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0대 살인사건
한창 추리소설에 관심이 많았을 때였다. ‘살인의 추억’을 본 후 화성 살인사건에 대해 알게되었고, 인터넷으로 통해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때 마주쳤다.
<세계 100대 살인사건>
도.대.체 얼마나 엄청나길래 100개나 뽑아서 진열했을까.
100개를 모두 보지 못했지만, 한국의 사건이 3개나 있었다는데서, 놀라움을 느꼈었다.
한국사건은 화성살인사건, 지존파사건 그리고 어떤 사이비종교의 집단 자살사건이었는데,
화성살인사건은 살인의 추억과 같고, (생략)
제대로 알게된 지존파사건은 초등학교때 봤던 그들의 범죄가 얼마나 큰 일이었는지 알게끔 되었다.
사이비종교는 20여명의 집단 자살이었음을, 별로 대단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정말 엄청난 사건들은 외국의 사건들이었다.
> Jack The Reaper.
어처구니 없게도 소년탐정 김전일 후속편 이상한 꼬맹이가 나오는 만화에선 ‘면도날 잭’이라는 무한센스 번역으로 날 경악케 했지만ㅡThe Reaper는 사신, 즉, 외국에서 저승사자로 나오는 거대한 낫(Scythe)들고 다니는 죽음의 사도를 말한다ㅡ무려 한 세기 전, 아니 두 세기 전에 있었던 이 가공할만한 사건은 범인이 해부학적으로 굉장한 식견을 가지고 있으며, 살인수법 또한 잔인해서, 피해자ㅡ희안하게, 100대 살인사건 피해자 대부분의 직업은 창녀였다. 이건 뒤에서 이야기 하자ㅡ창녀를 살해한 후 해부하여 내장은 벽에 걸어놓고 자궁은 해부학적으로도 해박한 지식이 없으면 따로 분리해내기 어려운 부분까지 세세하게 해부하여 피해자 아래쪽에 펼쳐놨다고 한다.(아 미안하다. 식사한 뒤라면) 범인으로 지목되었던 인물은 총 세명이었지만, 그중 유력한 용의자는 직업이 의사에 매우 심각한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하는데, 심지어 가족들까지 그가 범인일꺼라고 생각했었지만, 그가 범인이라는 증거를 잡아낼 수 없었다고 한다. 1800년대 말에 있었던 살인사건이라는게, 믿겨지지 않는 사건이었다.
>언덕위의 살인마. 라는 녀석은 미국에서 활동한 녀석이었는데, 항상 노란책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히치하이킹하는 여자들을 노렸는데, 물론 이들 여자의 대부분은 호객행위를 하는 창녀였다. 이놈은 여자를 차에 태워 근처 숲으로 데려가서 살해한 후, 뒷트렁크에 넣고 다른 여자를 태워서 또 죽이고 다시 트렁크에 넣고.
이런 식으로 꽤나 많은 사람을 죽였다고 한다. 트렁크에 네구의 시체를 넣고도 또 희생자를 물색하다가 걸렸다고 하는데, 이 자는 잡힌 후 자기가 한게 아닌, 자신의 다른 인격이 살인을 하라고 시켰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결국 사형당한 것으로 알고있다.
>하루에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살인마는 병원을 점거하여 간호사 8명을 죽였는데, 이 자도 마찬가지로 잡힌 후, 이중인격을 운운하였다고 한다. 물론 사형이었다.
>멕시코에서 벌어졌던 최대규모의 살인사건은 경악할만한 규모였다. 창녀를 공급하는 여자포주가 벌인 사건이었다. 포주가 일년 좀 넘는 시간동안 200여명의 창녀를 살해한 사건이었는데, 인신매매로 잡아온 여자들이 반항하거나, 도망치려다가 잡히면, 아무튼, 뭐가 걸리면 죽여서 마당에 묻었는데, 후에 경찰이 마당을 팠더니 수백구의 시체가 나와 경악했다고 한다. 삽으론 안돼서 포크레인으로 마당을 파서 시체를 정말 산처럼 쌓았다고 한다. 물론 포주와 일당들은 사형.
