에 많은 시간들 중 아름다웠던 기억들로 목이 메여 잊히기 힘든 것이다. 사람을 잊기에 사람보다 좋은 건 없다지만, 당초 잊혀지는 사람이 있고 잊혀지지 않는 사람은 나눠져 있는 것인가. 또 겪어본 사랑을 체조선수들 평가하는 것 마냥 멋진 장면들이 끝나고 점수판을 들 수 있으면 속이라도 좋겠지만, 그 점수판은 누가 들어줄 것이며 점수판에 환호하는 사람은 그와 내가 되어야 하는 것인가. 또 낮은 점수라도 나온다면 슬퍼해야 하는 건가 기뻐해야 하는 건가.
그렇지만, 결국 점수판대신 가슴앓이로 지난 사랑의 정도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고, 환호가 아닌 예고없이 찾아온 따듯해지는 마음이 있다면, 그것 역시 그와 내 몫이다.
그러다 문득 그와의 사랑이 나도 모르게 다시 찾아온다.
돌아가고 싶었던 걸까. 지난밤 꿈에서 그를 만났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랑의 노래가 우리 얘기인 듯 했지만 결국엔 아니었다고 얘기한, 지난 몇 달 전의 시간으로 찾았갔다. 새벽 3시, 택시를 타고 찾아간 낯선 곳에서 난 다시 그의 손을 잡아버렸다. 나에게 “너, 정말 괜찮겠어?” 라고 물어봤지만 이내 입을 다물고 골목길을 걸었다. 술을 용기로 삼아 그와 나는 몇 달째 밀린 얘기들을 쏟아냈지만 그런 얘기들 보다, 다시 잡은 그 손의 감촉이 마음속 까지 남아버렸다. 단 1초, 그 긴 1초가 걸려서야 예전에 잡았던 그 손임을 다시 느꼈으며 낯설었던 그 손의 느낌이 내손으로 꼭 들어왔다. 그렇게, 이별 후 마음을 잡는 시간은 1년도 모자랐지만 다시 돌이키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슬프게도, 문득 문득 꿈에서, 꿈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지만 서두르지 않았다. 지난 기억과 맞춰보며 오히려 작은 것들을 하나하나 기억하려 했다. 가끔 꿈에서 깰 기미가 보일 적이면 기억하지도 못할 말들을 열심히 늘어놓았다. 하지만 깨질 수밖에 없는 사랑이었던 터인지 ‘안녕’이란 인사도 없이 냉정하게 꿈도, 그도 날아가 버렸다.
깨어진 꿈속에서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꼈다. 또,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들렸다. 눈을 번쩍 뜨고 이불을 걷어내며 일어났지만 나는 제자리였다. 다시 돌아온 현실은 그리 외롭지도 넉넉하지도 않았다. 또 다시 사람들 속에 묻힌다. 하루하루 내가 걷고 있는 만큼, 그도 나도 더 멀어짐이 느껴져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지난 밤 잠결에, 어떤 얘길 더 했을까 나는.
단 한번이지만 내가 얘기해버린 사랑으로 나는 아직 여기 있고, 식어버려 고철덩이가 되버린 내 심장어딘가에는 이렇게 작은, 너라는 불꽃이 일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계속 얘기할 것이다. 내가 말한 사랑이 다른 사랑과는 다른,
이렇게 사랑사랑사랑이라고.
54.4.1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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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4-21
09:45:52
병장 최영민
54.4.11.82 지난밤에는 조용했습니다.
다만, 저번에 중얼거린
'기름값 확 올랐습니다' 잊혀지지 않는군요.
크크 2009-03-05
14:20:19
상병 강정훈
8.151.2.61 점수판과 사랑후의 가슴앓이에 대한 비유가 찡하게 다가오네요 하하.
저같은 경우에는, 착지만 똑바로 했다면 짧지만 그럴싸한 묘기를 보인 축에 속했을텐데,
그러지 못하고 발목이 부러져버린 격이네요.
