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나라'의 미래 
병장 이승일 01-22 14:48 | HIT : 152 
 

 


아름다운 나라, 아니 쌀나라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쌀나라의 속국이라는 조롱까지 받는 우리나라에게 이 문제는 실로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쌀나라의 몰락은 가운데 나라로의 권력 이동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머리가 더욱 복잡해진다. 
쌀나라가 처한 어려움은 여러가지 종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중 대부분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환원된다. 이 경제적 어려움이란 경제발전이 저하되는 것과 같은 피상적인 어려움이 아니다. 
현재 쌀나라 최대의 국가 경쟁력은 그들의 자원도, 기술도, 노동력도, 심지어 자본도  아니다. 그것은 "세계 초강대국" 이라는 타이틀 그 자체이다. 왜 이런 말이 가능한지 살펴보자. 
쌀나라는 오랜기간동안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만성적인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것은 쌀나라의 각종 TV토론회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이슈이다. 내가 알기로 이 적자는 소련을 붕괴시키기 위해 미국이 노력하기 시작할 때부터 시작되었다. 그 결과 미국은 완전한 헤게모니를 얻었지만, 그 댓가로 재정이 부실해지기 시작하였다. 엄청난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쌀나라가 현재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쌀정부가 지속적으로 화폐를 생산해 내고, 채권 돌려막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둘은, 다른 나라였다면 아마도 선택할 수 없었을 정책이다. 화폐를 계속 찍어내면 당연히 인플레이션이 찾아올 것이고, 채권 돌려막기는 신뢰도를 깎아먹는 일이기 때문에 영원히 계속될 수는 없다. 쌀나라는 말하자면 카드깡으로 나라를 굴리고 있는 나라이다. 이렇게 말도 안되는 짓거리를 계속 할 수 있는 이유는, 쌀나라가 지닌 신뢰성, 즉 초강대국이라는 타이틀 때문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우선 어째서 쌀중앙은행의  지속적인 화폐발행은 쌀나라의 인플레이션으로 되돌아오지 않는가? 70년대 초반(중반?) 까지 쌀나라의 화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금과 고정된 비율로 교환할 수 있는 안정된 화폐였다. 달러를 갖고 미연방은행에 찾아가면 언제라도 금을 찾을 수 있었다. 70년대 이후 미국은 이를 포기했지만, 달러는 여전히 가장 신뢰성있는 화폐로 인정받고 있다. 이 신뢰의 의미는 엄청나다. 각 나라들은 국제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화폐를 소유하길 원한다. 바로 이 사실 때문에 쌀정부가 발행한 달러의 상당부분은 통화의 목적보다는 각국의 외환 저장 수단으로 쓰인다. 쌀정부가 발행한 달러가 다른 나라 중앙은행으로 흡수됨으로써, 시중에 돌아다니는 달러의 양은 거의 늘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쌀나라는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않으면서도 달러를 찍어서 다른나라에 대한 채무를 해결할 수 있다. 그냥 공짜로 돈을 찍어서 빚을 값는 것이다. 
쌀나라의 채권돌려막기 역시 비슷한 맥락위에 있다. 만약 개인이 계속 채무를 돌려막으면서 해결하려한다면 그는 얼마 못가 파산하고 말 것이다. 왜냐하면 채권자들은 그 개인의 신용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더 이상 돈을 빌려주길 거부할 것이며 돌려막기의 사슬은 어느 순간 끊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개인이 계속 돈을 빌리기 위해서는 엄청난 이자를 지불해야할텐데 - 즉 사채 - 이는 상황을 더욱 파국으로 몰아간다. 그러나 쌀나라는 이자의 막대한 상승 없이도 지속적인 채권발행이 가능한데, 초강대국의 채권은 어찌되었건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 매력은 곧 신용을 의미하고, 미국은 무한히 열려있는 미래에서 돈을 끌어다 쓸 수 있는 것이다. 
  놀랍게도 이 두가지 말도안되는 방법은 쌀나라 정부를 지탱해주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쌀나라는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인플레이션 부담을 타국에 흡수시키고, 타국으로부터 돈을 자유롭게 가져다쓰는 일종의 기생국가이다. 문제는 이 기생이 과연 언제까지 가능하냐 하는 것이다. 실제로 외환저장수단으로서의 달러의 의미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대다수 국가는 달러와 함께 옌과 유로를 거의 비슷한 비율로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예전처럼 쌀나라 화폐를 타국에서 넙죽 흡수해주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만약 쌀나라가 재정적자를 지속적으로 감소하려는 최소한의 노력과 그 성과를 국제사회에 보여주지 못한다면, 초강대국의 신뢰도는 하락할 것이고 채권의 매력은 급감할 것이며 쌀나라의 경제는 모라토리움상태에까지 이르게될지도 모른다. 이 모든 과정은, 만약 일어난다면, 매우 빠른시간내에 급속하게 진행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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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장 권영욱 
38.7.1.232   쌀나라는 난동을 부려야 할때입니다. 01-22 * 
 