>피의 여왕 Bathory도 엄청난 위인이다. Cradle of Filth라는 블랙메탈그룹은 흡혈귀에 대한 컨셉으로 음악을 하는데, 이들의 .XX앨범 첫곡으로 Bathory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잠깐 이야기가 샜지만, 이 여자는 알다시피 아기같은 피부를 위하여 처녀들의 피를 뽑아 씻고 마시고 별 짓을 다했다고 한다. 수백 수천명의 처녀들을 잡아다 그냥 죽인것도 아니고 철침을 박아 피를 줄줄 흘리며 죽어가는 밑에서 샤워했다고 하니. 악마강림이라고 봐도 무난한겠다. 헝가리인가 그 쪽지방에선 악마의 이름으로 전해질 정도니 얼마나 대단한지는...
이 악마는 사형당한게 아니라 유폐되었다가 죽었다고 한다.
>지존파, 그들이 얼마나 무서운 녀석들이었냐면, 죽일놈 리스트에 수백명을 선정하여 살인순서를 미리 정해놓고, 계획에 착수하기에 앞서 연습삼아 9명을 죽였는데, 정말 어처구니 없는건 살해당한 9명의 실종신고정도만 되어있었고,(신고조차 안된사람이 대부분)살해된지 꽤나 시간이 지났는데도 경찰은 아무 단서도 못잡았다는데 있다. 이를테면 완전범죄에 가까웠다는 말이다. 다행히 중간에 합류하게된 여자가 조직에서 도망쳐나와 신고해서 잡혔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얼마나 많은 희생자를 냈을지 상상하기 힘든 사건이라고 한다.(도망쳐 나온 여자는 죽이지 않고 조직에 받아주는 명세의 의미로 희생자의 구운 인육을 먹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많다. 엄청난 엘리트인 녀석은 집을 개조하여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온갖 기상천외한 기구들을 설치하였다고 한다. 커다란 구에 이웃을 집어넣고 열을 천천히 가해 죽이는가 하면, 그 외에도 많은 방법으로 여럿 잡다가 결국 자기도 잡혀서 사형당했다고 한다. 이놈도 정신병을 운운했다고 함. 사체를 없애기 위해 황산드럼에 담궈서 다 녹인 후 하수구에 흘려보낸 녀석도 있었다. 이놈은 하수구에 발견된 희생자의 치아조각 몇 개와 황산에 안녹은 반지 때문에 잡혔다고 한다.
>러시아 ‘호수의 살인마’, 창녀를 호수주변으로 불러서 죽이는 등.
예는 그만 들자.
살인마들은.. 살인자들은,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굉장한 짓을 저질렀다. 자신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하지 않았을 짓을 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러는건지, 이 살인마들은 대부분 이중인격을 운운하여 자신이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이중인격이란게 정말로 존재하는지 정신과의사들 조차 의견이 분분하다고 하는데, 최근엔 이중인격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이 힘을 얻고 있다고 들었던 것 같다. 나 역시,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면을 가졌으며, 이 다양한 면의 어느 한면이 강조되고 줄어들고 하는 비율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진정한 이중인격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100대 살인사건을 모아놓은 사이트에서 궁극적으로 말하는 내용은 이거였다.
그래, 살인마들이 그들 말대로 정신병자라고 하자. 수많은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죽인 이들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이들이라면, 이들을 처음부터 격리시키면 문제가 주는거 아닌가. 격리라는 매스를 들이대야 하는 이유로 ‘정신병자들이 저지른 살인사건들’을 자세하게 설명한 후, 마치 암세포의 근원을 잘라내지 않으면 당신이 죽는다는 투로 이 사회를 살리려면 정신병자들을 격리시켜라!라는 주장을 하는게 아닌가.
미셀푸코가 그랬나? 물론 난 푸코가 무슨 주장을 했는지 자세히 공부해본적도 없다. 시대에 따라 정신병자들이 달라지고 격리시키고 뭐 그런다고. 처음에는 씨알도 안먹히던 이런 이야기가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어떤 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것을.
대구 지하철역 화재사건 당시, 당사자였던 할아버지는 정신병을 앓고있었던걸로 알려졌고, 이 때문에 격리설이 대두되기 시작한게. 나도 화가나 ‘그래, 저런 놈은 애초에 격리했어야지!’란 소리나 지껄였으니.
