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책_정치경제학 에세이 
 병장 강세희 06-11 09:18 | HIT : 207 



 어제의 책_정치경제학 에세이

 새내기시절 읽었던 책 중에 기억나는 책을 한 권 고르라면 쉽게 첫 손가락에 꼽을만한 책이 한 권 있다. 마치 80년대 고시공부 하던 사람들이 들고 다녔을 것 같은 투박한 표지 디자인에, 민음사도 창비도 한길사도, 심지어 까치도 아닌 무려 서울대학교출판부에서 펴낸 '알기 쉬운 정치경제학'이 바로 그것이다. 당연히 그 책은 알기 쉽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책에서 제시된 영국이나 스웨덴 등의 사회제도들은 내가 개혁이라 생각했던 영역을 이미 훨씬 넘어서 있었다. 내 스스로가 '에이~ 그건 너무 비현실적이야.'라고 반응했던 정책보다 더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정책들이 이미 현실의 영역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책의 저자인 김수행 교수는 영국에서 정치경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한신대학에 자리를 잡는다. 이렇게 결과만 놓고 보면 순탄한 과정 같지만 그 당시만해도 한국에 돌아오기를 포기하고 공부를 시작해야 했을 정도로 학문적 자유가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고 있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경제학사를 전공했다고 뻥(?)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교내 문제로 한신대학교에서도 쫓겨난 후 야인생활을 하던 그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온 것은 87년 6월이었다.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한껏 고조된 6월 항쟁이 이후 그동안 금기시 되어 왔던 학문적 영역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가 빗발친 것이다. 결국 그는 국립대학 교수로 임용된다. 이후 그의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자본』 번역인데 87년에 이론과 실천에서 펴낸 같은 책이 국가보안법에 저촉된 것과는 달리 이 책이 아무런 제재 없이 출판된 것은 사회의 변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이라 할 만 하다.

 그런 그가 한국에 돌아와 교수로 임용된 후, 시기적으로는 구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가 한창일 때 각종 신문, 잡지 등에 쓴 글을 모은 책이 바로 '정치경제학 에세이'이다. 알기 쉬운 단어들로 채워진 이 책에는 그가 정치경제학 공부를 결심하던 시절의 가족 이야기와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한 지식인의 치열한 고민과 현실사회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들어 있다. 오래된 책이라고 얕보지 말라. 슬프게도 그의 분석은 현재에도 유효하다. 경제적 지표는 200만불 어쩌구 하면서 상승했다고 하지만 삶을 위한 치열한 몸부림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지 않은가. 내수를 살려야 한다며 무차별적으로 늘려준 카드사용 장려가 이제는 부메랑이 되어 서민의 목을 죄고 똑 같은 일을 하면서도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 뉴스에서는 100만원을 빌렸다가 몇 달 만에 빚이 1억이 넘어서 차라리 깜빵에 넣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사채업자를 일잘하고 능력있는 멋진 놈으로 미화하고, 세상은 망해도 돈은 끝까지 살아남을거라고 헛소리를 해댄다.

 내가 보기엔 아직 안 끝난 것 같은데,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은데, 현실은 모든 것이 그대로인데 TV에서는 20주년이 되었다고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여념이 없다.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고 믿는다면 현실을 치열하게 고민했던 이 노학자의 책들을 자신있게 추천한다. 그 속에서 우리가 서 있는 현재를, 현실을 똑바로 볼 수 있는 눈을 기를 수 있기를…

 정치경제학원론, 자본론연구_한길사
 정치경제학 에세이, 정치경제학 특강_새길
 경제변동론, 자본론, 국부론_비봉출판사
 알기쉬운 정치경제학, 자본론의 현대적 해석_서울대학교출판부 등….



 상병 이기중 
 결코 알기 쉽지 않아요. 복학하면 제일 먼저 재수강할 과목 중 하나... 06-11   

 상병 김재영 
 전 최근에 D. Foley의 Understanding Capital, Harvard Univ Press 를 읽고 있습니다. 06-11   

 상병 박준연 
 아아. 그런 점을 알면서도 계속 보게 되는 쩐의 전쟁 (털썩) 06-11   

 상병 김현진 
 오호. 추천 감사합니다. 제가 꼭 봐야 할 책이로군요. 06-11   

 상병 안근홍 
 정치경제학이라... 
 개인적으로 정치학이 경제학하고 맞물리면.. 
 맞물리지 않을 수가 없지만... 
 머리가 터질것 같아요. 06-12   

 병장 이건룡 
 읽자면 머리 쥐어 터지겠네요. 김수행 교수님이라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해서 당시 이해가 가능하겠군요. 고르바초프아래 주도 했던 것 밖에 몰랐는데...잘읽고 갑니다. 06-12   

 병장 강세희 
 기중 / 하핫...저는 모 대학 사이버강의로 들어서 학점의 압박이 없습니다. 웃음. 
 재영 / 원서의 압박.......저는 스티글리츠의 경제학 원론도 1년째 못끝내고 있습니다. 울음. 
 건룡 / 발터 벤야민에 비하면 머리 안아프게 보실 수 있을 듯...하핫. 06-12   

 상병 김재영 
 세희 / 저번에 나갔을 때 어느 게시판에서 본 자랑찬 List..... 

< 경제학 원서 필독 시리즈> 
 원론 - 맨큐, 미시 - 배리안, 거시 - 블랑샤, 국경 - 폴 크루그먼, 계량 - 구자라티, 경수 - 알파 치앙... 

< 필독서> 이것 말고도 엄청 많던데.... (울음) 

 전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06-12   

 병장 이건룡 
 세희/ 그건 그것이고 이건 이것이겠죠 (웃음) 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