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콩팥 한쪽 
 병장 진규언 04-27 09:37 | HIT : 391 



2007 년 4월 27일 국방일보는, <한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이 꺼져가는 두 생명을 구해>라는 헤드라인 기사를 1면에 게재했다. 지난 10년간 신장기능이상으로 혈액투석을 받아왔던 한모씨의 하나뿐인 아들은, 증상이 심해져 신장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진 상태였다. 한모씨는 건강한 두쪽의 신장을 가지고 있었고, 자신의 아들에게 이식해주려고 했으나 주치의는 모종의 불합치성이 높아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이에 주치의는 새로운 제안을 했다. 아이의 어머니(한모씨)가 고통받고 있는 제 3자에게 장기(신장)를 기증한다면, 아들을 이식 대기자 명단의 최우선에 위치하게 하여 수술 받을 가능성을 높여주겠다고. 결국 이로인해 아들은 누군가에게 신장을 이식받아 완쾌되었고 모두가 좋아졌다.위의 뉴스에서, 이식을 제안한 의사의 순수성을 의심할 순 없다. 그리고 어머니의 헌신적인 행동(아들을 위한것과 제3자에게 기증한 행동 모두) 자체는 전혀 문제없다. 의사도 좋은일 했고, 어머니도 아들을 살리며 좋은일을 했고, 아들도 살아났고, 제3자도 살아났으니까. 4자 모두가 좋아졌으니까. 생산자 잉여든, 소비자 잉여든지 간에 총 잉여는 증가한 것이다. 
 이것이 다수의 경제학자들이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장기매매를 허용해야한다'라는 논리의 근거가 된다. 또한 각종 10년 시리즈물로 선풍적인(?)인기를 끌고 있는 사이버 경제학자이자, 사이버 자유'지상'주의자 공병호씨가 역설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모씨가 두명의 아들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첫째아들은 이미 알다시피 신장병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신장이식이 필요하다.(하지만 대신 튼실한 혈액을 보유? 하고 있다.) 둘째아들은 혈액암(백혈병)으로 고생하고 있고 골수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럴 경우, 첫째아들의 골수를 뽑아내 둘째아들에게 이식해줄 수 있고, 로꾸거 둘째아들의 신장한쪽을 떼어내 첫째아들에게 이식시켜줄 수 있다. 두 아들이 성인이라면 더더욱 문제가 없고,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법정대리인인 어머니(보호자)가 동의하고 두 아들이 동의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어찌되었든 서로가 원하는 최적점을 찾았고 등가교환을 이루었으니까.

 세명의 아들, 네명의 아들.. 심지어 아들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열두명의 인디언들이 다 뛰쳐나와 서로가 가진 장점(신체적 우월함)들을 자랑하며 교환(?)또는 거래하자고 덤벼들 수 있다. 전 사회의 총 잉여는 증가할테니까. 비유를 들자면 신용카드 5장 정도를 만들어 '돌려막기'하듯, 장기의 돌려막기가 가능해진다. 

 역시나, 교육열이 무지하게 높은 대한민국의 예를 들자면 폐해가 심각해질 수 있다. 하나뿐인 자식의 의대 진학을 위해 대학병원에 자신의 신장을 기증하는 어머니가 나타날 수 있다. 좋아하는 인피니티 G35를 사기 위해서 가족들의 신장 전부를 모아 한국인피니티사에 긴급택배로 부칠 수도 있다.(신장의 가격은 알지 못한다.) 정부의 엄격한 가격통제 때문에(법적 금지) 만성적인 물량부족에 시달리는 매매시장에서야 반길 일이다. 

 자유롭게 거래되어야 한단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경제를 살리기 위해.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 장기를 하나더 가짐으로써 가지는 심리적인 만족을 뛰어넘을 전 사회적 가치창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허용되어야 한다. 까짓거 콩팥이 문제랴. 눈도 하나면 충분하고(약간 불편할순 있지만), 귀도 하나면 충분하다. 불알도 한쪽이면 충분하고. 생각해보면 필요없는 부분들이 너무 많다. 가격을 받고 파는 것이야 천박하다고 인식되면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제공받으면 그만이다.

 지하철 화장실에 덕지덕지 붙은 '신장 010-1818-1818' 이라는 스티커를 보면, 아마 모를 일이다. 이미 장외시장에서는 충분히 거래되고 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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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장 정현수 
 복거일 류가 하나 더 있었군요. 공병호라. 04-27   

 병장 이승일 
 우선 공병호의 뉴런들부터 시장에 내어놓는 것이 가장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 같습니다. 04-27 * 

 병장 정현수 
 한 1년 6개월 전이었다면 '황우석 박사님의 연구가 빨리 진척되기를..' 같은 덧글이 달렸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헤헤 04-27   

 병장 박효승 
 쓸모없나? 충분한가? 눈이 2개면 부자. 
 실제로 우리네는 점점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지않나요? 
 사람은 점점 변형될지도 모르겠네요. 시작이 중요하죠 뭐든. 
 장기매매가 되면 또 그틈을 노린 범죄가 늘어날 듯 합니다만. 