격리가 능사가 아니다. 페스트환자를 격리하고, 말라리아 환자를 격리하고, 나병환자를 격리하고, 감기환자를 격리하고, 이젠 ‘정신병자’를 격리하고.
말이 정신병자지 그게 어디 기준이 딱 나오나! 이 빌어먹을 사이트는 사건해설까진 좋았는데, 그 빌어먹을 다수의 논리로 살짝 포장하여 격리설을 살인사건에 대입하여 정신병자를 격리해야 한다는 개소리나 늘어놓고 있었던 거다.
젠장.
젠장!
한바터면 물들뻔했다.
행여 이 사이트에서 사건을 보고, 끝에 나온 격리설을 머리에 박고 오 그렇구나 하나하나 실천해갈 썩어버린 꿈나무들이 세상을 휘어잡는다고 생각하면 벌써 끔찍하다.
근데말이다.
세상은 벌써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마음에 안드는건 비호감. 철저하게 격리하여 싸우고 싸운다.
왕따가 괜히 나왔을 것 같냐? 다 그런거다. 격리는 더러운 본능이다. 게다가 요즘은 그 더러운 본능을 일깨우려고 부모형제며느리 다 모여서 개굴개굴 노래를 한다.
TV를 봐라 편가르고 놀다가 비호감으로 찍힌 여자는 장난인가 진짠가 방송인데 심하지 않는가란 생각이 들정도로 따돌리는가 하면, 다들 짜고 한명 바보 만드는게 그리 재미있어서 놀고들 있다. 온가족이 함께 보는 빌어먹을 주말 황금시간대의 프로들이 다 그 모양이다. 그속에 교묘하게 녹아있는 격리의 논리는 그토록 친근하게 덜여문 애들 머릿속으로 파고들어 세상 곳곳의 왕따를 양산해낸다.
양산형 왕따, 그들이 모여서 또 왕따를 만들고. 또 격리에 격리에 격리.
결국 최후의 격리자는 세상과 삶에서 격리당하고, 남은 이들은 또다른 대상을 찾아 혓바닥을 내놓고 숨을 차며 냄새를 맞는다.
격리될 자의 냄새를.
뭐냐, 누가 이 격리의 소용돌이 속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격리의 왕이 될까. 결국, 그놈도 외따로 놀 것을.
이 빌어먹을 세상아!
내 머릿속에 격리를 주입하려는 이 빌어먹을 세상아!
언제쯤 바뀔테냐! 언제쯤 제정신을 차리고 모두를 보듬어줄테냐!
'격리의 논리'를 언제쯤 인류에게서 격리시킬거냐.
그게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회의감만 든다.
그래, 내가 어찌 알겠냐.
나역시 별반 다를게 없이, 킁킁 거리며 냄새나 맡던 개인데.
덧. 본지 꽤나 시간이 지나서 사건내용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수치는 그정도였다고 기억나는 대로 적었습니다.
덧2. 창녀들이 주 타겟이었던 데에는 이런이유가 있었다고 추측을 합니다. 불우한 가정환경을 통해ㅡ부모도 창녀였다던가ㅡ그래서 창녀를 다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있었던가하면, 비슷하게 여자에대한 복수심으로, 정화의 목적으로 기타 말도안되는 기상천외한 목적으로, 결국엔 정신병으로 다 치부될. 이유들로 창녀가 주 타겟이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병장 김동석 (2006/04/22 08:43:35)
'Cradle of Filth'가 나오는 게 반가워서...는 아니고, 봉준호 감독이라고 하니 '살인의 추억'보다는 '플란다스의 개'가 떠오르네요. 무관심, 편견, 오해, 소통의 부재, 이것이 단지 매스미디어의 문제만이 아니라 세상의 일들을 또 다른 세상의 일들로 묻어두고자 하는 우리의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감수성은 약하면서도 무뎌서 그러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병장 김대현 (2006/04/22 12:59:31)
“진정한 적수가 없으면 진정한 동지도 있을 수 없다. 우리 아닌 것을 미워하지 않는다면 우리 것을 사랑할 수 없다. 이것은 백 년이 넘도록 지속되어온 감상적이고 위선적인 표어가 물러간 자리에서 우리가 고통스럽게 다시 발견하고 있는 뿌리깊은 진리다. 이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자신의 가족, 정신적 유산, 문화, 타고난 권리, 스스로를 부정하는 셈이다! 이것은 사소하게 보아 넘길 문제가 아니다.” - 딥딘의 소설 [죽은 못]에 등장하는 베네치아 민족적 선동가의 말, 새뮤얼 헌팅턴, [문명의 충돌]에서 재인용.
