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글-내글내생각] 안경에 관한 에세이  
상병 정택민   2009-08-11 13:24:38, 조회: 475, 추천:3 

#1
때는 1997년. 해태 타이거즈 숏스탑 이종범이 미쳤었다. 내 기억 속에 그는, 면봉을 쥐어주고 군화를 신겨도 삼할일푼사리- 쯤의 타율과 사십삼개- 정도의 도루는 거뜬히 해냈을 거다. 홈런왕 장종훈을 알게 된 때부터 이글스의 골수팬이었던 나에게, 매년 우승을 독식하던 타이거즈는 8순위의 구단이며 증오의 대상이었고, 플레이오프 즈음에서는 광주무등구장이 터진 수박으로 뒤덮여 경기가 취소되는 상상을 했었다. 당시에 나는 타이거즈의 선수들을 호랭이의 끄나풀이라 불렀고, 친구들에게 선동렬과 임창용을 모함하곤 했는데, 이종범만큼은 깎아내리지 못했던 걸 생각해보면 활약이 대단하긴 대단했나 보다. 

이종범이 ‘미쳤던’ 그 해에, 나도 미쳤었다. 당시 우리동네 패셔니던트들의 머스트해브 아이템이던 반 무테- 안경이 쓰고 싶어 엄마에게 당당하게 안경구입희망의사(眼鏡購入希望意思)를 표명했다가 보기 좋게 퇴짜를 맞고 그날로 투쟁에 들어갔다. TV 앞에 최대한 가까이. 이것이 나의 철칙이었다. 일요일 아침 9시에 눈을 부브작 거리며 TV 앞에서 디즈니 만화동산을 쪼그리고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에도 코웃음을 치던 엄마는, 투쟁 3주차에 접어들었을 때에 내 부탁을 들어주었다. 3주차의 어느 날, 포경수술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현대슈퍼콤보이-로 사무라이쇼다운-을 하는게 한심스러웠나 보다.

보안경(保眼鏡)을 사러 안경점에 갔으나, 투쟁의 결과인지 내 눈은 진짜로- 나빠져 있었다. 엄마는 지나가던 행인3이 보아도 알 수 있을 만큼 화가 났고, 필연적으로 나는 집에 와서 죽도록 맞았다. 안경 착용에 대해, 거꾸로 읽어도 같은 소리가 나는 ‘분명한 명분’을 얻었으나, 당시에 나는 거꾸로 읽어도 같은 소리가 날 리가 없는 ‘철없는 아이’였다.

안경을 끼고 나서 두 가지 변화가 생겼다. 첫 번째는 내 성적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야구를 그만두게 된 것이다. 첫 번째 변화는 딱히 이유를 설명할 수도 없고 갑작스러워서 연극에서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같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성적향상으로 인해 엄마의 화가 완전히 풀렸기 때문이다. 엄마는 심지어 안경과 성적향상의 개연성을 주변에 설파(說破)하기 시작하였다. 두 번째 변화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순전히 안경 때문이다. 나는 방과 후에 친구들과 야구를 자주 했었는데, 주로 포수를 했었다. 미트 하나 없는 변변찮은 장비였지만 나만큼 포구를 잘하는 친구도 없었거니와 무엇보다도 포구 시에 손바닥부터 뇌하수체까지 스멀스멀 올라오는 짜릿함을 즐겼었다. 투수의 공이 타자의 배트를 맞고 내 턱주가리나 인중을 가격해도 웃으면서 야구하던 나였는데, 그 날 오후 내 안경을 깨먹은 그 공은 이상하게도 용서할 수가 없었다. 화가 났다. 구입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당시에는 희미하게만 알 수 있던, 서슬 퍼런 송곳으로 내 자의식을 쿡쿡 찌르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프로야구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투수와 포수의 난투극이 시작되었고 두 배터리는 서로에게 화가 나 야구계를 잠시 떠나게 된다.

그 이후의 일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집에 돌아가서 엄마에게 혼이 났는지도, 투수와 화해했는지도. 다만 내 머릿속에 분명하게 각인되어 있는 점은 안경이 내 의식세계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 그때부터 였다는 것과, 열한살 인생의 키워드였던 야구에 처음으로 방해꾼이 생겼다는 점이다. 그것도 ‘ㅇㄱ’라는 동일한 자음을 가진 녀석으로 말이다. 그렇게 야구와의 결별을 하게 된 나는, 1999년 이글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고 나서야 야구계로 컴백을 한다.

