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저편에서 불어오는 달콤함 
 병장 임정우 02-28 02:46 | HIT : 127 



 세상은 이미 완연히 검은 오전의 상태로 놓여있다. 난 도무지 잠이 들수가 없었는데, 내 스스로 잠들지 않으려 하는건지 강제로 잠을 잘수가 없는건지를 알수 없는 상태였다. 한 자세로 누워있기도 성가셨다. 계속 비슷한 공간에서 숨을 쉬니 산소는 자꾸 줄어들고 이산화탄소만 자꾸 늘어 공기 자체가 텁텁해지는 느낌이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잠이 들지 않는 이유를 캐묻는 자세가 정신을 맑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져 들었다. 갑자기 어디선가 생각하는데 산소를 많이 소비하더라는 이야기가 생각나서 더이상 한자리에서 뻐끔거리기를 그만두는 편이 나을듯 싶어졌다. 어둠보다 더욱 진한 상념정도라면 나에게 옷을 걸치게 하여 바깥으로 떠미는 일따윈 쉽고 간편한 일인듯 보인다.

 바깥은 제법 선선했지만 춥다고 하기는 어울리지 않았다. 겨울의 말미 무렵에 잔인한 추위따윈 이미 고대의 유물에서나 적혀있는 글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딱 그정도의 추위였고 추위라는 말을 쓰기보다는 시원하다고 하는편이 훨씬 자연스러웠다. 사실 온도는 그리 중요한게 아니다. 그리 오래 나돌아 다닐 생각은 없기 때문이다. 그냥 하늘에 달과 별을 보는것이면 족하다. 그것이 수면을 유도하는 가장 효과좋은 처방이기 때문이었다. 헌데 날이 퍽 흐린듯 하여 달과 별이 보이질 않는다. 막 어두워 질적엔 보았을땐 그래도 듬성이는 별들과 음울한 빛깔의 달이라도 목격할수 있었는데 고작 몇시간 차이로 구름이 좀더 짙어진 모양이었다.

 갑자기 꽤나 침울해졌다. 혹시나 산 너머에 잠깐 숨은게 아닌가 싶어 꼼꼼히 훝어 보았지만 달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달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약간 슬펐다. 하지만 별이 전혀 보이지 않는것은 차라리 위안이 되었다. 좀 이상하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별이 듬성거리며 몇개 보일바에는 차라리 완전 없는 편을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그 이유야 말로 이상하다 싶을수도 있지만, 이상하다기 보다는 조금 어린아이 스러운게 아닐까 싶다. 나는 별무리를 인간의 무리에 대응하여 생각하는데, 약간 흐릴때도 빛을 발하는 소수의 그들이 외로워 보인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겨우 보이는 몇개의 별들이 구름 뒷 편에 잔뜩 몰려있는 다른 별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러니 차라리 구름 뒤에서 다함께 노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다. 구름 뒷편이 괴롭고 안타까운 세상이라 할지라도 모두 다함께 지낸다면 그편이 더 나은것 같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모든 별들이 나의 세상위로 찬란한 모습을 드러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달이란 녀석이 조금 가여워 진다. 왜냐하면 달은 항상 사랑 받을수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들자면 나는 초승달을 유독 좋아한다. 그것도 무지 가느다란 초승달 말이다. 헌데 달은 그 모습을 오래 유지 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에게 외면을 당할때가 더러 있다. 아마 나만 그런것이 아닐 것이다. 다들 자신의 취향이 있지만 달은 모두에게 최선이지 못한다. 게다가 변화하는 모습에 대해 스스로의 주체적인 결정이라곤 조금도 없고 오로지 더 크고 강대한 누군가에게 수치스러운 강요를 당하는 것이니 말이다. 사실 달이 수치스럽게 생각했는지 알길이 없다. 역시 나의 생각일 뿐이다. 어느새 나의 생각이야말로 달에게 무언가를 강요하는게 아닌가 하여 조금 더 슬퍼졌다. 

 하늘을 보아 좀 더 풀리고자 하는 것이 더욱 엉켜져 버렸다. 하늘에 사는 것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외면하거나 사라지거나 변하고 있었다. 피곤함이 마치 커다란 학이 소나무 꼭대기에 착지하듯 부드럽게 안착하였다. 상당히 느리면서 품위있게 말이다. 하품이 올라 오려다가 소멸된 느낌이 들었다. 하품이 올라온다 싶을쯤에 의식적으로 입을 열어 보았는데 바람이 입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숨쉰다기 보다는 먹었다는 행위에 가깝다 할만했다. 바람은 제법 달콤했다. 휘이 불어 사라진다는게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는데. 바로 이 착각이 의외로 달콤한 것이다. 바로 이 달콤함이야 말로 사라진 별과 달, 그리고 달을 숨긴 고즈넉한 산등성들을 넘어 불어오는 상상속의 그림과도 같았다.  


 상병 박재탁 
 정우씨는 별사탕을 드셨군요! 
 농이고, 오랜만예요! 02-28   

 병장 임정우 
 좀 바뻤어요. 룰루. 02-28   

 상병 김지민 
 문장이 막 희번득 해요. 헤헤 02-28   

 병장 임정우 
 와우, 희번득이라니요. 그런 칭찬이라니 역시 지민님 답다랄까. 역시 칭찬은 고래보다 저를 춤추게 하기에 용이한것 같아요. 02-28