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개]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서
상병 김무준 2008-11-28 21:08:34, 조회: 246, 추천:1
우리 민족의 시조가 단군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잠시 단군신화를 점검해보자.
하늘에서 내려온 토끼가 하는… 이 아니라. 흠흠. 하늘에서 천제의 아들인 환웅(桓雄)이 삼천의 부하와 태백산으로 내려와 세 개의 천부인 풍백(風伯), 운사(雲師), 우사(雨師)로 땅을 개척한다. 어느 날 호랑이와 곰이 찾아와 사람이 되고 싶다 청하자, 백일동안 마늘과 쑥을 먹어라 명하나 호랑이는 동굴에서 도망치고, 곰은 끝까지 참아 여자가 된다. 이 여자가 민족의 국모(國母)라 여겨지는 웅녀(熊女)라는 것은 다들 알고 있다. 환웅과 웅녀 사이에서는 단군이 태어났고 아사달(阿斯達)에 도읍을 정해 나라를 세우고 조선(朝鮮)이라 부른다. 훗날 한반도 마지막 왕조인 근세조선(近世朝鮮)과의 구분을 위해 전기 조선은 고조선(古朝鮮)으로 칭하고, 후기 조선을 조선이라 칭한다. 이때가 기원전 2333년이다.
우리가 아는 우리의 신화는 얼마나 될까. 이곳 책마을에 거주하는 인원들 중 단군신화를 제외한 다른 신화를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서동요를 신화라 부르며 조심스레 댓글을 준비하는 이가 있다면 반성하시라. 맛둥 서방에 관한 이야기는 민담에 가깝다. 우선 좀 뜯어보자. 민담, 전설, 신화 등을 통틀어 설화(說話)라 한다. 말씀 설(說)에 이야기할 화(話)를 쓰니 말 그대로 이야기라 풀이하면 되겠다. 설화는 신화와 전설, 민담 등으로 나눠진다. 깽깽이가 말한 신화(神話)는 [민족·국가의 기원, 초자연적 존재와 그 사적(事績), 유사 이전의 민족사 따위의 신성한 이야기]를 일컫는다. 유사(有史) 즉 역사가 기록되기 전의 이야기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것이 신화다.
안드로메다로 떠났던 개념은 이쯤에서 이소연씨가 가져다주었으니 본론으로 넘어가자. 그럼 민족의 탄생신화는 알았으니, 창세신화를 한번 물어보겠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가 어떻게 창조되었는지 이야기할 수 있는 주민은 더 이상 깽깽이의 강의를 들을 필요가 없다. 졸업논문을 쓸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할 수 있으니 후딱 딴 짓하러 가시라. 글을 한 자 더 보면 마누라 얼굴이 바뀐단다. 자. 양심에 손을 얹고 말해보자. 독실한 크리스천이 아닌 이상 그리스, 로마,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등의 신화가 아닌 우리 신화를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기독교 신자나 천주교 신자들은 수녀님이나, 선교사 분들이 아주 친절히 창세신화를 설명해 주었을 테니 그렇다 치자. 이 땅에서 이십년 넘게 나고 자란 신토불이 신나는 토요일 불타는 이 밤 유후 젊은이들이 도통 아는 것이 없으니 오호 통재라. 뭣? 이런 거 몰라도 먹고 사는데 지장 없다고? 물론이다. 덧셈 뺄셈 못해도 충분히 계산기 두드려가면서 장사해서 입에다 풀 칠 할 수 있다. 그러나 비어버린 자네의 가슴과 영혼은 어디서 찾아올 겐가.
그래도 상관없다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다면 모르겠으나 우리 것에 관심 없는 이 땅의 젊은이라면 관광공사에 입사해 책마을을 들여다보고 있는 이유가 무언가. 몇몇 주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아주 약간의 기간 동안 깽깽이가 아는 옛날이야기들을 약간 열 받으면서도 까칠하고 재미없게 전해주겠으니, 그래도 나한테 뿌리라는 게 있나 싶은 양반은 깽깽이의 강의를 수강하기 바란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보지 마시게. 이상.
질문은 댓글로만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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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6
13:29:06
상병 이지훈
앞으로 나올 글이 기대되는군요. 기다릴게요 2008-11-28
21:23:45
병장 이동석
후후후 삼고초려-하길 잘했죠?
아주 약간-의 기간이 한달-이 될지 일년-이 될지는 두고 봐야겠군요. 허허. 기대 하겠습니다. 아, 일년-이 되면 안되려나요? 허허. 2008-11-28
21:57:24
병장 정병훈
그런 이유에서 저는 무준님의 그런 글을 기다리겠습니다. 뭐, 참, 허, 이거, 뭐, 으하하
절실한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기독교의 교리를 사랑하는 본인은 다른 여타 신화에 대하여 관심이 많습니다. 혹시 제가 아는 신화가 나올까, 조금 두렵긴 하지만, 무준님의 스타일로 멋진 이야기 보따리가 나올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얼개... 2008-11-28
22:45:16
상병 강수식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무준님의 글은,
맛깔스럽기도 하고 제가 관심은 있었지만 많이 알지는 못했던 분야에 대한 것이라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많은 글들을 재밌게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세요! 2008-11-29
00:34:11
병장 김현민
동석님이 삼고초려하시길 잘했군요.
무준님 글 잘읽었습니다.
무준Style 2008-11-29
04:22:55
일병 송기화
아하핫, 수강신청합니다.
이거 인기강좌겠네요. 2008-11-29
08:11:29
병장 김민규
흐흐, 올라올 줄 알았습니다. 칼럼도 좋고요. 기다려지겠군요. 하루하루 2008-11-29
21:00:53
병장 홍석기
이 소리는, 관광공사의 깽깽이가 포효하는- 소리 같군요.
언제나 책마을에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시는 무준님, 기대할게요. 2008-11-30
13:2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