#2
시간은 흘러 2003년. 내가 커버린 만큼 야구계도 변했다. 아니 야구계가 변한 만큼 내가 커버린 것일까. 영원할 것만 같던 장종훈의 시대가 서서히 막을 내리고 프로야구의 프랜차이즈 홈런왕은 대결구도로 맥을 이었다. 우즈-호세의 용병 슬러거 대결 시대마저 지나가고 2003년에는 심정수-이승엽이라는 토종 거포들의 불타는 경쟁이 한창이었다. 그러나 어디에도 이글스의 흔적은 없었고 곰탱이나 라이온 따위가 설치는게 싫었던 나는 잠시 프로야구에서 관심을 떼버리게 된다.

그 무렵의 나는 ‘적시타’라는 고교 야구 동아리에서 활동했었는데, 꽤나 재미있던 걸로 기억한다. 선배들로부터 물려받은 글러브 12개에 포수미트 1개, 야구 배트 2개만 있어도 게임하기에 충분했겠지만 우리는 심지어 포수 보호 장비와 베이스도 갖추고 있었다. 재미가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는 형편이었다. 주말이면 모여서 야구하던 우리에게 어느 날 선진야구-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바로 주한미군-들과의 시합. 졸업한 카투사 선배의 연결로 미군부대 내에서 경기가 진행됐는데, 맙소사, 그라운드가 천연잔디였다. 당연히 쫄 수밖에. 돌이켜보면 그들은 더블 플레이 마저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으나, 우리는 메이저리그와 배리 본즈로 대표되는 미국-의 헤게모니에 짓눌려 그들을 선진야구-의 첨병(尖兵) 쯤으로 인식했었다. 와썹과 뻑으로 시작된 1회부터 댐잇과 굿잡으로 끝난 9회까지 경기는 지루했고 결과마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미군들과의 시합이 있던 그 날, 안경은 나에게 어떠한 생각을 가져다주는 계기가 된다. 당시에 우리 팀의 주축이었던 K는 상당한 패션감각이 있었는데, 검은 뿔테안경-을 끼고 왔다. 우리 동네에선 뿔테안경은 교감선생님 쯤이나 쓸 법 한 것으로 인식했고, 당연히 경기 시작 전부터 질타와 놀림의 대상이 되었다. 푸하하, 노친네냐. 당장 벗어 양키 보기 쪽팔린다. 로 시작된 질시에도 그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쳤으나 경기가 끝나고도 계속되는 놀림에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결국 짜장면과 탕수육으로 점철된 뒤풀이 자리에서 K는 씨바 조영남-이냐. 라는 친구의 말에 이성의 끈을 살짝쿵 놓아버렸고 화개장터 뒷골목에서나 나올법한 싸대기를 친구놈의 귓방맹이에 후렸다.

그 일이 있은 후로 우리 사이에서 조영남-은 금기어가 되어버렸지만 학교 내에서 K의 뿔테안경-은 여전히 충격의 센세이션이었고 놀림감이 되었다. K도 평소에는 그러한 것에 의연했기 때문에 그는 그 후로도 한동안 노인네 소리를 들어야 했을 거다. K가 물의를 일으킨 지 6개월 뒤, TV에 뿔테안경이 등장했다. 명동피플들이 쓰기 시작했고, 안경점에서는 주력상품이 되었다. 놀라운 점은, 그 누구도 K를 지적하지 않았고 외모에 신경 쓰는 놈들은 죄다 자처해서 조영남-이 되었다. 나 역시 조악하다-고 느끼던 K의 안경이 봐줄만 하다-라는 생각을 거쳐 어느 순간 패셔너블-하게 느껴졌다. 충격이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6개월 만에 학생들이 돌아버린 건지. 세상이 K의 뜻대로 움직이는 건 아닌지. 그래서 그렇게 의연했고 그저 때를 기다린 건지. 신기했다. 조영남-이 어느 순간 시대를 앞서나간 아방가르드-가 되어있었다. 나는 각테안경 하나로 세상의 논리를 깨우쳤다. 정말이지, 그건 바로 

패러다임-이 생각을 바꾼다.

였다. 두려웠다. 담론, 체계, 문화의 패러다임이 인식, 제도, 소비 행태를 바꾸는 건 본능적으로 혹은 의식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생각까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은 태어나서 그 때 처음 알았다. 인식과 생각은 다른 거다. 인식은 사물을 판단하고 문제제기를 할 여지가 있지만 생각이란 놈은 의식의 근저에 깔려있어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 당신이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건 당신과 내가 사고하는 생각의 의미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말하는 생각은, 인식과 의식 저변에 있는 근본적인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판단의 기초이자 사유의 전단계(前段階) 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모골이 송연했다. 왜? 메커니즘이 빤히 보이니까. 패러다임이 생각을 바꿀 때 무서운 점은, 생각이 ‘원래부터 그렇게 판단했다’고 착각 아닌 착각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위에서 언급한 뿔테안경의 경우에도, 패러다임이 변한 뒤에 아마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원래 ‘이뻤는데 그동안 몰랐다’ 거나 ‘다시보니 이쁜데?’ 정도의 생각을 했을 것이다. 통바지가 유행할 땐 통바지가 깔쌈해 보이고 스키니진이 유행할 땐 스키니진이 끌리는 것도 다 같은 원리이다. 물론 정말로 이뻐 보였겠지. 그 점이 무서운 거니까. 이런 착각은 자신을 합리화하고 잘못과 실수를 인정하려 하지 않으니까.