[연재] 사랑사랑사랑3
상병 김형태 [Homepage] 2009-03-10 11:50:14, 조회: 228, 추천:0
소통
잊고 싶었던 전화번호를 다시 누른다
마지막 숫자만 누르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내 목소리를 단번에 알아차리지 못해도
당신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행복한데
용기가 부족할 걸까
‘... 다이얼이 늦었으니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서로의 소통이란 삶의 활력소이자 이유일 것이다. 그 팽팽한 끈을 각자 적당한 힘으로 유지하고 있으니 누군가의 힘이 풀리지 않는 한 그들의 활력소와 삶의 이유는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아픔을 겪은 사이에서의 소통은 도대체 무엇의 활력소이고 어떤 이유이기에 더 간절한 것일까. 이미 힘을 놓아버려 엉덩방아를 찧고 흙모래가 묻어 여기저기 떨어지지 않고 있는데, 그리운 날들의 추억 때문일까. 아니면 다시 탁탁 털고 일어나 한줄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를 원하기 때문일까.
이별 후, 그에게 전화를 걸기란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그러다 어느날, 문득 치솟은 용기가 있을 때면 큰 각오와 함께 전화를 한다. 신호음이 간다. 차라리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받지마, 받지마’, ‘받지마....’ “여보세요?” 이렇게 시작된 통화는 두근거리는 마음에, 거두절미하고 먼저 전화를 걸었다는 이유로 침착한척 한톤 올린 목소리로 밝게 무슨 얘기든지 해버린다. “새해라서 전화했어, 새해 복 받아. 그리고 아프지 말고 건강해. 나는 아주 잘 지내고 있어. 아직 혼자 살고 있지? 이번해에 복학하겠다. 음 많이 힘들겠지만 힘내고. 맞다, 영어학원 다닌다고 했었는데 시험 준비는..”
“너 왜 이렇게 급해.”
라는 말에 헤머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멍해진다. 아직도 떨리는 내 마음을 감추고 아무렇지 않게 전화하려 했지만 실패한 걸까. ‘사실 난 너에게 내가 있다는 존재를 알려주고 싶었어. 너와 내가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난 아직 너에게서 잊히고 싶지 않아. 혹시 네가 나를 잊고 사는건 아닌지, 그게 염려되서 전화했어. 난 이렇게 살고 있어. 넌 잘 지내고 있는거니?’ 라고 말하지는 못했지만. 그는 언제나 그렇듯, 이내 나를 달래는 것이다.
그와의 연락을 위해서는 아무렇지 않은 일로는 어렵다. 마음을 숨긴채 그와의 대화를 위해서는 특별한 얘깃거리가 필요하다. 또 용기도 필요하다. 전화번호를 끝까지 누를만한 배짱정도는 있고 신호음이 지나 그의 목소리가 들릴때에도 담담하게 얘기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미래의 어쩔 수 없이 생길 소통의 단절로 만남까지 단념해야 했던 그와 나인데 아무리 발버둥 쳐봐도, 이렇듯 그와의 소통의 단절은 내가 만들고 있던 것이다.
언젠가 또다시 전화기 앞에서 애꿎은 사람들에게 전화를 하겠지만,
전화를 위해 수화기를 들고 있음에도 전화를 받지 않길 바랬던 건, 부재중으로 남겨진 저장되지 않은 번호속에서 내가 전화했었다는 사실 하나만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때문인 것 같다. 또 다른 이유라면, 내 목소리에 그가 지난일에 다시 생각하고 가슴아파하지 않을까 한다면 허영심일까, 아니면 그의 목소리에 또 몇 날 가슴 답답해할 나 때문이라고 해야 맞는 걸까.
짧은 소통의 사랑으로 나는 아직 여기 있고, 흙투성이가 된 내 심장어딘가에는 이렇게 작은, 너라는 불꽃이 일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계속 당신과 얘기하고 싶다. 내가 말한 사랑이 다른 사랑과는 다른,
이렇게 사랑사랑사랑이라고.