 아일랜드라는 영화가 생각나네요... 04-27   

 병장 류대하 
 제가 알기론, 콩팥은 1개로는 생활하는데 조금 불편하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희석기능이 저하되니깐, 저항력도 약해지고, 게다가 힘든 운동같은건 

 도저히 할수가 없다고 합니다. 역시 2개가 있어야, 제대로 살아갈수 있나봅니다. 04-27   

 상병 윤준웅 
 글쎄요. 

 개인적으로 장기기증에는 분명히 '사랑'이란 동기가 내포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은 바랍니다. 

 매매라는 형식을 통해서라도 환자를 살릴 수 있다라는 희망(?)이 본질일지, 
 순수한 동기로만 이를 허용하고, 순수성을 유지시키는 일이 본질인지는 모르겠으나, 
 매매의 허용이 
 건강이란 측면에서 부익부 빈익빈을 가속화하고, 
 범죄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고, 
 인간이 '인간'으로 보이는 대신 수익창출의 수단으로 당연시되는 끔찍한 상황이 올까봐, 
- 이미 와버렸는지도 모르겠군요. 그렇담 더 끔찍해질까봐... - 
 장기기증의 동기는 순수해야 한다고 봅니다. 

 더구나 
 사랑의 동기로 나를 내어주고 새 생명의 희망을 전하는, 
 감히 값을 매길 수 없는 감동의 순간이 허락하는 긍정적 에너지가 너무 크기에 장기기증의 순수성, 사랑의 동기는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인 듯 합니다. 
- 서명 하는 것만으로도 떨리고 흥분되고 감동이 오더군요. - 


 과연 장기기증(내지는 매매)이란 거 경제논리로만 쉬이 판단할 수 있는 문제일까요? 04-27   

 병장 이승일 
 준웅 / 규언씨의 말이 바로 그 말인 듯 싶습니다. 04-27 * 

 상병 윤준웅 
 아깐 분명 이렇지 않았는데..(땀) 

 제가 잘못 읽었었나보네요. 
 어쨌든, 
 그렇담 죄송하고 반갑군요ㅡ 하핫ㅡ 04-27   

 병장 양각산 
 신화속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포르키아스의 딸들이라 불리는 세 자매들도 이빨 한개, 눈알 하나를 돌려썼다죠. 벼락을 내치는 제우스의 권능이 위성을 이용한 군사무기로 현재에 실현되었으니, 포르키아스 자매들의 지혜로운 신체기관의 운용도 곧 현실화 될 것도 같네요. 

 어차피 경제논리(분명히 존재하는 수요-분명히 존재하는 공급)에 의해 비공식적으로 행해지는 일들은 하나씩 법적으로 인정되고, 거래과정을 보호하는 제도가 생기는 게 추세인 듯 싶습니다. 매춘을 합법화하는 일처럼. 음성적 공급자들의 피해자 - 포주들에 의해 착취당하는 매춘부들, 신장값을 받지 못하는 판매자들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 - 들을 보호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구요. 04-27   

 병장 이희웅 
 우리 신체중에 필요하지 않는 부위는 배꼽말고는 다 그 자신만의 의미가 다 있답니다.... 
 하긴... 
 배꼽도 피어싱 때문에 필요한가....(땀_) 
 배꼽은 태어나기전에 꼭 필요했던 기관이고... 
 태어난 후에도 부모님의 은혜를 잊지말라고 
 너 혼자서 태어난거 아니니깐 까불지말라는 의미를 가진 기관인지라.... 

 암튼 결론은... 
 장기기증을 생활하 합시다....하핫 04-27   

 상병 윤준웅 
 사회적 약자인 착취당하는 매춘부를 위해 화대 받는 길을 보장하고, 
 매매대금을 떼인 장기 공급자를 위한 법령을 마련한다라? 

 약자인 매춘부들을 진정으로 보호하기 위한다면, 
 그들을 성매매시장으로 내몰았던 현실을 문제점을 혁파하고, 그 길에서 되돌려 나올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엄청난 수요로 유혹을 제공하는 남성들의 의식을 개혁하는 일이 우선되야하지 않을까요? 
 약자(?)인 장기매매의 공급자들을 보호하기 원한다면, 
 가칭 '장기판매자보호를위한특별법'따위를 제정하고 양성화시키기 보다는 의료법과 각종 보장제도들부터 개선하고, 금전이든, 장기이든 기부문화를 확산시키는 정책적 노력이 더 중요하지는 않을까요? 