이 착각이 더욱 심화?확대되면 타인이나 사회의 욕망을 자신의 욕망처럼 여기게 된다. 무슨 말이냐고? 부모의 희망대로 대학과 진로를 선택하고 대중의 기호로 소유욕을 느끼며 이성의 욕망에 자신을 맞추게 된단 말이다. 이게 무서운 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다른 사람이나 사회가 원하니까 원하게 된 건지, 아니면 그냥 스스로가 원하는 건지 구분할 수가 없단 점이다. 이렇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타인의 잣대에 자신을 맞추게 되고 관심과 칭찬을 갈구하게 된다. 그러다가 타인의 욕망이나 사회의 패러다임이 바뀌어버리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방법이 없어지고, 결국 어지간히 주체적이고 자존적이지 않은 사람들은 그 정신적 공허함과 목적성을 잃은 방황에 스스로 무너지게 마련이다. 생각해 보라. 자신이 이룩해 온 삶이 스스로가 원해서 이룬 삶이 아닌 것을 깨달았을 때의 허망한 기분을. 

그해 가을은 유난히 서늘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승엽은 심정수를 누르고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난, 심정수의 기분을 알 것 같았다.  

#3
2006년의 이글스는 부활의 날갯짓을 하기 시작한다. 팀의 주축이었던 데이비스가 예년만 못하긴 했지만 김태균?이범호라는 두 명의 젊은 거포가 있었고, 무엇보다 혜성처럼 등장한 에이스 류현진이 있었기 때문이다. 웨인 그레츠키가 그랬던 것처럼 등번호 99번을 달고 등장할 때부터 심상치 않았던 그는,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을 펼쳤고, 덕분에 나는 대학생활의 첫 학기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었다.

대학생활이 무척이나 재밌긴 했지만, 이 무슨 신의 장난인지, 내가 입학한 대학은 이글스가 아닌 타이거즈의 대학이었다. 나는 대학의 상징동물 때문에 학교를 정할 만큼 어리석진 않았지만, 두 대학이 라이벌 관계에 있다는 것과 입학식 첫 날 응원단인가 뭐시깽이 하는 사람들이 이글스를 순식간에 치킨스-로 전락시키는 장면을 목격하고 나서 충격을 먹고 한동안 입학을 진지하게 후회했었다. 뭐 지금은 결코 아니지만. 어쨌거나 이 시절에 대학에서 만난 과 동기 P군은 나에게 안경에 관한 또 다른 생각을 가져다주게 된다. 

97년 이후로, 나에게는 안경에 관한 모종의 습성이 생기게 되었는데, 어쩌면 일종의 강박관념이나 편집증일 수도 있겠다. 나는 안경을 소흘히 대하는 걸 참을 수 없었다. 단순히 안경을 집어 던지거나 주머니에 구겨 넣는 것은 물론이고 더러워진 것을 방치하는 것도 싫었다. 기괴한 습벽(習癖)을 갖게 된 일화가 두 개 있다. 고등학생 시절, 15년 지기인 C는 어느 날 나에게 그 당시 학교에서 자주하던 ‘물 묻은 손 친구 눈에 튕기기’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 나도 모르게 혐기(嫌忌)한 나는, 안경 한 가운데에 튀긴 물을 보고 물로 흥한 자 물로 망하리라-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C의 입을 벌리고 그 안에 내 입에 있던 제주 삼다수-를 뱉어버렸다. 그 이후로 누구도 나에게 물을 튕기지 않았고 나 역시 안경에 이물질(특히 물)이 묻는 걸 참을 수 없었다. 또 한번은 학교 음악실에서 9개월 동안 안경을 닦지 않았다던 L의 안경을 보았던 이야기다. 그의 지문으로 도배된 안경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 이게 인간이 할 짓인가. 그 날 따라 안경 닦는 천도 교실에 두고 왔었고, 그 순간 나는 음악실에서 교실까지 단숨에 달려가서 기어코 천을 가져와 그의 안경을 닦아주었다. 그 날 이후로 안경닦이-(이하 안닦)를 항상 바지 왼쪽 뒷주머니-에 지참하게 되었다.

