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천문학 - 신성
Nova (신성)
Nova라는 말 어디서 다들 한번 씩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NovaSonic이라던가..
Supernova(초신성)이라던가… 디아블로 시리즈에도 나오죠. 노바(nova) 그 번개로 된 고리가 확하고 휩쓸고 지나가는거
사실 Nova란 새 것을 의미하는 라틴어입니다. 천문학에 있어서 ‘새것’ 즉, 노바란 새로운 별을 의미합니다. 그것도 갑자기 튀어나온 놈. 우리가 새벽에 근무를 서며 하염없이 밤하늘의 별을 하나 둘 세고 있을 때, 어느 날 갑자기 불쑥하고 고개를 디민 낯설은 별 하나. 그것이 노바입니다. 어라? 분명히 어제까지만 해도 없었는데하며
아무리 눈을 씻고 보아도 노바란 놈은 어느새 떡 하니 나타나있습니다. 게다가 엄청 밝기까지 하죠.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별이란 놈은 제 마음 편한대로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할 수는 없을 텐데요.
원리는 간단합니다. 노바는 ‘애초에’ 그 자리에 계속 존재했습니다. 다만. 너무나 어두웠기에 여태까지는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러던 놈이 어느날 갑자기 확~ 하고 밝아져서 광도가 상승하니까 우리 안경 쓴 관측자들 입장에서는 아니! 별이 갑자기 나타났다! Nova(새로운 별)이다! 라고 하는거죠.
보통 신성이 되기 전의 별과 신성이 된 후의 별은 무려 10등급이나 차이가 납니다. 5등급의 차이가 100배 밝은 것에 해당하니까, 10등급이면 10000배나 차이가 나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당연히 이런 의문을 품게 됩니다.
- 아니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놈이 왜 갑자기 1만 배나 밝아지나?
- 원래 저런 애가 아니었어요. 얌전하고 차분한 애였는데, 어느날 갑자기….
그러게요. 사실 저희가 어떻게 알겠어요. 알려면 앞으로 신성으로 변화할 별 근처에 카메라나 CCTV라도 설치해놓고 실시간으로 관찰해야 할텐데, 아쉽게도 저희의 과학기술력으로는 가장 가까운 별은 커녕 플루토씨까지 가는 것도 힘드니까요.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간접적인 방법으로 최대한 관찰해 보고, 그럴듯한 이론을 만드는 것 뿐이지요.
그래서 관찰해봤습니다. 신성이란 놈은 신성으로 탈바꿈하며 새로 등장하는 순간 2~3일 동안은 엄청나게 밝아져 갑니다. 그러다가 최대밝기에 도달하면 그때부터 다시 어두워져 가는데 이때는 천천히 밝아져 가지요. 대략 최대밝기부터 점점 어두워져 다시 우리들의 눈에서 사라지기 까지 대략 2, 3개월 길게는 수 년 정도가 걸립니다.
그리고 이제는 천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관측 방법 중 하나인 스펙트럼을 이용한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지구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이 저 멀리 떨어진 별을 탐구할 때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 이 스펙트럼을 이용한 방법입니다. 쉽게 말하면 그 별로부터 날아오는 빛을 이리저리 쪼개고 분해해서 ‘그 별의 빛의 특징’을 조사하는 겁니다. ‘빛’이 라는게 다 그게 그거 아니냐구요? 이게 또 그렇지가 않습니다. 별빛을 조사해보면 생각보다도 훨씬 많고 다양한 데이터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복잡하니 결과만 이야기 하겠습니다.(사실 저도 잘 몰라서…)
이 신성이란 놈으로부터 날라온 빛을 조사해본 결과 이 별로부터 물질이 초속 2000km 에 가까운 엄청난 속도로 (2000km/s)로 방출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외부층이 날라간 후 에는 내부층까지 노출되면서 다양한 분출 물질의 스펙트럼이 감지가 되는데요(방출선). 방출물질의 양은 대략 태양의 1/100000 정도입니다. 그리고 약간의 광도 변동으로 미루어 볼 때 쌍성계(binary system)입니다.