54.4.1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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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4-21
09:46:06
상병 한영빈
18.32.7.48 참 공감가는 이야기네요. 그것도 아주 처절하게 슬픈공감이요. 2009-03-10
14:17:04
병장 최영민
54.4.11.82 사랑을 해보았다면, 그 아픔을 알지요.
물론 저도 알고있습니다. 2009-03-10
14:51:37
병장 송영남
22.49.14.50 ‘받지마, 받지마’, ‘받지마....’ “여보세요?” 이렇게 시작된 통화.
부재중으로 남겨진 전화번호로 내가 전화했었다는 사실 하나만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
그 아픔. 저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연재] 사랑사랑사랑4
상병 김형태 [Homepage] 2009-03-19 12:40:56, 조회: 283, 추천:0
그 시간 혹은 그 시간들
얼마나 만났어?
두달 남짓
정말 여자친구이기는 했니?
모르겠어.
근데 뭘 그렇게 좋아한대.
‘얼마나 오래 만남을 가졌는가.’ 하는 것은 애인이 있거나, 과거에 있었다면 단번에 들려오는 질문 중 하나이다. 그리고 대답하는 이들은 만남의 날짜가 적다고 생각되기라도 한다면 조금 머뭇거리며 쓴웃음과 함께, “얼마 안됐어.” 라든가 “이제 백일밖에 안됐어.” 라고 멋쩍은 듯 얘기를 한다. 반대로 그들이 생각하기에 오래된 기간이라면 “3년” 혹은 “6년째다, 벌써” 라며 짧고 굵게 얘기한다. 또, 전자의 경우라면 “한창 좋을 때네?” 라고 그 대답에 덧붙이곤 할 것이다. 우리가 무의식 중, 긴 만남을 소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사랑의 깊이와 그 시간은 비례할 수 없다는 것은 잊어버린 것일까. ‘long’ 이 아닌 ‘deep’인 것을.
결코 길지 않은 만남이었다. 여름의 무거운 공기와 함께 시작해 장마의 여름과 끝을 같이 했다. 초여름은 가끔 봄날의 향기를 느끼게 하고 다음날엔 무더운 여름이 올 것이라는 예고를 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 곧 한여름이 되어 날이 뜨거워질수록, 뜨거운 여름날의 마음도 시간도 점점 더해갔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 후에는 장마가 올 것을 예상했고, 장마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단 한번도 장마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늘 그렇듯 예고된 장마는 문득 찾아왔다. 거센 비는 뜨거운 땅을 촉촉이 적셔주며 열기를 가라 앉혀주었다.
그와의 만남이 끝난 후, 모든 사랑에 조심스러워졌다. 내 사랑만이 소중하고 내가 만난 기간만이 충분하다고 생각했으나, 이제는 다른 사람에 의해 평가되었고, 앞으로 평가될 내 짧은 사랑의 모습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라고 얘기하자니 스스로 부끄러워졌다. 동시에 내가 다른 사람의 사랑을 쉽게 얘기할 수 없음도 알았다.
야구나 축구와 같은 스포츠에서는 ‘객관적인 전력’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 객관적 전력으로 누구나 비교적 같은 결과를 예측할 것이고, 예상외의 결과에는 한 가지 이슈가 되어 세간에 알려질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세상의 사랑들은 ‘객관적인 전력’보다 주관의 전력이 우선이고, 애당초 ‘객관적 전력’을 가미한 사랑이라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사랑이 아닐까. 또 그 둘의 결과나 과정은 세간의 관심보다는 둘만의 속삭임으로 남아 시간속의 추억으로 남겨질 것이다.