병장 이영기 
48.9.5.129   조금 다른데. 정확히는 미국 쌍둥이 채무는 1960년대 이미 시작되었지. 브레턴우즈 체제는 각국 통화를 금에 끼워맞추는 고정환율인 금본위제를, 사실상 금과 달러의 1온스당 35달러 비율로 맞춘 후 각국 통화를 달러에 맞추는 달러본위제로 변경한 것을 말하지. 이전에 상업혁명이후의 유럽의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금의 수량이 확보되었어야 했다는 점하고 근본적으로 달라진 게 없었어. 즉, 달러가 많아야 비로소 유럽 경제가 활황을 띌 수 있었다는 거지. 

미국은 동맹을 유지했어야 했고, 동맹들은 경제 활성화를 기대했어. 따라서 미국은 재정적자를 감내할 수밖에 없었고, 또한 각 국의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미국의 투자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지. 놀랍지만, 이때 미국의 달러화는 실제로는 강세를 띄기도 했어. 이는 물론 국채 발행에 따른 재정적자현상 중 하나였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미국은 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는 미국의 국력 그 자체보다 당시 고정환율제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이었지. 도리어 구 소련의 붕괴는 미국 재정의 건전화를 가져왔고, 실제로 클린턴 행정부때는 국채 0 를 달성한 시기도 없지 않았어. 보통 진보진영 중 경제에 조금 어두운 쪽이 주장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01-22 * 
 
병장 이영기 
48.9.5.129   현재 미국이 강력한 부채와 적자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호황을 누릴 수 있는 이유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미국은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집을 자산 그 자체로 생각하기보다는 자산의 일부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 모기지론이 발달한 것만 해도 그러니까. 이거야 경제학에서 본 거니까 아마 대략은 맞을 거라 생각하는데 (난 미국에 안살아봐서 현지 실제 상황은 모름) 미국 쪽은 집을 대부를 받아서 사서는, 그 대부를 담보로 채권을 발행한다더구만. 조금 더 현실적으로 말하면 그 집을 담보로. 이 채권이 일종의 옵션에 해당한다던데. 어쨌든 모기지론이나 기타 방식으로 그 집을 깎아 먹으면서 소비를 영위하고, 조금 이라도 이자율이 낮은 대출 방법이 나타나면 그리로 낼름 옮기는 식으로 생활을 개선하고 있다더군. (위에 말한 옵션채권은 빚을 조기에 상환하면 채권자가 손해를 보는 방식인데, 대출상대를 이자율에 따라 바꿔 버리면 빚이 상환된 효과가 (그 채권에 한해서) 나타나지) 

중요한 것은 미국의 소비력이야. 사실. 어찌보면 이게 대국, 초강대국이기에 가능한 거니까 결국 같은 논지일지도 모르겠는데 어쨌든 미국은 강력한 소비력을 갖고 있고, (미국 GDP의 90% 가까이가 내수라던데. 참고로 한국은 70%. 의외로 내수가 중요한 국가. 싱가포르 같은 경우는 20% 수준이라던가.) 따라서 결국 외국 기업들은 미국에 진입하려 도전할 수밖에 없겠지. 01-22 * 
 
병장 이영기 
48.9.5.129   전반적으로는 이승일의 논지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얘기임. 
쿨쩍. 
킁킁. 01-22 * 
 
병장 이영욱 
38.13.9.114   영기// '조금다른데.' 로 시작해서 
'크게 다를 것 없는 애기임. 
쿨쩍. 
킁킁.' 
으로 끝내는 센스! 전 어떤 말을 믿어야 하죠?(..긁적..) 01-22 * 
 