 얼핏 약자를 보호하는 듯 보이지만, 제 눈에는 근본적인 치료와 보살핌이 아니라 자비로운 양 생색내는 majority의 오만으로 보이는군요. 04-27   

 상병 박준연 
 준웅님의 의견에 절대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냥 글만 물끄러미 보려다가 매춘부의 얘기에 발끈하게 되었네요..(땀땀) 
 열악한 삶의 존재 조건에서 키워온 삶을 부도덕한 것으로 경멸하거나 
 중산층의 윤리의식으로 바꾸려는 여하한 시도도 그 본질은 폭력이고 위선입니다. 
 매춘을 성도덕의 문란이 만들어낸 윤리적인 차원의 문제로 파악하는 태도는 
 본말을 전도한 피상적인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04-27   

 병장 김지민 
 문제는 
 법적 금지 시 악용의 정도와 
 법적 허용 후 악용의 정도가 얼마나 큰 차이를 가지느냐 인 듯 싶어요 
 이미 밀매매를 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본다면 말이죠. 

 규언님의 취지에 깊이 동감하며 무서움에 덜덜 떨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새로운 문제의식이 아닐 수 없었네요. 감사합니다 04-27   

 병장 양각산 
 준웅님, 그리고 준연님/ 제가 쓴 글은 제가 주장이 아니에요. 저 또한 언급한 법적 장치를 만드는 입법자이거나, 생색을 내는 메이져리티는 더더구나 아니구요(웃음과 울음). 저도 윗분들이 만드시는 졸속적 법안과 행정에 휩쓸리는 일개 범인 - 게다가 군인! 수퍼 마이니리티!- 일 뿐이구요. 전 그저 현실과, 이를 감안해 가장 가능성높은 추세를 예상했을 뿐입니다. 

 근본적이고 원론적인 문제의 해결도 물론 필요하지만, 입법체계의 존재의의는 조금 다르다고 감히 생각해봅니다. 미봉책으로 보이는 해결책이라도, 가시적 실익을 볼 수 있다면 욕 좀 먹더라도 실행해야 한다는 거죠. 어디서 비롯된 문제인가, 진정한 해결책은 무엇인가란 점은 차후에, 그리고 어쩌면 조금은 다른 종류의 사람들이 고민해야 할 문제인 듯 하네요. 
 저 또한 두 분의 지적에 동감하지만, '현실은 달라요' 란 우스개처럼, 우리의 이데아완 동떨어진 모습으로 현실은 무럭무럭 꾸물꾸물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04-27   

 상병 윤준웅 
 각산/ 이름이 마치 호 같네요. 멋있어요(웃음) 

' 현실은 달라요' 
 저도 참 많이 고민해봤는데, 
 현실에 짓눌려 이상을 포기하고 미봉책을 택하기엔, 그 부작용이 더 클 듯 하더라구요. 

 현재 우리사회가 갖고 있는 많은 문제들, 
 그 원인은 과거의 미봉책들로 인한 부분도 크지 않나요? 
 급속한 성장을 그 반대급부로 가져왔지만, 덕분에 의식수준은 미미한 발전에 그치는 꽤나 타격 큰 기회비용을 치루고 있고요. 

 우스개(?)로 전 '시민혁명을 안 거쳐서다'라고 가끔 말해요. 
 자랑스럽게 기치로 내건 민주주의의 핵심적 이념인 '자유와 평등'을 우린 사실 곡해하는 경우가 참 많거든요. 

 다소 상처가 크더라도 원론적인 접근을 해야지, 미봉하고 넘어가면 속에서 곪아 더 아프더라고요. 
 지금 제 치아 상태가 그렇거든요. 하ㅡ 가슴에 더 와닿네요.(웃음) 04-27   

 병장 양각산 
 준웅/ 감사합니다. 자매품인 기침과 가래 치료가루약도 애용해주세요.. 

 아니 그러니까 장기매매가 양성화가 되면, 신장은 물론 치아까지 사고 팔 수 있게 해서, 제 튼튼한 건치를 하나쯤은 준웅님께 드릴수도 있구 이 얼마나 좋은.......(농담입니다) 
 이상을 포기한 미봉책이 아닌. 그러니까 준웅님의 경우에 비하자면, 이빨이 아픈 근본적인 이유는 당류의 섭취와 양치습관이나 횟수의 문제등이겠지만, 일단 당장 치통을 유발하는 이빨을 뽑든지 신경치료들을 하는 선조치가 필요하단 얘기였어요. 이빨 아파 죽겠는데, '지금 당장 때우는게 문제가 아냐! 그래봐야 또 썩는다구! 일단 식습관 개선하구 바른 양치법부터 배우도록!' 한다면 의도야 좋다지만 당사자는 당혹스럽겠죠. 

 어찌됐건, 현실을 바꿀만한 가능성이 힘이 자신안에 있다고 믿을 수 있는 준웅님이 부럽네요. 
 고백하자면 전 그냥 회의주의자 나부랭이거든요.(웃음) 04-27   

 병장 김홍성 
 매매가 가능하고, 제게 양심이 없어진다면, 전 사람을 납치 후 장기 한짝만을 떼고 회복시킨 후 어딘가 내려놓고 도망가는 사업에 치중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자되겠죠.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