P를 처음 만난 날은 과 선배들과 처음으로 같이 축구를 하던 날이었다. 덥수룩한 머리와 거지같은 수염, 그리고 투명한, 그러나 때가 껴서 약간은 누래진 뿔테 안경을 끼고 나타난 그는, 광주 출신의 전형적인 호남인이었다. 그는 ‘허버’와 ‘~당께’를 즐겨 썼으며 ‘빛고을’이란 음식점을 특히 좋아했다. 이종범에 환장한 타이거즈의 열렬한 서포터였으며 5월 18일이 되면 숙연해지는 사내였다. 그의 웃음소리는 경박했지만 무게가 있었고, 목소리는 묵직했으나 오묘하게 간드러지기도 했다. 그것이 학기 초에 그가 풍겼던 인상이다. 나는 왠지 모르게 그에게서 전라좌수영의 이미지를 떠올렸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TV 속 장군이 근엄하게 표준말(왜란시절에!)을 쓰는 게 이상했다. 자고로 전장을 누비는 자란 탁주(濁酒) 한 사발에 천하를 호령하고 욕지거리를 언월도 삼아 휘두르는 자가 아니던가. P에게는 그러한 호탕함과 허술함이 동시에 존재했고, 충무공은 한산 섬 밝은 달 아래서 수월래를 하는 아낙들을 보며 이렇게 뇌까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따 저것덜 답답하고마잉. 저년덜 느자구를 찢어불기전에 행보관 시켜서 빡시게좀 돌려블랑께. 라고 말이다.      

나는 그와 초반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같이 듣는 수업도 거의 없었고, 첫 만남에 그가 타이거즈의 팬이자 그 해에 10억 받고 타이거즈에 입단한 한기주 선수의 반 친구였단 소릴 듣고 약간의 거부감이 생겼던 것이다. 그러던 중, 5월의 어느날 이었던가, 전직 야구선수였고 전전직은 아동모델이었던 특이한 이력의 과 동기 L형이 동대문 야구장에 가자 했다. 나는 안그래도 동대문 야구장이 철거되기 전에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L형은 자신이 충암고 시절 뛰었던 경기장이 보고 싶노라 했다. L형의 제안을 옆에서 듣던 P는 자신의 출신고교인 동성고가 결승에 올랐기 때문에 자기는 무조건 가야 한다 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2006년의 황금사자기-인지 청룡기-인지 고교야구 결승을 보러 가게 되었다. 세 사람 각자 나름의 이유를 갖고.   

우리는 동성고 덕아웃 바로 뒤에서 경기를 관람하게 되었는데, 그때 당시 동성고의 선발투수가 현재 타이거즈의 떠오르는 좌완 투수인 양현종 이었다. 경기는 투수전으로 진행되어 2:0으로 끝났다. 동성고가 패했다. 우승팀이 군산상고 였는지, 덕수고 였는지는 지금에 와서는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분명히 기억하는 것은 경기가 끝난 뒤 P가 자신의 땀범벅 된 안경을, 바지 왼쪽 뒷주머니에서 안닦-을 꺼내 태연자약(泰然自若)하게 닦았다는 것이다. 내가 놀라면서 물으니, 평소에도 그런다 했다. 우리 또래의 대다수의 사내들은 으레 티셔츠 앞쪽을 이용해 안경을 벅벅 닦곤 하였는데, 나와 같은 기벽(奇癖)을 가진 놈을 그 때 처음 봤다. 정말 처음이었다. 왠지 모를 동질감과 더불어 전우애 같은 것을 느꼈다. 하여, 그 날 이후로 우리는 안닦-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었다. 안경이 더러워지고 수중에 안닦이 없을 경우, 우리는 서로의 왼쪽 뒷주머니에서 안닦을 꺼내 사용한 후, 고이 접어 다시 넣어두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사이에 단 한마디의 말도 필요 없었다. 나의 경우는 기벽이 워낙 심해서 안닦을 두고 오는 경우가 거의 없었지만 P는 종종 나의 엉덩이에 손을 불쑥불쑥 집어넣곤 했다.

아무튼 그 시점을 기준으로 나는 P와 급격하게 친해졌다. 친해지고 보니 그는 나와 비슷한 점이 상당히 많았다. 외아들이라는 점, 혈액형, 키, 몸무게, 시력, 식성, 취미, 좋아하는 음악, 옷 입는 스타일까지 유사한 점이 많았다. 당연히, 우리는 둘 다 야구에 미쳐있었다. 같이 야구를 보러 가기로 했으나 타향살이하는 그와 서울에서 야구를 보려면 타이거즈와 이글스 둘 중 한 팀의 경기를 봐야했다. 그러나 서로 그것만은 양보 못하는 입장. 따라서 우리는 루비콘 강을 건너야만 했었고, 결국 선택한 것이 2006년의 프로야구 올스타전이었다. 다행히도(?) 이글스와 타이거즈는 같은 서군 이었고, P와 나는 타협점을 찾고 야구장에 가게 된다. 역시나 야구광인 L형과 집 앞이 야구장인 잠실 사는 S를 데리고 잠실벌-로 향했다.

