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걷는다 
 병장 임정우 01-22 19:51 | HIT : 104 



 어느 덧 하늘엔 어둠의 대왕의 망토가 휘날리고 거리는 고독의 상징체인 가로등을 밝힘으로 어둠으로 부터 대항해 나가고 있다. 바로 이 때에. 나는 걷기를 갈망하고 있다. 무언 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닌,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가 아닌, 정확히 무어라고 확언하기는 어려우나 아마도 스스로에게서 보류되기 위해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맨 처음이 무엇이었는지를 도무지 알수가 없다. 밤과 낮. 두 현상 중 어떤 것이 먼저 였는지 말이다. 그 것은 마치 달걀과 병아리에 문제처럼 반복적이고 회귀적이고 궤론적이다. 게다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음이 분명해 보인다. 상식선에서 판단해 보면 빛이 우선이고 어둠은 물리쳐져야만 하는 대상에 불과하다. 그러니깐 세상에서는 빛에 연속성만이 긍정적이고, 어둠이란 피해거나 숨어야하는 현상, 새로운 빛을 좀 더 밝히기 위한 희생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토록 자연의 섭리는, 가장 당연스러운 낮과 밤의 규칙조차도 승자와 패자, 가해자와 희생자를 요구하고 있다. 승자와 가해자는 항상 같은 이름을 지니고 축배를 들었던 컵마저도 동일한 한 컵을 공유할 뿐이다. 하지만 궁상스러운 패자와 희생자는 동일 인물임에도 서로룰 부정하려 든다. 그의 어깨는 늙은 개의 귀처럼 축 쳐져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측은토록 한다. 그의 슬픔은 검은 흐느낌으로 스스로를 증명한다. 그러자 나의 기호와 심성은 울고있는 자의 어깨를 향하게 되었다. 그런 나의 심성은 어느 덧 나의 키보다도 훌쩍 자라나서, 언제부터인가 부터는 하늘에 드리어진 어둠이 흘리는 빛나는 눈물까지도 갈망하게 되었다. 그제서야 나는 어둠을 대하기를 요람속에 아이처럼 놓여있기를 소원하여, 섬광처럼 쏟아지는 어둠의 눈물에 심장을 꽤뚤리기를 소망하였던 것이다.


 거리는 여러가지의 목적의 길들을 소유하고 있었고, 각기 불규칙적인 형태와 의미속에서 공간을 점령하고 있었다. 나의 마음의 거리도 실제의 길과 흡사하다. 하지만 그 것은 좀 더 난해했다. 마치 나의 마음으로의 산책은 끊임없이 덧나는 상처의 고통과도 같았다. 고통으로 부터의 비명은 분명 무성의 진저리이었다. 진저리의 꿈틀거림 사이로 험악한 생김새의 길들이 침입하였고 결국 나는 달아날 수 밖에 없었다. 몸을 움직여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계단을 내려 걷었고 현관으로 방출된다. 세상은 이미 검은 물감으로 채색되어 있었고 고독한 가로등만이 이정표처럼, 목적지 없는 지표를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걸었다. 꽤나 규격적으로 심겨져 있는 가로등의 재간으로 나의 그림자 키는 늘었다, 줄었다를 자유자재로 반복하고 있다. 그림자가 무얼 하며 놀던 나는 걸어야만 했다. 왜냐하면 태양이 곧 어둠을 살해하려고 모습을 드러내려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나는 어둠을 지켜줄 수 없지만 함께 할 수는 있었다. 그리고 이 덧나는 상처는 오로지 구겨진 어둠만으로 틀어막을 수가 있기에, 어둠을 향한 나의 걸음은 이미 예정되어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서로의 부족한 면을 이해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늘에선 수많은 별들이 성개처럼 날카롭게 어둡을 헤집어 놓는다. 나의 사고의 평면은 감정의 편린에게 찢기어 하늘로 흩날려 날아간다.  달은 노랗게 운다. 어둠은 조용히 흐느낀다. 나의 걸음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다. 그저 담담히 어둠과 손을 맞잡고 노래하기를 바랄 뿐이다. 

 어느 덧 태양이 어둠을 쓰러뜨리고 세상에 모습을 나타내었다. 나는 희망의 상징인 태양을 똑바로 바라 볼 수가 없다. 그걸 보면 자연스레 눈쌀을 찌푸리게 된다. 잠시 쳐다보다가 다른 곳이라도 볼라치면 눈가에 붉은 점으로 아른거리며 나를 괴롭힌다. 그래서 눈을 감았다. 그렇게 한동안 있으면 붉은 희망은 사라지겠지. 나의 부족함을 빨갛게 난자하는 붉은 희망이 완전히 소멸할 때까지. 희망이 스스로 떠나가기까지, 나는 어둠을 걷는다  


 병장 임정우 
 재탕. 
 슬슬 바닥을 드러내는,, 01-22   

 병장 권영욱 
 묘사가 너무 많아 무엇을 나타내는지 모르겠어요!(눈물) 01-22   

 병장 임정우 
 제가 생각해도 난잡하군요(울음) 01-22   

 병장 이윤창 
 이토록 자연의 섭리는, 가장 당연스러운 낮과 밤의 규칙조차도 승자와 패자, 가해자와 희생자를 요구하고 있다. // 

 이부분 와닿네요[...] 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