정리해보면, 눈에 보이지 않던 어두운 별이 어느날 갑자기 광도를 엄청나게 올리기 시작하더니, 거기에서는 수 많은 물질이 고속으로 방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쌍성계입니다.
[쌍성계란 태양이 2개인 태양계입니다. 저희의 경우에는 태양이 하나밖에 없는 단성계지만 실제로 우주에는 단성계보다는 태양이 2개가 서로 공전하는 쌍성계가 훨씬 많이 존재합니다. 저희도 목성에 좀더 질량을 퍼부었다면 쌍성계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아쉽군요]
근데 이 노바라는 놈에서 광도 변동이 없는 놈이 단 한 개도 없습니다. 즉, 모든 노바는 쌍성계입니다.
Nova < - > 쌍성계
즉, 쌍성계인 모델이 무언가 신성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결론이 내려집니다. 여기에서 이제 상상력과 논리력을 동원하여 만들어진 신성 모델이 등장합니다. 지금에는 정설로 믿어지고 있습니다.(물론 틀렸을지도 모르지요)
일단 조건은 쌍성계 중 하나는 적색거성 단계로 한창 팽창하는 도중의 별이고 동반별은 백색왜성으로 말년에 도입한 별이라는 것입니다.
[항성의 진화단계도 사람처럼 어린이 > 청소년 > 청년 > 장년 > 노년 기를 거치게 되는데, 적색거성은 4~50대 정도의 장년기이고, 백색왜성은 7~80은 다된 노년기입니다]
적색거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제가 재탕한 About Blackholes에 간단하게 나와있으니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적색거성은 한창 팽창상태인 별입니다. 태양이 적색거성으로 진화할 경우 태양의 외부층이 지구까지 닿을 정도로 커지게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팽창한 적색 별의 대기가 적색 별로부터 탈출하여 바로 옆에서 말년을 즐기고 있는 백색왜성으로 빨려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백색왜성이란 놈은 젊은 시절 ‘수소’란 이름의 정력을 다 태워버리고 하얗게 재 만남은 상태의 백지 같은 놈인데, 여기에 적색왜성에서 수소를 비롯한 각종 물질을 공급해 주면 이놈이 제 처지를 잊은 채 다시금 옛 영광을 되찾으려 합니다.
적색거성으로부터 유입된 수소가 백색왜성의 표면에서 다시금 핵반응을 일으키는 것이죠. 계속해서 적색거성으로부터 물질이 백색왜성으로 유입되면 이 물질들이 흡착되는 과정에서 점점 온도가 상승하게 되고 결국 핵반응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고온 (수억도에서 수십억도 정도) 까지 상승하게 되면, 표면에서 기다리고 있던 수소들이 일제히 핵반응을 일으킵니다.
이 반응은 ‘폭주’라고 해도 좋을 만큼 격렬하여, 얌전하던 백색왜성의 대기는 갑자기 광란의 폭발을 일으킵니다. 따라서 이전까지 어둡게만 보이던 이 백색왜성은 갑자기 순간적으로 수 만배나 밝아지게 됩니다. 이것이 저희에게 어느 순간 갑자기 빛나서 하늘에 나타나 보이게 되는 것이죠.
이 과정은 즉, 백색왜성에 계속 물질을 공급해 주기만 한다면 언제든지 신성폭발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데, 일반적으로 100000년 정도 걸린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신성이 상당히 빈번하게 [2~30]년에 관측되는 것이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별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저희 같은 단성계에서 살고 있는 생명체 입장에서야 Nova란 대단히 재미있고 신비로운 현상입니다만, 쌍성계에서 사는 생명체 입장에서는 100000 단위로 종족의 위기가 닥쳐오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긴 적색거성과 백색왜성으로 이루어진 쌍성계의 행성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희박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