이젠 얼마나 오랫동안 만남을 가졌는가 보다 얼마나 사랑해왔냐고 묻고 싶다. 그리고 함께 했던 시간들 속의 그 시간을 소중히 하고 싶다. 누구나 사랑이라는 명사로 시간을 추억하지만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들’이었는지는 그들만이 알 것이고, 추억하고 잊음, 혹은 잊지 못함도 그들만이 할 일이다. 계속되는 사랑이 있다면 보다 소중히 해야 할 의무가 있고 단지 긴 시간만으로 표현하지 않아 순간순간을 단 첫날의 설렘처럼 가진다면 그들의 사랑도 돌이켰을 때에 후회가 적지 않을까.
사랑이 너무 깊어서 잊히기 힘들다는 것은 ‘행복했다’ 라는 말로 다시금 그 시간을 행복하게 남기는 방법이다. 이것이 어렵다면, 지금 이 시간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는 알고 있어도, 이 방법, 이 시간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것처럼 오늘도 ‘시간들’로 대체된 작은 ‘그 시간’의 모임을 소중한 방법으로 남길 뿐인 것이다.
다시 많은 시간 속에서 덥지만 따뜻했던 여름을 추억할것이다. 오늘도 비가 내리길 바라는 내 마음은 사랑을 알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또다시 비가 온다면 그땐 정말 촉촉함으로 다스릴 수 있을까. 어쩌면 나는 달래지지 않기를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견디기 힘든 세찬 비바람에도 내 마음의 그 시간들이 잘 버텨주길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봄비도 내 마음만큼은 달래주지 않길 시간에 기도해본다.
너와 내가 된 우리의 시간들 속의 그 시간이 단 며칠에 지나지 않는다 해도 우리가 함께한 시간이 사랑으로 남아, 나는 아직 여기 있고, 다시 그 시간들이 영원히 지난 시간으로 잊혀진다 해도, 그 시간의 우리가 보낸 기억들로 나는 언제라도 소중히 간직하고 싶다. 그리고 증명해 보고 싶다. 내가 말한 사랑이 다른 사랑과는 다른 사랑사랑사랑이라고.
54.4.11.94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4-21
09:46:18
상병 한영빈
18.32.7.48 공감합니다. 사랑의 기간이 아닌 깊이가 중요하단 것을.
전 겨울바람보다 더 시린 지난 겨울에 사랑했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2009-03-19
13:22:04
상병 조용민
22.1.14.101 참...저두 공감갑니다..저도 정말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는데..
지금같이 따듯한 봄날이 오면 왜이리 생각이 나는지요... 2009-03-19
14:55:53
일병 김태건
8.148.1.112 오... 멋집니다. 공감가는 걸요? 제 연애 기간들이 다 1달을 못넘기는 것이 김형태님의 진지한 글에 부합하는 경우는 아니지만... 어찌되었든 사랑은 long보다는 deep이라는 말에 동의합니다. deep하면서 long한 아마존이나 황하 강같은 사랑도 괜찮을지도요 우후훗... 2009-03-19
15:01:55
일병 정일하
16.51.2.177 우어우어, 로맨틱하네요. 2009-03-19
15:14:40
상병 송기화
22.80.6.58 예, 길이가 문제가 아니죠.
같이 지낸 날 수가 문제가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자꾸 기념일을 챙겨달라는 걸까요.(...)
쌩뚱맞은 댓글 달아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기념일 때문에 충격을 받아서리. 2009-03-19
15:16:19
상병 김형태
54.4.11.101 영빈//
먼저 영빈씨 참 고마워요, 그 쪽지에 힘을 얻었어요. 겨울바람보다 따듯한 사랑을 하셨다면 잊히든 잊히지 않든, 바람이 불때마다 생각이 나시겠네요. 그때 추억이 떠오르신다니 전 그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용민//
차가운겨울이가고 봄이오면 움츠러들었던 몸이 풀리듯이 그렇게 우리 마음도 풀리나봐요.봄바람, 봄비 모두다 용민씨 것이죠 후후훗
태건//
1달을 못넘긴다는 것이 안타까운일이 될 수도 있고, 더 안타깝지 않기 위해 힘든 결정을 내릴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뭐 함부로 제가 이렇게 저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어렵네요. how deep is your love 이라는 노래가 생각나네요-
일하//
로맨틱이라는말이 참 좋네요 허허허, 고맙습니다.
