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일어나는 가장 아름다운 일 
 병장 임정우 01-17 00:02 | HIT : 230 



 아, 저는 올나잇 중에 있습니다.
 그러기에 앞서 저는 두가지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나는 중학교때 읽었는지 조차 가물거리는
 헤세옹의 데미안을 완독 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초생달을 주제로 
 짧고 담백한 '시'를 하나 써보자, 였습니다.
 우선 데미안을 펼쳐서 몇 줄 읽었습니다
 데미안은 크로머라는 힘세고 야비한 양아치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는, 꽤나 초반부를 읽고 있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옆에 TV에서 중학생 아들이 자신의 
 친어머니를 구타하는 그런 흐믓한 내용이 흘러나오더군요
 저는 책에 집중하고자 하였지만 
 저의 집중력은 어처구니없음에 흐뜨러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우선 책을 덮고 TV에 차분한 집중을 내맡겼습니다.
 저는 아무런 요구도 없었는데, 단지 꽤나 짙은 호기심에 
 본것이었는데, 설마 아들이 자신의 어머니를 그토록 때릴까?
 하는 의문을, 바로 조금전에 방송에서 똑똑히 들었음에도
 결코 믿을수 없다는 상태였는데, 그리고 믿어서도 안되는, 허나
 실제로 제가 목격한 것은 아들이 어머니를 진정히도 장난스럽게
 때때로 정신병자처럼 이상한 행동을 하며 
 어머니를 맛깔나게도 패고 부수고 깔아뭉개고 꺽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정녕 아무런 요구를 방송에 한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방송에서 확대하여 우리에게 가해진다 할지라도
 그 진실 본연의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을것임이 분명한것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달아났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아들을 걱정합니다.
 슬슬, 아들의 불행한 뒷그림자가 나타납니다.
 학교에서 데미안을 괴롭힌 크로머와 같은
' 짱'이라 불리우는 한남자를 필두로 여러의 사나이들이
 그 아들을 모텔에서 집단으로 폭행한 사실이 하나하나 드러납니다.
 어머니를 폭행했던 비디오를 심리학자가 분석하는 과정에서도,
 그 아들이 울고있는 어머니에게 '울수라도 있지, 나는 울지도 못했어"
 라던가,' 하는 이야기를 짓거릴때는 제대로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 그럼 학교에서 무얼 하고 있었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네요.
 학교에서는 왠만한건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선의 방책으로, 그 아들에게 같은 학우들로 구성된 보호클럽을
 만들어 주었는데 그 선두로 '짱을' -짱이 그런일을 저질러 일어난 일에 방안으로서-
 선택하는 천재적인 발상을 이룩해 내고 말았던 겁니다.
 게다가 아들에 어머니에게 없었던 일로 하자는 각서까지 받아내는
 그 무궁무진한 센스하고는! 
 다음으로 방송국은 그 짱에 어머니에게 찾아 갑니다.
 짱에 어머니는 너무나 억울하여 되래 화를 쏟아냅니다. 가엽게도,,
 자 이제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해결해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공권력은 모든걸 가능하게 해줄겁니다.
 모두 믿을거라고 전제하고 경찰서로 가겠습니다.
 자, 모든 해결책은 펼쳐졌습니다.
 드디어, 감동적이게도, 그 짱은 결국 자신의 죄를 뉘우쳤습니다.
 그렇게 그 둘은 세상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는 이야기
 저는 혼잣말을 해봅니다 
" 아 짱나"

 다시 저의 식대로 풀이하겠습니다. 
 어이없어도 그냥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네요.
 처음에 몇명의 크로머들이 한 바보를 괴롭혔습니다.
 그래서 몇명은 분명 행복한 사람들이 되었을겁니다.
 겨우 한명이 괴로울 뿐이지요. 근데 그 한명이
 친어머니를 졸라 팼습니다. 그래봐야 두명이 괴로울 뿐입니다.
 아직까지는 등가교환으로는 행복쪽이 우세합니다.
 게다가 고작 두명분의 불행도
 방송국이 나서서 모든 해결책을 내밀어 주기로 하지요.
 세상의 진실은 드디어 감동의 문짝을 두들기기로 합니다.
" 우리 친구 아이가!" 라고 말한마디 하면, 병을 던지던 깨진 병으로 살을 찢던
 과거는 조막한한 애석함이 되어 휴지통으로 던져지니, 세상은 어찌나 미칠정도로
 광대하고 광화로운 위대함을 머금고 있는 건지, 저처럼 소박한 사람은
 당췌 가늠할수조차 없단 말입니다.
 결국 정의는 승리하고 행복은 불행마저 포용한다는 이야기.

 아직도 이해를 못하시는 분들도 있나요?
 그래요. 쇼부치기로 합시다. 
 그 아들은 어쩌다 우연이 병과 약을 동시에 주는 행운을 선사했다 치자구요.
 그럼 또 다른 아들은, 또 다른 어머니는,
 우연이 병을 주고 뒷간가느라 까먹은, 그리고 잠깐 까먹은게
 그 아들에게, 어머니에게 일생이 되어버리는 
 지상 최대의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면,

 음, 저는 이제 그만 생각해야겠습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가장 아름다운 일.
 그건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일.




 병장 이승일 
 아아, 정말로 아름다운 이야기이군요. 새삼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에 저를 태어나게 해준 신에게 감사한 마음이 드는군요. (.....) 01-17 * 

 상병 김하늘 
 나도 봤어요, 
 보다가..보다가 
 끌어오르는 분노를 주체 하기 힘들어 
 차라리 야한 영화를 찾았어요 01-17   

 병장 이영욱 
 행복은 불행을 포용하지만 절대 불행의 상처를 치유하지는 않는다는거.. 
 행복은 그냥 감싸기만 할뿐.. 그것도 모르는 불행은 행복에 감싸여 있다 
 자신의 상처가 곪아 터지는 걸 봐야 할 뿐..... 
 왜냐하면 사람들은 불행을 보려하지 않기에 불행은 행복의 품에서 벗어 날 수 없다. 01-17   

 병장 이상섭 
 최홍만 스팩의 데미안 20명을 학교에 살포하는 겁니다! 

.... 젠장. 01-17   

 상병 김윤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 짱 박는 일. 01-17   

 병장 김청하 
 그저 검은 수증기처럼 우리를 둘러싸고 있을 뿐인데. 01-17   

 상병 김지민 
 맞아야 정신을 차리는데 01-17   

 상병 박재탁 
 헐 정우씨 저도 지금 데미안 읽고 있어요. 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