병장 이영기 
48.9.5.129   말 그대로 조금 다른 거랍니다. 01-22 * 
 
병장 이영준 
48.2.151.48   조금. 다른데. 크게는 다르지 않다~ 이말이 아닐까요? 01-22 * 
 
병장 이윤창 
32.1.4.101   조금보단 먼 크게보단 가까운[.........] 01-22 * 
 
병장 이영욱 
38.13.9.114   언젠가는 쌀을 추수하고 논갈이 해야 될 때가 있겠죠. 
한 논에서 수백년 수천년 쉬지않고 농사지을순 없을테니. 01-22 * 
 
상병 김병완 
54.7.6.234   미국은 거대한 신용(빚)의 제국이라고 할수 있죠. 커져만 가는 쌍둥이 적자로 인해 엄청난 양의 달러를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에 뿌리고 있습니다. "Inflation is always and everywhere a monetary phenomenon"이라는 프리드만의 유명한 말대로라면 당연히 상당한 인플레이션이 유발되고 달러가치도 조절되겠지만 미국의 CPI 통계는 그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풀린 달러의 상당부분이 달러를 소유하고 싶어하는 수많은 나라의 외환보유액으로 흡수되고, 둘째 중국등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저렴한 공산품들이 실제 상품가격의 상승을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소비재 가격표에 반영되지 못한 유동성은 자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가(또한 중국등 다른 나라가 벌어들인 달러 역시 달러표시 자산으로 재투자되어) 미국의 자산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상승한 자산가격은 부의 효과로 또 집을 담보로 한 대출 증가로 미국의 소비를 견고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제 소득이 아니라 신용을 통해 소비가 창출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이 모든 현상이 유일한 초강대국이라는 미국의 신용에 기대고 있기에 그러한 미국의 신용이 금이 가는 순간 파국을 불러올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결국 달러가 국제사회에서 통용이 되는 것은 미국이 그 돈의 화폐로서의 가치를 보증할 만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국의 보증능력에 대한 리스크가 커질수록 달러를 보유하려는 나라는 줄어들 것이고 그러한 경향이 늘어날 수록 달러는 한없이 휴지조각에 가까워 질 것입니다. 실제 미국의 적자 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많은 나라에서 기존 달러 표시 자산을 다변화시키고 있으며 그에 따라 다른 교환수단인 유로화와 가치저장수단인 금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에서도 꾸준히 약한 달러를 유지하여 적자를 줄여보려 노력중인 거구요. 01-22 * 
 
병장 이영기 
48.9.5.129   신용시장 / 금융시장 (사실 신용과 금융 같은 거) / 재화시장 / 노동시장 중 노동시장은 균형이라고 대충 치고, 금융시장의 LM은 L<M인데 실제상품가격 상승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요? 
.......... 
명목가격이 아니라요? 01-22 * 
 
상병 김병완 
54.7.6.234   좀더 자세히 질문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질문의 의미를 정확히 잘 모르겠네요. 
실제상품가격 상승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요? <-앞의 이론적 전제를 무시하고 이것만 대답하자면 실제상품가격이란건 명목물가와 대비되는 실질물가(real price)을 의미하고 쓴 단어가 아닙니다. 자산부문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사용한 것이죠.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화폐공급 증가가 실제 소비자가 직면하는 상품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상당히 낮은 수준의 미국 CPI 통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미국의 경우 CPI에 주택 가격이 포함되긴 하지만) 01-22 * 
 
일병 구본성 
5.12.1.71   분명 이러한 담론을 들어본 것 같은데,,, 역시 결론은 알아먹어도 개념이 없으니 판단을 내리지는 못하겠군요. 01-22 * 
 
병장 이승일 
54.2.9.70   영기 / 음 그렇군 ..근데 미국 경제가 돌아가는 이야기랑 재무성의 채무관계랑은 약간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 미국에서 모기지론은 아주 일반화되어있지.. 영국에서도 일반화되어있어. 그래서 집있으면 전부 자기 집 갉아먹고 살아 (....) 근데 이 사실이 미국 경제를 돌아가게 하고 있다는건 약간 부족한 이야기가 아닐까? 난 잘 모르겠지만. . 우리나라도 이제 모기지론 속속 들어오는 것 같던데 ... 역시 나의 미래는 쥐처럼 집갉아먹고 사는 것밖에 없는 듯 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