작열하는 7월의 날씨가 그러하듯, 태양은 연거푸 스타디움-에 토악질을 해댔다. 올스타전에 앞선 행사들은 ‘모든 식전행사는 지루하다’라는 공식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줄 뿐이었다. 경기 시작 전 관중석에 앉아서 이리저리 구경하고 있는데, 한 여자가 눈에 띄었다. 그 여자는 안경을 쓰고 있었다. 얼핏 봐도 멋 내기 좋아하는 여자였으며 트윈스의 꽃미남 선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 여자는 누군가와 통화를 하다가 부아가 치밀었는지 안경을 벗어 신경질적으로 자신의 가방 안에 쳐 넣었다. 깜짝 놀랐다. 어쩜 저리도 뻔뻔하게 제 2의 눈을 내팽겨 치는지. 그녀는 연방 씩씩대더니 이내 자신의 자리가 뙤약볕 한 가운데라는 걸 깨닫고 가방 안에서 파우치를 꺼내더니 다시 그 속에서 선글라스를 꺼냈다. 그녀는 천으로 선글라스를 정성스레 닦더니 신생아를 다루는 것처럼 조심스레 그것을 착용했다.

나는 그녀의 이중적인 모습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어찌하여 안경은 내팽겨 치고 선글라스는 케이스에, 파우치에, 신주 모시듯 하는가. 그녀의 선글라스가 돌체앤가바나-이기 때문인 것인가. 그래 좋다. 선글라스를 애지중지하는 것 까진 이해하겠다. 경제적으로 값어치가 있으니까. 그럼에도 내가 이렇게 마뜩찮고 역정(逆情)이 나는건, 그녀와 비슷한 주류인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불만인건, 그들이

가치-를 몰라주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필요하고 소중한게 뭔지 모른다는 말이 아니라, 가치-를 효용성이 아니라 경제적 잣대로만 판단한단 말이다. 아무리 안경을 허투루 대하는 사람들도 안경이 자신에게 얼마나 필요한지는 안다. 다만 감당 가능하니까 그렇게 행동하는 것일 뿐. 최소한 자신에게 중요한 것들을 소흘히 다뤄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 이런 의식체계에선 경제성에 따라 직업의 선호가 정해지고 사람의 인격과 등급이 형성되며 심지어 학문의 서열까지 매겨진다. 비즈니스를 위해선 사르트르를 알아야 한다는 둥, 인문학의 필요성이 경제학의 논리에 의해 주장되는 세상이다. 말 다한거 아닌가.

내가 그녀를 바라보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P 역시 남도(南道)의 언어로 그녀에게 한바탕 욕지기를 퍼붓고 있었다. 내색은 안했지만 내밀한 통쾌함을 느꼈다. 서군이 졌기 때문인지, 그녀의 행태를 목격했기 때문인지 우리는 신천의 한 술집에서 쓴 잔을 기울였다. 그 날의 기억은 그 후로도 나를 슬프게 했고, 그럼에도 세상은 여전히 끼걱끼걱 돌아갔다.

모두가 알다시피, 신인 류현진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2006년 프로야구의 MVP로 선정 되었다. 이글스를 가을에도 비상(飛上)할 수 있게 해준 그는, 명실 공히 이글스의 에이스가 되었다.

#4
2009년. 바야흐로 타고투저의 시대가 도래 했다. 춘추전국시대의 검객들처럼 타자들은 연신 방망이를 휘둘러 대고 있고 투수들은 기를 못펴고 있다. 매스컴에서는 역대 최고의 난전 속에 5강 2중 1약이란 흥미진진한 대결구도가 하루하루 펼쳐지고 있다지만 이글스 팬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5강 2중 1약이 아니라 7강 1최약이다. 전혀 흥미진진하지 않다. 올해는, 포기한지 오래다.

역시나 2009년. 안경에 대한 편력(遍歷)들을, 글로 남기고 싶었다. 처음엔 기억의 조각들에 불과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항상 야구와 결부되어 있는 것이었다. 살을 덧대고 플롯을 만들어 보니 졸필(拙筆)이지만 에세이가 되었다. 나에게 안경이 이러하듯, 누구에게나 소중하지만 그 자리에 있는 게 너무나도 당연해서 돌이켜 보지 못한 사람이나 물건쯤은 있게 마련이다. 사실, ‘눈에 가장 가까이 있기에 가장 보이지 않는 것이 안경이다.’라는 생각이 이 글의 출발점이었다. 왠지 내가 안경이라면 너무나도 섭섭할 것 같았고, 대다수의 안경들이 겪고 있는 지긋지긋한 평가절하(平價切下)가 원망스러울 것 같았다. 하여, 조금은 치기 어린 감정으로 글을 썼던 것도 같다. 내용과 더불어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어 노력하였으나 겉치레 뿐으로 보일 지도 모르겠다. 허나 이 때 아니고 언제 또 이런 글을 써보겠는가. 완성품에 만족할 따름이다.