기화//
기화씨. 기화씨도 앞에 있었더라면 이번엔 레프트 훅을 날렸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기화씨의 글을 생각해서 살려드리죠. 전화해서 한마디 하세요. 매일매일기념일인데 뭘더 챙기냐고 허허허허, 쌩뚱맞은 댓글 넘 좋네요. 불타오르네요- 2009-03-19
15:26:00
상병 김지호
26.80.13.102 하하 난 언제 저런 애틋한 사랑 한번 해보나 - 좋은 인연 쭉 이어나가시기를. 2009-03-19
19:08:54
병장 김민규
22.34.42.32 필요없답니다.
다 필요없다며, 또한번 닫아버렸어요.
전거에 의존해서, 우리 좋았던 날들의 기억에 기대어서, 그의 지금의 고민과 아픔이 잠시 지나갈 것이라고 굳게 믿고 싶지만, 그것이야말로 자기논리이자 주관적 아전인수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마음을 깊게 찌르고,
뭐 그런데 어차피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별다르게 평정심을 잃지도 않았고, 아무렇지 않은 듯이 싸이어리를 끄적이고, 시즌2에 제안을 하나 남기고는 사지방을 나왔습니다. Life may still be going on, 우리가 가졌던 그 소중한 기억들을 여전히 소중하게 간직하며, 내가 가진 이 마음이 다른 사랑과는 다른 것이라고 다시한번 다짐하면서 언젠가는 증명해내고야 말거라고, 그렇기에 지금의 흔들림마저 그저 믿으며 기다리겠노라고
아오 2009-03-19
21:12:11
상병 김형태
54.4.11.94 지호//
아앗, 제 의도는 그런, 외면이 아니었는데 참 아쉽습니다. 뭐 사랑이 다 그런거겠지만 말이죠. 더 노력해야겠네요. 피드백! 고맙습니다.
민규//
믿음보다 더 소중한건 없다 했던가요. 믿음 소망 사랑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는데 일단 사랑얘기니까 사랑은 빼고, 그다음은 믿음 쯤 되겠죠. 저는 어떤 믿음에도 열렬한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이유는 자기 위안일지도 모르겠어요. 그저 상대방에게서 들려오는 어떤 말을 위해 곧 나를 위해 가슴 아파하는 걸지도 몰라요. 이루어지지 않는 고통 같은거겠죠?
이런 이기적인 사랑을 조금은 아름답게 해주는게 믿음인것 같아요. 그래요 그수 밖에 없어요. 약자도 강자도 존재 하지 않지만, 그 믿음속으로 내가 약자가 되어가는거겠죠. 때론 강자가 되기도 하고요.
도대체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핑- 2009-03-19
23:15:56
병장 김민규
22.34.42.100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소망하며, 모든 것을 견뎌냅니다. 곧 그것은 믿음이고 소망이겠지요. 모두를 포괄하기에, 그래서 셋중 가장 위대한 것이겠고요.
그러나 그게 됩니까? 됩니까? 됩니까? 요셉씨 말마따나 이렇게 백번이라도 물어서 된다면 그렇게 하겠어요. 그게 됩니까? 됩니까? 됩니까? 됩니까? 네, 됩니까?
음, 어쩌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의 너무도 예상밖의 평정심이, 그것의 가능성을 은연중에 암시하는군요.
핑- 2009-03-19
23:25:08
병장 한승희
22.34.4.76 사랑사랑사랑 2009-03-21
11:44:45
일병 김강현
22.50.2.155 사랑이 날수의 얕음에 제한되는 경우는 자신의 양심이 가려줄것 같네요.
반면 어쩔수 없는 환경 혹은 선뜻 무언가 할수 없는 순수한 마음이었다면, 그 지나간 사랑은 맘 깊은 곳으로 하염없이 내려앉겠지요..