'정체성'을 이야기하기 전에 우리는 이 말을 어떤 식으로든 극복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 집단의 정체성과 한 집단의 소외는 서로 한 몸에 난 쌍생아라는 것 말입니다.
'정체성'의 기반을 닦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야기되는 소외와, 그거 핑계삼아 부풀려지는, 예방 가능한 소외, 그 둘 사이의 간극. 몇달 전부터 꽤 써먹은 도식임에도 불구하고 해답은 쉽사리 건져지지가 않네요.
병장 노지훈 (2006/04/26 14:46:20)
섬뜩하네요...
마지막의 문제제기, 멋있어요.(웃음)
병장 권기범 (2006/04/27 22:21:20)
예비범죄자에 대한 격리...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생각납니다.
저질러지지도 않은 살인에 대해 유죄를 판결하고 특수 감방에 집어넣던 프리크라임시스템.
그리고 공익광고에서 it works! 시스템 효과있어요~! 하고 외치는 시민들.
병장 박정환 (2006/05/01 16:14:46)
대구지하철사건...나도 죽을뻔했어요. 휴..어찌나 간떨어지던지 원..
일병 한경선 (2006/05/04 16:36:02)
무섭네요. 이런 사건들이 인간에 의해 일어나고 또 알려지고.
무서워요. 그냥 저도 어느순간 혹시 모르게 이미 사건을 일으키고 있는지도 모르잖아요.
상병 조주현 (2006/05/04 21:06:43)
정신병자를 진료하는 정신과의사는 정신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정신병이란건 어디서부터 누가 정의했는지 모르겠지만, 외적인 병이아닌 내적인 병이라는데에서
처음부터 객관적일 수 없는 질병입니다. 그런 빈약한 근거로 격리라는 이른바 '특단의 조치'를 시행하려는건 그야말로 빈대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 될게 불보듯 뻔하죠.
이런 소수자들은 이슈거리입니다. 소수자들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동정거리로 만들고, 하나의 굴레를 지어 기사거리로 방송소재로 삼는 언론'질'은 그런 논리를 은연중에 주입하고 있습니다. 동정이든 웃음거리든 다수에서 동떨어진 소수라는데에서 이미 강건너 불이거든요.
그리고, 이런 얄팍한 관심은 필요하면 정말 '강건너' 불로 만들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거기에 필요한 사건 한두가지만 터져주면 현대판 마녀사냥도 얼마든지 가능할겁니다. 더군다나 죽음이라는 근원적 공포와 맞닿아있는 살인자의 대다수가 정신병자라는식의 직접적인 언론질이 일어나면, 아주 멋진 불잔치가 되겠죠.
활활 태우다가 모두 타 죽는겁니다. 우핫핫. 이상한 장단맞춰 놀면 안쨈募 것을.
상병 김동성 (2006/05/12 09:00:23)
고참이 보던 책중에 사이코 패스란 책이 그런 내용 같은데
재미있을거 같다는..
일병 송영윤 (2006/05/24 18:42:18)
창녀들이 주 타깃이 된 이유는 그거 말고도 없어졌을 경우 실종 신고가 될 확률이 낮은 원인도 있답니다. 창녀 이외에도 히치 하이커, 부랑자들도 살인의 주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살인자들이 살인을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잇지만 어린 시절부터 쌓여온 각종 스트레스(부모나 가까운 사람으로부터의 폭행이나 성적인 폭력)로 인한것이 주 원인이라고 합니다. 살인자들은 살인을 할때 성적 불능 현상이 해소되고 발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살인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서 다시 살해 현장에 가서 몸으로 그때 상황을 느끼기도 한답니다.(살인자들이 살인 지역에 다시 온다는 말은 맞는 말이라고 합니다). 살인자들에 대한 심리 같은걸 좀더 알고 싶으시면 "살인자들과의 인터뷰를 읽는 것도 괜찬을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