내 사견으로는, 안경은 치약과 더불어 아날로그-적 발명품의 최고봉이다. 아무쪼록 당신의 안경을 소중히 여겨주길 바란다. 때때로 안경에 김이 서려온다면, 그건 아마도 한번쯤 자신을 알아달라는 안경의 눈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난, 라면을 먹을 때 안경을 벗지 않는다.  

하아, 이글스의 선전을 기원한다.
진심으로-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8-24
15:46:47 

 

병장 양동훈 
  "나도 모르게 혐기(嫌忌)한 나는, 안경 한 가운데에 튀긴 물을 보고 물로 흥한 자 물로 망하리라-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C의 입을 벌리고 그 안에 내 입에 있던 제주 삼다수-를 뱉어버렸다." 푸하하. 2009-08-11
13:41:47
  

 

병장 김예찬 
  보통 이런 글을 보면 박민규 느낌이 난다고 해야겠지만 저는 작년 한 해 동안 책마을의 4번 타자 역할을 맡았던 이동석님 글이 떠오르는군요. 그리고 책마을에는 고대생이 참으로 많다는걸 다시 깨닫게 되네요. 

저는 지문이 안경알에 덕지덕지한 스타일입니다. 크크. 2009-08-11
13:51:54
 

 

병장 양동훈 
  예찬// 정말, 진짜 대체 고대생은 몇 명이나 될까요. 대강 활동하고 있는 인원만 해도 '전 고대생'까지 포함하면 정말... 캬항. 파벌이 생길 가능성은 0%로 보이긴 하지만..크큭. 2009-08-11
13:58:24
  

 

병장 차종기 
  커어, 예찬씨의 스따-일이 안경알에 덕지덕지한 스타일입니까!? 
저는 안경알에 지문 묻으면 못 참는데, 시야가 흐려져서 답답해요-. 
으윽. 2009-08-11
14:10:42
  

 

병장 차종기 
  이게 야구이야기입니까?, 안경이야기입니까? 
아아, 그 너머 이야기 같은데. 하하하하하하하하(...) 2009-08-11
14:17:35
  

 

병장 손근애 
  대박이군요. 
저 역시 이동석씨의 글의 떠올랐습니다. 더불어 중간중간 터지는 이 위트는 미묘하게 무준씨와 하지연님을 동시에 떠올리게 하네요. 

정말 유쾌하게 잘 읽었습니다. 
읽다보니 고대를 나와서 현재 이글스의 회사를 다니고 있는 어떤 분이 떠오르는데 어떻게 보면 택민씨와는 반대의 사정을 가지고 있군요. 후후후. 

고대...정말 많네요. 책마을에 고대생이 많은 걸까요 고대생이 책마을같은 분위기를 좋아해서 수면으로 떠오르는 걸까요. 이건 진지히 고찰해볼 문제. 2009-08-11
14:47:29
  

 

병장 양동훈 
  아. 하나 빼먹었는데. 

가지로- 2009-08-11
14:48:33
  

 

상병 서재문 
  작문 센스가 대단해요. 
글읽는 내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었답니다.(재미있어서) 2009-08-11
15:12:48
  

 

상병 정택민 
  동훈// 친구들이 그 행위를 보고 물고문이라고 했었죠.. 지금은 물론 안하구요. 

예찬// 박민규 느낌이 난다는건 제가 글을 처음 쓸 때 부터 듣던 소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박민규씨를 알기 전부터 이런 스타일의 글을 썼다고 다량의 거만함+소량의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동석씨의 글은 ~동 체류기. 라는 글 하나 밖에 보지 못했는데요, ~체류기 라는 제목(갑을고시원)부터 읽는 내내 박민규씨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저만 그렇게 생각한건 아니였군요. 다른 글은 읽어보지 못해서 뭐라 할 말은 없습니다. 하하하. 근데 이거 나중에 기회되면 이야기 할까 했는데, 사실 예찬씨 미니홈피를 친구 미니홈피에서 파도타기를 통해 들어가봤습니다. 역시나 범상치 않은 분이시던데요. 웃음 

근애// 감사합니다. 일하는 곳 여건이 여의치 않아 책마을에 자주 못들어오는데, 오늘은 큰맘먹고 올려봤습니다. 짬내서 많이 들어올게요. 무준님과 지연님은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음 제 스타일은 없는걸까요. 다들 다른 분들을 떠올리시네요. 왠지 씁슬한데요 흡.. 언급해 주신 분들 글도 읽어봐야겠어요. 얼핏봐도 달필들이 많네요. 방금 전에 읽은 동훈님의 키보드 워리어 글말예요. 대단하십니다. 2009-08-11
15:13:11
  