[연재] 사랑사랑사랑5
병장 김형태 [Homepage] 2009-03-30 15:08:56, 조회: 179, 추천:0
잃어버림, 잊음
“혹시 다음에 엄마를 다시 잃어버리면
다시는 찾으러 돌아다니지 말고, 그 자리에 가만히 있어
그럼 엄마가 찾으러 올게”
영화 ‘거룩한 계보’의 주인공 정진영은 탈옥수이다. 그리고 그는 탈옥 후 사랑한 사람을 만난다. 그의 “나 같은 것, 이제 그만 잊어.”라는 말에 연인은 그에게 대답한다. “그려, 잊으려던 참이었네. 잊으려던 참이었어.” 그리고 정진영과 탈옥을 함께 도모한 다른 한명의 사형수는 그의 부인이 수감돼있는 또 다른 형무소에가 부인을 만난다. 그리고 그를 본 그의 부인도 이렇게 말한다. “이제 막 잊으려던 참인데 왜 나타났어.”
사랑했던, 혹은 사랑하는 것을 잊는 다는 건 누구나 괴롭고 힘든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동안 우리는 잊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잊는 다는 생각은 그 생각만으로 두려운 생각이 되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현실로 다가올까 무서운 마음에 이따금 찾아오는 잊을 것에 대한 두려움도 모른 체하고 만다. 그리고 ‘잊는다’는 것에는 이별이라는 전제가 있기에, 사랑에 빠져 사랑할 시간도 모라자란 이들에게 잊음이라는 것 자체는 사치라고 느껴질 때도 있다. 그리고 누구하나 생각해 봤을까. 사랑 중 잊는 다는 것에 대해. 그리고 과연 ‘잊다’라는 것은 노력한다면 가능 한 일인 것일까. 또 ‘잊음’이라는 말이 아닌 ‘잊는 중’ 이라는 말은 존재하는 것일까.
그를 언제가 잊을 것만 같았다. 또 내가 그를 잊을 것처럼 그도 나를 잊는 줄 알았다. ‘아무데도 가지 말고 그 자리에 있으라는 말’도 없이 떠나간 그는 금방이라도 훨훨 날아가는 줄만 알았다. 그리고 사랑하고 소중한 것들을 차츰 잊을 내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이내, 내가 싫어졌다. 그렇게 나는 그와의 헤어짐보다는 그를 잃게 됨을 두려워했다. 이 후 이별이라는 시간에는 익숙해 졌지만 내 마음속 그를 잊음에는 길이 없었다. 그리고 여행을 서둘렀다. 그리고 바쁜 출근길 서울역에서 무궁화호에 몸을 실었다. 혼자임에 익숙해질 것 보다는 어딘가에 홀로가 나도, 그도, 정리하고 싶었다. 나는 그렇게 ‘잊는 중’ 이었다.
시간에게 물어보았다. 잊음이란 단어의 파생에는 잊는 중도 있느냐고. 만약 그렇다면 지금 내가 갖는 시간이 잊는 중이냐고. 시간이 지나, 시간은 대답해 주었다. 난 잊기 위함이 아닌 단지 잃어버림에 익숙해지고 싶은 것이었다고. 비가오지 않는 해운대에도 그는 있었다. 불국사 동산의 작은 길에도, 포항의 재래시장에도, 감포의 떠오르는 해에도 그가 있었다. 나는 엄마를 잃은 어린아이처럼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그를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를 잃을 지라도 잊기는 원하지 않았나 보다.
사랑은 잠시 잃기도 하고 어느새 우리는 잊음을 알아채곤 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잊는 중’ 이라는 말도 없이 잊혀질 사랑도 우리의 사랑일 것이다. 사랑이 오고, 사랑을 하고, 사랑이 끝나도 우리는 잊혀지는 것들에 대해 소중히 하며 다시 사랑을 꿈꿔본다. 무엇보다 사랑은 사랑을 하는 때에 가장 아름답기 때문이다. 또다시 노래하자 이렇게 사랑사랑사랑이라고.