 

병장 차종기 
  아, 요새 자꾸 하나를 빼먹고 다닌다 했더니, 
이거 였어 , 가지로- 2009-08-11
15:29:29
  

 

병장 김예찬 
  택민 // 동석님도 박민규를 알기 전부터 이런 스타일의 글을 썼다고 '지구영웅전설 가라사대 삼미수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회원은 카스테라를 먹으며 핑퐁을 친다' 라는 글에서 밝힌 바가 있는데, 그 부분마저 꼭 닮았군요. 흐흐. 이 글입니다. 

http://26.1.1.40:2007/bbs/zboard.php?id=02191&page=1&sn1=on&divpage=1&category=9&sn=on&ss=off&sc=off&keyword=병장 이동석&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326 

제 미니홈피는 다이어리부터 방명록까지 소녀시대 이야기 밖에 없는데요.. 그러고보니 같은 학번이니 어찌어찌 아는 사이일지도. 2009-08-11
15:38:59
 

 

병장 김형태 
  마침 에세이를 읽고 있던 차에, 정말 좋군요. 
증말증말 동석씨 생각이 나네요 2009-08-11
15:40:45
  

 

상병 정택민 
  예찬// 이런 글이 있었을 줄이야.. 글에 쓰인 표현법도 유사하네요. 크로아티아로 족구유학이라... 저였어도 당연히 크로아티아 였을 겁니다. 하하. 
글의 느낌이 비슷하긴 하군요. 읽을 때의 느낌이 아니라 글을 쓸 때 느끼는 감정 같은거요. 동석님이 있었더라면 쪽지라도 보내봤을텐데 아쉽네요. 

그리고 예찬씨 미니홈피에서 트로츠키랑 레닌인가 나오는 야사(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한자 첨부. 野史)를 봤던거 같아요. 참고로 그 친구는 사범대 다니는 S양 입니다. 같은 학번인줄은 몰랐네요. 어떻게 제 학번을 아셨는지? 

마지막으로 요번에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구입하였습니다. 정말 설레네요. 아직 독서후기는 없는 것 같은데, 기회가 된다면 독서 후기도 남겨보고 싶네요. 2009-08-11
16:15:12
  

 

병장 김예찬 
  택민 // 윗 글에 06년도의 이글스와 06년도의 대학 첫학기가 나오는걸요. 크크. 사범대 S양이 누군지 모르겠네요. 사범대에 아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 허허. 

그러한 '야샤'에서 시작한 발칙무쌍한 동인지가 작년인가 코믹에 나온 적이 있었죠. '인문학적 상상력'이라고, 트로-레밍-스탈린 삼각 커플에 공자-안회 커플 등등이 활약하는 동인지입니다. 크크.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연애소설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박민규의 연애소설은 어떨지 궁금하군요. 독서후기 기다리겠습니다. 2009-08-11
16:19:27
 

 

일병 이선목 
  이제 책가지로 가는건가요? 저도 가지로- 2009-08-11
16:19:29
  

 

상병 권홍목 
  저는 김강록씨의 느낌도 살짝 받았네요. 
저도 안경에 뭐 묻으면 참지못하는 스타일에 가까워서, 안닦지참 필수입니다 하하 
택민님이 안경-야구의 관계라면 
저는 안경-슬램(펑크락 공연장에서 나올법한)의 관계네요 
간만에 보는 퀄리티의 글! 너무 반갑습니다(꺅) 

아, 근데 고대생 정말 여기저기 많네요. 책마을 뿐만 아니라요. 2009-08-11
16:29:19
  

 

상병 정인환 
  호랑이의 비상에 늘 즐거운 1인입니다. 
독수리는 다시일어나겠죠. 국민감독이 있으니. 
혹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안경을 쓰기전에 닦고쓰시진 않는지. 
저도 늘 안닦을 지참하고다니죠. 궁밖으로 나가면 정말 제대로 된 테를 사고싶다는. 2009-08-11
16:54:41
  

 

병장 이 원 
  전 이번 휴가때 꼭 안경 맞출겁니다. 
안경 세개가 마을잔치로 인해 작살이 났네요 휴우-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후후 

가지로- 2009-08-11
18:58:35
  

 

상병 박진식 
  한화이글스 팬으로써, 올시즌은 아쉽기만 하죠. 에휴. 
내년이면 태균이랑 꽃범호도 FA 인데 큰일났어요 정말! 2009-08-12
00:00:35
  

 