- 마무리하며
처음 마주보고 얘기했던 시간을 생각해 봅니다. 항상 웃으며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하는 그 앞에서 저는 한없이 쑥스러움으로 대하고 어색한 관계로 이끌어 나갔습니다. 그러던 중 실습실에서 있던 제 옆에 다가와 제 이름을 부르며 말을 걸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자꾸 어색하게 만드는 제 수줍음을 그는 어떻게든 무마시키고 싶었기 때문이었을까요. 당시 어떤 얘기를 했는지 상세히 기억나지는 않습니다만 저는 마주보지 못하고 등을 돌리며 얘기했습니다. “쑥스러우니 등보고 얘기하자.” 그때 제가 왜 그랬는지, 어떤 마음이었는지 잘 알지 못하지만 이렇듯 어색한 관계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려니 많이 부끄러웠나 봅니다.
저에게 그는 바라만 봐도 가슴 설레게 하는 존재였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다는 이유로, 저는 가끔씩이라도 그의 얼굴을 보길 원했지만, 그와의 만남이 실현되리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기에 더 설레고 꿈만 같은 시간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지난여름의 시간과 함께 그 설렘, 꿈같은 시간은 깨어졌지만 제 마음속에는 항상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단정 짓고 싶지 않은 마음입니다. 가끔 제 한쪽 마음이 다른 마음에게 질문을 합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걸 뭘까.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은 거지?”라고. 다른 마음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내가 이렇게 있는 것은 어떤 것도 바라지 않기 때문이야. 그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지. 바라는 것 따윈 없어. 그래도 한 가지 얘기하라면 그와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행복 하는 거야.”
예전의 저와, 지금의 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오히려 그때의 저는 잃어버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은 사람을 변하게 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제 멋대로 옳고 그름을 만들고, 정해진 틀 따윈 없으며 항상 용기 가득한 그리고 지칠 줄 모르는 스물두 살의 저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지금쯤 어딘가 제 마음속 한 곳에 가두어져 있겠죠. 어찌보면 안타깝고 후회할 수 있는 모습이지만 조금씩 철이 든다는 것은 어떤 무엇인가와 조금씩 타협하며 나를 버리는 거니까요.
‘잊지는 말자.’ 라고 얘기했습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저 잊지는 말자고 얘기했습니다. 바라만 봐도 설렘을 주는, 저에게는 다른 어떤 특별한 이들보다 특별한 사람과의 시간은, 아니 그런 사람과의 시간에서 사랑을 느낀 것은 그때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잊으려 애쓰지도 않고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도 않습니다. 이제와 느낄 수 있는 그의 아니, 그녀의 큰 뜻이 담긴 말 이었으니까요.
당신은 어떤 사랑을 하고 계신가요. 행복하십니까?
전 행복합니다.
54.4.1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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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4-21
09:46:31
병장 김민규
22.34.42.100 잊기는요. 날로 더욱 깊어만 갑니다.
이것도 병이지요. 때로는 놓아줘야 할 필요도 있을텐데, 으흠. 사람 마음이라는게 생각대로 되던가요.
조만간에 소주한잔 하면서 다시 이야기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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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6-10
10:12:27
병장 김우현
좋군요. 경험한 자만이 알 수 있을듯한.
저 또한 경험'하고' 있는 사람이기에 크게 공감이 갑니다.
역시나 그렇죠. 잊기는 참 힘이 듭니다. 아니. 사실 제 자신을 부정하는 수단일지도.
잃어버리게 될까봐, 다른 사람의 그녀가 될까봐 두려우면서도 잊기를 원합니다.
참 이기적이고 역설적이지 않습니까.
아직 기회는 있기에 고민중이나, 글쎄요.
과연 제 마음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먼저 헤어짐을 고백하고 잡을 수는 있으나 잡지 말아야 하는.
보슬보슬 내리는 비가 그칠까봐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