상병 홍령건 
  음... 저도 이런류의 에세이를 작성하고 싶은데 말입니다. 아 부럽습니다. 저도 언제쯤 이런 필력을 가지게 될런지. 열심히 노력해야 겠습니다. 2009-08-12
00:09:04
  

 

상병 박재현 
  안경은 언제나 애증의 관계로 콧등 위에 얹혀있죠 2009-08-12
07:39:00
  

 

병장 이종보 
  이건 뭐지? 
새로운 괴수의 등장인가? 
하는 동시에 나온 키워드 

'고대' 

크흑....... 
고대 출신분들은 다 괴수분들이란 말인가.....? 
다들 저마다의 포스를 풍기며 서식하고 있군요. 
부럽다.. 제길 
그리고, 재미있다. 
왜 난 이렇게 못쓰는거지? 
크흑...... 

가지로- 2009-08-12
08:35:49
  

 

병장 김요셉 
  호랑이는 어제까지 해서 10연승. 훗. 2009-08-12
08:49:02
  

 

병장 송형근 
  안경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봤네요. 
여자친구랑 뒹굴때에도 그녀가 안경을 치는 순간 정색'했던' 저였거든요. 하핫. 

그러고 보니 제가 몸 담고 있는 곳과 마음을 담고 있는 곳 모두 치킨스로군요. 
아이 럽 치킨! 2009-08-12
09:17:46
  

 

상병 윤정기 
  새로운 글쟁이의 등장! 두둥! 
잘 읽었습니닷~ 
정말 동석씨 느낌이 물씬 풍기는 글이로군요 히히. 2009-08-12
09:22:40
  

 

상병 박정민 
  우왕... 
저만 처음보는 분 아니죠??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재미나게 읽히는 글 읽은지도 참 간만이네요. 

저도 안닦필수지참족의 일원으로서 '안경을 소중하게' 사상에 동감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한번씩 피곤해서 안경을 머리맡에 둔채로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 보면 안경다리가 약간 휘어있을 때가 잦습니다. 막상 착용하면 사용하는데 불편함은 없는데, 제 마음이 심히 불쾌한 것은 유독 저에게 강박증세가 있어서일까요? 그때마다 안경점에 찾아가서 다시 좌우평형을 맞추고는 했는데 이곳에서는 그 사소한 교정마저도 몇 달 간격으로 치뤄야 하니 원. 2009-08-12
09:44:09
  

 

상병 정택민 
  요셉// 어제는 하필 양현종이었죠.... 네네 그렇습니다. 

형근,정민// 반가워요 정말. 우리가 서식하는 이곳은 우리같은 족속들이 참 드문데요. 왠지 형근씨와 정민씨의 자리에는 안닦이 고이 접어 놓여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처럼 비라도 오는 날에는 닦아도 닦아도 끝이없죠. 애달픕니다. 2009-08-12
12:47:50
  

 

병장 송형근 
  정말 거짓말 아니고 이글 보기 전부터 제 오른쪽 건빵 호주머니에서 안닦이 두개씩이나 대기하고 있었답니다. 2009-08-14
20:11:39
  

 

병장 신종래 
  저도 안닦족입니다. 
하하 그나저나 새로운 검은색뿔테안경을 콧등에 놔둔지 6개월 정도밖에 안 2009-08-15
05:19:33
  

 

병장 신종래 
  나름 소중히 했지만 깃스님들이 많아서 저녁밥먹고 하나더 할려고 해요. 

설탕끝날때 항상 챙기는것중 하나가 안닦이에요. 새로운 녀석들로 4~5개... 
(친척이 안경점이라..후후) 
그리고 궁복,궁활동복,관물대(잘보이는곳정도.)에는 항상 비치되어있어요 안닦이. 
특히 궁복,궁활복 각각 모두다 왼쪽주머니에는 비치되어있고요 
저역시 길가다가도 찝찝하면 닦고 또 닦고... 
하지만, 저는 안닦을 예쁘게 접지는 않는답니다. 2009-08-15
05:20:16
  

 

병장 신종래 
  그나저나 코멘트가 자꾸 끊어지네요. 저만 이런건가요? 2009-08-15
05:21:51
  

 

상병 홍명교 
  빛고을 맛있잖아요. 사장님의 자부, "우리 집은 미원을 넣지 않아" 
그런데 미원 맛은 느껴지고... 내 혀가 미원에 감염된건지, 사장님이 거짓말하는건지. 2009-08-15
20:39:26
  

 

병장 김예찬 
  사장님이 거짓말하는걸 거에요. 저도 미원 맛이 느껴졌거든요... 

그래도 그 가격에 그렇게 먹을 수 있는 곳이 없었는데. 그 동네 밥 값도 500~1000원 가량 올랐다니 뭔가 슬프네요. 난 아직도 소득이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